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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이사는 이렇게 산다 [레벨업 인터뷰: 신주원 이사님]

임원은 회사의 주요 사업 부문을 맡고 있는 경영진을 의미합니다. 컴투스온에서는 레벨업 임원 인터뷰 시리즈를 통해 회사 비전 달성을 위한 일하는 방식과 경영진의 전략, 성장 과정, 조직문화 등을 입체적으로 전합니다. 컴투스답게 일하는 레벨업 임원 인터뷰의 여섯 번째 주인공은 컴투스 ‘재무관리실’의 ‘신주원 이사님’입니다.


안녕하세요. 컴투스 재무관리실을 담당하고 있는 신주원입니다. 컴투스 그룹에 입사한 지는 이제 갓 1년이 넘었습니다. 2015년 한국 공인회계사 시험에 최종 합격한 이후로는 회계와 세무 관련 업무를, 그전에는 경영기획과 관리회계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Level UP l Career

숫자로 조직의 방향을 설계하다

이끌고 계신 재무관리실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재무관리실은 재무회계팀, 세무팀, 내부회계관리팀 등 3개 팀, 총 14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컴투스 그룹 전체의 회계결산, 재무보고, 회계정책 및 세무 리스크 관리를 담당하며,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용을 주관하는 부서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담당 분야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주요 과제 발굴과 변화관리 프로젝트도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처음 재무 업무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재무 업무는 분야가 워낙 넓은데, 현재 맡고 있는 보직을 중심으로 말씀드리면 회계사 시험 합격 전후가 계기였습니다. 회계사가 되기 전에는 8년 정도 경영기획, 관리회계, 프로젝트 파이낸스 분야에서 일했습니다. 언뜻 지금 재무관리실 업무와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세계입니다. 거칠게 비유하자면 같은 게임 개발 업무라도 신작 개발과 라이브 게임 운영이 완전히 다른 것과 비슷합니다. 사회생활 7~8년 차 무렵 관리회계 업무에 강한 회의감이 들어, 재무회계의 세계로 망명하듯 회계사 자격에 도전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양쪽을 모두 경험한 것이 그동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컴투스와의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되셨나요?

저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11년간 근무했습니다. 운 좋게도 재직 중 한국 공인회계사 시험에 최종 합격해, 회계사 경력도 어느덧 11년 차가 되었습니다. SM에서는 자금관리 및 관리회계 프로세스를 최초로 구축하고 재무·세무 업무를 담당했으며, 2년간 전략 부문에서 거래구조 개선과 M&A 등을 맡았습니다. 근속 10년을 넘기며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던 중 이직을 준비했고, 컴투스 재무관리실장 포지션에 지원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중책을 맡겨 주셔 지금의 인연이 만들어졌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경험한 독특한 재무 업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당장 떠오르는 건 두 가지 정도입니다. 입사 당시 SM은 경영 보고 체계가 전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법인, 아티스트, 아티스트의 비즈니스(음반·음원·공연·MD·커머셜)별로 구분손익을 만들고 Sales Mix 매트릭스를 짜서 보고했는데, 운 좋게 당시 SM 총괄 프로듀서께 대면 보고까지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재미있게도 그날 총괄 프로듀서께서는 밤새워 만든 보고서 속 경영 인사이트보다, 제 노트북 바탕화면에 있던 19세기 우키요에 이미지에 더 큰 관심을 보이셔서 그 판화 이야기를 한참 나눴습니다. 물론 그때 만든 보고 프레임워크 자체는 경영진 취향에 잘 맞아 이후 8년 넘게 쓰였습니다.

아트 디렉팅 총괄리더님과 함께 일하던 에피소드도 떠오릅니다. 기존 방향성에 반하는 보고를 했다가 단체 메신저방에서 5시간 넘게 혼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주말에 자택으로 초대해 함께 일하는 지인들을 소개해주셨던 일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8년 초, 좋지 않은 일로 회사를 두 달쯤 쉬어야 했을 때가 있었습니다. 어느 비 오는 날 카페로 저를 부르셔서 봉투를 쥐여 주시며 “주원, 너 꼭 출근해라”라고 당부하셨던 기억도 남아 있습니다. 격정적인 분이지만 그만큼 따뜻한 분이셨고, 지금도 이사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일렁입니다. 무엇이든 하고자 하는 건 결국 이뤄내시는 분이라, 어디서 무엇을 하시건 잘 해내실 거라 생각합니다.

엔터테인먼트와 게임은 모두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인데요. 두 업계를 모두 경험해 보신 입장에서 닮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수익 분배 로직의 핵심은 리스너가 한 곡을 끝까지 들어야 플랫폼에서 음반사로 정산이 이뤄진다는 데 있습니다. 즐길 거리가 무한에 가까운 세상에서 리스너가 한 곡을 끝까지 듣게 만드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사람들은 익숙하고 자주 듣던 곡만 반복해서 듣는 편이라, 큐레이션이 아무리 개인화되어 취향에 맞는 곡을 추천해도 우연히 걸린 신곡이 끝까지 들리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요즘 팝 음악은 이 짧은 승부에 맞춰 재생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벌스(verse)부터 중독적인 후크로 승부하고, 코러스(chorus)는 최대한 빨리 등장시키는 경향이 대표적입니다.

아직 게임업계 경력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게임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수많은 게임이 출시되지만 ‘포에버 게임’이라 불리는 몇몇 타이틀에 전 세계 유저의 플레이 시간이 쏠립니다. 그만큼 신작을 소구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콘텐츠는 한없이 휘발되고, 장르의 기본 문법조차 지속되기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종종 드는 시대입니다. 그래도 닮은 점을 하나 꼽자면, 이런 회의적인 생각을 보기 좋게 깨뜨리는 좋은 음악과 좋은 게임이 끊임없이 나온다는 점입니다.

재직 중 공인회계사 시험에 최종 합격하셨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직장생활과 회계사 시험 공부를 어떻게 병행하셨나요? 끝까지 이어간 동력도 궁금합니다.

회사에 양해를 구해, 야근이 없는 날은 밤 9~10시부터 새벽 1시 정도까지 공부했습니다. 회계사 시험은 깊이 있는 사고보다는 조건반사에 가깝게 프레임을 적용해 답을 찾아야 하는 시험이라, 적어도 저에게는 이 정도 공부량이 불가피했던 것 같습니다. 합격한 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그 과정에서 스스로 효능감을 많이 느꼈고 그 순간순간이 동력이 되어주었습니다. 경력 8년 차에 시험 공부를 시작했는데, 그동안 실무로 익혀온 개념과 용어, 로직들이 공부를 통해 한 번에 체계화되는 경험이 특히 뿌듯했습니다. 당시에는 전혀 감지하지 못했던 부분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고, 과거에 상대가 왜 그렇게 이야기했는지까지 뒤늦게 알게 되었을 때의 느낌도 잊을 수 없습니다. 늦더라도 공부하면 30대에도 성장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고, 그 힘으로 완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재무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태도는 무엇인가요?

재무 업무의 기본에 대한 책임감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믿습니다. 재무관리는 종착점이 매우 명확하고, 기한 내 그 지점에 도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흔히 말하는 결산 마감이 바로 그 종착점입니다. 따라서 재무 업무의 미션을 한 줄로 정리하면 “기한 내 정확하고 적정한 재무보고(또는 세금 신고)를 한다”가 됩니다. 책임감이 없다면 결산 기간의 수많은 업무와 철야 작업을 버텨내기 어렵습니다. 일이 쉽든 어렵든, 회사가 어떤 상황이든 ‘결산은 반드시 끝낸다’는 마음가짐이 없는 사람은 이 분야에서 커리어를 길게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컴투스에는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많지만, 아직 완전히 종결된 프로젝트는 없습니다. 이전 경험까지 포함해 생각해보면 ‘한국과 일본 엔터업계 최초의 한일 조세조약 상호합의’를 받아낸 것을 꼽고 싶습니다. 이전 회사의 한국 본사와 해외에서 가장 큰 매출을 내던 일본 자회사 간의 거래구조는 창사 이래 늘 한국 국세청의 타깃이었습니다.

상호합의란 쉽게 설명하면 두 나라의 국세청이 특정 거래구조에 대해 영구히 적용되는 합의를 만드는 국제적 규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합의가 유지되는 한 두 법인은 양국 모두에서 세무조사를 완전히 면제받는데, SM엔터테인먼트 그룹은 이 상호합의로 오랜 리스크를 해소했습니다.

저와 팀원들이 만든 서류와 자료로 한국 국세청과 일본 국세청에 합의 요청서를 직접 제출하고 찾아가 설명했으며, 양국 협상 기간인 5일 내내 한국 측 국세청 협상팀을 백업했습니다. 그 시간은 꽤 의미 있는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그렇게 최종 타결된 상호합의는 한일 조세조약의 일부이자, 거래구조를 안정적으로 사전 설계한 업계 최초 사례로 기록되었습니다.

사업 목표와 재무 기준이 충돌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시나요?

사실 사업 부서가 관리 조직의 월급을 벌어다 줍니다. 부서 간 우열을 가리려는 뜻은 아닙니다.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사업 부서의 이익 창출이라고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이익 창출이라는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익 창출을 강화하는 방향’을 기준으로 의사결정할 때 많은 경우 적절한 선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단, 사일로 현상이 나타나는 조직에서는 해당 제안이나 결정이 ‘회사의 이익 창출’이 아니라 ‘특정 부서만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특정 부서의 영달만을 위한 결정은 회사 전체를 망칠 수 있기에, 이때 재무 부서가 게이트키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재무관리실의 핵심 과제와 중장기 방향은 무엇인가요?

핵심 과제는 견고한 기반을 갖춘 안정적인 조직을 세우는 것이고, 중장기적 방향은 AI 시대에 맞는 재무보고 체계를 모색하는 것입니다. 구성원들이 커리어에 대한 기대와 예측 가능성을 가지고 근무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지금 제가 가진 가장 큰 과제입니다. 중장기적 방향을 ‘체계의 확립이나 완성’이 아니라 ‘모색’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그 변화가 너무 빠르고 크기 때문입니다. AI는 재무 분야 업무 전반에 큰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SAP로 대표되는 시스템, 나아가 그 시스템에 기초한 현대 재무결산 업무 자체가 소멸할 수도 있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AI를 업무에 많이 적용해보며 그 변화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는 것, 그것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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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를 책임지고, 성장을 이끌다

직원일 때와 임원이 된 이후, 심리적·업무적으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모든 건 결과로 설명해야 한다.’ 직원일 때도 알던 말이지만, 임원이 되고 나니 이 문장이 주는 무게감이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부담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커리어 목표에 모호함이 없어 좋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임원은 성과를 내야만 하는 자리입니다.

임원이 된 후 주로 어떤 회의와 의사결정을 하시나요?

팀장님들과 회의를 많이 하고, 정기 회의체에도 자주 참석합니다. 업무에 빨리 적응하고 필요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그 외에는 계열사, 감사인, 외부 자문사와의 회의에 참석합니다. 회의가 끝난 뒤에는 팀장님들이 보고해주신 주요 사안에 대해 의사결정을 진행합니다.

임원으로서 가장 뿌듯함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임원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 순간이 아직 뚜렷이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명확한 자원과 권한이 주어진 지금 위치가 과거보다 저에게 더 잘 맞습니다. 일의 과정을 더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고, 대부분의 결과를 최종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사는 어떤 일을 해야 하며, 어떤 리더가 되고 싶으신가요?

이 질문이 지금까지 중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책임을 지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이사 혼자 모든 업무를 할 수는 없기에, 결국 팀원들과 함께해 나가야 합니다. 저는 팀원들이 마음껏 활약할 수 있도록 주변의 걸림돌을 치우는 것, 그리고 그 결과를 함께 나누고 책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에서 실수나 예상 밖의 결과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하시나요?

담당자가 스스로 잘못을 먼저 정확히 인정하며 보고를 시작하면 더 캐묻지 않습니다. 잘못을 스스로 인정할 용기가 있다면, 그 실수가 재발되지 않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그렇게 하지 않고 변명을 하거나 논점을 흐리면, 논점이 흐려질수록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더 여러 번 되묻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담당자는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 문답의 시간에서 느꼈을 여러 감정과 기억이 이후 실수를 줄이고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재무 책임자는 때로 반갑지 않은 숫자나 어려운 판단을 전달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신뢰를 잃지 않고 소통하기 위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나요?

어려운 보고는 직장생활에서 흔한 일입니다. 그럴 때는 세 가지가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된 배경이나 원인을 정확히 설명하는 것, 회사 차원에서 선택해야 할 최선의 대안, 그리고 책임자로서 제가 취할 행동과 조치까지 함께 보고하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 없이는 단순한 사고 보고이자 상부로 책임을 떠넘기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책임자가 아닌 팀원이라면 빠른 상황 보고만으로도 적절히 업무를 처리한 것이지만, 책임자라면 앞서 말씀드린 원칙을 반드시 지킬 필요가 있습니다.

이사님이 생각하시는 재무 분야의 전문성이란 무엇이고, 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재무 분야의 전문성으로는 ①IFRS 기준서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 ②정확한 용어 사용, ③일정 수준 이상의 세법 지식을 꼽고 싶습니다. 이 인터뷰를 읽으시는 분들 중에는 이 분야 종사자도 계실 수 있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최근 3년 내 시험 난이도 기준으로 재경관리사 재무회계 과목 90점 이상, IFRS관리사 80점 이상, 세법은 전산세무 2급 수준에 이르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합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3~4년 전까지만 해도 이 세 시험 모두 문제은행식 출제였기 때문에, 최근 기준으로 측정된 점수여야 전문성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습니다.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 수준의 지식을 경력 5~7년 차 무렵까지 갖추지 않으면 AI에 의존하게 되거나 사고력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이 인터뷰에서 단 한 문장만 남길 수 있다면 바로 이 문장을 남기고 싶습니다. 물론 직장인이 공부를 병행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AI를 주도적으로 활용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사님이 생각하는 ‘컴투스답게 일하는 모습’은 무엇인가요?

추상적인 단어보다는 구체적인 모습으로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동료에게 협조를 요청하고 기다리는 것, 그 시간이 길어지면 대안을 찾아 소통하는 것, 동료에게 협조받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어려운 주제일수록 서로 상의하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 업무가 한쪽으로 몰릴 때 시키지 않아도 먼저 돕는 것, 내 업무를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며 먼저 대화하고 가능하면 텍스트로도 공유하는 것. 그리고 승부의 순간에는 어떤 경우에도 포기하지 않고 지지 않는 것.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컴투스답게 일하는 태도이자 꼭 견지해야 할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재무관리실 구성원들과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구성원들이 본인의 의사를 반영해 회계, 세무, 내부회계관리 세 분야의 업무를 두루 경험하고, 각 분야의 언어를 정확하게 구사하는 인력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고 함께할 수 있다면 컴투스에서 보내는 이 시간이 꽤 큰 의미로 채워질 것 같습니다. 팀원, 팀장님들과 서로 마음을 모아 꼭 그렇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Level UP l Life

일과 취향 사이, 나만의 균형을 찾다

사내에서 ‘Pablo’라는 이름으로 불리신다고 들었습니다. 영어 이름 ‘Pablo’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나요?

전 직장에서 입사할 때 영어 이름을 기재해야 했는데, 마침 떠오른 이름이 Pablo였습니다. 당시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의 시를 여러 편 읽고 있던 때라, 특별한 의미보다는 즐겨 읽던 시의 저자 이름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그 뒤 스페인어 어원을 찾아보니 마음에 들었고, 발음도 편해서 지금까지 쓰고 있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께는 넷플릭스 ‘나르코스’ 시리즈 덕분에 메데인 카르텔 보스의 이름으로 더 익숙하실 텐데, 그 모티브는 아니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퇴근 후나 주말에는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나요?

최근에 시작한 일이지만, 업계에 빨리 적응하고 회사 콘텐츠를 이해하기 위해 평일에는 주로 밤 11시 전후에 콘솔 게임을 합니다. 숙제처럼 하는 면도 있어 늘 편안한 취미는 아니지만, 몰입할 때는 즐거운 편입니다. 평일에 여유가 생기거나 주말이 되면 거의 영화와 책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영화와 책은 제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주로 그 시간에 게임을 시작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요?

평일에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때뿐이기 때문입니다. 전체 플레이 시간이 80~100시간 정도인 게임을 주로 하는데, 한 번에 1~2시간 정도 플레이합니다. 요즘은 새벽 1시에는 꼭 자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면 시간은 나이 탓인지 6시간 안팎입니다.

컨디션을 유지하는 자기관리 방법은 무엇인가요?

운동과 기호품 섭취를 관리하는 것이 제 방법입니다. 사실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시작한 건 꽤 늦은 나이였고, 그전에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체력으로 버텨왔습니다. 2024년부터는 피트니스로 몸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운동은 공부만큼이나 정직한 활동인 것 같습니다. 초보 단계는 벗어난 듯하지만, 아직 파워리프팅 단계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또 체력이 떨어지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담배를 피우지 않고, 특히 카페인도 끊습니다. 다만 3년 가까이 지속했던 이 두 가지 루틴을 2026년 초부터 바쁜 일들로 거의 못 지키다가 8월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담배와 카페인은 끊는 것이 아니라 잠시 하지 않는 기호품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 비애감도 들지만, 이번 결심은 10년 이상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관심 있는 사내 동호회나 구성원들과 함께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사내 동호회 활동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독서나 영화 관련 동호회에 가입해볼까 고민해 본 적은 있는데, 받아주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구성원들과 야유회도 가고 싶은데, 적당한 타이밍이 왔으면 합니다. 최근에는 재무관리실 당일 워크숍에서 콘솔 게임 토너먼트를 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역시 게임은 함께할 때 더 재미있습니다.

요즘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나요?

영화 시나리오를 쓸 예정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즐기는 것과 시나리오를 직접 쓰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겠지만, 평생 좋아해 온 것을 직접 만드는 것도 근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창한 도전이라기보다는 차근차근 배우고 익혀 제 안의 이야기를 누구나 볼 수 있는 글로 남길 수만 있어도 좋겠습니다.

영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와 요즘 관람 빈도는 어떤가요?

영화에 관한 첫 기억은 유치원 때 이모의 손을 잡고 보러 갔던 ‘백야’입니다. 소련에서 망명하려는 발레리노와 미국 흑인 탭댄서의 브로맨스를 다룬 영화인데, 당시의 장면과 주제가가 아직도 떠오릅니다. 유년 시절의 몇 안 되는 기억의 편린 중 하나인 셈인데, 그 기억 덕분에 영화를 줄곧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일주일에 4~5편을 봤습니다. 영화를 자주 접할 수 있었던 20세기 말의 소중한 축적의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은 일주일에 한 편 정도 봅니다. 시나리오를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실행 단계까지 나아가게 된 건 최근 2년 사이 저를 흔든 세 작품 덕분입니다. ‘괴물’, ‘존 오브 인터레스트’, 그리고 ‘세계의 주인’입니다.

쓰고 싶은 시나리오는 어떤 이야기인가요? 좋아하는 영화와 감독도 궁금합니다.

지금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좀 곤란합니다. (웃음) 짧게 힌트만 드리자면, 누구나 아는 역사 속 거대한 서사 안에서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 분명히 그 역사의 일부였지만 조명받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제 시나리오로 그들을 보이게 할 수 있다면, 그들을 역사의 원래 자리로 되돌려놓는 일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끝에 구원이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좋아하는 영화는 너무 많아 고르기 어렵지만, 당장은 앞서 말씀드린 세 편을 꼽겠습니다. 감독도 마찬가지지만 지금 바로 꼽자면 ‘세계의 주인’의 연출과 각본을 맡은 윤가은 감독님을 꼽고 싶습니다. 이분의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를 보기 전과 후가 꽤 뚜렷하게 나뉩니다. 감독은 영화를 다 본 관객을 그 이야기의 목격자이자 증인으로 만듭니다. 윤가은 감독은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야기가 몸속 깊이 들어왔다 나가는 듯한 놀라운 체험을 만들어냅니다. 최근 한국 영화에 실망한 분들도 이 감독의 이름을 기억해 두었다가 우연히, 또는 운명처럼 작품과 조우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재무의 판단 기준을 일상에서도 활용하시나요?

저 역시 어려운 선택의 순간에 직면하면 회계의 판단 기준을 활용하곤 합니다. 회계사 시험 과목인 ‘원가관리회계’에는 ‘증분이익에 따른 선택’이라는 주제가 있습니다. 쉽게 말해 ‘현재보다 이익이 1원이라도 늘어나는 선택지가 있는가’를 찾는 방법론입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Ceteris Paribus)’이라는 전제를 사전에 명확히 하고 선택지만 변동값으로 둘 것. 둘째, 과거의 매몰비용은 어떠한 경우에도 선택에 반영하지 말 것. 간단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인간의 본성과 상식에 반합니다. 매몰비용은 ‘기억’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무시하기 쉽지 않습니다. 또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이라는 가정을 제대로 세우려면 사소한 요소를 과감히 생략할 용기가 필요한데, 이 역시 어렵습니다. 물론 여전히 망설이고 주저할 때가 있지만, 이런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바로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 노력합니다.

드라마 속 임원은 넓은 사무실에서 여유롭게 의사결정을 내리는 모습으로 자주 등장하는데요. 드라마 속 임원과 현실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저는 일단 넓은 사무실이 없습니다.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임원의 권한은 꽤 무겁고 높고 강력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일이 정말 많습니다. 자잘한 업무부터 조직 관리, 구성원 정서 관리, 보고, 회의 참석, 책임져야 할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 지시받은 과제 수행, 외부와의 관계 관리까지 무수히 많은 일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부서의 임원이 예전에 한 말을 반복하거나 과거에 공유받은 내용을 간혹 잊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꼭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만은 아니니까요.

재무 전문가인 이사님께 ‘가장 아깝지 않은 지출’과 ‘가장 신중해지는 지출’을 하나씩 여쭤보고 싶습니다.

가장 아깝지 않은 지출은 직원의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모든 지출입니다. 대표적으로 교육훈련비를 들 수 있습니다. 다만 교육훈련비는 효과를 측정하기 가장 어려운 비용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교육은 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편이 거의 모든 경우에 유익하다고 봅니다. 특정 구성원에 대한 교육 효과가 회사의 암묵지와 형식지로 자리 잡도록 하는 체계적인 틀만 있다면, 교육훈련을 통한 노동생산성 향상은 경영학 교과서에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신중해지는 지출은 ‘종전보다 비율이 증가하는 모든 변동비’입니다. 흔히 고정비는 절감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이 본질적으로 악화되고 있는지 개선되고 있는지는 변동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고정비는 의사결정에 따라 줄어들었다가 늘어날 수 있어 역설적으로 탄력적입니다. 반면 변동비는 한 번 변하면 그 비율이 그대로 고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변동비율의 증가는 회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신호입니다. 반대로 변동비율의 감소는 궁극의 생산성 혁신을 알리는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삶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자산’은 무엇인가요?

타인에게 자랑하고 싶은 자산은 딱히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를 지탱하고 때로는 구원하는 ‘자산’을 꼽자면 취향이라고 하겠습니다. 재무제표에 빗대자면 취향은 유년기에 형성된 것도 있고 시간이 흐르며 쌓인 것도 있어, 순자산 중에서도 이익잉여금(Retained Earnings)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운가?”, “나는 무엇을 간절히 원하는가?”

두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진정한 ‘취향자’입니다. 취향이 단단하다면 삶에서 많은 것들과 마주치게 됩니다. 취향이 없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것들입니다. 우연히 본 영화나 단편소설의 한 장면, 큐레이션을 통해 귀에 걸린 음악이 살아갈 의지를 단번에 끌어올릴 때가 있습니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목격한 사람이야”, “나는 이런 멜로디도 들었던 사람이야”라는 감각은 참 든든한 기운을 만듭니다. 스치듯 만난 사람과 나눈 짧은 대화, 얼굴을 알고 인사는 하지만 잘 알지 못했던 상대와 나눈 뜻밖의 깊은 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삶은 때로 지리멸렬하고 무의미로 가득해 보입니다. 하지만 살아온 시간 속에 쌓아 온 취향은 나의 서사이자 정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취향에 맞는 무언가와 조우하면 삶도 의미로 충만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컴투스온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진솔한 답변으로 함께해주신 신주원 이사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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