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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 마라 원정대😋
당장 죽는다 해도 마라탕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가?”

만약 누가 내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기자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내일 죽는다고? 오히려 좋아! 배 아플 걱정 안 하고 마라탕이나 잔뜩 먹어야지!🔥

반짝하고 사라질 것만 같았던 마라탕 열풍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신생 마라탕 가게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으며, 마라 맛이 첨가된 각종 신제품도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직은 취향을 타는 메뉴지만 시간이 지나면 초밥이나 파스타처럼 흔한 외식 메뉴로 자리 잡을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 어느덧 레드오션이 된 마라 업계

이상하게 뒤돌면 생각나는 마성의 맛 소유자 마라탕. 하지만 마라탕에도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 바로 가게마다 맛의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요리사가 달라지면 음식의 맛이 달라지는 건 당연하지만, 마라만큼 맛이 널뛰는 메뉴는 흔치 않다. 얼얼한 향신료 냄새로 콧물 흘리는 상상을 하고 간 가게에서 얼큰한 국밥 같은 마라탕을 만난다면? 무척이나 실망스러울 거다.

하지만 향신료의 자극적인 향이 두드러지지 않는 그 맛을 반기는 사람도 있다. “향신료 맛이 거의 안 느껴지는 걸 정말 마라탕이라고 할 수 있어?” 라고 반문할 수도 있으나 꼭 현지식만이 맞는 답은 아니지 않은가.

취향에 옳고 그른 건 없다. 하지만, 내 입에 맞는 맛과 맞지 않는 맛은 분명 존재한다.

가장 입맛에 잘 맞는 마라탕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사무실 근처 마라탕집 네 군데를 비교해 보았다. 별점을 매겼으나, 이는 정도를 표기하기 위함일 뿐 우열의 의미는 아니다.

※주의※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인해 표기된 정보와 실제 가격이 다소 다를 수 있음.

1. 다현 마라탕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131 1층 118호 (도보 2분) 
마라탕 100g/1,900원(최소 주문 금액 7000원↑), 마라샹궈 100g/3,000원(10,000원↑)  
향신료 ⭐
한국 현지화 ⭐⭐⭐⭐
맵기 ⭐⭐⭐
신선도 ⭐⭐
조리시간 ⭐⭐⭐

본고에서 소개하는 가게 중 가장 현지화 된맛이다. 마라의 얼얼한 매운맛보단 한국인에게 익숙한 짭조름하면서 얼큰한 맛이기 때문에 평소 향신료에 약한 사람도 쉽게 도전해 볼 만하다. (마라샹궈에 마늘이 들어가는 게 신기했다!)

▲ 마라샹궈 2인분 32,000원

0단계(백탕)부터 4단계까지 매운맛이 세분되어 있다. 단계마다 맵기가 확 다르니 신중히 선택할 것! 1단계는 신라면 보다 조금 덜 맵고, 2단계는 신라면보다 조금 더 맵다. 전반적으로 짜다는 인상이 강한데, 셰프님의 컨디션(?)에 따라 짠맛과 매운맛의 비율이 조금씩 달라지는 듯하다. 다양한 종류의 어묵과 면 사리를 보유하고 있다.

내부는 약 15석 정도로 넓고 쾌적하나 점심시간에는 대기가 웨이팅이 길 수도 있으니 타이밍을 잘 맞춰가야 한다. 마라탕 전문점이지만 양갈비와 양꼬치도 맛볼 수 있다.

2. 취향 마라탕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128 지하1층 B131호 (도보 5분)
마라탕 100g/1800원(7000원↑), 마라샹궈 100g/3200원(15000원↑)
향신료 ⭐⭐⭐
한국 현지화 ⭐⭐
맵기 ⭐⭐⭐
신선도 ⭐⭐⭐
조리시간 ⭐⭐⭐⭐

이 집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밸런스’가 아닐까. 강한 맛을 좋아하는 마라 마니아도, 자극적인 향신료가 두려운 마라 입문자도 모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무난함이 장점이다. 베이스로 사용된 사골 육수가 마라의 자극적인 향과 맛을 중화해 밥을 곁들여 먹어도 좋다(공깃밥 무료). 맵기는 0단계부터 3단계까지, 총 4단계다. 0단계는 백탕이며 신라면 정도의 맵기를 원한다면 1단계를, 그보다 매운맛을 즐긴다면 2단계를 추천한다.

상큼 달콤한 소스와 쫀득한 튀김 옷이 조화를 이루는 꿔바로우도 맛볼 수 있다. 쿠폰 8개를 찍으면 꿔바로우가 무료인데 쿠폰을 완성한 당일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만약 4인 파티라면? 2번째 방문에 꿔바로우가 무료다! 조리 시간이 짧아 점심시간에 방문해도 빠르게 식사가 가능하다.

3. 마라강호 가산점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2로 101 a동 1층 115호 (도보 10분)
영업시간: 10:00 ~ 21:00 *일요일 휴무
마라탕 100g/1900 (8000원↑), 마라샹궈 100g/3000 (15000원↑)
향신료 정도 ⭐⭐⭐⭐
한국 현지화 ⭐
맵기 ⭐⭐⭐⭐
신선도 ⭐⭐⭐⭐
조리시간 ⭐⭐

고기를 포함하여 최소 주문 금액 8,000원을 맞추는 것이 가능하다. 즉, 야채 5천 원어치를 담은 뒤 고기 100g을 추가해서 계산할 수 있다. 꼬치 종류가 적고, 수제비와 떡이 없다. 대신 햄과 소시지가 맛있다. 추천!

맵고 자극적인 국물이 당기는 날 방문하길 추천한다. 0단계는 백탕, 1단계는 순한 맛, 2단계는 신라면 정도의 매운맛, 3단계는 아주 매운맛이라고 소개되어 있으나, 실제론 그보다 약간 더 맵다. 

가장 대륙(?)에 가까운 맛이다. 마라탕과 마라샹궈에선 입안이 얼얼한 매운맛을, 꿔바로우에서는 강렬한 식초 맛을 느낄 수 있다. 꿔바로우의 식초 향은 코를 찌를 정도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탕수육의 달짝지근함을 원한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테이블이 7개로 다소 협소한 편이나, 개업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내부가 깔끔하다. 조리시간이 조금 긴 편이니 시간을 넉넉히 잡고 방문하자.

4. 미남 마라탕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2로 70 대륭테크노타운 19차 2층 206호 (도보 12분)
10:00 ~ 22:00 (주말 휴무)
마라탕 100g/2000원 (8,000원↑), 마라샹궈 100g/3300원(15,000원↑)
향신료 정도 ⭐⭐
한국 현지화 ⭐⭐⭐
맵기 ⭐⭐⭐⭐
신선도 ⭐⭐⭐⭐
조리시간 ⭐⭐

지도에서 검색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2023년 3월 기준 정상 영업 중이니 당황하지 말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면 된다! 마라탕집에서 뷰를 찾게 될 줄은 몰랐으나… 의외의 뷰 맛집(?)이다.

미남 마라탕? 사장님의 미모를 기대한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상호의 유래는 ‘마라탕에 미친 남자들’이라고 한다. 앞서 소개한 가게들에 비해 조금 비싼 편이나, 그만큼 재료가 다양하다. (웬만한 건 다 있다!) 밥과 간단한 밑반찬을 무료 제공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이한 점은, 국물이 무척 뽀얗다는 것이다. 보통의 마라탕은 무시무시하게 붉은 기름과 뽀얀 육수가 분리되어 있는 데 반해, 미남 마라탕의 국물은 기름기가 현저히 적다. 하지만 고추기름이 적어 보인다고 만만하게 봤다간 큰코다친다. 본고에 등장한 가게 중 가장 매운맛을 자랑한다!

0단계는 백탕, 1단계는 맵찔이도 먹을 수 있는 맛, 2단계는 신라면 정도의 맵기다. 3단계는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로 매운맛이라고 하니 매운맛을 좋아한다면 한번 도전해 보자.


마라를 더 맛있게 먹는 방법 – 빙홍차

“매운 걸 잘 못 먹지만 한 번 마라탕 먹어보고 싶어요.” 하는 사람에겐 이 음료를 곁들일 것을 권한다. 많은 가게에서 ‘중국 음료’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기에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엽기 떡볶이 곁엔 늘 쿨피스가 함께하는 것처럼, 이 빙홍차도 마라의 매운맛을 중화하는 역할을 한다. 립톤 아이스티 끝에 쌉쌀한 차 맛이 한 방울 더해진, 익숙한 맛이다. 

그런데 이 음료가 마라에 더해지면? 새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매운 열기는 잠재우면서 마라 특유의 얼얼한 느낌은 극대화한다. 고통 없이(?) 마라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에게 특히 강추한다.


마라귀신들의 Pick: 가산 밖의 마라맛집

가산으로 출근을 하지 않는 주말에도 마라탕을 먹고 싶은 사우들이 있을까 준비했다. 주변 마라귀신들의 가산 밖 마라 맛집 pick이다.

애정마라샹궈
서울 성북구 동소문로20나길 11 (성신여대입구역 1번 출구 도보 5분)
마라귀신 팝콘’s Pick
마라탕 귀신인 제가 지금껏 갔던 마라탕 가게 중 가장 맛있었던 곳입니다. 보통 한 접시에 야채를 담고 고기를 추가하는 데 반해, 이곳은 특이하게도 육류와 야채류를 따로 담습니다. 일반 마라탕과 애정 마라탕 두 가지 중 선택할 수 있는데요, 조금 더 비싸도 꼭 애정 마라탕으로 드셔 보시길 권합니다. 특제소스로 한층 더 깊어진 진-한 국물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마라 맛도 더 강하고요.
매장이 넓고 쾌적하며, 위생적으로도 안심할 만하다는 것도 추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저희 집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입니다. 근처에 사시는 분들은 꼭 한 번 방문해 보세요!
중경마라탕 강남2호점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78길 27 2층 (강남역 4번 출구 도보 5분)
갓 태어난 예민한 아기 고라니 위장의 소유자 야채’s Pick	
마라샹궈를 참 좋아하지만, 항상 왠지 모르게 마라를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곤 했어요. 하지만 대체품이 없으니 별 수 있나요. 소화제를 디저트 삼아 꼭 먹고 싶은 날에만 먹곤 했는데, 친구 덕분에 우연히 알게 된 이곳에서 마라샹궈를 먹은 날엔 배가 안 아픈 거예요! 마라 특유의 얼얼한 매운맛은 잘 살아있으면서도 끝 맛이 깔끔해요! 신선한 재료 덕분인 것 같아요. 밥과 각종 소스가 무료라 입맛에 맞춰 커스텀 하기도 좋아요.

유지수 기자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어떤 음식을 드시고 싶은 가요? 다채로운 대답과 다양한 맛집 공유를 기대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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