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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의 작은 텃밭, ‘LG 틔운 미니’ 리뷰

실내에서 이어가는 식집사의 길

(이미지 출처: LG전자)

옥상 텃밭이 있는 주택에서 2년간 살다가 오피스텔로 이사를 왔다. 더 깔끔하고 치안이 좋은 곳으로 이사 왔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주말마다 즐기던 소소한 텃밭 생활. 2년간 옥상에서 직접 상추며 오이며 여러 채소를 직접 길러왔는데, 오피스텔로 이사를 오며 이런 소소한 취미를 잃게 되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발견한 실내용 식물 재배기! 해가 잘 들지 않는 실내에서도 식물 조명을 자동으로 관리해 준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가전을 LG를 사용하고 있는데, LG씽큐 앱에서 관리가 된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물과 영양제만 보충하면 따로 챙길 것도 없다! 별다른 고민 없이 바로 구매하였다.

정말 실내에서 잘 자랄까?

처음엔 식물들이 정말 잘 자랄지 반신반의했다. 특히, 흙 없이 물에 뿌리를 내리고 수경재배 하는 방식이라니, 흔히 수경재배를 하지 않는 식용 채소도 이런 환경에서 잘 자랄지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며칠 지나지 않아 싹 사라지게 되었다. 실제로 물과 영양제만 공급했을 뿐인데, 노지에서 키우는 채소만큼 무럭무럭 자라났다. 사실 식물은 흙에서 자란다는 일반적인 상식과는 달리, 수경재배로 키우는 게 훨씬 쉬운 경우가 많다. 초보 식집사들의 경우엔 물 주는 주기나 물의 양을 조절 못 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경재배를 할 시 과습(과한 습기)으로 인한 뿌리 썩음이나 말라 죽는 경우는 발생할 리 없기 때문이다.

다만, 물과 햇빛만으로는 식물이 잘 자랄 수 없다. 물과 햇빛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람인데, 재배기를 놓은 위치에 따라 바람이 잘 통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필자의 경우는, 한여름에 에어컨을 틀어 놓느라 환기를 소홀히 했더니 바로 씨앗 키트 부분에 곰팡이가 생기고 말았다. 이 경우는 면봉으로 살살 닦았더니 괜찮아졌지만, 다른 식물 질병이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기가 잘 되는 곳에 두어야 한다.

제품에 대한 상세 설명

LG 틔운 미니는 크게 식물 재배기 본체와 물통, 그리고 씨앗 키트로 나누어져 있다. 물통 부분은 본체로부터 쉽게 분리가 되어 물때를 청소하기가 매우 용이하다.

(이미지 출처: LG전자)

씨앗 키트는 인터넷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데, 이 씨앗 키트가 어마어마하게 비싸다. 공식 홈페이지 정가 기준 11,000원으로, 일반적인 식물 씨앗이 한 팩에 1,000원 내외에 판매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매우 비싼 편이다. 판매하는 종류도 그렇게 많지 않은 것도 큰 단점이다. 하지만 인터넷 서핑을 통해 간단하면서도 저렴하게 씨앗 키트를 재활용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씨앗 키트가 꽤 튼튼한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져 있어서, 씨앗 키트 케이스를 열고 뿌리를 내리는 인공 토양 역할을 하는 부분만 갈아주면 된다. 인공 토양은 ‘그로단’ 이라고 불리는 것을 인터넷에서 구매해서 사용하면 되는데, 100개에 7,000원 정도 가격대로 이렇게 씨앗 키트를 직접 재활용하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식물을 키울 수 있다.

직접 기른 작물이 주는 즐거움

이렇게 키운 식물이 근 6개월 동안 총 네 종류이다. 루꼴라, 딜, 고수, 그리고 바질을 키웠는데, 모두 요리 재료로 요긴하게 사용하였다. 직접 기른 채소로 요리를 해 먹는 즐거움은 게임의 엔딩을 본 즐거움과 비슷하다. 몇 달 동안 공들여 레벨업/ 강화하고, 마침내 최종 퀘스트를 마무리하고 엔딩을 본 것 같은 기분이다.

딜을 올린 오픈 샌드위치
루꼴라 피자
레몬 딜 버터

그중 가장 잘 자라 가장 만족스러운 요리를 해 먹은 것은 바질. 원래 베란다 화분에서 키워도 무럭무럭 잘 자라는 식물인데, 일정한 햇빛과 고른 양분이 공급되니 더욱 풍성하게 자랐다. 키운 바질로는 바질 페스토를 만들어 먹었다. 좋은 재료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는 요리라 평소에도 즐겨 만들곤 했는데, 직접 키워 바로 수확한 바질을 사용하니 향이 더 진하고 특별했다. 아래는 바질 페스토 레시피이다.

바질페스토 만들기

Step 1. 직접 키운 바질을 준비한다. 총 수확량은 90g이다.

Step 2. 다른 재료를 준비한다.
(바질 90g에 맞추어) 잣 30g, 마늘 2쪽, 파마산 치즈 가루 30g, 올리브유 200ml, 소금 2~3꼬집
잣은 노릇해질 정도로 미리 볶아 둔다.

Step 3. 재료를 한꺼번에 갈고, 병에 담아 보관한다.

Step 4. 원하는 종류의 파스타를 삶아 섞어서 맛있게 먹는다!

LG 틔운 미니 총평

지금까지 6개월간 사용해 본 바론 매우 만족한다. 집에서 식물을 쉽게 ‘잘’ 키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높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 기계가 돈값을 할지에 대한 부분은 의문이다. 채소 하나당 평균 재배 기간은 한 달 반 정도인데, 20만 원에 달하는 기곗값뿐만 아니라 한 달 반 동안의 전기요금, 수도 요금, 그리고 노력을 들여 얻은 결과물로 보기엔 아쉬울 수밖에 없다.

마트에 갈 때마다 얼마나 채소들이 저렴하게 유통되는지를 보면 나도 모르게 ‘가성비’를 따질 수밖에 없어지는데, 그런 이유로 필자는 다음 식물로 채소가 아닌 꽃을 선택했다. 뿌리가 잘린 절화와 달리, 뿌리로 계속 양분을 흡수하며 오랫동안 피어 있기에, 채소로는 채우질 못했던 생기를 가져오길 기대해 본다!

박오즈 기자

식물 키우기는 좋은 취미일 뿐만 아니라 삭막한 도시 생활에 생기를 불어주는 심리적 안정제 역할도 되곤 합니다. 혹시 적당한 취미를 찾고 계신다면 식물 키우기 세계에 입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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