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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① 너란 재즈 대체 뭔데?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공연예술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2026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관객이 방문한 음악 축제는 5월 22일부터 24일까지 올림픽공원에서 열렸던 <서울재즈페스티벌 2026>이다. K-POP이나 록, 힙합처럼 쟁쟁한 대중적 장르를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오른 축제가 다름 아닌 ‘재즈’ 행사라는 사실은, 한국의 재즈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를 짐작하게 한다. (물론 ‘서재페는 재즈라는 근본을 잊었다’는 일부 마니아들의 원성은 잠시 옆으로 밀어두자.)

서울재즈페스티벌 2026

2026년 국내 최다 관객을 모은 서울재즈페스티벌 (출처 : 나무위키)

이런 인기를 의식한 듯, 해외 유명 재즈 뮤지션들이 한국을 투어 경유지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늘고 있다. 예전에는 손에 꼽을 정도였던 재즈바 역시 여러 지역에서 속속 생겨나는 중이다.

하지만 이렇게 재즈가 대중적으로 흥하는 풍경 한편에는, ‘재즈가 정확히 어떤 장르인지’‘어떻게 감상하고 즐겨야 하는지’를 아직 잘 모르겠다는 사람도 많다. 필자 역시 비교적 최근에 재즈에 입문한 터라 그 막막함에 깊이 공감하며 이 시리즈를 연재하게 되었다. 재즈에 흥미는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에게 이 기사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밈

한 번쯤은 접해봤을,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밈

재즈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라는 밈은 한 번쯤 접해봤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밈이 흥한 이유는 영상 자체가 웃긴 것도 있지만, 그만큼 재즈가 난해한 장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재즈는 19세기 말 차별과 핍박 속에 살던 미국 남부 흑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진 장르다. 탄생 배경에 대한 이야기도 다양하며, 당대의 여러 음악 장르와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화하고 분화해왔다.

재즈 스타일 계보도

세분화하면 끝이 없는 재즈의 하위 장르들 (출처 : Ohio University “Jazz Styles”)

뉴올리언스 재즈, 딕시 재즈, 스윙, 비밥, 쿨, 하드밥, 프리 재즈…. 세분화해서 알아갈수록 끝이 없는 것이 재즈의 세계다. (솔직히 재즈를 3년 넘게 들어온 필자도 이들의 차이를 정확히 설명해보라 하면 자신이 없다.)

당연히 같은 ‘재즈’ 카테고리로 분류되더라도, 음악을 들었을 때의 느낌은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라라랜드 스틸컷

영화 <라라랜드> 속 즉흥 연주 장면 (출처 : 영화 <라라랜드> 스틸컷)

영화 <라라랜드>에서 세바스챤이 피아노를 격렬하게 두드리며 연주하던 것도 재즈이며,

김연아 하우젠 CF

‘Sing Sing Sing’이 흘러나오던 김연아의 하우젠 CF (출처 : 삼성전자 하우젠 CF 캡쳐)

오래전 김연아가 에어컨 광고에서 불렀던 ‘Sing Sing Sing’ 역시 유명한 스윙 재즈곡이며,

프랭크 시나트라 Fly Me to the Moon 앨범 자켓

프랭크 시나트라의 ‘Fly Me to the Moon’ 앨범 자켓

웬 외국 남자가 느끼한 목소리로 끈적하게 부르는 ‘Fly Me to the Moon’ 역시 대표적인 재즈곡이다.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 유튜브 썸네일

물론 이것 역시 엄연히 재즈다 (출처 : 유튜브 영상 썸네일)

재즈를 폭넓게 바라보는 이들은 보사노바 같은 장르 역시 재즈의 일부로 보기도 한다. (정확히는 브라질의 삼바와 재즈가 결합한 장르지만.)

그러니 같은 재즈 페스티벌에 가더라도 ‘이 스테이지는 좋은데 저 스테이지는 지루하네’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 때로는 (특히 ‘대중적인’ 재즈만 많이 접해왔다면) ‘이런 것도 재즈야?’라는 말이 절로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재즈 입문자에게 가장 중요한 단계는 ‘내가 어떤 재즈를 좋아하는지’를 깨닫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금관악기 여럿이 화려하고 격렬하게 연주하는 것이 좋은지, 피아노가 정갈한 느낌으로 연주하는 것이 좋은지, 악기만 나오는 것보다 보컬이 곁들여지는 편이 편한지, 혹은 현악기가 중심이 되는 편을 선호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답을 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결국 ‘많이 들어보는 것’일 때가 많다.

그래서…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재즈란 무엇일까. 크게 세 가지 특징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재즈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정신은 ‘자유로움’이며, 악보에 얽매이지 않는 즉흥 연주를 지향한다. (아마도 재즈의 뿌리가 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자유로운 삶을 그만큼 갈망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때문에 완전히 같은 곡을 같은 뮤지션이 연주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누구와 함께 연주했느냐에 따라 곡의 디테일이 달라진다.

그렇다 보니 박자 역시 클래식처럼 딱딱 맞아떨어지는 정박이 아니다. 학교에서 배운 ‘강 약 중강 약’ 리듬 때문에 한국인은 대체로 1박과 3박에 강세를 두지만, 재즈는 2박과 4박에 강세를 둔다. 물론 여기에 다양한 변주를 더해 강약의 위치를 바꾸거나 음의 길이를 자유롭게 바꾸기도 한다.

또한 재즈에서는 음악사적으로 ‘한’이나 ‘슬픔’ 같은 ‘Blueness’가 느껴질 때가 많다. (음계가 어떻고 하는 어려운 이야기는 지금 단계에서는 잠시 접어두자.) 가요나 록 음악을 재즈풍으로 편곡했을 때 묘하게 차분하고 가라앉은 느낌이 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리고 ‘어쩌면 이런 정서가 한민족의 정서와 잘 맞아서 좋아하는 것 아닐까’ 하는 것이 필자의 추측이기도 하다.)

이중 바로 첫 번째 특징 때문에, 재즈에 입문하는 사람에게는 ‘음반’보다 ‘현장에서 라이브를 들어보는 것’을 추천하는 편이다. 특히 규모가 큰 페스티벌이나 공연보다는 작은 재즈바에서의 공연을 권하고 싶다.

음반에는 상당히 정제된 음이 기록되는 반면, 현장에서는 각 악기가 내는 날것의 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연주자들이 서로 눈짓을 주고받거나 호흡을 맞추는 교감의 순간을 포착하는 재미도 있다. 호응이 좋은 관객을 만났을 때 객석의 분위기가 무대까지 전염되어 뮤지션들이 한층 더 열정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 열정에 압도되곤 한다. 앞서 서술했듯 같은 곡도 뮤지션마다, 혹은 공연마다 다르게 해석해 연주하다 보니 매번 ‘랜덤 가챠’ 같은 요소가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그렇다면 오늘 밤에만 들을 수 있는 ‘One and Only’ 공연을 100% 즐기기 위해서는 어떤 지식이 필요할까. 1편에서는 재즈가 어떤 장르인지, 그리고 왜 음반보다 현장 라이브를 추천하는지를 짚어봤다면, 2편에서는 한 걸음 더 들어가 필자가 직접 다녀본 재즈바들과 그 특징, 공연장에서 꼭 알아야 할 공연비·박수 예절, 그리고 내 취향에 맞는 공연을 고르는 법까지 좀 더 실전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Tip. 만약 재즈에 대해 스스로 더 공부해보고 싶다면?

재즈 잇 업 책 표지

만화로 보는 재즈의 역사, <재즈 잇 업! Jazz It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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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 재즈 잇 업! Jazz It Up!

남무성의 만화로 보는 재즈의 역사 – 남무성 (2018, 서해문집)

굵직한 뮤지션을 비롯해 재즈의 역사를 총망라한 책으로, 만화 형식이라 초보자도 비교적 쉽게 이해하며 따라갈 수 있다. 세계적인 음악 시장으로 꼽히는 일본의 재즈 전문지에 연재되며 현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던 책이다.

블루 자이언트 영화 포스터 블루 자이언트 원작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왼쪽)와 원작 만화(오른쪽) <블루 자이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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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영화 & 만화 : 블루 자이언트

영화 타치카와 유즈루 감독, 원작 만화 이시즈카 신이치 & NUMBER 8

2023년 개봉한 이 영화는 2시간 남짓한 분량으로 만화 원작의 일부만 압축해 보여주지만, 그만큼 ‘재즈가 무엇인지’를 큰 진입 장벽 없이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다. 유명 재즈 뮤지션 우에하라 히로미가 작곡하고 연주한 OST 역시 뛰어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추고 있어 그야말로 이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원작 만화는 영화 내용의 전후까지 길게 다루는 만큼 분량이 많으니, 우선 영화부터 보고 취향에 맞으면 만화로 넘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잡다덕 기자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서 대체로 힘이 되지만 때로는 벅찬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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