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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선입견을 벗어 던지는
유기견 이야기

SNS해시태그로 검색하면 많은 유기견이 나온다. 당장 내일이 안락사 예정인 유기견들이 넘쳐나는 현실에서 단 30%만이 입양된다고 한다. 유기견 입양을 꺼리는 이유 중 상당 부분은 ‘유기견은 문제가 많을 것이다, 몸이 안좋을 것이다’라는 선입견 때문이다. 하지만 유기견에게는 아무런 문제도, 잘못도 없다. 문제는 버린 사람에게 있다.

물론 유기견 입양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안쓰러운 마음에 덜컥 입양했다가 파양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유기견 뿐만 아니라 펫샵에서 분양을 받든 지인을 통해 데려오든 개를 키운다는 것은 쉽지 않다. 많은 조건이 있지만, 필수요소들을 체크해보자.


유기견 입양 체크리스트

  • (질병, 행동교정 등) 내가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 15년가량 개의 평생을 책임져 줄 수 있는가? 개는 4세 어린이를 키우는 것과 같다.
  • 같이 사는 모든 가족에게 동의를 받았는가?
  • 동물 털 알레르기가 있진 않은가.
  • 1~2개월 정도 입양한 개에게 집중할 정신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가?
    *행복한 반려 생활을 위해서는 입양자의 교육 및 강아지의 입양 후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새로 맞이한 식구가집 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데, 이때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 기존에 동물을 키우고 있다면 합사가 가능할 것인가?

유기견 입양 절차

위의 체크리스트를 진단해보고 모두 가능하다면 이제 가족으로 맞이할 유기견을 찾아보아야 한다. 현재 각 지자체에서는 유기동물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동물보호 관리시스템>사이트에 접속하면 전국의 유기동물 리스트를 볼 수 있다. 참고로 <포인핸드>라는 App을 통해서도 해당 공고 리스트를 볼 수 있다.

해당 공고일에서 10일이 지나면 동물의 소유권은 각 지자체로 넘어가게 되고 보호 중인 유기견을 입양할 수 있게 된다. 보호동물의 공고번호를 확인했다면, 해당 보호소에 전화하여 입양 가능 여부를 문의하고 방문하면 된다.

개인 구조자 및 사설 단체에서도 SNS를 통해 임시 보호를 하고 있는 유기견을 알려 입양시키고 있는데 시·군 보호소 대비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이렇게 허들을 높여 입양자를 정해도 파양하는 경우가 있어서 최근 그 기준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시·군 보호소에 있는 유기견들은 과도하게 많은 보호 개체 수가 케이지에 있어서 누군가가 입양해주길 간절하게 바라거나 안락사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어린 시절을 모두 보호소에서 보내는 개도 있다. 그러니 지방의 열악한 보호소 환경에서 가족만을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우선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입양견을 위한 지원 활동들

각 지자체에서는 유기동물 입양을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자체별로 지원금이 다소 차이는 있지만, 중성화 수술 비용 및 심장사상충 치료 등을 위한 10~30만 원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원해 입양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에서는 유기견의 입양률을 높이기 위해 중성화 수술 및 모든 건강검진과 질병 치료를 마친 후 입양시킨다. 지원센터에서 입양을 하기 위해선 3회 센터 방문 및 입양자 교육을 마쳐야 한다.

<용인시 동물보호센터>에서도 질병 치료 및 사회화 훈련을 시켜 입양시키고 있다. 단계가 복잡하지 않은 여타 지방의 보호소에서는 입양확인서만 받고 입양하는 경우도 있다.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자

어떤 보호소든 입양을 원하는 개가 있다면 2~3회 방문을 하여 개의 성향을 파악하고 우리 가족과 잘 어울릴지, 평생 책임질 수 있는지 판단하는 시간을 갖길 추천한다. 하루 이틀 함께할 사이가 아니라 가족으로 반려견을 맞이하는 것이므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불쌍해서 덜컥 데려온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파양하게 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이런경우 개는 또 다른 좋은 다른 가정으로 갈 기회를 잃게 되고, 입양자는 큰 죄책감을 안게 되어 모두에게 상처가 되기 때문에 절대 충동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아름다운 기다림

유기견을 입양했다면 필수적인 케어를 제외하고 한동안은 눈을 마주치거나 일부러 부르지 말아야 한다. 낯선 집에 적응할 수 있도록 조용한 환경을 조성해주고, 스스로 다가올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한다. 하루 만에 적응할 수도 있고 한 달이 걸릴 수도 있다. 서로 천천히 다가가길 권한다.

그리고 입양 초기 산책 중에 개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기 때문에 사전에 동물등록을 마치고 내장칩을 꼭 이식해야 한다. 야외 산책은 대략 한 달가량의 적응 기간을 거친 후 시도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전까지는 집안 곳곳에 간식을 뿌려가며 집안 산책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 입양 전
▲ 입양 초기
▲ 완전히 적응한 모습

포기하지 말자

개가 집에 온전히 적응할 동안 분리 불안이나 고립 장애가 생길 수도 있고, 많은 문제행동이 나올 수도 있다. 이것은 유기견이라서가 아니다. 모든 개가 적응하는 과정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현상이다. 개의 행동에는 늘 이유가 있으니 포기하지 말자.

기본적인 매너훈련은 보호자와 개 사이에 신뢰를 형성하게 한다. 매일 5분~10분 정도만 꾸준히 훈련해준다면 문제행동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강아지 무료 방문 훈련, 그룹훈련 프로그램들이 있고, 유튜브에도 전문 훈련사들이 교육법에 대해 소개해 두었다. 특히 서울시 및 경기도는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입양자 교육프로그램이 있으니 꼭 한번 찾아보길 권한다.

또 입양자를 위한 도서 <유기견 입양 교과서>, <당신의 몸짓은 개에게 무 엇을 말하는가?>, <문제행동 바로잡는 우리개 완벽훈련100>, <산책하는 강아지>를 추천한다.

반려견을 키울 생각이라면 유기견 입양을 꼭 고려해 보길 바란다. 어둡고 침울했던 강아지를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나의 반려견으로 만드는 보람을 느껴보면 어떨까?

김경희 기자

유기견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으나 여전히 입양률은 크게 오르지 않는 실정입니다. 지방 보호소는 더더욱 낮습니다. 저는 올해 1월 경남 고성 보호소에서 유기견을 입양하여 키우는데 지자체의 시스템도 입양 후 찾아보고 알게 되었어요. 유기견에 문제가 있어 버려졌을 거라는 선입견이 있어 선뜻 입양하기 꺼렸는데 막상 키우고 나니 문제는 보호자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입양 후 지금까지 강아지 교육에 관심을 갖고 실행에 옮기다 보니 어느새 어두웠던 과거를 잊고 매너가 아주 좋은 도시견으로 거듭났답니다. 제 글이 유기견 입양을 고려하고 계신 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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