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면서 콘솔 독점 출시작이던 게임들이 PC로 이식되는 기간이 짧아지고 있다. 기자는 현재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이 없기 때문에 컴퓨터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소식이 매우 반가웠다. 단순히 플레이가 가능해졌다는 부분도 좋았지만, 게임의 분위기를 바꾸는 모드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더 컸다.

2022년 2월에 출시했던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도 올해 3월 PC로 이식됐다.

콘솔 게임들의 PC이식 후 도입된 모드 소개에 앞서, 모드란 무엇인가 짧게 짚고 넘어가 볼까 한다. Modification(수정)이라는 용어에서 따온 모드(Mod)는 이미 출시된 게임의 데이터를 유저가 직접 수정해서 만드는 ‘유저 제작 게임’을 뜻한다. 보통은 모드 제작자가 게임의 캐릭터 외모를 변형하거나, 컨텐츠를 살짝 수정하여 룰을 바꾸는 정도로 패치를 만든다. 드물게 완전히 새로운 게임 수준으로 모드를 제작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러한 모드들은 게임계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기도 했다.

로블록스는 모드 제작을 위해 공식 툴을 제공하며 크리에이터를 모집하기도 한다. © 넥서스모드

1. 카운터 스트라이크

하프라이프 게임의 모드로 시작한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버전 1.6에서 단독 게임으로 분리하여 정식 출시된 FPS 게임이다. 당시 FPS 장르에서 인기를 끌고 있던 ‘레인보우 식스’에 비하면 캐주얼한 게임이었지만 많은 유저들이 찾는 게임이 됐고, 밸브(Valve)에서 모드 제작팀을 모두 채용하여 정식 게임으로 출시했다. 지금은 ‘카운터 스트라이크 2’로 버전업을 하며 아직까지도 일일 동시 접속자 수 100만 명(스팀 차트 기준) 대를 유지하며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픽과 물리엔진을 발전된 시리즈 최신판 ‘카스 2’ © 넥서스모드
카스 공식 트레일러

2. 배틀 그라운드

국산 슈팅 게임의 정점을 찍은 ‘배틀그라운드’도 시작은 ‘아르마 3’라는 샌드박스 슈팅게임의 모드로 시작됐다. ‘브랜든 그린’이라는 개발자가 만든 ‘배틀로얄’ 모드는 게임이 시작되면 거대한 섬에서 유저들이 비행기에서 낙하하여 무기와 아이템을 모아 1명의 생존자만 살아남는, 배틀로얄 장르의 기본 규격을 만들었다. 이후 브랜든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생존게임 ‘H1Z1’의 모드로서 별도 타이틀 ‘H1Z1: 킹오브더킬’을 제작했다. 그 후에는 블루홀에 합류하여 우리가 아는 ‘배틀그라운드’를 제작하게 된다. 지금까지도 배그는 스팀 일일 동시 접속자 수 40~50만 명을 유지하며 국산 슈팅 게임의 큰 형님을 자처하고 있다.

‘아르마 3’ 모드 시절의 배틀로얄
배그 공식 트레일러

3. 끝없는 전쟁(Aeon of Strife)

2002년도에 제작된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 ‘Aeon of Strife’는 모든 AOS 장르 게임의 시초가 됐다. AOS라는 명칭은 이 유즈맵을 줄임말에서 나왔다.

‘스타크래프트’ 유즈맵 Aeon of Strife © 넥서스모드

‘끝없는 전쟁’이라는 맵의 이름도 특정 구조를 지칭하는 용어가 아니라 스타크래프트에서 일어난 사건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이 유즈맵에서 유저는 자신이 영웅을 선택하여 생성된 병력에 따라 3개의 공격로에서 전투하는 형식으로 플레이 하게 된다. 장르의 모든 틀이 이 유즈맵에서 완성됐고 이후 도타, 카오스 등 이 장르의 뒤를 이은 다양한 유즈맵들과 게임들이 출시됐다. 롤(LOL)은 글로벌 탑 AOS 게임이, 밸브의 도타2는 일일 동시 접속자 수 60만명 대를 유지하고 있는 AOS 게임이 되어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프라이프에서 카운터스트라이크, 아르마3에서 배틀그라운드, 스타크래프트에서 롤까지. 본 게임의 룰을 변경해 새롭게 장르를 바꿔버린 모드도 물론 흥미롭지만, 콘솔 게임들은 툴의 부재로 구조를 바꾸는 것이 어려운 경우들이 있다. 이런 경우 외형적으로나 마이너한 룰 변경을 통해 본 게임을 즐기면서 유저들은 같은 게임 속 다른 재미를 느끼곤 한다. 활발한 모드 제작 커뮤니티를 기준으로 콘솔 이식작 PC 게임들의 다양한 모드들을 소개해 보겠다.

우선 기존 게임 리뷰들 중 콘솔에서 PC로 이식된 게임들을 선별했다. PC버전의 각 게임들에서 유용한 모드들이 만들어지고 배포되는 유명한 커뮤니티 ‘🔗넥서스모드’를 기준으로 직접 써보고 유용했던 모드를 정리해봤다.

바이오하자드 RE:4

(1) 약점 표시 모드

그래픽카드가 좋지 않은 필자의 노트북에서 가장 유용했던 모드다. 생체 조준경 아이템을 사용해야만 보였던 약점이 외부에서 보이는 모드로 좀더 편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2) 체력바 모드

적들 머리 위에 HP 체력이 바 형태로 표시되게 해준다. 숨어있는 적도 HP가 보여서 적의 위치를 보기 쉬워지고 RPG 게임처럼 적의 상태를 바로 파악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김영준 기자님의 게임리뷰

호그와트 레거시

(1) 매직건 모드

마법봉을 총의 외형으로 변경해 주는 모드다. 마법봉을 휘두르는 대신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마법총을 들고 마법을 발사(?)한다. 갑자기 장르가 변경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매직건 모드는 슈팅 게임이 된 호그와트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2) 비행고도 제한 해체 모드

빗자루 비행의 높이 제한을 없애주는 모드로, 마음껏 날아다닐 수 있게 되면서 좀 더 자유로운 호그와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너무 멀리 가면 텍스처 바깥으로 나가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정현우 기자님의 게임리뷰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1) 콜드 앤 다크 모드

전체적인 분위기를 차갑고 어두운 톤으로 바꿔주는 모드다. 아포칼립스 세상을 다룬 호라이즌 시리즈에 걸맞은 모드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색감이 바뀐 것뿐만 아니라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2) 리얼 월드 리쉐이드 모드

쨍한 컬러감을 현실 세계와 유사하게 변경해 준다. 좀 더 햇빛에 반사되는 지형지물의 색감이 현실감 있게 바뀌어서 따뜻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쪽에 취향이 맞는 유저들도 꽤 많은 편이다. 기자도 게임을 1회차 클리어한 후에는 이 색감으로 바꿨다.

백상현 기자님의 게임리뷰

이 밖에도 제작사에서 게임 플레이의 규칙을 바꾸어 공식으로 유저에게 게임 속 게임을 만들게 하는 해외 인기게임 ‘포트나이트’가 있다. 배틀그라운드처럼 서바이벌 형태로 슈팅게임을 즐길 수도 있지만 자동차 레이스 모드, 샌드박스 모드, 리듬게임 모드 등 다양한 모드도 있다. 로블록스보다 좀 더 성숙한 게임을 원한다면 포트나이트가 제격일 것이다.

최근에 레고와 협업해 포트나이트 공식 모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포트나이트를 레이싱 게임으로 바꿔주는 로켓 레이싱 모드
레고 포트나이트는 마인크래프트 같은 생존 샌드박스 게임 모드
TPS게임을 리듬게임으로 바꾼 포트나이트 페스티벌 모드
추민수 기자

😀 콘솔이 없어도 기다리면 PC로 게임이 출시되는 요즘, 다양한 모드들과 함께 아직 해보지 못한 콘솔 이식 게임들을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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