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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특공대 바이오맨 x 빛의 전사 마스크맨’ 한국 출시 35주년 기념 팬미팅

지난 2월 15일과 16일 이틀간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위치한 ‘팝콘 D 스퀘어’에서 ‘우주특공대 바이오맨 x 빛의 전사 마스크맨 한국 출시 35주년 기념 팬미팅’이 개최됐다. 

현장에는 바이오맨에 출연한 오오타 나오토(그린), 오오스가 아키토(블루), 타나카 스미코(옐로), 마키노 미치코(핑크)와 마스크맨에 출연한 카이즈 료스케(레드), 나카타 유키(옐로), 마에다 카나코(핑크)가 등장했으며, 스페셜 게스트로 바이오맨 주제가를 부른 가수, 미야우치 타카유키도 자리를 빛냈다. 

팬미팅은 개그맨 이상훈 등 한국인 MC들이 배우들의 이야기를 통역하며 관객들과 소통을 이끌었다. 또한 배우들의 토크쇼, 바이오맨과 마스크맨의 각종 영상, 슈트액터들의 공연, 주제 음악이 어우러져 팬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참여한 팬들에게는 주연 배우 7인과의 사인 및 사진 촬영의 기회가 제공되어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실제 팬미팅 현장으로 찾아가 봤다. 

📌 초전자 바이오맨, 빛의 전사 마스크맨

바이오맨은 🔗‘지구방위대 후뢰시맨’에 이어 한국에 수입된 2번째 슈퍼전대 시리즈다. 바이오 입자의 힘을 받은 다섯 명의 전사들이 바이오맨으로 변신하여, 기계 제국 기어와 독타맨의 야욕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극 중 독타맨은 최고의 두뇌를 얻기 위해 실험을 거듭하다 파멸해, 뒤틀린 기술 만능주의의 위험성을 보여줬다. 

‘빛의 전사 마스크맨은 🔗슈퍼전대 시리즈 제11번째 작품으로 숨겨진 힘을 명상으로 끌어내 사용하는 다섯 명의 전사가 마스크맨으로 활약하며, 지하 제국 튜브의 음모로부터 지구를 구하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다. 사랑과 운명, 그리고 내면의 성장을 주요 테마로 삼고 있다. 

이 두 작품은 X-PLANET의 추억소환 프로젝트 첫번째 작품이었던 ‘후뢰시맨’과 함께 대영팬더가 어린이용 비디오 시장을 제패하는 원동력이 되었던 ‘전설의 3연작’으로 불리고 있다. 

▲ 미야우치 타카유키의 멋진 포즈  

공연장의 조명이 한 사람에게 내리꽂혔다. 마이크를 든 사람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자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제 노년의 주름살이 완연한 분은 바로 미야우치 타카유키 상. 3대 특촬 시리즈인 🔗슈퍼전대 시리즈, 🔗가면라이더 시리즈, 🔗메탈히어로 시리즈의 주제가를 전부 부른 전설의 가수다. 

그는 2011년 브라질 여행 중 뇌경색이 발생해 건강이 악화되었지만, 후유증과 싸우며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예전처럼 발음이 자연스럽지 않았지만, 열정만큼은 공연장을 뒤덮고도 남았다. 

사회자로는 코미디언 이상훈, 유튜버 호떡과 정ㅋ가 등장했다. 특히 유튜버 호떡은 배우들과 관객들의 대화를 정확하게 통역하며 감동을 더했다.

“거두절미 하고 배우분들을 모시겠습니다!”

사회자의 코멘트가 끝나자 무대 뒷편에서 배우들이 등장했다. 팬들의 함성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 앉은 순서는 왼쪽부터 초전자 바이오맨의 오오타 나오토(그린 투), 오오스가 아키토(블루 쓰리), 타나카 스미코(옐로 포), 마키노 미치코(핑크 파이브), ‘빛의 전사 마스크맨’의 주연 배우 카이즈 료스케(레드 마스크), 나카타 유키(옐로 마스크), 마에다 카나코(핑크 마스크)

배우들은 관객들과 눈을 맞추며 인사했다. 특히 오오타 나오토와 오오스가 아키토 배우는 촬영 당시와 같은 옷을 착장하고 등장했다. 심지어 오오타 배우가 입고 등장한 청자켓은 촬영 당시 입은 것이어서 팬들의 시선을 모았다. 배우에 따르면 소매까지 있는 청자켓을 직접 잘라서 의상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다른 배우들도 모두 자신의 배역에 걸맞는 색상의 옷을 입고 등장했다.

배우들이 꺼내어 놓은 에피소드, 소중한 이야기들이 35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팬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현장에서 팬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질문과 답변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한정된 시간이 너무나도 아쉽게 다가왔다. 

바이오맨, 마스크맨 배우들이 서로 상대 작품의 변신 포즈를 취해보는 코너도 인상적이었다. 인터 미션에는 슈트액터들이 등장해 각 작품의 포즈를 재현하고, 관객들과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후 애니송 가수 차형훈이 등장해 마스크맨의 오프닝과 엔딩곡을 불렀다. 엔딩곡의 클라이막스에서 슈트액터들이 등장해 마스크맨의 필살기 ‘파이브 슈팅’을 재현했다. 

▲ 애니송 가수 차형훈 
▲ 타나카 스미코(옐로 포), 마키노 미치코(핑크 파이브)

이어서 타나카 스미코(옐로 포), 마키노 미치코(핑크 파이브)가 등장해 바이오맨 OST 중 한 곡인 ‘섹슈얼 레이디’를 가창했다. 두 배우의 밝은 표정과 목소리가 팬들을 환호하게 했다. 

이어 배우들이 다시 무대에 오르고 사전에 배우들과 협의해 고른 배우별 이미지가 화면에 떠올랐다. 배우들은 이 스크린샷에 얽힌 비화들을 털어놓으며 관객들과 소통의 시간을 이어갔다.  

▲ 2부 토크는 우측부터 차례대로 진행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핑크 마스크 마에나 카나코 배우의 일화, 마스크맨 20화 ‘함정! 가라앉는 거대 로봇’편은 액션씬이 많은 에피소드인데 원래 무술을 전혀 못했던데다 감독님한테 많이 혼나서 힘드셨다고. 그래서 마스크맨 로봇인 ‘그레이트 파이브’가 모래 속으로 가라앉을 때 “얘들아!”하면서 절규하는 장면은 혼나다가 너무 힘들어서 동료들에게 자신을 구해달라는 속마음을 내뱉은 에드립이라고 한다. 

바이오맨 옐로 포 타나카 스미코 배우의 에피소드도 재미있다. 지금 헐리우드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사나다 히로유키 배우를 동경해 JAC(재팬 액션 클럽)에 들어갔는데 마침 그 분이 바이오맨에서 양궁부 선배로 등장하셨다고. 사나다 배우와 함께 출연하는 씬에서 사나다 배우가 다양한 연기 어드바이스를 해주셔서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한다. 

이후 관객들과 배우들이 함께한 셀프 카메라는 잊지 못할 시간을 기록했다. 

▲ 관객석 사이로 들어가 함께 사진 촬영을 진행하는 배우들 

마지막으로 전 출연진이 무대에 등장해 바이오맨 엔딩곡을 다 함께 부르며 팬 미팅 행사의 막을 내렸다. 

▲ 바이오맨 엔딩곡을 부르는 미야우치 타카유키 

오늘 공연 어떠셨어요? 라는 기자의 질문에 관객들은 저마다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이후 관객들이 가장 기대하던 사인회가 진행됐다. 팬들은 서툰 일본어로 인사를 건네고 공연의 소감을 전했다. 배우들도 역시 서툰 한국어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서로의 언어는 완전하지 않았지만, 마음을 담은 눈빛과 진심 어린 미소는 언어의 장벽을 완벽히 허물었다. 서툴지만 정성스러운 단어들은 마치 공기 중에 떠도는 투명한 실처럼 연결되어, 객석과 무대를 따스한 감동으로 가득 채웠다. 마치 오랜 친구와 나누는 대화처럼, 말 너머의 진심이 온전히 전달되는 순간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일주일이 넘도록 바이오맨 X 마스크맨 단톡방은 팬 미팅의 감동을 공유하는 대화들로 가득했다. 

어린 시절,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1500원을 주고, 마스크맨 비디오를 빌려오던 어느 겨울 밤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검은 비닐 봉지에 비디오 하나를 담아 휘두르며 뛰어오던 그 길의 풍경, 그 날의 온도, 그 행복한 기분. 어머니가 운영하는 낡은 화실 한 켠에서 작은 CRT 모니터 너머로 다섯명의 멋진 영웅들이 오라 파워로 무서운 적들을 물리쳐 나갈 때의 희열.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던 그들의 오늘을 내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던 건 기적같은 일이었다. 살아있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한솔 기자

내가 마스크맨 배우들을 실제로 만나다니, 살아있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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