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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의 숨겨진 맛집을 찾아서
‘오근내 닭갈비’

“아무런 정보도 없이 맛집을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뭘까?

가장 쉬운 방법을 찾자면, ‘허름한 단층 건물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서 있는 음식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오늘 소개할 ‘오근내 닭갈비’가 딱 그 표현에 들어맞는 집이 아닌가 싶다.
주변은 한적한 주택가에 대중교통과도 거리가 먼 서부 이촌동 어딘가로 소문만 듣고도 찾아오는 바로 그런 맛집 말이다.

독특한 풍경의 서부 이촌동

서부 이촌동은 평소에 갈 일이 흔하지 않아서 조금 생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의외로 도심에서 가기 정말 쉬운 곳에 있다.

지하철 용산역에서 내려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보자. 여기가 서부 이촌동의 입구가 시작되는 곳이다. 용산의 빌딩 숲을 지나 도착한 이곳의 오래된 풍경은 입구부터 색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오래된 가정집을 리모델링해서 음식점이 들어선 핫플레이스? 이미 그런 건 서울 곳곳에 너무 많은데?

라고 할 수 있지만, 이곳만이 가지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그것은 바로 ‘넓고 한적함’, 그리고 리모델링이 아닌 ‘옛날부터 있던 그대로의 모습’이다.

한참 유명해진 핫플레이스에 가면 좁은 골목에서 사람에 치이고 건물에 가려져 상가 외엔 아무것도 안 보이는 답답함을 다들 한 번씩은 경험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건물의 높이는 낮고 길은 넓고 곧게 뻗어 있어 시원한 하늘을 보며 한적하게 걷기 편하다. 거기에 인근 높은 빌딩과 단층 건물들 사이의 갭이 독특한 풍경을 자아내 산책길 소소한 재미를 더한다.

특히 한참 걷다 보면 기찻길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러한 한적한 거리와 풍경들이 모여 잠시나마 서울이 아닌 지방의 어느 도시에 온 느낌이 물씬 들게 한다.

이제 맛있게 먹어볼까?

한적한 길을 따라 남쪽으로 걷다 보면 굉장히 오래된 건물의 오근내 닭갈비를 발견할 수 있다. 가게 안은 입식 테이블과 좌식 테이블로 이루어져 있는데, 4인석 4개 정도의 입식 테이블을 제외하면 모두 좌식 테이블이니 이점을 꼭 주의하자.

기자는 오후 5시에 첫 손님으로 왔는데, 이미 나머지 3개의 테이블은 예약이 완료된 상태여서 이후에 오는 손님들은 안타깝게(?) 모두 좌식 테이블로 투덜거리며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식당의 메뉴는 매우 간결하다. 닭갈비는 단, 1개의 메뉴만 존재하며 각종 사리 막국수 등 기본적인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어 인원수를 고려해 주문하면 된다.

여기에 단골로서 작은 팁을 주자면, ‘계란찜’은 꼭 시키시라!

이곳의 닭갈비 맛은 찐득하고 강한 소스 맛이 특징인데 그 맛이 계란찜과 너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터질듯한 비주얼이 겉뿐만 아니라 속까지 가득 차 있고 그 안에 있는 날치알이 특유의 맛을 잘 살려주고 있다. 기자의 지인들도 여기의 계란찜 맛을 보고 나면 한결같이 ‘이건 진짜’라고 말할 정도다. 그러니 정말 꼭 반드시 드셔보시길 바란다.

▲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탄성을 자아내는 그 ‘계란찜;
▲ 간결함 속에 맛의 핵심이 돋보인다!

참고로 메뉴처럼 밑반찬도 비교적 간결한 편. 여러모로 불필요한 부분들은 다 쳐내고 핵심만 맛있게 만들어내는 음식점이다. 닭고기는 춘천 국내산 다리 살만 사용하며, 기타 식자재 모두 국내산만 사용하고 있다. (고춧가루도 모두 국내산이다!)

짤막한 TMI들🥴

🕖 가급적 예약하는 것이 좋다

오근내 닭갈비는 2018년과 2019년 두번 연속으로 미슐랭 가이드 빕 구르망에 선정된 맛집이다.

미슐랭 빕 구르망은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을 선정하는 방식을 사용하며, 서울은 약 4만 5천 원 이하의 가격을 기준으로 삼는다고 한다.

이전에도 유명세가 있었지만 아마 이때부터 찾는 사람이 많아진 계기가 아닌가 싶다. 특히 방송 프로그램인 ‘맛있는 녀석들’과 ‘유퀴즈’에 까지 소개되어 방문객이 더욱 많아진 것 같다.

평일 오후 6시만 되도 웨이팅이 시작되니 미리 예약을 하거나 시간을 잘 확인하고 가자.

👩‍🍳상호의 기원

처음 가게 이름을 보고
‘아, 장사를 처음 시작한 사장님 이름을 따서 만들었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오근내의 뜻은 춘천의 옛 이름이라고 한다.
알고보면 ‘춘천 닭갈비’와 똑같은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 2호점이 있다!

‘아니, 좌식 테이블을 기다려서 들어간다고?! 난 절대 싫어!!’

라고 한다면 유명하고 잘되는 맛집이 그러하듯 본점에서 약 50M 거리에 ‘오근내2 닭갈비’가 있다.

신식 건물에 위치한 이곳은 넓고 쾌적한 공간에 테이블도 매우 많다. 지금 같은 봄~여름 날씨엔 야외 테이블에서 먹기에 딱 좋으니 좌식 테이블이 걱정된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물론 이쪽도 아무리 테이블이 많아도 기다리는 경우가 많으니 이 점은 참고하자.

🏞 식후 산책에 아주 그만

본점에서 약 2분만 걸어가면 한강대교로 갈 수 있다.

철판 볶음밥에 막국수까지 탄수화물로 폭식했다면!

가볍게 한강으로 나가 산책하길 추천한다.

⛪️ Too TMI

한강대교로 가는 길에 보이는 건물.

언뜻 보기에 ‘도심 한복판의 절이구나’ 싶지만
사실은 절이 아니라 성당이다!

김용승 기자

맛집을 공유한다는건 언제나 즐거운 경험인 것 같습니다. 평소 지인들과 함께 다녔던 곳을, 이렇게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여러분께 소개할 수 있어서 즐거웠고요. 이 즐거움을 여러분들도 지인들과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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