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라이제이션실 직원들이 모여 각국의 결혼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경제적 부담을 나누는 방식, 하객들이 함께하는 모습, 결혼식 전후로 이어지는 다채로운 의식까지. 사랑이라는 보편적 감정이 각 나라의 문화와 만나 어떻게 특별한 모습으로 피어나는지, 튀르키예·독일·이집트·중국·브라질의 결혼 풍습을 통해 흥미로운 여정을 떠나보자.
오늘의 인터뷰이들
케필: 중국에서 온 케필입니다.
프레첼: 독일에서 온 프레첼입니다!
다다: 18년간 브라질에서 생활한 다다입니다!
루: 이집트에서 온 루입니다.
에러팅: 튀르키예에서 온 에러팅입니다!
프로포즈, 각국의 특별한 순간들
에러팅(튀르키예): 프로포즈는 남자가 합니다. 부모님의 허락을 구하기 전에 서로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남자가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거나 낭만적인 분위기에서 서프라이즈로 프로포즈를 합니다.
프레첼(독일): 독일에서는 보통 남자가 여자에게 프로포즈를 합니다. 전통을 따르고 싶다면 남자가 여자 부모님께 허락을 구할 수도 있지만, 요즘은 그렇게 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보통은 함께 특별한 곳에 놀러 가거나 식당에 가서, 남자가 반지를 준비해 여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 결혼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프로포즈 후에는 본격적으로 결혼 준비가 시작됩니다.
루(이집트): 이집트에선 보통 남자가 여자의 가족 허락을 받고 프로포즈하지만, 가끔은 프로포즈를 생략하기도 해요. 가족 허락 받으면 끝!
케필(중국): 대부분 남성이 여성에게 청혼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젊은 세대에서는 여성이 먼저 프로포즈하거나, 두 사람이 함께 상의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반지를 준비하고, 꽃다발을 들고 무릎을 꿇는 장면이 흔합니다.
다다(브라질): 보통 남자가 합니다. 한국과는 조금 다르게 결혼 준비 과정에서가 아닌 아예 처음부터 이 사람과 결혼 자체가 하고 싶을 때 프로포즈를 먼저 하고 결혼 준비를 합니다. 보통 어딜 특별하게 놀러간다거나 특별한 장소에서 반지와 함께 프로포즈를 합니다.
결혼 준비: 돈 이야기부터 가족 만남까지
경제적 부담, 누가 진다?
에러팅(튀르키예): 보통 집과 차는 남자가 마련하고 가구는 여자가 부담해요. 물론 경제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남자에게는 가족을 위해 돈을 벌어 생활을 책임지는 능력이 요구되고, 여자에게는 집안을 돌보는 살림 능력이 요구돼요.
프레첼(독일): 결혼 준비 과정에서 신랑이나 신부가 반드시 맡아야 하는 정해진 역할이나 부담은 없어요. 대부분 신랑과 신부가 직접 비용을 나누거나 양가 부모님이 합의해 함께 부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처럼 집, 혼수, 고가 예물을 준비하는 문화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최근에는 규모를 줄이고 개인적이고 아담한 결혼식을 올리며, 자신의 예산에 맞춰 비용을 조정하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요.
루(이집트): 보통 남자가 집을 마련하고 가구 대부분을 준비해요. 여자는 주방용품, 가전제품, 수건, 커튼, 카펫 등 패브릭류를 직접 사요. 그 외 혼수는 주로 남자가 부담하고 약혼할 때 여자에게 현금과 금도 줘요.
케필(중국): 신랑은 집, 차, 예물을 담당하고 신부는 혼수를 준비해요. 결혼식 비용은 보통 신랑 측이 더 큰 비중을 부담합니다. 호텔 예약, 연회 비용, 웨딩 촬영 등은 대부분 신랑 집안 몫이지만 신부 측도 일부 비용을 분담하는 경우가 많아요.
다다(브라질): 정해진 규칙은 없어요. 필요한 것들을 보통 함께 부담하고, 특별히 역할이 나뉘지는 않습니다.
양가 상견례의 다양한 모습
에러팅(튀르키예): 남자의 가족이 여자의 집을 방문해 ‘우리 아들이 따님과 결혼하고 싶어 부모님의 허락을 받으러 왔습니다.’라고 말해요. 이때 재미있는 전통이 있는데, 여자가 모두에게 터키 커피를 대접하면서 결혼 상대인 남자에게만 소금 탄 커피를 줘요. 남자가 티 내지 않고 맛있게 마시면 ‘우리 딸이 준 이 맛없는 커피도 견디니 결혼 생활의 어려움도 잘 견디겠다’고 믿으며 여자의 가족이 결혼을 허락해줘요.
소금 커피 – Davetiye Market
프레첼(독일): 결혼 전에 양가 부모님이 꼭 만나는 전통은 없어요. 다만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부모님들이 인사하고 식사 자리를 가지며 친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별한 절차나 형식 없이 서로를 소개하고 결혼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로 가볍게 진행돼요.
루(이집트): 결혼 전에는 반드시 신부 아버지의 허락을 받아야 해요. 신랑은 가족과 함께 신부 집을 방문해 공식적으로 신부의 손을 요청하는 절차를 밟습니다.
케필(중국): 연애가 깊어지고 결혼 의사가 확실해지면 남성이 부모님께 알리고 만남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아요. 한국의 상견례처럼 함께 식사하는 자리 정도로 치르는 경우도 있어요.
다다(브라질): 한국과 달리 상견례 같은 개념은 없어요. 자연스럽게 부모님들을 만나 식사하고 편한 분위기에서 소개하는 정도예요.
전통 선물의 의미
에러팅(튀르키예): 결혼 선물로 금은 필수예요. 신랑 가족은 신부에게 반지, 팔찌 등 금 액세서리 세트를 주고, 신부 가족은 신랑에게 고급 시계와 커프스 단추를 선물해요. 그 외에도 서로 필요한 물품을 담은 보자기를 주고받아요. 웨딩드레스는 신랑 측이, 정장은 신부 측이 준비해 교환하며 사이좋게 준비하는 문화예요.
루(이집트): 역시 금은 필수예요. 나머지 선물은 약혼 기간 동안 열리는 이벤트에 따라 달라져요.
프레첼(독일): 전통 선물은 따로 없어요. 하객들이 신혼부부에게 결혼 비용을 보태거나 미래를 위해 저축할 수 있도록 돈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전제품이나 여행 상품권 같은 실용적인 선물도 인기가 있어요.
케필(중국): 신랑 측은 彩礼(채례)라고 해서 현금, 금, 의복, 비단, 술, 담배, 차, 과일 등을 준비하고, 신부 측은 嫁妆(가장)이라 불리는 가구, 가전제품, 붉은색 침구 세트, 생활용품, 일부 현금과 금을 답례로 가져와요.
다다(브라질): 특별한 전통 선물은 없어요.
결혼식: 정말 하루 종일 한다고?
결혼식 전 준비 의식들
에러팅(튀르키예): 기본적으로 약혼식, Henna Night, 결혼식 순서로 진행돼요. 약혼식은 결혼식 몇 개월 전에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소규모로 하고요. Henna Night는 결혼식 전날 저녁에 여자들만 참석하는 파티예요. 파티가 끝나기 전 신랑도 잠깐 오는데 그때 서로 손에 헤나를 발라줘요. 재미있는 전통이 또 있는데, 시어머니가 신부에게 손을 내밀어달라고 하면 신부는 절대 주먹을 안 펴요. 시어머니가 금을 꺼내서 줘야지만 주먹을 피는 거죠.
Henna Night 전통 – Düğün.com
프레첼(독일): 꼭 치러야 하는 전통적인 의식은 없어요. 일부 커플은 약혼 파티를 열기도 하지만 선택 사항이고 흔하지는 않아요. 대신 결혼 직전에 폴터아벤트라는 행사가 많이 열려요. 결혼식 전날 밤에 친구와 가족들이 모여 도자기나 사기 그릇을 깨뜨리며 악귀를 물리치고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는 행사죠. 많은 커플들이 총각 파티나 처녀 파티를 친구들과 함께 즐기기도 해요.
루(이집트): 순서로는 신부 댁 첫 방문, 약혼식, 결혼 전날 축하파티, 결혼식 순이에요. 결혼식 외에는 여자가 다 담당하는 의식들이에요.
케필(중국): 호텔 예약, 웨딩 촬영, 예물 협의, 상견례 같은 준비들을 해요.
다다(브라질): 프로포즈를 하고 나서 결혼식까지 기간을 약혼 상태라고 해요. 친한 친구들이 브라이덜 샤워를 같이 해주고 신랑, 신부 측 각각 친한 친구들을 best man, maid of honor로 선정하면서 나름 고가의 선물도 같이 해줍니다. 이 역할은 신랑, 신부의 결혼 준비를 같이 도와주고, 축가, 축사, 파티 등 함께해요.
결혼식 하루의 여정
에러팅(튀르키예): 결혼식은 하루 종일 이어집니다. 낮에는 신랑이 신부를 데리러 가고, 예전엔 말을 탔지만 요즘은 꾸민 차량으로 이동해요. 하객들이 차를 따라 이동하며, 출발 전 아이들이 차를 막고 용돈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결혼식은 주로 야외에서 열리고 밤까지 춤과 식사, 파티가 이어집니다.
프레첼(독일): 독일에서는 결혼식이 여러 형태로 진행돼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시청에서 하는 법적 혼인 신고인데, 이는 법적으로 반드시 필요해요. 종교적인 커플은 여기에 더해 교회식 결혼식을 선택하기도 하고, 종교와 상관없이 개성을 살린 자유 결혼식을 하기도 하며, 야외에서 진행되는 경우도 많아요. 일부 커플들이 성, 호수, 역사적인 건물 등 특별한 장소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도 해요! 제 부모님은 성에서 결혼하셨거든요. 결혼식 규모는 커플마다 달라요. 가족과 가까운 친구만 초대해 소규모로 치르는 경우도 있고, 수많은 하객과 함께 성대하게 치르는 경우도 있어요.
혼인신고 (Standesamt) – Hochzeitslicht
루(이집트): 종교적 서약식 이후 파티를 시작해요. 밤새도록 춤을 추고, 끝날 때 차를 몰고 퍼레이드까지 해요! 요즘 이집트에서는 신부가 결혼식 중에 웨딩드레스를 두 번 갈아입는 경우가 많아요. 첫 번째 드레스는 입장할 때를 위한 공주 스타일 드레스이고, 두 번째는 밤새 춤추기 좋은 가벼운 드레스로 갈아입어요!
케필(중국): 보통 호텔 연회장 현대식이 가장 흔하고, 일부는 전통 의식이나 종교식, 젊은 층은 야외·소규모 예식도 선택해요. 규모는 농촌에서는 수백 명의 대규모, 도시는 50~200명 정도가 일반적이에요. 절차는 신랑이 신부 집에 가는 픽업 의식(接亲), 예식장 입장과 반지 교환, 이어서 하객 연회로 이어지는 형태가 보편적이에요.
다다(브라질): 종교식, 현대식, 야외식 이렇게 대규모로 보통 진행해요. 기본이 200~400명이에요.
전통 음식과 음료
에러팅(튀르키예): 전통적으로 결혼식이 길게 이어지기 때문에 풀코스 음식을 대접합니다. 다만 경제적 여건에 따라 음료와 케이크만 준비하기도 해요. 대표적인 전통 음식으로는 양고기나 소고기가 들어간 스프가 있지만, 지역마다 달라지기도 합니다.
프레첼(독일): 반드시 등장하는 전통 음식은 없어요. 보통 신랑·신부의 취향에 맞춘 만찬이나 뷔페가 준비됩니다. 웨딩 케이크를 신랑과 신부가 함께 자르는 것은 전형적인 풍습이에요.
루(이집트): 케이크와 음료는 꼭 제공되지만, 메인 음식은 자유롭게 정합니다.
케필(중국): 면, 생선, 닭, 단팥죽 같은 음식과 백주는 거의 빠지지 않는 전통적 상징 메뉴입니다.
다다(브라질): ‘Bem-casado(벵 카자두, 행복한 결혼)’라는 디저트가 필수입니다.
Bem-casado 디저트 – Lápis de Noiva
신랑·신부의 전통 의상
에러팅(튀르키예): 결혼식 당일 신부는 웨딩드레스를, 신랑은 정장을 입습니다. 전통 의상은 Henna Night에서 신부가 입는 옷 정도만 있어요.
프레첼(독일): 신부는 흰 드레스, 신랑은 정장이나 턱시도를 입습니다. 전통적인 혼례복은 없지만, 개성 있는 색상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루(이집트): 전통 의상은 따로 없어요. 결혼 전날 파티에서 여러 가지 룩을 갈아입을 수 있습니다.
케필(중국): 신부는 붉은 치파오나 콰궈, 신랑은 마괘·창파오 같은 전통 의상을 입습니다. 붉은색과 용·봉황 문양이 대표적 상징이에요.
다다(브라질): 특별한 전통 의상은 없고, 신랑은 턱시도, 신부는 드레스를 입습니다.
하객들의 복장
에러팅(튀르키예): 신랑 신부와 가까울수록 화려하게 차려입지만, 신부보다 튀지 않게 조절합니다. 기본적으로 흰색은 피하는 것이 예의예요.
프레첼(독일): 하객들은 격식 있는 정장이나 드레스를 입습니다. 흰색은 신부의 색이므로 피해야 하고, 그 외에는 분위기에 맞게 우아하게 차려입어요.
루(이집트): 어두운 정장이나 단조로운 복장은 거의 없고, 특히 여성 하객들은 화려한 드레스와 메이크업으로 최대한 멋을 내고 참석합니다. 다만 흰색은 신부의 상징이라 피하는 게 예의입니다.
에러팅(튀르키예): 아는 사람을 모두 불러요! 가족과 가까운 친척, 친구는 금을 선물해주고 그 외 하객들은 축의금을 줍니다.
프레첼(독일): 결혼식에 보통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이 초대돼요. 규모에 따라 친척, 지인, 직장 동료도 함께 초대되기도 하고요. 하객들이 보통 축하 카드와 함께 현금을 봉투에 넣어 선물해요. 금액은 신랑 또는 신부와의 친밀도나 참석 인원에 따라 달라지고요. 돈 외에도 가전제품, 인테리어 용품, 여행 상품권 등 실용적인 선물을 하기도 해요.
루(이집트): 이집트 사람들은 정말 관대해서 아는 사람은 전부 초대해요. 한국처럼 밥값으로 축의금을 요구하지도 않아요. 그런데도 하객들이 부모님께 돈을 꼭 드리겠다고 고집하고, 부모님은 계속 거절하다가 결국은 그 압박에 못 이겨 받게 되죠! 가족들은 신랑·신부 부모님께 축의금을 드리고, 친구들은 신랑 신부에게 선물을 줘요.
케필(중국): 가족·친척, 가까운 친구, 직장 동료, 이웃·지인까지 와요. *홍바오가 기본적인 축하 방식이며, 금액은 친밀도·풍습·길한 숫자에 따라 정해져요.
*홍바오(紅包, hóngbāo)는 중국과 중화권 문화권에서 사용하는 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 선물하는 풍습
뜻: 직역하면 ‘빨간 봉투’라는 의미다. 붉은색은 중국 문화에서 행운·번영·길상을 상징하는 색으로, 축복의 의미를 담고 있다.
사용되는 경우: 결혼식, 명절(특히 춘절), 생일, 출산, 졸업, 승진 등 경사스러운 자리에서 주로 사용한다.
결혼식에서는: 하객이 신랑·신부에게 축의금으로 홍바오를 건네는 것이 일반적이다. 금액은 지역, 친밀도, 길한 숫자(짝수·‘8’ 선호) 등에 따라 달라진다.
상징: 단순히 돈이 아니라 ‘행운과 번영을 기원하는 마음’을 전하는 선물이다.
👉 한국의 ‘축의금 봉투’와 비슷하지만, 붉은색 봉투 자체가 중요한 상징이라는 점이 차이점
홍바오 이미지 (Baidu)
다다(브라질): 신랑, 신부와 관련된 모든 사람과 그들의 부모님 지인까지 모두 초대돼요. 신랑, 신부가 선물 리스트를 준비하면 하객들은 해당 선물을 해주는 방식으로 축하해줘요.
요즘 젊은이들은 생각이 다르다?
결혼 상대를 만나는 방식의 변화
에러팅(튀르키예):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좋지 않습니다. 젊은 세대는 결혼 생각이 없어도 동거를 선택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지만, 나이가 많은 세대로 갈수록 부정적인 시선이 강합니다.
주변에서 만나는 것이 가장 흔할 것 같습니다. 최근에 어플로 만나는 사람도 많아요.
프레첼(독일): 보통 연애를 통해 자연스럽게 결혼 상대를 만납니다. 친구 모임, 학교, 직장, 일상생활에서 만나기도 하고, 최근에는 온라인 데이팅 앱이나 사이트도 많이 이용됩니다. 전통적인 중매나 맞선은 거의 없습니다.
루(이집트):직장이나 학교에서 만나거나, 친구나 가족의 소개로 인연을 맺는 경우가 많습니다.
케필(중국): 젊은 세대는 연애·온라인 매칭, 기성세대는 맞선·중매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다다(브라질): 친구 소개, 학연, 직장 그리고 최근에는 어플로 만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통 1년 이상 연애를 하고 결혼에 골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거에 대한 사회적 인식
에러팅(튀르키예):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좋지 않습니다. 젊은 세대는 결혼 생각이 없어도 동거를 선택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지만, 나이가 많은 세대로 갈수록 부정적인 시선이 강합니다.
프레첼(독일): 결혼 전 동거는 아주 흔하고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집니다. 많은 커플들이 결혼을 생각하기도 전에 함께 살기 시작합니다. 다만 일부 종교적 가정에서는 아직 비판적으로 보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
루(이집트): 절대 금지입니다! (웃음) 결혼 전 동거는 여전히 허용되지 않습니다.
케필(중국): 도시의 젊은 층은 동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기성세대와 농촌 지역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강합니다.
다다(브라질): 결혼 전 동거는 이미 흔한 일이라 대부분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동거를 하고 있는 커플이 워낙 많아 사회적으로도 아무렇지 않게 여겨집니다.
재혼과 만혼에 대한 시각
에러팅(튀르키예): 비교적 젊은 나이라면 재혼은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만혼의 경우에는 ‘이 나이까지 결혼하지 못한 데에는 뭔가 문제가 있구나’라는 시선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프레첼(독일): 늦게 결혼하거나 이혼 후 재혼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이나 생활이 안정된 후에 결혼을 선택합니다.
루(이집트): 부정적인 전통적 시각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세대와 지역, 교육 수준에 따라 재혼이나 만혼에 대한 인식은 점차 달라지고 있습니다.
다다(브라질): 브라질에서는 오히려 재혼을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자유롭게 받아들여집니다.
비혼에 대한 인식
에러팅(튀르키예): 비혼 자체를 꼭 안 좋게 보지는 않아요. 다만 만혼과 마찬가지로 ‘어딘가 문제가 있구나’라고 생각하거나, ‘누군가를 정말 사랑했는데 이어지지 못했겠지’라는 식으로 불쌍하게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이가 젊을 때는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나이가 들수록 비혼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점점 강해지는 것 같아요.
프레첼(독일): 독일에서는 비혼이 사회적으로 충분히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대체로 존중받아요. 다만 아주 전통적인 일부에서는 여전히 비판적인 시각이 남아 있기는 합니다.
루(이집트): 비혼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에요. 결혼은 여전히 인생에서 가장 큰 성공으로 여겨지며,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어딘가 부족하다고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케필(중국): 중국에서도 점차 재혼이나 만혼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그러나 전통적 세대의 편견과 사회적 압박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비혼은 특히 가족과 기성세대에게 부담스럽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다(브라질): 브라질에서는 비혼을 특별하게 문제 삼지 않습니다.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개인의 선택으로 존중하는 분위기가 강하고, 사회적으로도 크게 부정적인 시각은 없습니다.
결혼은 필수 vs 선택
에러팅(튀르키예): 전반적으로 결혼에 대한 인식과 역할 부담이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예전에 결혼은 필수였다면 최근에는 선택 사항으로 여겨지고 그 관련 과정들도 물론 변하고 있어요. 특히 결혼 나이에 대한 인식이 가장 많이 변했는데 기성세대는 늦어도 20대 중반에 결혼했다면 젊은 세대는 이제 나이의 장벽을 느끼지 않고 본인 상황과 여유에 따라 결혼을 하게 돼요.
프레첼(독일): 독일에서 기성세대는 결혼을 여전히 전통적이고 중요한 과정으로 여기며, 가족의 지원과 큰 결혼식을 중시해요. 반면 젊은 세대는 결혼을 개인적인 선택으로 보고, 작은 규모의 개성 있는 결혼식을 선호하거나 아예 결혼하지 않기도 해요. 이들에게는 전통보다 함께 살아가는 삶의 질이 더 중요해요.
루(이집트): 예전에는 전통적인 성역할이 뚜렷해서 남자는 일하고 여자는 집에서 아이와 집안을 돌보는 게 일반적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여성도 일하는 경우가 많아요. 재미있는 건, 여성이 번 돈은 본인이 자유롭게 쓰고, 생활비는 여전히 남자가 다 낸다는 점이에요!
케필(중국): 기성세대는 결혼은 당연한 것, 젊은 세대는 결혼은 선택이라는 인식 차이가 가장 커요. 최근 결혼을 선택으로 보는 인식이 확산되며 결혼 건수가 줄고, 결혼식도 간소화·소규모화되는 추세예요.
다다(브라질): 기성세대에 종교식이 조금 더 많았다면 요즘은 식 자체를 자유롭게 하는 분위기예요.
다르지만 같은, 사랑의 완성
세계 곳곳의 결혼 풍경을 들여다보면 참 흥미롭다. 각 나라마다 결혼을 대하는 방식이 이렇게나 다를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어느 나라는 대대로 내려온 전통을 그대로 지키며 복잡하고 엄숙한 의식을 치른다. 반면 다른 곳에서는 당사자들의 마음이 우선이니 간단하고 자유롭게 하자는 식이다. 프로포즈 하나를 해도, 결혼 준비를 해도, 당일 식을 올리는 것도 저마다 다 다르다. 그 모든 모습에 그 나라, 그 사회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요즘에는 더욱 그렇다. ‘결혼 꼭 해야 하나?’라고 묻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동거든 비혼이든 늦은 결혼이든 재혼이든 예전만큼 유난스럽게 여기지 않는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게 하나 있다. 서로를 알아가고 아껴주며 앞으로도 함께 살아가겠다는 마음, 그리고 그런 다짐을 사람들과 나누고 축복받고 싶은 바람이다.
결혼이란 결국 두 사람이 스스로 내린 선택인 동시에 모두가 함께 기뻐하는 잔치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그 다름을 받아들이고 함께해 나가겠다고 약속하는 것, 그게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일일지도 모르겠다.
에르 기자
각자의 문화를 소개하며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