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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인생을 회복시키는 꿈의 항해 ‘컴투스위드’

아이디어 공모전 결선은 컴투스 그룹의 자회사 ‘컴투스위드’의 축하 공연으로 그 막이 올랐다. 경쾌하고 신나는 곡으로 컴투스위드만의 아름다운 선율이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공연 중간 퍼포먼스가 흥을 돋우고 절로 웃음 짓게 했다. 보는 이도 연주하는 이도 즐거운 신명나는 무대였다.

“이번 무대는 컴투스와 컴투스위드가 하나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어요.
‘하나’의 가치에 초점을 맞춰 이번 공연을 기획했습니다.
-이현주 단장-

이현주 단장은 16년째 활동하며 정부 주최 행사까지 경험한 베테랑이지만, 이번 사내 공연은 특히나 떨렸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모회사의 첫 연주라는 기분 좋은 부담감과 함께 신중하게 임했다는 이번 공연, 즐거웠던 무대를 잠시 함께 감상해 보자.

칙칙폭폭 열차처럼 관객을 가로지르며 퍼포먼스를 하기도 하며, 다함께 율동하며 연주를 하기도 했다.

컴투스위드는 사내 공연뿐만 아니라 제주 국제 관악제, 카카오링키지랩 송년회 무대도 오르기도 했다.

카카오링키지랩 송년회

컴투스위드는 컴투스 그룹의 자회사이자, 국내 최초 오케스트라 형태의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컴투스위드만의 음악을 매개로 다양한 사회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더 나아가 진정한 사회통합에 이바지하는 데 목표를 갖고 있다. 

주력사업은 학교, 기업,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장애 인식 개선 및 장애 이해 교육 콘서트를 하는 것이다. 컴투스위드처럼 건강한 오케스트라가 설립되길 바라며 무료로 장애인 오케스트라 컨설팅 및 창단지원도 하고 있다. 컴투스위드를 향한 외부의 관심이 뜨겁다.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 2023년 11월,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컴투스위드’ 설립
  • 2023년 12월 1일, 첫 근무 시작
  • 2023년 12월, 첫 오케스트라 공연 성료
  • 2024년 1월,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인증 취득
  • 2024년 11월, ‘장애인 고용컨설팅 성과공유대회’ 최우수상 수상

그렇다면 크루들의 하루는 어떨까?

컴투스위드의 장애인 직원들은 모두 오케스트라 단원들로, 중증 발달장애인 24명과 1급 시각장애인 1명을 포함해 25명이다. 그리고 비장애인을 포함하면 총 31명이 컴투스위드에 근무 중이다.

크루들은 여느 직장인들과 다를 바 없는 9 to 6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출근 시간은 8시 50분! 발달 장애인 크루들은 천천히 행동하는 이들이 많아서 근무에 돌입하기 위한 10분의 여유시간을 둔다고 한다. 그리고 9시 조회 시작 후 체조, 롱톤/텅잉 연습을 시작한다. 롱톤 연습은 호흡을 길게 내면서 한 음을 길게 부는 연습인데 언어 치료의 효과도 있다. 그렇게 15분 정도 근무 준비를 마치면 본격적으로 팀 연습을 하며 근무에 돌입한다. 

오후 12시, 공식 퇴근 시간이지만 대부분의 크루들은 오후에 발달 장애인 주간 활동 서비스에 참여한다. 갈 곳이 마땅하지 않은 발달 장애인 크루들이 악기를 연주 하기도 하고, 문화 생활을 즐기며 여가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회사를 나서서 집으로 향하는 시간은 오후 6시다. 평범해 보이는 9 to 6의 일상은 꽤나 특별하다고 한다. 

“많은 기업들이 장애인 고용을 실시하지만 대개 단순 노동에 그치곤 하는 것이 현실인데요. 실제로 규칙적인 출퇴근을 하지 않은 곳도 많다고 해요. 하지만 컴투스위드에서는 직무 그 자체만으로 단순 노동을 넘어 자아를 실현할 수 있고, 보통의 9 to 6 근무를 하는 직장인들의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아침에 출근 하고 저녁에 퇴근해서 여유를 누리는 삶, 9 to 6 근무는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 장애인 고용 환경에서는 매우 특별하답니다.”
-이현주 단장-

현재 컴투스위드에 입사하기 위해 30여 명의 인원이 대기를 걸어 놓은 상태다. 채용 연계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멀리서 실습생들이 많이 찾아올 정도로 컴투스위드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많다. 

취업 이후 크루들은 얼마나 변했을까?

입사 초기엔 호기심 가득한 크루들이 돌발행동을 하곤 했다. 건물을 돌아다니며 모든 불을 끄기도, 화장실을 물바다로 만들기도, 휴지를 모두 뽑아 변기를 막히게 하기도 했다. 민원의 연속이었다. 사회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또 슬기로운 직장 생활을 위해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컴투스위드만의 규칙을 만들었다.   

발달장애인 크루들이 회사를 넘어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선 규칙과 약속을 준수하는 게 중요하다. 약속의 중요성과 행동을 규율하는 장치로 반성문이 가장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크루들은 점점 공동체에 적응해 갔고 이제는 건물의 민원 대상이 아닌 이웃으로 잘 지내고 있다. 이제는 반성문 대신 자화상을 그리는 횟수가 더 늘고 있다. 자화상은 AI 활용 창작곡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가장 많은 변화는 ‘관계의 기술’입니다. 처음 입사 후 서로를 비난하거나 분노 조절을 못해 갑자기 화를 내고 물건을 던지며 동료를 가볍게 터치하는 일도 있었어요. 관계 개선을 위해 조회시간에 매일 서로를 칭찬하며 근무를 시작하니 이젠 오히려 서로에게 고마운 이야기를 나누게 됐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대화의 기술’입니다. 언어적 표현이 서툰 발달장애 크루들이 대화를 조금 두려워해서 쉬는 시간이 되면 모두 각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곤 했는데요. 매일 출근하며 긍정적인 대화를 많이 나누게 되니 자기표현에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   이현주 단장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료로서 함께 하는 것’이 컴투스위드가 추구하는 가치다. 많은 장애인 사업장에서는 ‘동료’보다는 ‘선생님’이라는 개념이 강하다. 하지만 컴투스위드는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를 지향한다. 컴투스위드에서는 모두 같은 ‘크루’다.

대신 컴투스위드에는 ‘팀장’이 있다. 화장실 휴지를 풀어놓는다든가 물로 장난을 치는 개구쟁이들이 있어서 팀장들이 돌아가며 화장실을 관리한다. 내부 질서를 위해서 팀장이라는 직책이 있는 것이지, 크루들을 교육하는 강사의 입장은 아니다. ‘강사’라는 말조차 사용하지 않는다.

독특한 이력을 가진 크루들도 돋보인다. S사 장애인 표준 사업장에서 세차 직무를 하던 크루, N사 장애인 표준 사업장에서 식물의 벌레를 잡는 직무를 하던 크루, K사 장애인 농구단에서 체육인으로 활동하던 크루, 입사하며 음악을 처음 해본 크루도 있다. 

그런데도 수준급 공연을 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일까? 컴투스위드는 대외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인정받아 경기도 예술인과 기업의 만남 자리에 초청받기도 했다. 공연의 비결을 물으니, 이현주 단장은 ‘소통’, ‘관계’, ‘통합’을 답했다.

“크루들의 배경은 다르지만 모두 함께 음악이라는 언어로 ‘소통’하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모두 한목소리로 과거로 다신 돌아가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음악을 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답니다. 가장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라 행복하다고 해요.

모든 직무능력은 ‘관계’가 만들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적 경험이 없지만 서로에게 존중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불가능은 없는 것 같아요. 사회에 ‘장애’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통합’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저의 바람을 저희 크루들이 이루어주었습니다.”

컴투스위드는 단합력도 남다르다. 보통의 직장에서 워크샵은 긍부정적 반응이 섞여 있곤 하지만 컴투스위드 크루들은 모두 워크샵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재작년 초에 강원도 속초, 강릉, 양양을 다녀왔는데, 얼마나 좋았는지 많은 크루가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워크샵을 반복해 이야기 한다고 한다. 크루들에게 컴투스위드는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유일한 공동체이자 삶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사회성을 기르는 기회의 장이자 행복을 선물해줄 두 번째 워크샵을 향한 크루들의 기대가 뜨겁다.

컴투스위드, 어떻게 시작된 것인가요?

컴투스위드를 논하려면 ‘아인스바움’을 빼놓을 수 없어요. 저희는 아인스바움이라는 이름의 장애인/비장애인 통합 오케스트라로 처음 시작하여 무려 15년 동안 활동을 했어요. 그리고 컴투스 그룹을 만나 ‘컴투스위드’가 탄생한 것이랍니다. 사실 오랜 시간 아주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급여를 줄 수 없으니 15년 동안 많은 동료들이 떠나갔고, 1.5톤의 악기들을 둘 공간조차 없었답니다. 코로나19 때는 연습할 수 있는 저희만의 공간이 아예 없었어요.

그렇게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었을 시기에 많은 기업들이 러브콜을 보내주셨어요. 보통 장애인 사업장 운영이 어려운 이유가 자생이 힘들기 때문인데요. 아인스바움은 15년간 지원 없이 활동하며 꾸준히 성장해왔고, 그 모습을 통해 자생 능력이 검증됐다고 봐주셨기 때문이죠. 그때 컴투스 그룹도 선물같이 저희에게 찾아왔어요. 당시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답니다.

러브콜들 가운데 꿈의 동반자로 컴투스 그룹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많은 러브콜들 중 컴투스를 선택한 이유는 ‘존중’이었습니다. 컴투스는 따뜻하고 유연한 태도로 저희를 바라봐 주셨거든요. 보통은 기업에서 원하는 틀이 있어요. 하지만 컴투스 그룹은 틀을 이야기하기 전에, 저희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셨어요. 아인스바움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시고, 기존 단원들과 활동 방향성을 최대한 배려해 주셨답니다.

예컨대 회사의 위치를 정하는 것에서도 존중이 먼저였어요. 기존 활동 반경, 크루들의 거주 지역 등을 고려해서 분당 쪽에 회사 위치를 정할 수 있도록 해주셨답니다. 비용보다는 활동 반경을 고려해 주신 거죠. 심지어 회사가 역세권에 있어요. 정말 말 그대로 꿈의 직장인 셈이죠. 공간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어서, 조금만 더 장소가 확장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든든한 산이 되어주고 있는 컴투스, 언제나 감사할 따름이에요.

컴투스위드 위치: 경기 성남시 분당구 돌마로 47 이코노샤르망 6층 606

컴투스위드는 게임업계 최초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인데요. 어떤 의미인가요?

장애인의 고용 유지를 위해 ‘자회사형 표준 사업장’을 설립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허가를 받는 것도 굉장히 까다롭고 책임의 무게가 막중하거든요. 보통 많은 기업들이 장애인 표준 사업장 설립을 꺼려요. 장애인 표준사업장보다는 장애인 연계 고용을 통해 책임의 무게를 내려놓는 방법을 택하죠. 하지만 컴투스 그룹은 결단을 하고 그 어려운 길을 묵묵히 걸어간 거예요. 엄청난 결단이었고, 결국 해낸 것이죠.

최근 ‘장애인 고용컨설팅 성과공유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하셨는데요. 그 비결이 무엇인가요?

팀워크죠. 건강한 기업과 건강한 장애예술단체 그리고 두 기관의 장점을 알아봐 주시고 설립에서 사후 관리까지 철저하게 진행해 주시는 한국장애인 고용공단간의 서로에 대한 신뢰와 팀워크 덕분입니다. 팀워크는 수많은 열매를 맺어갈 수 있는 가장 큰 비결이라 생각합니다.

‘장애인 고용컨설팅 성과공유대회’ 수상 사진(컴투스 채용실 이우진 이사_우측 두번째)

앞으로의 목표는? 

컴투스위드의 목표는 지금처럼 앞으로도 모든 구성원이 행복한 직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음악이 직무인 만큼 실력은 물론이고 태도로 인정받는 컴투스위드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현재 30명이 넘는 실습생분들이 입사를 위해 기약 없이 대기를 걸어 놓은 상태인데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5명 정도 추가 고용을 통해 더 많은 분들께 인생의 전환점을 선물해 드리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컴투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전하는 메시지

발달장애인은 평생 동안 자조와 자립 훈련을 위해 정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있습니다. 발달장애 가족분들의 최종 목표는 가족과의 경제적, 일상적 분리인데요. 건강한 기업에 취업이 되어 실제 관계를 맺어가지 않는다면 이룰 수 없는 과업입니다.

과거 발달장애인의 취업은 꿈조차 꿀 수 없었지만, 현재는 취업의 문이 크게 열려 있죠. 하지만 동시에 ‘어떻게 고용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고민해 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현재 사회적 흐름은 고용 주체의 관리가 필요하지 않은 재택근무를 선호하고 있는데요. 발달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을 위해 어떠한 근로 형태가 필요한지 정부가 함께 고민해 봐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박찬건 기자

취재를 하며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매일이 정말 꿈 같아요’였다. 이 기사를 읽고 있는 사우님의 노력으로 누군가에게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고 있다. 당신은 정말 멋지다! 남들은 가기 힘들어하는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컴투스 그룹 최고! 컴투스위드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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