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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다 하는 취미는 싫다? 스쿠버 다이빙으로 오세요!

나이가 드니 주변 지인들이 하나 둘 골프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자주 접한다. 남들 다 하니 따라 하는 그런 취미는 갖기 싫어 색다른 취미를 찾던 중 우연히 스쿠버 다이빙의 세계로 발을 딛게 됐다. 여름이었다. 스쿠버 다이빙에 눈을 뜬 것은…

스쿠버 다이빙은 Self-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 Diving의 약자로 스스로 수중에서 숨을 쉴 수 있게 해주는 장비를 착용하고 다이빙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이빙은 호흡기의 유무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스쿠버 다이빙은 산소통을 매고 호흡하며 수중을 탐험한다. 반면 프리 다이빙은 산소통 없이 다이빙을 한다. 두 스포츠는 사용하는 장비에서 차이가 있다. 스쿠버 다이빙에서 사용하는 오리발의 길이가 프리 다이빙의 것보다 조금 더 짧다. SNS에서 간혹 보이는 인어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다면 프리 다이빙을, 수중에 더 오래 머무르고 싶다면 스쿠버 다이빙을 추천한다.

두 스포츠 모두 매력적이지만 기자는 물속에 조금 더 오래 머물 수 있는 스쿠버 다이빙을 택했다. 둘 중 어떤 것이 더 재미있다고 말하기 쉽지 않다. 두 가지 모두 체험해 보고 본인에게 무엇이 더 잘 맞는지 판단해 보길 바란다.

가장 큰 매력은 더 깊은 곳을 탐험하고, 더 매력적인 생물들을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눈앞에서 거북이, 물고기 심지어 고래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경이롭겠는가. 물론 항상 이런 생물들을 볼 수 있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산호와 동굴 스팟은 어느 때나 탐험할 수 있고, 이 또한 수중 생물 못지않게 아름답다.

또한 스쿠버 다이빙은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서 잠시 내 모든 잡생각을 내려놓고, 오로지 본인의 호흡과 눈앞에 펼쳐진 광경들에 집중하는 시간을 허락한다. 다이빙 장비를 차고 물속에 들어가는 순간, 물과 호흡기 소리 외에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호흡을 천천히 가다듬고 눈에 담을 수 있는 장소만 탐색하면 될 뿐이다. 이 순간만큼은 어떤 생각도 들지 않고 본인의 감각에만 집중할 수 있다. 기자는 보라카이에서 첫 다이빙을 체험했고 첫 입수에서 황홀하다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의 매력을 느꼈다. 머릿속이 복잡해 생각 정리가 필요하다면, 꼭 체험해 보길 바란다.

기자는 아직 딥 다이빙에 눈을 뜨진 못했지만, 본인의 한계를 넘어서는 도전과 성취감 또한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쿠버 다이빙은 장비를 구매한다고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속은 평화롭지만은 않다. 수압, 장비 결함, 흔히 말하는 잠수병 등 여러 요인들로 인해 사고가 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한 안전 교육과 훈련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고 수준에 맞는 스팟을 골라 탐험해야 한다. 교육과 훈련, 자격증이라는 단어가 입문에 허들을 느끼게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2~3일 정도면 가장 기본적인 오픈 워터 다이버를 취득할 수 있다. 자격증 미취득자의 경우 10m 이내까지만 체험 다이빙을 즐길 수 있고, 오픈 워터 라이선스를 취득하면 10m 이상 수심으로 들어가 탐험이 가능하다.

스쿠버 다이빙 장비는 마스크(물안경), 핀(오리발), 장갑, 슈트, 레귤레이터(호흡기), 부력자켓, 웨이트, 산소통, 게이지 등 많은 장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다이빙 풀, 해외 포인트에서 대부분의 장비를 대여해 준다. 굳이 처음부터 비싼 장비를 구입할 이유가 없다. 만약 본인의 장비를 구매하고 싶다면 물안경, 핀, 레귤레이터 정도만 구매해도 좋겠다.

© 픽사베이

호흡기의 경우 성능이 높을수록 좋겠지만, 일반적으로 첫 구매는 위생상의 이유가 크기 때문에 적당한 것을 구매하길 추천한다. 그리고 레귤레이터보다는 물안경에 투자하자. 저렴한 물안경은 쉽게 헐거워지거나 물이 쉽게 찰 수 있다. 본인이 장비에 돈을 써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라면 제발 그 돈으로 고프로 수중카메라를 구매하길 바란다.

취미로 접하는 자격증은 단계별로 취득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오픈 워터 – 어드밴스 – 스페셜티 – 레스큐 – 마스터’ 순서로 취득한다. 취득에 소요되는 기간은 자격증 종류와 발급 단체에 따라 다르다. 앞서 이야기한 발급 단체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스쿠버 다이빙은 국가 자격증이 아닌 민간 교육단체에서 자격증을 발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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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크게 PADI, NAUI, CMAS, SSI 같은 단체가 있다. 각 단체마다 제공하는 과정이 조금씩 다르다고 하니 단체에서 제공하는 교육 과정을 확인하고 본인에게 맞는 단체를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국내는 대표적으로 제주, 동해, 부산, 가깝게는 잠실, 용인, 수원, 가평 다이빙 풀에서도 교육받을 수 있다. 직장인들을 위한 주말반, 퇴근반도 있으니 본인 스케줄에 맞게 선택하길 바란다.

해외는 필리핀, 사이판, 태국에서 취득 가능하다. 취득에 소요되는 비용은 단체나 업체마다 다르지만 오픈 워터 기준 30~40만 원선, 기타 이동 비용이나 입장료 같은 부가적인 비용은 추가될 수 있으니 유의하기 바란다. 해외의 경우 패키지 여행에 포함된 상품도 있고 포인트 근처 숍에서 체험 다이빙과 라이선스 취득을 모두 진행하는 곳도 있다. 사전에 교육 스케줄과 투어 일정을 잘 맞추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다만, 본인이 언어가 가능한 곳, 한국인 강사가 있는 곳에서 취득하는 것이 좋다.

국내의 경우 제주도, 울진, 강릉이 있다. 국내 다이빙 포인트는 접근성이 좋지만 시야 거리가 짧고 수온이 낮은 단점이 있다. 치명적으로 동해의 경우 해류가 강해 초보 다이버들에게는 위험하다. 참고로 동해에서 라이선스를 취득했다고 하면 해외에서 굉장히 인정해 준다는 설도 있다. 국내 다이빙 풀 입장료는 풀마다 다르지만, 입문자의 경우 강사를 하루 초빙해 진행해야 해 대략 15~20만 원 정도를 예상하면 된다. 국내에서 다이빙을 즐기고 싶다면 기자는 제주를 추천한다. 다만 항공료는 본인 부담이다.

‘제주행 티켓 부담할 바에 해외에 나가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해외의 경우 세부,보홀(필리핀), 푸켓(태국), 발리(인도네시아), 오키나와(일본) 등을 다이빙 포인트로 꼽을 수 있다. 위 포인트의 경우 입문자들이 상상하는 맑은 바다, 열대어 등을 볼 수 있는 포인트로 시야가 좋고 물이 따뜻하다. 단점은 물론 비용이다.

© 픽사베이

기자도 국내 다이빙풀을 넘어 필리핀에서도 다이빙을 즐겼다. 경험에 비춰보면 해외에서의 체험 다이빙 비용은 동남아의 경우 10~15만 원(기타 식대, 스노쿨, 관광 포함)이 적당하다. 해외는 비행기, 숙소 비용 미포함인 것을 유의하자.

스쿠버 다이빙은 매력적이지만 절대 안전한 취미는 아니다. 충분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고 입수 시 반드시 서로의 안전을 위해 짝을 지어 2인 1조로 들어가야 한다. 이 모든 준비를 마칠 각오가 되어있다면 아름다운 바다를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끼러 떠나보자. 

권규덕 기자

물 좀 먹어도 안 죽습니다. 좀 짜긴 합니다. 바닷물 배부르게 먹고 와 쓴 글입니다.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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