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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서 만나는 찐 중동 음식! <호지보보>

기자는 이집트에서 왔다. 한식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따금 고향의 맛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이집트에는 2가지 스타일의 구운 고기가 있는데, 하나는 불에 구운 양고기 덩어리인 ‘케밥’이고 또 다른 하나는 양념이 잘 된 다진 양고기에 파슬리, 양파 및 마늘을 꼬치에 모양을 잡고 구운 ‘코프타’이다. 둘 다 일반적으로 타히니, 혼합 샐러드, 피클 및 빵과 함께 먹는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전통 이집트 음식점을 찾아보기가 힘들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우즈벡 음식점을 찾았다. 우즈벡 식당의 음식이 이집트와 흡사하다는 점에서 선택했다. 이집트와 우즈베키스탄은 서로 3,474km 떨어져 있지만 같은 이슬람권 국가이며 특히 음식 문화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다만 우즈벡에서는 케밥을 ‘샤슬릭’으로, 코프타를 ‘아데나’라고 부른다.

오늘 소개할 식당은 <호지보보>라는 이태원에 위치한 우즈벡 고기구이 전문점이다. 서울의 가장 글로벌한 동네인 이태원에 자리 잡은 호지보보는 중동 음악과 우즈벡의 미학이 어우러진 분위기 속에서 고객들을 매료시킨다. 가게의 인테리어와 그림, 그리고 테이블 세팅에서 우즈베키스탄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더불어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손님들이 방문하는 식당이기에 다문화적인 식사 경험을 선사한다.

다진 고기를 기반으로 한 요리인 ‘아데나 케밥(Adana Kebab)부터 만나보자. 우즈벡 전문 셰프가 직접 숯불로 구워내는 바베큐 그릴 양고기 꼬치이다. 고국의 ‘코프타’를 연상시켰다.

감자튀김, 양파, 토마토, 토르티야와 함께 길쭉한 접시에 제공된다. 함께 나오는 바비큐나 토마토소스와 함께 감칠맛 나는 랩을 만들어 먹었다. 고향에서 가족들과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맛이었다. 가족들과 집 옥상에 모여, 아버지는 ‘코프타’를 구워서 랩을 만들어주시곤 했던 따뜻한 겨울날의 기억 말이다.

다음으로 소개할 메뉴는 메뉴판에서 보고 반가웠던 ‘돌마(Dolma)’다. 이집트에서는 ‘마흐시’라고 불리며 양고기와 소고기,쌀을 포도잎에 싸고 증기로 쪄낸 우즈벡 전통 포도잎 쌈으로 한국의 김밥과 비슷한 요리다.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이집트 버전과는 사뭇 달랐지만, 그래도 충분히 맛이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

푸짐한 식사를 즐긴 후,호지보보의 시그니처 음료인 레몬티를 마시며 소화를 시켰다. 달콤한 레드티, 레몬주스, 설탕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었다. 맛있는 식사의 완벽한 피날레였다.

배가 불러 음식을 더 주문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아직 맛보지 못한 호지보보의 메뉴들이 많기에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

우즈벡 스타일의 양꼬치인 ‘Shosi Yangkochi(샤슬릭)’은 양념 된 양고기 길죽한 꼬치 4개와 야채 꼬치, 토르티야 빵, 그리고 김치가 함께 제공된다. 직접 구워서 먹는 한국 양꼬치 스타일과는 달리 이미 부드럽게 구워진 고기를 바로 즐길 수 있다.

(이미지 출처: 호지보보 네이버 플레이스)
(이미지 출처: 호지보보 네이버 플레이스)

호지보보의 스테이크 세트(Special steak bychef)도 맛보고 싶다. 옆 테이블에서 먹는 모습을 봤는데 화려한 불쇼도 제공해 눈이 즐거웠다. 인스타그램에 올리기에 좋을 법한 광경이었다. 하지만 가격이 꽤 비싸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모여 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호지보보는 한번 경험하고 다시 방문하게끔 하는 매력이 있다. 음식도 맛있었지만, 영어와 한국어가 유창한 웨이터들이 제공하는 세심한 서비스가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인상을 더 했다. 입구 앞에서 미소와 인사로 손님을 반기던 친절한 응대가 기억에 남는다.

서울에서 이국적인 음식을 경험하고 싶다면 한 번쯤 호지보보를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맛있는 경험뿐만 아니라 향수병의 감정과 아늑한 추억을 함께 공유하다 보니, 컴투스온 독자들과 마치 유대감이 생긴 것 같다. Bon Appétit!

Rou 기자

글을 쓸 때 많은 감정을 담는 편이다. 단순히 리뷰를 쓰더라도 이 경험에 대한 감정들을 충분히 표현할 것이다. 기회가 생길 때마다 무언가를 깊이 느끼는 모습을 여러분과 함께 기사로 공유하겠다. 오늘도 따뜻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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