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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게임,
뭐가 다를까?

과거의 게임은 유저에게 일종의 소비 대상이었다. 개발진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유저는 게임을 즐기는 것. PC든 콘솔이든 모바일이든, 게임이 무료이든 유료이든 혹은 부분 유료이든 이러한 기본법칙(?)은 큰 틀에서 유지되어 왔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원칙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유저가 소비하는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게임이 생산의 영역으로 확대된 것이다.

과거와 달라진 게임의 형태

일컫는 용어는 다양하지만, 블록체인을 결합한 형태의 게임들이 계속 출시되고 있다. 블록체인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정보가 담긴 블록을 사슬처럼 연결하고, 이를 활용해 고유의 값을 가진 NFT를 만들어내는 구조다.

그리고 이러한 NFT를 가상화폐로 거래하는 사례들이 생겨나면서, 유저가 게임을 하며 현실의 재화를 얻는 세상이 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유저도 재화를 얻고, 게임사도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의 세상이 올 수 있는 것일까?

▲대표적인 초기 블록체인 NFT 게임, ‘엑시인피니티’, 이미지 출처 – 스카이마비스

초기의 블록체인 게임은 ‘엑시인피니티’에 의해 대중화됐다. ‘엑시인피니티’에서 플레이어는 엑시라 불리는 캐릭터 3개를 구입해야만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그 후 게임 내 재화인 SLP를 획득하여 새로운 엑시를 만들거나 SLP를 거래소에 팔아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엑시인피니티’의 기록적인 성공으로 블록체인 게임이라는 새로운 모델이 떠올랐고, 수많은 게임 개발사 및 크립토 프로젝트들이 블록체인 게임 출시에 나서고 있다.

세상에 없던 개념일까?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이 생소한 것은 아니다. 아마 많은 분이 기억하실 텐데, 유명 게임 아이템들이 실제로 엄청난 고가에 거래되어서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그렇다면 이전 게임들과 무엇이 다를까?
블록체인 게임은 일부 아이템과 재화의 소유권이 플레이어에게 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된다.

음지에서 거래되었던 아이템들은 게임 공식 사이트에서 거래가 된다. 게임 코인을 소비하여 아이템을 제작하는 민팅의 수익을 얻을 수도 있고, 플랫폼에 30%씩 지불했던 수수료도 없다. 유저에게는 아이템 거래의 양지화를, 게임사에는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를 가져올 수 있다.

모두가 얻기만 할 수 있는가?

게임의 구조에 대한 의문, 모두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기자 또한 NFT를 구입해야만 시작할 수 있는 구조에서 모두가 얻기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방식은 후발주자가 선발주자의 수입을 책임지는 형태다. 재미를 내세우지 않고 토크노믹스만를 강조하며 돈을 벌 수 있다고 강조하는 게임을 보면, 진입하는 유저들도 재미를 위해서가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다.

이런 경우, 후발주자의 숫자가 선발주자 수보다 줄어들면 급격히 무너지게 된다.

중요한 것은 게임의 본질

결국 게임의 본질은 ‘재미’다. 그리고 유저는 ‘재미’를 얻기 위해 기꺼이 대가를 지불한다. 하지만 최근엔 수익 창출을 우선시하는 듯한 게임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수익 창출을 통한 재미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해당 게임 내 재화의 가치가 폭락하면 그 게임 자체의 가치가 모두 사라질 수도 있다.

예전에 개인 거래가 활발했던 몇몇 게임들은 본연의 재미에 충실했다. 게임이 재미있으니 더 강해지고 싶은 욕구 때문에 필요한 재화나 아이템을 다른 유저에게 구매했다. 이건 게임사의 의도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생긴 경제 현상이었다. 결국 어떤 게임이든 재미가 없다면 유저에게 외면받기 마련이다.

블록체인 게임의 진화

그래서 최근의 게임사들은 이전의 블록체인 게임과는 조금 다른, 본연의 재미를 우선시하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다. 기존의 부분 유료화 게임에 코인을 연동시킨 형태로, 게임을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지만 게임 내 코인과 재화를 교환할 수 있는 방식이다. 

물론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 중 일부는 돈을 벌 목적으로 들어오기도 하겠지만, 점점 게임에 재미를 붙이면 충성도 높은 유저가 되기도 할 것이다.

좋은 게임, 재미가 있는 게임을 위해서

언젠가부터 게임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유명 게임들의 작업장이 그러했고, 재화 거래가 가능한 상위권 게임은 언제나 봇들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방지하고 즐거운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계정을 최대한 차단해야 한다. 하루에 천원을 벌 수 있으면 계정을 100개 만들어 10만 원을 벌려는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다계정을 차단해야 한다.

기자도 어떤 게임에 계정을 6개 만들어서 플레이해본 적이 있다. 재미가 목적이 아니었고 다수의 계정으로 플레이를 하니 재화를 구매할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반면 게임 자체의 재미가 있어 한개의 계정만 플레이한 게임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돈을 더 쓰면서 오랜 기간 플레이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현실적으로 다계정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다계정으로 플레이하는 이득이 적을수록, 해당 유저는 다계정이 유리한 다른 게임으로 이동한다.

마치며…

‘엑시인피니티’로 대중화된 블록체인 게임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도트에서 3D로, 싱글 플레이에서 MMORPG로, 그리고 다양한 플랫폼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형태가 계속 변해왔듯이, 유저와 개발사 모두가 상생하는 지속 가능한 구조를 블록체인 게임 속에 만들어낼 수 있다면 큰 성공을 가져올 것이라 생각한다.

블록체인 게임은 이제 막 다양한 형태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앞선 초창기 게임들의 성공과 실패를 참고삼아 블록체인 게임이 새로운 게임 모델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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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 기자

블록체인 게임이 새로운 게임 모델로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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