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오늘만큼은 록스타🎸
직장인 밴드!

“무대 위 눈부신 조명, 가슴을 때리는 앰프 사운드, 나를 향해 환호하는 많은 관객. 어릴 적 꿈꾸던 록스타는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작은 합주실 속 땀 흘리며 합을 맞추고 그 노력의 결실을 무대 위에서 후회 없이 선보였을 때의 긴장감과 짜릿한 쾌감. 직장인 밴드의 시작부터 공연까지의 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해 보고자 한다.

1. 너 내 동료가 되어라! 

밴드 시작 전, 같이 팀을 꾸릴 동료는 필수! 본인의 음악 스타일에 따라 보컬, 드럼, 베이스, 일렉기타, 통기타, 신디사이저 등 여러 악기를 다루는 능력자들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그 능력자들은 어디서,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 기자 소속 밴드 MERAPY의 로고

① 지인 소개

지인에게 소개받거나 친한 사람들끼리 팀을 꾸리는 방법이다. 밴드도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하는 활동이기에 실력만큼 성격과 인성도 중요하다. 기자도 어느 정도 보증이 되는 이 모집 방법을 가장 선호한다.

아무래도 직장인 밴드나 취미 밴드는 일과 가정에 있어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불가피하게 합주를 참여하지 못할 사정이 생긴다든지, 같이 하는 사람들과 실력 차가 나서 그 갭을 메우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든지 하는 상황들이 발생한다.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양해를 구하고 반대로 그런 상황들을 너그럽게 이해해 줄 수 있는… 그렇게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야 오랫동안 분란 없이 음악 생활을 할 수 있다.

▲ MERAPY의 구성원들

대한민국의 수많은 음악 관련 학과 졸업자 중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도 많다. 굳이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학창 시절, 음악 관련 동아리에서 활동하셨던 분들도 있고 성인이 돼서 취미로 악기를 배우신 분들도 많다.

기자가 활동하고 있는 밴드는 지금까지 몇 번의 멤버 교체가 있었다. 여러 방법으로 구인을 해왔지만 결국 대학교 때 함께 록 밴드 활동을 했던 동아리 선후배들로 멤버 구성이 완성됐다.

② 구인 사이트 이용

두 번째는 구인 사이트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사이트인 뮬(https://www.mule.co.kr/)을 통해 구인/구직을 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아마추어뿐만 아니라 프로 뮤지션까지 많이 애용하며 악기 중고 거래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보통 오디션을 통해 멤버를 모집한다. 상당한 실력을 요구하는 구인 글도 있고 반대로 정말 순수하게 갓 시작한 분들끼리 모여 취미 밴드 하는 경우도 있으니 본인 실력에 맞는 곳을 잘 찾아보자.

③ 학원 & 동호회

학원 인프라를 이용하거나 사내 동호회 & 외부 동호회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학원에서 원하는 악기를 배우다 보면 다른 악기들과 연결을 시켜주는 경우도 있고 학원 주체로 팀을 만들어 공연까지 진행하기도 한다.

▲ 구인 난이도.  밴드에서는 드러머가 가장 중요하고 구인도 어렵다.
2. 어떤 곡을 해볼까?

밴드 동료들이 모였다면 어떤 곡을 연주할지 의견을 취합한다. 서로의 취향과 실력, 악기 튜닝 등을 고려하여 곡을 선정한다. 멤버 간 서로 원하는 곡 간의 합의, 나의 실력과 이상이 아슬아슬 줄다리기하는 시간이다. 보통 내 실력 이상의 곡을 선택한다. 가끔은 첫 합주에서 좌절을 맛보고 재 논의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 기자의 밴드는 주 장르가 메탈 코어라서 보컬뿐만 아니라 전 파트가 죽어 나가는 곡들로 대부분 이루어져 있다…… 살려주세요~
3. 합주 

곡 합의가 원만하게 끝났다면 개인 연습 과정을 거친다. 이후 합주 일정을 잡게 되는데, 합주를 위한 꽤 많은 음악 연습실, 합주실이 존재한다. 예약 시 먼저 에약 상세 정보에서 드럼, 믹서, 기타 앰프와 베이스 앰프가 마련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비용은 2시간에 3만 원~4만 원 정도가 보편적이다.

기자가 활동하고 있는 밴드는 멤버들의 직장 위치를 고려해 주로 사당에 있는 합주실을 애용하고 있다. 원하는 장소, 시간을 맞추려면 최소한 3주 전에는 예약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합주실 이용 시에 5분 전 퇴실은 매너, 정시 퇴실은 필수다.

▲유난히 합주가 잘 되는 날은 10년 묵은 스트레스도 날아갈 것 같다.

첫 합주는 보통 엉망진창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합주를 반복하다 보면 내가 부르고 연주하는 곡이 꽤 그럴싸하게 들리는 순간이 온다. 서로 간의 합이 잘 맞고 만족할 만한 연주를 마쳤을 때 오는 희열이란! 합주 후 맛난 음식과 술 한 잔으로 마무리하면 모든 피로가 사라진다.

4. 공연

직장인 밴드는 자비로 대관해서 공연하거나 직장인 밴드를 상대로 하는 행사에 참여한다. 대략 150명~200명가량 수용할 수 있는 서울권 공연장의 대관료는(엔지니어 포함) 7시간에 70만 원~100만 원 선이다. 대관 시간이 긴 이유는 장비 세팅과 리허설, 공연 후 마무리 정리까지 포함된 시간이기 때문이다.

보통 세 팀에서 다섯 팀 정도의 직장인 밴드 연합으로 공연한다. SNS에 밴드 관련 게시글을 올리다 보면 간혹 DM으로 같이 공연하자는 제의가 오기도 한다.

▲ 지역 밴드 M.A.P 단독 콘서트에
게스트로 초청받았다.

관객들은 현장에서 들어와 구경하는 일반 관객과 본인이 초대하고 싶은 지인들로 구성돼있다. 지인 초대라고 해도 같이 공연하는 타 밴드들에게는 일면식도 없는 완벽한 타인이기 때문에 낯선 관객인 건 매한가지다. 그래도 대부분 밴드 문화를 알고 오시기 때문에 꽤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공연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거나 소정의 금액을 받고 1-프리 드링크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활동들을 이어 나가며 음악 하시는 다양한 분들과 관계를 만들어 가다 보면 단독 공연에 게스트 밴드로 초대가 되거나 지역 행사에 초대받기도 한다.

▲ 작년 지인을 통해 추천받은 제천시 주관 공연. 코로나 이후 첫 공연이었으나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하여 공연이 취소되었다.

다가오는 6월, 기자의 활동 밴드는 4팀의 직장인 밴드와 함께 홍대 클럽에서 공연을 준비 중이다. 대중음악 커버부터 인디음악, 힙합 커버, J Rock, 메탈코어까지 다양한 음악을 하는 팀들이 모였다. 


서로 합을 맞추어 곡을 완성해 나가는 쾌감. 불가능할 것 같았던 곡을 연주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오는 짜릿함. 공연장의 긴장감을 뚫고 터지는 함성까지. ‘음악은 국가에서 허락한 유일한 마약.. ♬‘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듯 밴드는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만약 당신이 방구석 기타리스트나 노래방 로커라면,

 악기는 배웠는데 함께 연주하고 즐기고 싶다면,

동료를 찾아 ‘밴드’라는 항해를 떠나 보자. 

오태성 기자

부끄럽지만 제 밴드 내용을 기반으로 써 보았습니다. 평소 직장인 밴드에 관심 있으셨던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정말 재미있고 건강한 취미니 도전 많이 해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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