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첫 선을 보인 ‘낚시의 신’은 간단한 조작만으로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3D 리얼 낚시 게임이다.

출시 이후 7년 동안 많은 조사(釣師, 혹은 釣士)들의 사랑을 받으며 장수 인기 레포츠 게임으로 자리해 왔다. 이러한 ‘낚시의 신’이 출시되기까지의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한다.

그때 그 시절

당시 모바일 게임 시장은 SNG류가 황금기를 이룬 시기였다. 2011년 출시한 컴투스의 ‘타이니팜’이 우리나라의 대표 게임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었는데, 하루 평균 70만 명이 즐기는 ‘착한 게임’으로 명성이 드높았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하게 유저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계속 발전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 2014년 5월, 출시 직후에 모인 개발진들과 기자(뒷줄 왼쪽 첫번째)

기술이 전부가 아니다

기자는 그러한 시기인 2013년부터 컴투스와 함께하게 되었고, 기존의 2D가 아닌 3D에 여러 가지 쉐이더 기술들을 접목해서 ‘낚시의 신’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도가 모바일 게임에서는 다소 시기상조라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기술적으로 고도화시켜 만들면 경쟁이 적은 낚시 게임 시장에서 성공하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초기 버전을 만들었다.

초기 개발 과정은 순탄해 보였지만, 최초 버전은 무척 실망스러운 반응이었다. 모바일 특유의 쫀득한 감성이 없었고, 메뉴의 터치감도 없었으며, 유저들에게 재미를 부여할 단계적인 허들 요소도 고려되지 않았다. 인앱 요소는 너무 단순해서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없었고, 하드코어 유저만이 잡을 수 있는 보스의 난이도 설계 등 개선해야 할 수많은 요소들로 넘쳤다.

최초 버전에서 나온 문제점들은 초창기에 주로 온라인 게임 개발자들로 구성되었던 개발진이 모바일 감성을 따라갈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모바일 게임만의 특성들을 간과한 채 기술적인 테크닉만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다소 안일한 생각에 빠져 완성도 측면에서 매우 부족해진 것이다.

3D 그래픽에 감성을 넣다

개발진은 어떻게 하면 모바일 게임 특유의 감성을 살리면서 특색 있는 ‘낚시의 신’을 만들 수 있을지 차례차례 연구해 보기 시작했다.

한번은 낚시하다가 물고기를 놓치면 아쉽다는 생각이 들게끔 연출을 추가해보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다 별도의 카메라를 설치해 놓친 물고기가 달아나는 연출을 추가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 물고기에 다시 한번 도전하게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추가되었고, 이렇게 개선에 개선을 거듭해 지금의 ‘재도전’이 만들어졌다. 실제 낚시에서도 놓친 물고기에 대한 아쉬움과 다시 낚고 싶다는 갈증이 있기 때문에 ‘재도전’ 기능이 조사님들의 큰 공감을 얻었던 것 같다.

그렇게 다양한 평가와 피드백을 받아 뜯어내고 갈아엎기를 수십 번. 당시에는 이해가 가지 않는 수많은 피드백이 지금 생각해보면, 모바일 게임 시장이 요구하는 트렌드는 모른 채 콘텐츠 덩어리들만 만들어 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결국 부족한 것들을 따라잡기 위해 1년 동안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거쳤고, 그동안 빠르게 변하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 수많은 3D 게임들이 쏟아져 나왔다. 유저들이 퍼즐이나 SNG 류의 단조로움을 벗어나 보다 역동적이고 전략적인 게임들까지 소비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흥행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시기에 맞춰 상품성을 높이고 모바일 게임 특유의 감성을 보완한 ‘낚시의 신’이 드디어 출시되었다. 그리고 1년 만에 3천만 다운로드를 돌파, 영국의 모바일 게임 전문 매체 ‘포켓게이머’가 선정한 2015년 최고의 스포츠 게임으로 선정되며 게임성을 인정받았다.

감사함을 넘어 다시 또 새로움으로

‘낚시의 신’은 출시를 준비하면서 수많은 요청 사항과 개선 사항들이 있었다. 당시 개발자인 기자가 솔직히 말하자면 그때는 너무 서운하고 때로는 화도 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이 없었다면 지금의 ‘낚시의 신’도 없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이 기회를 빌려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물론 출시 후에도 많은 조사님이 사랑해주신 덕분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의 원동력이 되었다. 7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게임에 로그인 하신 ‘출석왕’ 조사 3분을 비롯해 63일간 쉬지 않고 게임을 플레이 하신 ‘철인왕’ 조사님, 약 132만 마리의 물고기를 낚으신 ‘수족관 사장님’ 등 개발진의 입장에서도 대단하다고 여겨지는 기록을 세우신 조사님들이 계셨기에 그분들께도 고개 숙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최근 Fishing스튜디오에서는 요즘 변화하고 있는 흐름에 맞춰 낚시와 방치형 요소를 가미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아직은 개발이 한참이라 이렇다 할 결과물을 독자들에게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앞으로 공개될 새 프로젝트에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문정환 기자

기자가 되면 어떤 고민을 하게 되는지 직접 경험해 봐야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는데, ‘역시 쉬운 일은 하나도 없구나’하는 걸 느꼈습니다. 다들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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