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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손으로 전한 온기, 2025년 4분기 컴투게더 ‘사랑의 김장 나눔’

겨울을 준비하는 가장 따뜻한 의식

겨울이 오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매콤한 고춧가루 냄새, 배추를 절일 때 나는 짭짤한 김치 국물, 그리고 “올해는 김장 언제 해?”라는 질문. 김장은 단순히 음식이 아니라 겨울을 준비하는 우리의 의식이다. 집에서 담그든 누군가 담가 준 것을 얻어 먹든, 김장은 계절의 변화와 함께 찾아오는 따뜻한 기억이다.

이번 2025년 4분기 사내 봉사활동 ‘컴투게더’는 금천구 지역 내 장애인 가정을 위한 김장 봉사로 진행되었다. 기자는 이번 활동에 4살 아들과 함께 참여했다. 아이와 함께 누군가의 겨울을 따뜻하게 데우는 현장에 동참할 수 있어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다.

행사는 12월 6일 토요일, BYC하이시티 지하 1층 컴투스 임직원 식당에서 진행됐다. 아이와 동행하는 길이라 솔직히 걱정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다. ‘바닥이 미끄럽지는 않을까?’, ‘매운 양념이 묻어 아이가 울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하니 그런 걱정은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활동에 필요한 물품은 완벽하게 구비되어 있었고, 동선 또한 효율적이었다. 주말이라 한산하고 깔끔하게 정돈된 식당은 아이와 함께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쾌적했다. ‘이래서 사내 봉사활동에 참여하는구나’ 싶은 안정감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가지런히 준비되어 있는 필요 물품들

작은 손이 큰 마음을 만나다

오전 9시 50분, 담당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본격적인 준비를 마쳤다. 눈앞에는 잘 절여진 배추와 먹음직스러운 양념이 가득했다. 참가자들은 복잡한 준비 과정 없이 오로지 ‘담그는 정성’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성이라 부담이 없었다.

기자는 아이 손을 잡고 작업하기 편한 자리로 이동했다. 아들은 준비된 장갑과 조끼를 보더니 마치 장난감 가게에 온 듯 눈을 반짝였다. “이거 내가 해도 돼?” 라고 묻는 아이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든든하게 들렸다. 봉사활동이 어른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아이는 시작부터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아이들용 장갑이 따로 있었지만 아들은 아빠와 똑같은 모자를 쓰겠다고 고집했다. 작업복을 갖춰 입으니 비로소 현장감이 살아났다. 평소 키보드를 두드리던 손이 오늘은 배추를 버무리는 손이 되었다. 낯익은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아들을 처음 본 직원들이 건네는 귀여움 섞인 인사를 받으며 분위기는 훈훈해졌다. 봉사활동은 ‘타인을 돕는다’는 목적 외에도, 이렇게 동료들끼리 서로를 편안하게 마주하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도 했다.

아이들용이 따로 있었지만, 아빠와 똑같은 모자를 쓰겠다는 아들

김장은 단순히 배추에 양념을 바르는 작업이 아니었다. 배추 잎 사이사이에 양념을 채우는 과정은 생각보다 섬세한 손끝 감각을 요했다. 너무 많이 넣으면 어르신이나 아이들이 먹기에 맵고, 너무 적게 넣으면 맛이 덜 든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문득 이것이 ‘배려’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만큼을,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채워주는 마음. 그것이 오늘의 핵심이었다.

함께한 임직원들의 열정도 대단했다. 누군가는 속도를 내어 수량을 맞추고, 누군가는 품질을 위해 꼼꼼히 잎을 정리했다. 자연스럽게 “이쪽은 양념 담당, 저쪽은 포장 담당!” 하며 역할이 나뉘었고, 현장에는 작은 ‘팀플레이’가 형성됐다. 회사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처럼 각자의 장점을 살려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같았고, 단지 그 결과물이 ‘김치’라는 점만 달랐을 뿐이다.

나눔의 의미를 배우는 시간

솔직히 아이와의 봉사활동을 ‘추억 쌓기’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운 건 오히려 기자 자신이었다. 아이는 긴 설명 없이도 분위기를 통해 상황을 이해했다. 조심해야 할 곳에서는 고개를 끄덕였고, 누군가 “고마워!”라고 하면 쑥스러워하면서도 신나서 움직였다. 어른들처럼 ‘왜 해야 하는지’를 따지지 않고, 그저 ‘필요하니까 하는 일’로 받아들였다.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 포장된 김치 박스를 한참 바라보던 아들이 물었다. “이거 우리 거야?” “아니, 이건 다른 가족들한테 갈 거야. 겨울에 맛있게 드시라고.” 기자의 대답에 아들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 집은 매운 것도 잘 먹나 봐!” 단순하지만 그래서 더 정확한 문장이었다. 봉사란 거창한 설명보다, 아이의 이 한 마디처럼 마음이 정리되는 순간이 있는 법이다.

활동 중간, 허리가 아파오고 손끝이 차가워질 무렵 맞이한 점심시간은 꿀맛 같았다. 다 같이 땀 흘린 뒤 먹는 보쌈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내가 돕는다’로 시작한 봉사가, 함께 밥을 먹으며 ‘우리가 함께했다’는 연대감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맛있게 보쌈을 먹는 아이의 모습이 오늘 하루의 만족도를 대변해 주는 듯했다.

사내 봉사활동의 장점은 분명했다. 앞치마와 장갑 같은 물품이 현장에서 제공되니 따로 챙길 것이 없었고, 안내가 잘 되어 있어서 ‘처음이라 서툴러도 괜찮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무엇보다 회사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출발하지만 마음은 지역사회로 향하게 만드는 구조가 좋았다. 아이와 함께라서 더 확실히 느꼈다. ‘도움’이라는 단어를 교육으로 설명하기보다, 실제로 ‘무언가를 나누는 장면’에 함께 서 보는 것이 훨씬 강력하다는 것을.

오늘의 김치가 닿을 곳을 떠올리며

이번에 아들이 한 일은 아주 작았다. 아직은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이런 활동들이 나중에도 쌓이고 쌓여서 “내 손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

봉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 차 안에서 곤히 잠든 아들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오늘 우리가 담근 김치는 어느 가정의 밥상 위에 오를까? 누군가의 추운 저녁 따뜻한 국과 함께 놓이거나, 아침 흰 쌀밥 위에 얹혀 하루를 시작하는 힘이 될 것이다. 그 한 끼가 “나 혼자 버티는 겨울이 아니구나”라는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집에 도착해서도 옷에 밴 김치 양념 냄새가 싫지 않았다. 이번 4분기 컴투게더 김장 봉사활동은 ‘잘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나 혼자만 따뜻한 것이 아니라, 주변도 함께 따뜻해야 비로소 겨울이 겨울답게 지나간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그 온기는 거창한 기부가 아니라, 장갑을 끼고 배추 한 잎을 정성껏 덮는 손끝에서 시작된다는 것도 배웠다.

회사 동료들이 “아빠는 회사 가면 김치 담그는 거야?”라고 묻는 아들의 말에 빵 터졌던 소소한 에피소드처럼, 오늘 하루는 웃음과 보람으로 가득 찼다. 우리가 만든 김치가 닿는 곳마다 진짜 맛있고 따뜻한 겨울이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아이와 함께하는 봉사활동 팁

아이와 봉사활동 참여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몇 가지 요령도 남긴다.

역할은 작게, 칭찬은 크게
‘배추 옮기기’, ‘빈 통 정리하기’, ‘휴지 가져오기’처럼 단순한 역할이 좋다. 특히 나이대에 따라 역할을 나눠 주면 좋다. 해냈을 때 “덕분에 빨라졌어!” 한마디는 덤이다.

양념은 ‘거리두기’
“맨손으로 만지면 안 돼”라고만 하면 더 만지고 싶어 한다. “이건 어른 미션, 너는 너 미션!”으로 분리해 주는 것이 좋다. 물론 저희 아들처럼 작은 아이에게는 소용없다.

간식·물 같은 ‘컨디션 아이템’은 필수
현장 제공이 충분해도 아이 컨디션은 예측이 안 된다. 잠깐 쉬는 시간에 먹일 작은 간식이 있으면 훨씬 안정적이다. 물론 컴투스에서 챙겨 준 간식도 신의 한 수였다.

아들과 소중하고도 뜻깊은 추억을 회사에서 남길 수 있어서 너무 뜻깊었던 하루♡
장정필 기자

우리가 담근 김치가 누군가의 겨울 밥상이 된다고 생각하니 뿌듯했고, 아이한테도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작은 시간과 손길만 보태도 누군가의 겨울이 훨씬 따뜻해질 수 있더라고요, 다음 기회엔 독자분들도 한 번 같이 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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