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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Business PM, 방현우

〈온앤오프〉 코너는 컴투스 그룹 사우분들의 회사 안과 밖의 모습을 조명합니다. 회사 안에서의 다양한 직무와 하는 일, 회사 밖에서의 개성 넘치는 모습을 살펴봅니다. 이번 편 주인공은 게임 사업PM 방현우 사우입니다.


Keyword1 | Career | 러시아어문학도

전공을 넘어 찾은 길

러시아어문학과를 전공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고등학생 때는 ‘나는 꼭 이 일을 해야겠다’고 할 만큼 뚜렷한 꿈이나 목표가 있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진로를 미리 정하기보다는 제가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깊이 공부하며 방향을 찾아가고 싶었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을 좋아했고, 특히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배운 독일어를 재미있게 공부했어요. 자연스럽게 언어를 전공으로 선택하게 됐고, 그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전공자가 적은 러시아어에 관심이 갔습니다. 당시에는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있었어요. 앞으로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진다면 러시아어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경험이 저만의 경쟁력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 러시아어문학과를 선택했습니다.

게임업계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게임을 꾸준히 즐겨왔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것과 게임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별개라고 생각해 처음부터 진로로 떠올리지는 못했어요. 그러다 지인으로부터 게임회사 취업을 추천받으면서, 좋아하던 게임을 업으로 삼는다는 선택지를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습니다.

여러 게임 직무 중 사업PM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처음 가장 관심이 갔던 분야는 게임 기획이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게임의 콘텐츠나 시스템을 직접 만들어가는 일이 눈에 들어왔어요. 하지만 취업을 준비하면서 기획은 개발에 대한 이해와 실제 기획 경험 등 전문성이 필요한 직무라는 걸 알게 됐고, 당시에는 관련 경험이 없어 바로 준비하기엔 채워야 할 부분이 많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비개발 직무이면서도 게임에 깊이 관여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봤고, 그 과정에서 사업PM을 알게 됐어요. 개발팀과 여러 유관 부서를 연결하며 개발부터 출시, 라이브 서비스까지 게임의 전 과정에 참여한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특정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게임 전체를 바라보며 프로젝트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도 제가 원하던 모습과 잘 맞았고요.

전공과 다른 길을 선택한 지금, 만족도는 어떤가요?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입니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게임을 업으로 삼아, 하나의 게임이 만들어지고 서비스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에요. 대학에 진학했을 때만 해도 지금과 같은 일을 하게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여러 경험과 선택을 거치면서 결국 저에게 잘 맞는 일을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Keyword2 | Career | 연결고리

게임을 완성하는 연결의 중심

사업PM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프로젝트 상황에 따라 하루 일과가 유동적으로 달라지는 편입니다. 출근하면 먼저 담당 게임의 주요 지표나 전날 발생한 이슈, 유저 반응 등을 확인하고 필요한 내용을 개발팀이나 유관 부서와 공유해요.

이후에는 업데이트나 개발 일정에 맞춰 빌드를 확인하고 콘텐츠·시스템을 검토하기도 하고, 이벤트나 상품을 기획하거나 데이터를 분석하기도 합니다. 개발, 운영, 마케팅 등 여러 부서와 회의하며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필요한 내용을 조율하는 것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요. 이처럼 하루에도 여러 영역의 업무를 오가며 그때그때 프로젝트에 필요한 일을 찾아 대응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어떤 프로젝트를 담당하셨나요?

입사 후 처음 담당한 프로젝트는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이었고, 이후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를 담당했습니다.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에서는 이벤트 기획과 커뮤니티 관리 등 운영에 가까운 업무를 맡으며 라이브 서비스의 흐름과 사업PM의 기본 업무를 배웠어요. 이후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에서는 데이터 분석을 비롯해 이벤트·상품 기획, 업데이트 대응 등으로 업무 영역을 넓혔습니다.

두 프로젝트 모두 정식 론칭 단계부터 함께했다는 점도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었어요. 신작 출시를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부터 론칭 직후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봐야 하는지까지 직접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또 한 번 신작 론칭을 준비하고 있어요. 아직 출시 전인 만큼 개발 중인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며 콘텐츠와 시스템을 검토하고, 론칭 이후 필요한 이벤트와 운영 방향도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선 프로젝트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개발 단계부터 게임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보다 깊이 참여하고 있어요.

데이터 분석이 실제 게임 개선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데이터 분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숫자 자체를 그대로 정답이라고 여기지 않는 것입니다. 같은 숫자라도 어떤 기간을 기준으로 보는지, 어떤 유저를 대상으로 하는지, 어떤 지표와 함께 비교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결론을 정해놓기보다 기간이나 유저군, 콘텐츠 진행 상황 등 여러 기준으로 데이터를 나눠보며 실제로 어떤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지를 먼저 파악합니다. 의미 있는 변화나 예상과 다른 흐름이 발견되면 세부 데이터를 살펴보며 원인을 좁혀가고요.

단순히 ‘이 지표가 떨어졌다’는 결과를 확인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원인을 해석해 실제 게임에서 개선할 수 있는 방향까지 고민하려고 합니다. 분석을 통해 제안한 개선안이 반영된 뒤 관련 지표가 좋아진 경험도 있지만, 반대로 기대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경우도 있었어요. 하나의 개선만으로 모든 지표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게임을 둘러싼 여러 상황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배웠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어떤 데이터를 함께 봐야 하는지, 제 해석이 적절했는지를 계속 돌아보면서 데이터를 보는 시야도 넓어지고 있다고 느껴요.

업무를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과 실수가 있다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제가 기획한 이벤트가 게임에 적용되고, 유저분들의 반응을 직접 확인했을 때예요. 제가 고민한 내용이 실제 플레이 경험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며 사업PM으로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반대로 가장 기억에 남는 실수는 여러 업무를 동시에 처리하던 중 푸시 메시지의 언어 설정을 잘못 확인해 특정 국가의 유저분들에게 다른 언어로 메시지가 발송된 적이 있습니다. 작은 설정 하나도 라이브 서비스에서는 곧바로 유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배운 경험이었어요. 이후에는 익숙한 업무라도 한 번 더 확인하며 정확하게 처리하는 습관을 갖게 됐습니다.

게임을 보는 시선도 입사 전과 많이 달라졌나요?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게임이 재미있는지, 캐릭터가 마음에 드는지, 성장이나 보상이 만족스러운지처럼 한 명의 유저 입장에서 즐겼다면, 지금은 자연스럽게 ‘왜 이 콘텐츠를 이 시점에 오픈했을까’, ‘이 구간에서 유저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까’ 같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른 게임의 이벤트나 상품을 볼 때도 단순히 보상이 좋은지 나쁜지를 보기보다, 어떤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구조인지, 어떤 유저를 대상으로 만든 것인지부터 살펴보게 돼요.

다만 이런 분석적인 시선이 생겼다고 해서 유저로서의 감각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사업PM 역시 유저가 무엇을 재미있어하고 어디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업무를 통해 갖게 된 분석적인 시선과 한 명의 유저로서 느끼는 재미와 감각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Keyword3 | Career | 제너럴리스트

게임을 바꾸는 사람

앞으로 어떤 사업PM으로 성장하고 싶으신가요?

한 가지 업무에 한정되기보다는 프로젝트 전반을 이해하고, 상황에 따라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다만 모든 분야를 넓게 아는 것에서 그치기보다는, 데이터 분석만큼은 저만의 확실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목표예요.

제가 생각하는 ‘게임을 바꾸는 사람’은 직접 콘텐츠를 기획하거나 개발하는 사람이라기보다, 게임을 플레이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문제를 발견하고 더 나은 방향을 제안할 수 있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콘텐츠에서 유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단순히 이벤트나 보상을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를 통해 원인을 찾아 콘텐츠의 구조나 밸런스, 성장 경험 자체의 개선까지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게임을 잘 운영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를 근거로 게임이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사업PM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따로 공부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것도 있나요?

데이터 분석 업무를 하면서 SQL이나 Python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지금은 데이터 담당 부서에 요청해 필요한 데이터를 전달받는 경우가 많은데, 업무를 하다 보면 특정 수치나 유저 행동을 빠르게 확인하고 싶은 순간이 자주 생깁니다. 필요한 데이터를 직접 조회할 수 있다면 업무 속도나 판단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SQL 역량을 키우고 Python도 공부하며 분석 범위를 넓혀가려고 합니다.

외국어도 꾸준히 공부하고 싶은 분야예요. 글로벌 서비스를 다루는 게임업계인 만큼 영어의 필요성을 계속 느끼고 있고, 평소 일본 문화와 콘텐츠에 관심이 많아 일본어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공부가 많다는 게 고민이지만, 한 번에 모두 잘하려 하기보다는 필요한 것부터 하나씩 꾸준히 쌓아가려고 해요.

앞으로 꼭 한번 맡아보고 싶은 게임이나 프로젝트가 있나요?

모바일 게임 중에서는 아직 MMORPG 장르를 담당해본 경험이 없어,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MMORPG는 유저 간의 관계와 경쟁, 길드·커뮤니티, 게임 내 경제 등 장기간 서비스하며 살펴봐야 할 요소가 많은 만큼, 사업PM으로서 폭넓게 고민해볼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해요.

PC나 콘솔 기반의 패키지 게임 프로젝트에도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어릴 때부터 모바일보다 PC·콘솔 게임을 더 좋아했고, 특히 스토리와 캐릭터의 서사를 따라가는 JRPG 장르를 좋아했어요. 콘텐츠와 이야기가 계속 확장되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도 매력적이지만, 기승전결이 분명하고 엔딩 이후에도 하나의 완성된 경험으로 기억되는 게임을 만들어보는 것이 개인적 목표입니다.

사업PM은 어떤 사람에게 잘 맞는 직무일까요?

게임을 좋아하면서도 하나의 영역에만 관심을 두기보다, 게임이 만들어지고 서비스되는 전체 과정을 궁금해하는 사람에게 잘 맞는 직무라고 생각합니다. 업무 범위가 넓고 프로젝트 상황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맡게 되는 만큼, 새로운 일을 배우고 여러 분야를 경험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일할 수 있어요.

또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기보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 그 안에서 적절한 방향을 찾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유저가 원하는 방향과 개발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부분, 사업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여러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직무입니다.

무대 위 또 다른 나

오케스트라와 오보에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원래 음악에는 어릴 때부터 관심이 많았어요. 교회를 다니며 자연스럽게 기타를 배웠고 그때부터 밴드 음악을 좋아해서, 대학에 가면 꼭 밴드 동아리 활동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대학에 들어가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오케스트라를 만났어요. 학생회관에 가는 길에 오케스트라 동아리 모집 포스터를 우연히 보고 구경을 갔다가 그대로 붙잡혔습니다. (웃음) 클래식 음악을 제대로 접한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는데, 막연히 어렵게만 느껴졌던 음악이 직접 연주해보니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어요. 특히 처음 연주회 무대에 올랐을 때, 여러 사람이 함께 준비한 음악을 관객에게 들려준다는 경험이 무척 특별했고, 지금까지 오케스트라를 계속하게 만드는 출발점이 됐습니다.

오보에를 선택한 이유는 조금 재미있는데요. 스스로를 ‘소심한 관종’이라고 표현할 때가 있는데, 여러 명이 같은 파트를 연주하는 현악기보다는 솔로 파트가 비교적 명확한 관악기, 그중에서도 남들이 많이 하지 않는 특별한 악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선택한 게 오보에였는데 지금은 매우 만족합니다. 다른 악기와 확실히 구분되는 독특한 음색도 매력적이고, 오케스트라 튜닝의 기준음을 맡는 등 곡 안에서 중요한 순간을 맡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인상적이에요. 처음엔 ‘남들이 많이 하지 않는 악기’라는 이유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오보에 자체가 가진 매력 때문에 계속 연주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케스트라 활동을 이어가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처음엔 첫 연주회에서 느꼈던 무대의 기억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어요. 오랜 시간 연습하고 여러 사람이 하나의 곡을 맞춰가다가 무대 위에서 완성했을 때의 느낌은 일상에서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감정이었습니다.

계속 연주하다 보니 이제는 클래식 음악 자체의 매력도 점점 크게 느껴요. 예전엔 제가 연주하는 멜로디나 익숙한 곡 위주로 들었다면, 지금은 각 악기가 어떤 역할을 하고 서로 어떻게 주고받는지를 듣게 됩니다. 수십 개의 서로 다른 소리가 하나로 맞아떨어지면서 하나의 음악이 완성되는 순간이 오케스트라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도 무대에 올라가는 게 좋습니다. 공연을 앞두고 긴장도 많이 하지만, 마지막 음을 함께 끝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 때문에 지금까지 계속 연주하고 있는 것 같아요.

오케스트라 경험이 업무에도 영향을 주나요?

직접적인 업무 스킬로 연결되는 건 아니지만, 오래 활동하며 자연스럽게 익힌 부분들이 사업PM 업무와 닮아 있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오케스트라에서는 내가 맡은 파트를 잘 연주하는 것만큼 다른 파트의 소리를 듣고 전체 흐름에 맞춰 제 역할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업PM도 비슷해요. 개발, 운영, 마케팅 등 각자의 전문 영역을 가진 분들과 함께 하나의 게임을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의견만으로 프로젝트가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각 부서의 상황과 의견을 듣고 전체적인 방향 안에서 서로 연결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오케스트라에서 어느 순간에는 앞에 나서고, 또 어느 순간에는 다른 파트를 받쳐줘야 하는 것처럼 사업PM 역시 상황에 따라 필요한 역할이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제가 직접 나서는 것만큼 각자가 제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연결하고 조율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여러 사람이 오랜 시간 준비한 결과물이 무대 위에서 하나의 음악으로 완성되는 경험을 해오다 보니, 회사에서도 많은 사람이 함께 준비한 게임이 실제 유저에게 공개되는 순간을 조금 더 특별하게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Keyword5 | Outside | 트래블러

혼자여도 즐거운 여행

혼자 여행하고 캠핑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새로운 공간에서 평소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여행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예요. 꼭 유명한 관광지를 많이 다녀야 한다기보다 평소와 다른 곳을 걷고, 새로운 음식을 먹고,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을 보는 것 자체를 좋아합니다. 짧은 기간이라도 다녀오면 일상이 한 번 환기되는 느낌도 있고요.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도 좋아하지만, 혼자 여행하는 것만의 매력도 분명히 있어요. 원하는 시간에 움직이고, 마음에 드는 장소에는 더 머물거나 계획했던 곳도 그날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건너뛸 수 있습니다. 온전히 제 취향과 속도에 맞춰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아요.

혼자 캠핑할 때는 그 매력이 조금 더 크게 느껴집니다. 제가 좋아하는 캠핑 애니메이션에 혼자 캠핑은 ‘외로움을 즐기는 것’이라는 취지의 말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굉장히 공감했어요. 혼자 있는 시간이 꼭 외롭거나 심심한 게 아니라 그 조용함 자체를 즐길 수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자리를 만들고 음식을 준비한 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풍경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혼자 캠핑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예요.

가장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개인적으로는 일본 다카마쓰를 추천하고 싶어요. 도쿄나 오사카처럼 크고 화려한 도시는 아니지만 오히려 그래서 천천히 여행하기 좋았습니다. 복잡하지 않아 혼자 돌아다니기에도 부담이 적고, 다른 유명 관광지에 비해 한국인 관광객도 적어 낯선 곳으로 여행 왔다는 기분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었어요.

다카마쓰 하면 사누키 우동을 빼놓을 수 없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우동 택시 투어’였습니다. 택시를 타고 현지의 여러 우동집을 찾아다니며 가게마다 다른 스타일의 우동을 맛볼 수 있었는데, 유명한 음식을 먹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지역의 음식 문화를 하나의 여행 코스로 경험한다는 점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항구에서 배를 타고 주변의 작은 섬들을 다녀올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입니다. 저는 그중 오기지마를 다녀왔는데, 작은 섬마을의 골목과 바다 풍경을 천천히 걸어 다니는 시간과 골목 곳곳에서 만난 고양이들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도시에서는 우동집을 찾아다니고, 또 하루는 배를 타고 조용한 섬으로 들어가 바다와 골목을 걷는 식으로 짧은 일정 안에서도 서로 다른 분위기의 여행을 즐길 수 있었어요. 지역의 음식과 분위기를 천천히 경험하는 여행을 좋아하는 저에게 특히 잘 맞았던 곳이라, 혼자 여유롭게 여행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여행을 블로그에 기록하기 시작한 계기도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무언가를 기록하거나 글을 쓰는 걸 좋아했지만, 블로그를 제대로 시작한 건 서른 살이 된 이후였어요. 문득 지나온 시간을 돌아봤는데 생각보다 20대에 대한 사진이나 기록이 많이 남아 있지 않더라고요. 분명 재미있는 일도 많았을 텐데 시간이 지나니 기억만으로 그 순간들을 다시 떠올리기가 쉽지 않았고, 그게 조금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중 주변에서 블로그에 기록을 남겨보라는 이야기를 해줬고, 그때부터 여행이나 일상의 순간들을 조금씩 남기기 시작했어요. 친구들과 함께 다녀온 여행을 글로 남겨두면 나중에 친구들이 다시 읽어보고 그때 이야기를 꺼낼 때가 있는데, 그런 순간을 경험하고 나니 기록이 저뿐 아니라 함께했던 사람들에게도 추억을 다시 꺼내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계속 쓰게 됐습니다.

여행을 기록할 때는 특별하게 꾸미기보다 당시 느꼈던 감정이나 기억하고 싶은 장면을 가능한 한 그대로 남기는 편이에요. 좋았던 건 좋았다고, 아쉬웠던 건 아쉬웠다고 가감 없이 기록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저에게 블로그는 정보를 전달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난 뒤 제가 다시 꺼내볼 수 있는 일종의 기억 저장소에 더 가깝습니다.

반려묘 오묘와 함께하는 일상도 들려주세요.

오묘는 함께 살고 있는 검은 고양이입니다. 집에 있을 때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가족이고, 평범한 일상에서도 생각보다 많은 웃음을 주는 존재예요.

표현이 아주 직접적인 편은 아니지만 오래 지내다 보면 작은 행동만으로도 원하는 게 무엇인지 조금씩 알게 되는 재미가 있어요. 제 주변을 맴돌거나 갑자기 옆에 와서 자리를 잡는 것처럼 별것 아닌 순간들도 자연스럽게 사진이나 영상으로 많이 남기게 되고요.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오묘를 어떻게 챙길지는 항상 신경 쓰는 부분입니다. 여행을 떠날 때는 펫시터가 정해진 시간에 방문해 사료나 물, 화장실 상태를 확인해주시도록 하고 있어요. 밖에 나가 있어도 자연스럽게 ‘오묘는 지금 뭐 하고 있으려나’ 하고 생각하게 되는 걸 보면, 여행을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집에 돌아와야 할 이유가 하나 확실하게 생긴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돌아보면 저는 러시아어문학을 전공했고, 지금은 게임 사업PM으로 일하면서 회사 밖에서는 오보에를 연주하고 여행을 즐기고 있습니다. 서로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일들이지만, 그때그때 흥미를 느꼈던 것들을 하나씩 경험하다 보니 지금의 모습이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인터뷰를 읽으시는 분들도 일이든 취미든 조금이라도 마음이 가는 것이 있다면 한번 시작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우연히 오케스트라 동아리방을 구경하러 갔다가 지금까지 오보에를 연주하고 있는 것처럼, 가볍게 시작한 일이 생각보다 오랫동안 삶을 즐겁게 만들어줄 수도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회사에서는 더 좋은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회사 밖에서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꾸준히 즐기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혹시 이번 인터뷰로 저를 처음 알게 되셨다면 회사에서 마주칠 때 편하게 인사해주세요! 저도 반갑게 인사드리겠습니다.


<온앤오프> 다음 주인공은 누가 될까요?

많은 지원 부탁드립니다.

강아지2마리오우너 기자

저의 첫 프로젝트를 함께한 현우 대리님을 소개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일과 여가 모두 갓생이신 모습을 보며 많이 배웠습니다. 이번에 신규 프로젝트에서도 만나게 되었는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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