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여행기] 낭만이 가득한 곳, 영월(寧越)-영월(盈月)

지난번 하동에 이어 두 번째로 영월 여행기를 정리해 봤다. 혼자 여행하면서 좋았던 점도 있었지만, 혼자라서 가보지 못한 곳도 제법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은 언제나 옳고, 언제나 좋다.

천문대는 흐린 날씨에도 좋았고, 더운 날 고씨동굴 앞의 풍경도 아름다웠다. 고깃집에서 할머님의 따뜻한 호의에 감사드렸고, 탄광문화촌에서 본 부자(父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소나무 아래에서의 풍경도 좋았다. 계곡에서 물장구치는 아이들이 보기 좋았고, 가보지 못한 곳은 다음에 또 갈 이유가 되어 좋았다.

무더운 여름에도 밝은 달과 시원함이 가득했던, 낭만으로 가득 찬 지붕 없는 박물관, 영월(寧越)-영월(盈月)을 만나보자.

한국의 무릉도원, 강원도 영월!


🔎강원도 영월군 파헤치기!

강원도 영월군(寧越郡)은 편안하게 넘어간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지리적으로 보면 영월은 좌우로 비스듬히 길쭉한 형태를 하고 있다. 우리가 레프팅으로 잘 알고 있는 동강이 영월군을 관통하며, 그 외에도 평창강, 주천강, 남한강 등 다양한 물줄기가 영월을 지나간다.

또한 영월은 2006년 당시 기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영화 ‘라디오 스타’의 배경이 된 지역이다. 아마도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별마로 천문대를 먼저 떠올리겠고, 어른들은 근대 한국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탄광과 시멘트, 방랑시인 김삿갓, 폐위된 단종의 유배지 등을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영월엔 어떻게 갈까? (Feat. 개명의 추억)

영월은 과거에 산을 넘고 물을 건너야 하는 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차로 이동하면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임을 알 수 있다. 회사에서 출발할 경우, 교통 상황이 원활하다면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물론 지난번 소개해 드린 하동처럼 기차와 렌터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영월은 기차로 원주나 제천까지 이동한 후 다시 렌터카로 한 시간 이상 가야 하기 때문에 자가용으로 돌아보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자차로 이동할 때는 무릉도원면, 한반도면, 김삿갓면 중 어떤 곳을 첫 목적지로 잡느냐에 따라 경로가 제법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언급한 세 면의 이름이 특이하지 않은가? 무릉도원면은 2016년 자연경관을 강조하기 위해 수주면에서 이름을 바꿨고, 한반도면은 지형이 한반도를 닮았다는 이유로 2009년 서면에서 한반도면으로 변경됐다. 아슬아슬하게 영월에 걸친 김삿갓면은 원래 하동면이었는데, 2009년 조선 시대 시인 김병연의 묘가 발견되면서 이름을 새로 붙였다.(정말 다리 하나 건너면 단양이다😉)     

한여름에도 추위를 느끼는 ‘고씨 동굴’

영월에는 많은 지리적, 역사적, 문화적 관광지가 있지만, 한여름에도 추위를 느낄 수 있는 ‘고씨동굴’부터 가보자. 사람이 몰리면 오후까지 두세 시간을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 일찍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러 블로그에서도 9시에 오픈런을 했다는 후기가 심심찮게 올라오곤 한다.

※연휴, 주말, 여름 성수기 15분 간격으로 50명씩 인원 제한 입장 제도로 운영되고 있음

고씨동굴의 원래 이름은 ‘노리곡 석굴’인데, 조선 시대 의병장 ‘고종원 일가‘에 얽힌 슬픈 사연 때문에 이렇게 이름이 붙여졌다. 동굴 안에는 당시 실제로 피난을 왔던 장소가 남아 있다.

유명한 만큼 많은 이들이 찾다 보니 주차장과 대기 장소는 상당히 넓다. 차를 세우고 고씨동굴로 가는 다리 입구로 가면 매표소가 있다. 건너가는 길에는 푸른 남한강의 경치를 원 없이 감상할 수 있는데, 바닥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트릭아트도 있어 눈길을 끈다.

고씨동굴은 거의 3km에 달하는 길이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관람할 수 있는 구간은 620m에 불과한다. 안전모를 착용하고 들어가면 통로가 매우 좁아져서, 몸을 웅크리거나 조심스럽게 지나가야 하는 구간이 많다. 따라서 노약자는 이 부분을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

입구에 있는 안전모 착용은 필수다! ⛑️

고씨동굴은 석회암 동굴로, 각종 종유석과 석순, 동굴 산호 등이 자라고 있다. 중간중간 독특한 지형이나 유석에 대한 설명이 잘 되어 있어 현장에서 이해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 다만, 공개된 지 오래되어 많은 관람객이 다녀간 탓에 사람의 손이 닿아 까맣게 오염되거나 과거의 모습을 잃어버린 부분도 많다. 2001년에도 오염이 심각하다는 보도가 여러 차례 있었다. 방문할 때는 최대한 벽면에 직접 손대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하다.

환경 보전을 위해 내부는 상당히 어두운 편이다. 오염된 곳을 설명하는 표지판이 있을 정도다.

🍯알아두면 쓸 데 있는 ‘고씨동굴‘ 꿀팁!
자매결연 지방이나 중부 내륙권 주민은 50% 할인
동굴 입구부터 찬바람이 오싹하게 불기 때문에 겉옷 챙기기!
– 총 관람 시간은 약 1시간이며, 동굴 구조상 생각보다 에너지 소모가 큼
– 매표소 인근에 먹을거리가 제법 있으니 참고!
– 안전모를 해도 여기저기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관광객의 9할 이상 머리를 부딪히는 광경을 목격할지도(?) 

*인근 가볼 만한 곳 : 영월 동굴 생태관 (클릭)

고씨동굴에 다녀오기 전 후에 방문하면 좋을 곳, 특히 아이들이 있다면 추천!

맑은 물놀이를 원한다면 ‘김삿갓 계곡’

무더운 여름이지만 영월에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계곡이 제법 많다. 그중에서도 고씨동굴에서 조금 아래쪽에 위치한 김삿갓 계곡을 다녀왔다. 길을 따라가다 보니 주변에 펜션과 캠핑장이 많아 하루 이틀 쉬어 가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숙박 대신 잠깐 물놀이를 하고 가겠다면 김삿갓 문학관이 제격이다. 사진 속 길을 따라 15분 정도 올라가면 ’난고 김삿갓문학관 주차장’이 나온다. 바로 이 주차장 오른편에 동상이 있고, 그 뒤로,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울이 아주 맑아 보였고, 그늘에 서 있으면 상당히 시원했다. 물의 수위가 깊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놀기에는 충분해 보였고, 어른들이 놀만 한 깊은 포인트도 보였다. 이미 다녀간 사람들이 쌓아둔 돌탑과 어장(?)을 보며 잠깐 더위를 식혔다. 관심이 있다면 길 중간에 위치한 ’조선 민화박물관’이나 도착지인 ’문학관’을 한번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바람과 함께 밤하늘을 감상하는 ‘별마로 천문대’

산속 동굴과 계곡에서 시원함을 느끼는 것도 좋지만, 영월에는 여름밤에 보는 재미를 더한 곳도 있다. 바로 봉래산에 위치한 ‘별마로 천문대‘!

이곳은 올해 3월부터 지정 주차장에 주차한 후 셔틀버스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천문대로 가는 길이 구불구불하기 때문에 야간 운전에 대한 부담이 있었는데, ’영월스포츠파크’ 근처에 매표소와 승강장이 있어 그곳에 주차하고 출발 10분 전까지 버스에 탑승하면 된다. 대부분의 관람객은 사전 예약으로 오지만, 가끔 기자처럼 운 좋게 현장에서 예매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가족이나 연인이 동반한다면 반드시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도록 하자. (혼자 온 사람은 딱 1명, 바로 나였다.😂)

당일 매표 성공! 주차장이 넓어 불편함은 없었다.

별마로 천문대는 8월인데도 바람이 서늘했다. 3층 카페 테라스에서 야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늦가을로 착각할 정도로 쌀쌀하니, 여기도 노약자나 추위를 잘 타는 사람이라면 겉옷을 챙기는 것이 좋겠다. 내부에서 자유 관람을 하고 지하에서 별자리에 얽힌 이야기와 해설을 들은 후 실제 별을 관찰하러 이동하는 코스다. 실내에도 제법 볼거리가 있어 좋았고, 별자리는 봐도 봐도 질리지 않았다.

떨어지는 별을 잡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별자리 관찰 시 어둠에 눈이 익숙해져야 하므로 사진 촬영은 삼가하라고 안내해 준다. 하지만 어느 정도 별을 보고 나면 일행당 1명씩 휴대전화로 달 사진을 촬영해 주니, 그때까지 기다려 보자.

🍯알아두면 쓸 데 있는 ‘별마로 천문대‘ 꿀팁!
여름보다는 겨울철이 별자리 관람에는 더 좋다고 한다.
-한여름에도 찬바람이 불어, 겉옷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총 관람 시간은 약 1시간이지만 오가는 시간이 있어 2시간 정도 필요하다.

🌿가볍게 들리기 좋은 곳들

1. 솔고개 소나무

국내 유명 제약사 제품의 로고에 나오는 바로 그 나무. 300년의 세월을 버텨온 소나무는 감상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맑은 하늘과 어우러져 특별한 느낌을 주기 때문. 주변 또한 잘 정리되어 있어서 소나무를 감상하며 거닐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2. 탄광문화촌

‘강원특별자치도 탄광문화촌’은 예전 탄광의 생활상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여러 영상과 사진 전시품을 관람하다 보면 당시 광부들의 고단함과 애환을 느낄 수 있다.

다음을 기약하며 남겨두는 곳들

📌가보면 좋을 만한 영월 여행지
1) 영월 패러글라이딩: 살면서 한 번 정도는 해볼 만한 레포츠 (클릭)
2) 동강 래프팅: 맑은 동강에서 하는 래프팅은 두말하면 잔소리! (클릭)
3) 조선 민화마을: 어른이 더 즐거워하는 곳! (클릭)

처서가 지나고 그나마 조금은 날이 시원해지고 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가을에는 가족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별과 낭만이 가득한 영월로 떠나보기를 권해본다.

끝난 줄 알았겠지만~~ 아니다!

이어서 영월의 먹거리를 주제로 한 ‘영월 여행기 2탄’으로 돌아오겠다. 뜻하지 않았던 맛집과의 만남 등 다양한 먹거리가 기다리고 있으니 많.관.부~🍀 (아쉬움을 달래줄 갬성 숙소도 소개할 예정…)

컴투스온

늦여름, 가을철에 가기 좋은 영월을 소개해 보았다. 생각보다 볼거리도 많고 즐거운 여행이 가능한 영월로 떠나세요~~!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