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술탄의 밤을 담은 튀르키예 전통 모자이크 조명 만들기

고대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왕국과 제국을 거쳐간 튀르키예. 고대 국가에서 시작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동서양 문화의 교차로이자 문화의 용광로 역할을 해왔다. 문화의 심장 튀르키예는 동서양의 문화가 혼합되어 매우 화려하고 다채롭다.

전 세계에서 모자이크 예술품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가 어디일까? 바로 튀르키예다. 모자이크는 고대문명에서 시작돼 로마와 비잔틴들에 의해 융숭한 발전을 이루었던 예술 · 건축 양식이다. 비잔틴 제국에서 극에 달했던 모자이크 양식을 오스만 제국에서 그들만의 예술로 승화시켜 지금의 튀르키예 예술품들이 탄생했다.

© pixabay

유구한 역사를 가진 튀르키예의 모자이크 예술.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지만 살짝 찍먹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바로 ‘튀르키예 모자이크 램프’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를 수강해 보는 것! 튀르키예 모자이크 램프는 오스만 제국 시절 술탄의 궁전에 걸었던 램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한다.

튀르키예 전통 꽃문양과 같이 오스만 제국의 상징적인 모티브를 사용한 화려한 디자인이 특징인데, 동로마(비잔틴)의 문화와 이슬람(오스만)의 문화가 융합된 결과다. 오스만 제국의 번성과 함께 장인들의 기술도 발전해서 19세기 후반에 이르러는 램프의 아름다움과 정교함이 극에 달했다고 한다.

튀르키예_모자이크램프 © flickr

모자이크 램프는 기계화된 공정이 거의 없어서 각각의 램프는 유일무이하다고 한다. 튀르키예의 화려한 불빛을 담은 나만의 하나뿐인 램프를 기대하며 서초역으로 향해보자.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답게, 한국과 튀르키예 간의 활발한 문화교류를 위한 가교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특강, 학술 워크숍, 전시회뿐만 아니라 튀르키예어 및 요리 강좌, 문화역사강좌, 공예 수업 등을 개설하여 1998년부터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는 민간 문화원이다.

체험 예약은 네이버 예약 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체험은 예약이 필수. 상주하고 있는 한국인 직원이 있어서 소통도 편하다. 램프의 경우 제작해 보는데 2~3시간 정도 걸린다.

캔들홀더를 예약 후 체험을 시작할 때 샘플을 보고 만들 램프를 선택할 수 있다. 체험 가격은 50,000원이며 현장에서 추가 결제가 가능하다!(카드 결제 가능)

모자이크 램프 원데이 클래스 외에도 터키이스탄불문화원에서는 튀르키예 요리, 브런치, 커피, 홍차 등의 먹거리 원데이 클래스를 비롯해 전통 도자기 기법 치니, 전통 염색 에브루,  전통 서예 하트, 전통 자수 이네오야 등의 전통 공예 클래스, 그리고 튀르키예 언어 클래스 등 다양한 강좌를 운영 중이다.

터키이스탄불문화원의 입구로 들어서면 튀르키예의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전시장이 눈을 사로잡는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격이 보이는데, 인터넷에서 파는 것보다 싸다. 하지만 체험으로 직접 만드는 공예품이 훨씬 저렴하다는 사실~🤭

카운터에서 안내를 받아 강의실에 들어가는 순간 강의실에 놓여있는 다양한 조명들에 기대감이 대폭 상승한다.

개성 강한 조명들을 보고 있자니 창작욕구가 불타올랐다.

원어민 선생님과 함께하는 램프 만들기 수업이 시작됐다. 내가 선택한 램프에 맞는 램프 원형이 주어지고, 램프를 수놓을 유리 조각들이 펼쳐졌다.

우선 눈앞에 있는 디자인패턴 위에 원하는 문양을 골라 색을 조합해 보면서 모양을 만들어 본다.

이제 원형에 내 유리 조각들을 올려볼 차례. 체험에서는 실리콘 접착제를 쓰고 있는데, 요즘은 튀르키예 현지 유치원 체험학습에서도 실리콘을 사용한다고 한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도 접착제는 투명한 색의 접착제를 쓴다고! 고대의 기법에 현대의 기술을 접합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기포가 생기지 않게 투명한 유리들을 접착제에 잘 눌러 붙여준다.

꽤 집중력을 요구하는 일이라 당이 떨어질 때쯤, 튀르키예의 홍차와 터키쉬 딜라이트를 내주신다. 터키쉬 딜라이트 한 조각으로 집중력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었다🥰!

문양을 다 붙이고 나면, 비즈로 마무리할 수 있다. 강의실 한 켠에 자리 잡은 비즈 테이블에서 비즈를 골라, 큰 사발에 섞어서 가져오면 된다. 한 번 섞으면 비즈를 골라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색 조합을 신경 써서 골라보자.

비즈를 붙이기 전에 비즈가 붙을 자리에도 투명한 접착제를 도포해야 한다. 접착제가 느리게 마른다고 하더라도 비즈를 붙이는 작업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붙일 범위를 정해두고 접착제를 도포하는 것이 팁이라면 팁이다.

접착제를 바른 램프 원형을 비즈가 섞인 사발에 넣고 비즈를 뿌려가면서 붙여주는데, 물티슈나 손으로 눌러가며 붙인다. 유리 모자이크 사이사이 틈에 비즈를 붙이는 일이 여간 험난한 일이 아니다.🥲

어느 정도(?) 붙이고 나면 준비되어 있던 전자 램프 위에 램프 원형을 올려두고 어떻게 보일지 예측해 볼 수도 있다. 다 완성한 작품은 당일에 가져갈 수는 없다. 거친 표면을 갈고 석고 작업을 해서 순차 발송해 주니 시간이 조금 걸린다. 금요일에 체험을 했다면 그 다음 주 수요일 정도에 택배 발송된다는 점 참고하면 좋겠다.

드디어 완성품이 도착했다. 밋밋했던 침실에 조명 하나를 두니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좀 더 이국적인 분위기를 위해 다음번에는 빨강, 파랑, 노랑, 초록 같은 원색을 좀 더 써보기로 결심해 본다.

참고로 튀르키예 모자이크 램프 문양의 중앙에 청록색 별을 넣기도 하는데 이 별은  “불운이나 부정적인 에너지로 부터의 보호”를 상징한다고 한다. 튀르키예 가정집이나 사무실 곳곳에 걸어두기도 한다고 하니, 침실의 분위기를 이국적으로 바꾸고 싶거나,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고 싶다면 튀르키예 모자이크 램프를 하나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가지

2025년 안식월을 받게 되면 튀르키예를 여행해 볼 생각입니다. 이 기사를 쓰면서 튀르키예의 역사에 대해 많이 공부하게 되었네요 (많이 담지는 못했지만). 장인이 직접 만든 튀르키예 램프도 꼭 하나 사와야 겠다는 생각과, 화려한 이스탄불의 밤을 위하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