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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 위에 마음을 얹다
디지털 키친 봉사 활동

한여름의 주말, 딸과 기자는 금천구장애인종합복지관 4층 식당에서 봉사자 조끼를 맞춰 입고 있었다. 복지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문구는 “Com2us의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문장이었다. 그 한 문장이 오늘 우리가 이곳에 오게 된 이유를 다시금 되새기게 했다.

처음 복지관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이었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금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까지 다양한 기능별 공간으로 구성돼 있었고, 각 시설은 깔끔하고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우리는 직원분의 안내를 따라 강당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사전 교육을 받은 뒤 두 팀으로 나뉘어 봉사 장소로 이동했다. 1팀은 3층 요리프로그램실에서 디지털 키친 시공 작업을 진행했고, 2팀은 4층 식당에서 발달장애 아동과 2인 1조로 짝을 이뤄 쿠킹 봉사활동을 함께했다.

이번 활동은 컴투스그룹의 ESG 사회공헌 프로그램 ‘컴투게더’의 일환으로 진행된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디지털 키친 조성 및 쿠킹 봉사’였다. 컴투스 임직원이 직접 주방 시공에 참여하고, 아동들과 케이크를 함께 만들며 소통하는 두 가지 활동으로 구성돼 있다.

복지관 3층에서는 ‘컴투스 키친 조성’이 한창이었다. 이 공간은 앞으로 발달장애 아동들이 자립적인 요리를 경험할 수 있는 교육 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전문 시공팀과 함께한 직원들의 손길 하나하나가 이 공간에 오래 남을 변화를 심었다.

기자는 딸과 함께 ‘쿠킹 봉사’ 팀에 참여했다. 쿠킹 봉사는 기본적으로 장애 아동과 함께 2인 1조가 되어 진행됐다. 가족과 함께 왔을 경우, 가족과 2인 2조로 케이크를 만들게 된다. 기자는 딸과 함께 참여했기 때문에 딸 아이와 2인 1조로 케이크를 만들었다. 

케이크 준비 구성
재료 : 케이크 시트, 생크림, 후르츠과일, 오렌지, 키위, 스핑클, 초코펜, 케이크박스

케이크를 만드는 방법은  선생님들의 지도 아래 진행되었기에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었다. 딸은 봉사활동 내내 활짝 웃으며 생크림을 바르고, 키위와 오렌지를 얹고, 스프링클과 초코펜으로 데코를 하며 케이크를 만들었다. 

빵을 자른 후 토핑과, 시럽을 바르고 생크림을 잔뜩 얹어 펴주는 작업을 했는데, 이 과정이 다소 오래걸렸다. 생크림을 빵 테두리에 빠짐 없이 발라야해서 꼼꼼함이 필요했다. 딸이 조금 지쳤을 때, 넘겨 받아 기자도 열심히 생크림을 펴발랐다. 경험해보니 여기서 포인트는 펴바르는 도구에 뭍은 생크림 덩어리를 일부 그릇에 덜고 작업을 해야 편하다는 것이었다.

생크림 바르기 작업을 마친 뒤에는 과일과 크림을 이용해 케이크를 장식했다. 짤주머니 사용이 쉽진 않았지만, 딸이 꼭 본인이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해 맡겼다. 비록 완벽하게 예쁘진 않았지만, 나름 열심히 꾸며 그럴듯한 모양이 완성됐다.

다른 봉사자분들은 정말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케이크를 잘 꾸미셨다. 하나같이 정성이 가득 담긴 작품들! 한번 구경해보시라.

장애아동들에게 선물할 케이크 포장을 마친 뒤, 정성껏 편지도 썼다. 딸은 편지 봉투에 귀여운 그림도 그렸다.

모든 활동이 끝난 뒤, 준비된 도시락(불고기 & 돈까스)을 나눠 먹으며 딸은 “아빠, 이건 엄마 밥보다 더 맛있다!”고 말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 한마디에, 오늘 하루가 얼마나 아이에게 특별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단체사진 촬영 땐 모두가 자연스럽게 웃었다. 낯설었던 아이와 나눈 교감, 생크림과 함께 퍼졌던 웃음, 편지 속의 고운 말들까지 그 모든 순간이 한 장의 사진에 담겼다.

이번 봉사는 ‘기부’나 ‘노력’보다 ‘함께’라는 가치가 중심에 있었다. 요리를 통해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고, 직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간을 바꾸고, 딸과는 그 어느 때보다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었다.

처음 만난 이들과도 금세 자연스럽게 협력하게 되는 분위기. 낯섦은 사라지고 존중이 남았다. 딸과 나는 이날 집에 돌아와서도 “다음엔 뭐 만들까?”를 이야기했다. 봉사는 그렇게, 우리 가족의 새로운 대화 주제가 되었다.

누군가를 도운 하루였지만, 사실 내가 더 많이 받은 하루였다.  딸이 적은 편지처럼, 오늘 함께한 이 시간이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드는 선물이었기를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따뜻한 ‘같이’의 시간을 더 자주, 더 넓게 나누고 싶다.

족제비 기자

다음번에 더 좋은 주제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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