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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했던 삼손의 장발💇🏻‍♀️ “모발 기부를 아시나요?”

 걸스데이 혜리, 배우 김보성, 야구선수 김광현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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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들으면 전혀 관계없어 보이지만 모발 기부자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발 기부에 대해 생소한 분도, 들어본 적 있는 분도, 어쩌면 기부를 해본 적 있는 분도 있을 겁니다. 이번 기사를 통해 모발 기부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생필품이나 돈이 아니라, 머리카락을 기부하면 어디에 쓸까요? 바로 소아암 환자를 위한 가발 제작에 사용됩니다. 항암 치료 시 스트레스, 약물의 독성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암 환자들은 탈모를 경험하게 됩니다. 성인들도 항암 치료 과정에서 스스로가 야위어 가는 모습과 머리카락이 떨어지는 상황 마주하면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는데요. 소아암 환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발 기부는 이런 소아암 환자를 위해 가발을 제작하는 데 사용됩니다.

현재 모발 기부는 어머나운동본부에서 주관하고 있습니다. ‘어머나’란 ‘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의 줄임말입니다. 일반인들로부터 25cm 이상의 머리카락 30가닥 이상을 기부 받아 하루 4명, 매년 1500여 명씩 발생하고 있는 20세 미만 어린 암환자의 심리적 치유를 돕기 위해 맞춤형 가발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흔히 염색과 파마한 머리는 기부할 수 없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재가공 과정을 거치면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홈페이지에서 모발 기부 신청을 하고, 자른 모발을 동봉해 택배를 보내면 약 3주 후 모발 기부 증서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Pixabay

✔️ 치료 중 탈모로 인한 정신적 충격 및 심리적 위축감으로 대인기피증 및 우울증에 노출되는 소아암 환아의 정신적인 상처를 예방 및 치유

✔️ 병원 생활로 일상적인 활동이 제한적인 소아암 환아들에게 기초교육과 심리치료를 제공해 사회와의 괴리 줄임

✔️ 작은 나눔 운동인 머리카락 나눔을 통해 기부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는 기부에 대한 사회적 인식 조성

저도 약 2년 반 정도 길러서 이번에 모발 기부를 완료했습니다! 처음 모발 기부를 결심한 건 병원에서 소아암 환자들을 만났을 때였습니다. 머리를 민 자신의 외모 때문에 대인 기피증까지도 생긴 어린 환자들을 보며, 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모발 기부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파마나 염색 머리도 가능하지만, 그래도 염색과 파마하지 않은 머리가 가공하기 더 좋다고 하여 긴 생머리로 길렀습니다. 아무래도 스타일링 없이 기르려다 보니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앞머리가 눈, 코, 입에 닿는 3번의 ‘거지존’ 구간은 끝나지 않을 것 같았고, 출근 전 머리를 감고 말리는 시간은 긴 머리를 관리하는 어려움을 알게 했습니다. 신경 쓰지 않으면 머리끝이 갈라지는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머리카락을 잘랐을 때, 택배로 포장해서 보냈을 때, 기부 증서가 나왔을 때의 보람은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금전적인 기부도 매우 중요하고 보람차지만, 직접 머리를 기르고 관리하며 기부하는 경험은 아마 평생 기억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께도 소아암 환자를 위한 모발 기부를 적극 권유 드리며, 꼭 머리카락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성한 기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년 반 동안 기른 머리를 자를 때는 후련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했습니다. 그래도 지금쯤 자른 머리가 가공되어 누군가를 위한 가발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매우 뿌듯합니다. 단발로 자르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 모발 기부를 꼭 한 번 생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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