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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는 없는 PM 인터뷰

잠실에서 가산디지털단지로 출근하는 사람이 둘 있다. 한 사람은 지하철을 타고, 한 사람은 자차로 출근한다. 이때 출근길을 묘사해달라고 한다면, 두 사람은 어떤 이야기를 할까? 이들이 말하는 출근길 풍경은 비슷할까, 다를까?
기자는 단언한다. 두 사람이 묘사하는 그림은 전혀 다를 것이다.
출발지와 목적지가 같아도, 수단이 달라지면 마주하는 풍경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업PM과 개발PM의 관계가 그렇다. 프로젝트 성공이라는 동일한 목적지를 향해, 다른 방법으로, 다른 풍경을 보며 달리는 이들! 차이점만큼이나 공통점도 많은 두 PM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흰둥이: 안녕하세요, 야구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개발PM입니다. 짱구의 하얀 강아지 ‘흰둥이’를 좋아해서 이렇게 소개하게 됐습니다. (이하 개발 흰둥이)

농담곰: 그렇다면 저도 제가 좋아하는 이모티콘 캐릭터로 하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야구 프로젝트를 담당 중인 사업PM 농담곰입니다. (이하 사업 농담곰)

개발PM 개발 흰둥이
사업PM 사업 농담곰

PM을 양성하는 커리큘럼이 인기를 끌 정도로 최근 PM 직군이 굉장히 핫합니다. 하지만 아직 PM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정확히 잘 모르는 분들도 많은데요. 그런 분들을 위해 간단한 직무 소개 부탁드립니다.

개발 흰둥이: 개발PM이 흔히 떠올리는 ‘Project Manager’에 조금 더 가까운 그림일 것 같습니다. 회사마다, 팀마다 상황이 달라 딱 잘라 말할 순 없지만, 개발 과정에서 생기는 모든 일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게 개발PM의 업무입니다.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가 자기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 전반의 일정과 상황을 조율하는 역할이랄까요?

사업 농담곰: 사업PM의 업무는 보다 폭이 넓습니다. 각종 지표 분석을 바탕으로 한 BM 구상, 유관 부서와 커뮤니케이션, 이벤트 운영과 커뮤니티 동향 분석 등 게임 운영과 외부 커뮤니케이션이 주된 일입니다. 저는 현재 이벤트 운영과 지표 분석 업무를 주로 하고 있어 그쪽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분 다 야구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계신 데요, 야구 게임 담당자라면! 야구를 잘 알아야 하나요?

사업 농담곰: 꼭 열정적인 야구팬이어야만 하는 건 아니지만, 전 롯데 자이언츠 팬입니다…(웃음) 야구 게임을 너무 좋아해서 컴투스에 온 것도 맞아요. 입사하기 전부터 컴투스의 야구게임을 즐겨했거든요.

개발 흰둥이: 반대로 저는 기본 지식과 흥미는 있지만, 열렬한 팬까진 아니에요. 개인적인 생각으론 개발팀보단 사업팀이 조금 더 해박해야 할 것 같고, 개발팀은 직무에 따라 답이 갈릴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서버 개발자의 경우는 야알못(*야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어도 상관없어요. 대단한 지식을 요구하는 건 아니라 일을 하다 보면 이 종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어요. 기획자는 빠삭하게 잘 알아야죠. PM은 그 중간쯤? 분명히 야구 게임이라서 발생하는 이슈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모르고 들어올 순 있어도 계속 모를 순 없습니다.

사업 농담곰: 해박한 지식이나 열렬한 팬심까진 없어도 되지만, 야구가 어떻게 돌아가고 현재 리그 상황이 어떤지 늘 관심을 기울여야 해요. 이벤트 계획 등을 짤 때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데다 실제 시즌 이슈가 게임과 관련 있는 경우도 많거든요. 흥미가 아예 없어도 일을 할 순 있겠지만… 그러면 조금 힘들고 괴로울 것 같습니다.

실제 PM의 하루는 메신저로 시작해 메신저로 끝나곤 하는데요. 메신저 지옥에 사는 두 분은! 읽씹(*읽고 답장 안 함) vs 안읽씹(읽지도 않음) 중 어떤 것이 더 답답하신가요?

사업 농담곰: 읽씹이 더 답답합니다. 다들 바쁘시니 바로바로 답장할 수 없는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안읽씹 상태가 오래되면 이야기가 전달되지 않았을까 봐 불안하고, 읽씹은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알 수 없어서 언제 리마인드 해야 할지… 타이밍 잡는 게 고통스럽습니다…🤣

개발 흰둥이: 동감합니다. 차라리 안 읽었으면 확실히 안 읽었다, 지금 바쁘구나가 확인이 되고, 정 급한 일이면 직접 찾아가서 확인을 부탁드리면 돼요. 하지만, 읽씹은 읽었는데 아직 답장을 안 한 건지, 그냥 화면에 띄워져 있어서 표시만 사라진 건지 명확하지 않아서 답답합니다. 괜히 리마인드 했다 재촉하는 뉘앙스가 될 수도 있고… 아무래도 업무 상 주로 부탁드리는 입장이다 보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거든요.

그렇다면 친구들과 대화할 때는 어떠신가요?

흰둥이&농담곰: 안읽씹이요!

PM이 된 이후 생긴 직업병이 있나요?

사업 농담곰: 메신저 소리에 자동으로 반응하는 거? 꼭 저를 찾는 내용이 아니더라도 습관적으로 알림을 확인해요.

개발 흰둥이: 일단 메모하고, 캘린더에 표시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예전엔 이 정도쯤은 내가 기억하겠지~ 하고 내일 있을 일이나, 작은 일들은 따로 적지 않았어요. 그런데, 업무 특성상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자꾸 까먹는 게 하나씩 생기더라고요. 이 일을 까먹고 곤란해할 ‘미래의 나에게 선물을 보낸다~’는 마음으로 작은 일도 모두 기록합니다.

사업 농담곰: 저는 담당 프로젝트 커뮤니티도 자주 들어가 봐요. 유저 동향을 면밀히 살피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또, 매출 지표도 습관적으로 확인해요. (매일 보면 스트레스받지 않으세요?) 신입 땐 엄청 떨렸죠! 지금은 큰 흐름을 아니까 냉철하게 보고, 판단할 수 있어요. 그래도 여전히 철렁하는 순간이 있긴합니다ㅎㅎ

마침 두 분 다 MBTI가 J(판단형)이세요! P(인식형)은 PM으로 일하기 힘들까요? 어떤 성격이 PM직무와 잘 맞을 것 같나요?

개발 흰둥이: 계획을 짜고, 그 계획이 예쁘게 실행될 때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 이 직무를 즐거워할 것 같긴 해요. 하지만 계획성보단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더 중요해요. 다수의 사람과 얕고 넓은 관계를 맺는다는 점이 업무 특징 중 하나거든요. 자주 보는 분은 대개 정해져 있지만, 그 수가 조금 많습니다😅 100통 이상 메시지를 받는 날도 자주 있어요. 아무래도 제가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일보단, ‘해주세요’ 하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불편한 사람은 조금 힘들 것 같습니다.

사업 농담곰: MBTI가 I(내향형)라서 그런가 굉장히 공감되는 이야기예요. 제 생각에도 사업 PM은 외향적인 스타일의 사람이 조금 더 잘 맞을 것 같아요. 하지만, 업무니까 하다 보면 요령이 생깁니다. 여기에 더해 멀티 태스킹을 꼼꼼하게 잘 하는 사람도 잘 맞을 것 같습니다. 계획대로 잘 흘러가는 일도 있지만, 돌발적인 일도 많이 생겨서 늘 여러가지를 동시에 염두에 둬야 하거든요!

개발 흰둥이: 맞아요. PM으로 오래 일하신 분들을 보면 꼼꼼함섬세함도 중요해요. 팀장님이나 차석님들을 보면 기본적으로 작업자들 성향이나, 스타일까지 파악해서 커뮤니케이션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많은 사람과 일하는 데 모두 기억하시는 걸 보면 가끔 신기해요.

두 분 생각에 PM은 숲을 보는 넓은 시야가 더 중요한가요, 나무 하나하나를 잘 파악하고 관리하는 꼼꼼함이 더 중요할까요?

개발 흰둥이: 너무 어렵네요. 일단… 연차가 낮을 땐 눈앞의 나무들을 잘 챙기는 거에 집중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직급이 올라가면 프로젝트를 멀리 보는 능력이 조금 더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사업 농담곰: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능력인데… 굳이 하나를 고르자면 숲을 보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물론 저연차인 제 입장에선 나무 하나하나 보기 바쁘지만요.

나무 하나하나를 잘 챙기다 보면 언젠간 숲도 잘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개발 흰둥이: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숲을 보는 능력은 셀프로 키워야…🤣

사업 농담곰: 그렇죠. 그건 누가 챙겨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PM으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사업 농담곰: 이벤트나 안내 공지를 종종 써요. 아무래도 유저들 반응을 필터 없이 바로 볼 수 있는 공간이라 항상 신경이 쓰이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기 위해 고심했는데, 그런 포인트들을 유저들이 잘 파악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주실 때 무척 뿌듯해요. 제가 기획한 GM 캐릭터를 유저들이 귀엽다고 이야기해 줬을 때도 보람 있었어요. 하나 더 꼽자면… 역시 프로젝트 매출이 잘 나왔을 때가 가장…(웃음)

개발 흰둥이: 전 회사에서 그래픽팀과 개발팀의 갈등을 중재한 기억이 바로 떠올랐어요. 특정 이슈를 두고 그래픽은 그래픽대로, 개발자들은 개발자대로 자기 입장에서만 이야기하다 보니 해결에 진전이 없었죠. 그런데, 저는 개발 공부를 했고 현재는 다른 팀과 자주 소통하는 사람이다 보니 양측의 입장이 모두 이해가 되는 거예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타협점을 찾을 수 있도록 설득했더니 일이 잘 조율됐어요. 이때, 내가 ‘PM의 역할을 제대로 한 것 같다!’는 보람을 크게 느꼈습니다.

취업 준비를 할 땐 예상 못 한 업무도 있을까요?

사업 농담곰: 이렇게 다양한 언어를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외국어를 조금 더 열심히 할걸…😅 하지만, 국가마다 다른 유저 성향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서 재밌기도 해요. 예를 들면, 대만 유저는 한국 유저와 스타일이 가장 비슷한 편이에요. 열정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죠. 반면 미국 유저 같은 경우 느긋한 플레이를 즐겨요. 일본 유저와 대만 유저가 자국어 공지를 두고 굳이 한국어 공지 댓글에서 자기 나라 언어로 싸우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PM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개발 흰둥이: 논리적 사고꼼꼼함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개발 친화적인 직군이라 이 안에서 발생하는 이슈들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요. 단순히 개발 지식이 있는 것을 넘어, 그걸 바탕으로 상황을 판단할 줄 알아야 해요. 그래서 개발 PM은 누구나 될 순 있지만, 아무나 할 순 없는 것 같아요. 시각화된 스펙만으론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면접에서 적극적으로 어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업 농담곰: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통하는 원만한 인성? 웃으시지만, 중요한 부분입니다, 진짜로요! 끊임없이 회의하고, 협업하기 때문에 트러블을 자주 만드는 성향이라면 업무 진행이 힘들어요. 스킬적으로는 엑셀을 잘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분석을 주로 엑셀로 하거든요. 개인적으론 글쓰기 소양이 있으면 업무가 훨씬 수월할 것 같다고 많이 느꼈어요. 공지나, 보고 등 장문의 글을 쓸 일이 많거든요. 빠르고 신속하게 글로써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면 업무 시간이 훨씬 단축될 것 같아요.

두 분 모두 입을 모아 ‘호기심’도 중요하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이유일까요?

개발 흰둥이: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렇구나! 넘기지 않고 질문하는 자세가 숲을 보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 같아요.

사업 농담곰: 루틴으로 하는 업무에도 늘 질문을 던지려고 노력해요. BM이든, 이벤트든 아니면 어떤 플랜을 기획할 때든 파고들어 다양한 시각으로 고민하는 게 시야가 넓어지는 데에 크게 도움 되는 것 같거든요. 특히 유저 입장에서 생각을 많이 해보려고 해요. 저는 실제로 저희 프로젝트를 열심히 플레이했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들어와 일을 하다 보니 빠르게 공급자로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분명 공급자 입장에선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어요. 해서 일부러, 의식적으로라도 늘 유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사실 두 분께 인터뷰를 요청한 속셈(?)이 있습니다😎 흰둥이님은 프로그래밍을 전공하고 개발팀에 들어온 전공자로서, 농담곰님은 비전공자였으나 게임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업계에 들어온 입장으로서 서로 다른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흰둥이님은 프로그래밍을 전공하셨죠. 언제부터 개발자가 아니라 PM직무를 생각하셨나요? 어떤 점이 흥미로웠는지 궁금합니다.

개발 흰둥이: 원래는 앞에 서는 걸 별로 안 좋아하고, 자기주장도 잘 못하는 편이었어요. 여러 사람 앞에서 여유롭고 조리 있게 말하는 사람들을 동경했죠. 팀 프로젝트가 많은 전공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발표할 기회가 많이 생겼는데, 이게 당시엔 위기처럼 느껴졌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좋은 기회들이었던 것 같아요. 발표를 많이 겪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피치 능력이 늘었거든요. 덕분에 졸업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 자연스럽게 팀장 겸 PM 역할을 맡게 됐어요. 프로젝트를 이끌고 조율하는 과정에서 뿌듯함을 많이 느끼던 찰나, PM으로 일하는 선배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했어요. PM이야말로 내 전공과 성향을 모두 살릴 수 있는 직업이겠구나.

개발PM의 경우 기획자, 개발자 등으로 프로젝트를 이끌다 자연스럽게 PM으로 2차 전직(?)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흰둥이님께선 주니어 PM으로 커리어를 시작하셨는데, 장/단점이 있다면?

개발 흰둥이: 장점은… 역시 다들 제게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는 거죠 (웃음). 제가 한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지만, PM 안에서는 주니어의 입장이기 때문에 다른 분들이 어떻게 일을 하시는지 자연스럽게 여쭤보고 배울 수 있어요. PM업무라는 게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명확하게 꼭 이렇게 해야 한다! 정해진 건 아니라, 다양한 스타일을 흡수하고, 다양한 입장을 듣고 경험하는 게 큰 도움이 되거든요.
단점이라면, 반대로 한 분야에 대한 지식이 깊진 않은 거요. 저 같은 경우는 개발 베이스가 있긴 하지만, 실제 필드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사람만큼 경험이 많진 않으니까요. 아무래도 경력이 길어지면 한 분야에 더욱 특출난 지식이나, 경험이 필요할 것 같아요. 결국, 직접 개발을 하진 않아도 그들만큼 최신 트렌드나 기술에 촉각을 세우고 계속 공부해야 하는 거죠.

RPG 게임을 담당하시다 현재는 스포츠 장르를 맡고 계시는데요, 게임 장르에 따라 업무 영역이 달라지기도 하나요?

개발 흰둥이: 스포츠 게임은 인게임팀, 아웃게임팀으로 나뉘는 게 처음엔 낯설었어요. 저희 게임의 경우 실제 스포츠 리그를 바탕으로 하다 보니 검수를 받아야 한다는 것도 생소했고요. 라이선스 관련해서 구단이나 협회 측에 확인해야 하는 사항들이 많아서, 오히려 RPG 게임보다 PM이 챙겨야 하는 게 많다고 느꼈습니다

사업 농담곰: 사업PM도 비슷해요. 담당하는 게임의 장르에 따라 업무의 범위나, 흐름이 많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면, 야구 게임의 경우 매출 지표가 매년 비슷하게 흐르는 편이에요. 올해는 좀 그래프가 다르게 바뀌려나? 싶다가도 폭의 차이는 있지만, 항상 흐름 자체는 엇비슷하게 그려지더라고요.

실제 리그가 존재하다 보니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개발 흰둥이: 실제 현실의 인물의 성적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밸런싱 같은 부분에서 고민이 많습니다. 바꿀 수 없는 부분을 제외하고, 다른 걸로 밸런스를 맞춰야 하니까요. 예를 들어, NC나 KT 구단이 막 창단했을 때요. 아무래도 창단 초에는 팬층도 얕고, 성적도 안 좋을 수밖에 없잖아요. 다행히 두 팀은 금방 성적이 올라왔지만… 팀 성적과 별개로 모든 분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밸런싱을 잘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 고민이 많죠.

농담곰님은 다른 전공을 했으나, 게임을 좋아해 방향을 틀었다고 들었습니다. 게임 업계의 다양한 직군 중 사업PM이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업 농담곰: 게임을 워낙 좋아해서 내가 가장 열정적으로 잘 해낼 수 있는 분야가 게임 아닐까? 생각했어요. 이전 회사에서 PC방 채널 사업을 담당한 것도 영향이 컸죠. 커뮤니케이션이 주가 되는 업무였거든요.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PM이란 직군을 고려하게 됐어요.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보였고요. 사업PM도 함께 게임을 만들고, 소통하는 직무잖아요. 이거다! 싶었죠.

그렇다면, 사업PM이 되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사업 농담곰: 게임 분석 포트폴리오를 열심히 준비했어요. 안 좋아하는 장르여도 새로 출시하는 게임은 웬만하면 모두 플레이 해보면서 시장 트렌드를 익히고요. 단순히 즐기는 게 아니라, BM이나 순환 구조에 관심을 가지고 플레이하려고 노력했죠. 저 같은 경우는 원래 컴투스 야구 게임을 즐겨했다 보니, 면접에서 자연스럽게 그런 부분들을 어필했어요. 내가 이 프로젝트에 이만큼 애정을 가지고 있다! (웃음)

취업의 기본! 컴활은 안 따셨나요?

사업 농담곰: 엑셀을 배워보려고 강의를 듣긴 했는데, 이직 준비 기간이 짧다 보니 컴활까진 못 땄어요. 컴활 자격증까진 없어도 돼요. 하지만, 실제 업무에서 엑셀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특정 수준 이상 할 줄 알면 좋습니다. PPT 등의 오피스 활용 능력도 마찬가지예요. 자격증은 없어도 되지만, 일정 수준 이상으로 다룰 줄 알면 됩니다.

오히려 중요한 건, 면접에서의 스피치였던 것 같아요. 제가 잘했다는 건 아니고요(웃음). 사업PM 업무는 대부분 상대방을 설득하고, 질문하고, 조율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해서 소통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요. 때문에 내가 말하는 것이 정답이 아니더라도, 왜 그렇게 주장하는지 내 의견을 조리있게 전달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이건 단순히 면접을 넘어, 실제 업무에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니 여러 번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아요.

사업PM 업무의 꽃은 역시 BM개발이 아닐까요?!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두고 상품을 기획하는지 과정이 궁금합니다.

사업 농담곰: 저도 아직 주니어라 상품을 짜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보진 못했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역시 상품의 매력도죠. 어떻게 구성했을 때 유저들에게 매력적으로 와닿을지?를 가장 고민합니다. 또, 이런 매력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미묘한 밸런스 조절이 가장 중요하고요. 의외로 상품 배치도 꽤 중요합니다. 앞뒤 상품들과 유기적으로 배치해서 가치가 조금 더 와닿게끔 하는 거요.

가장 근본적인 건 ‘현재 우리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평균적으로 플레이를 얼마나 진척했나?’하는 질문이에요. 진척도에 따라 상품의 가치가 달라지거든요. 내부에서는 100원의 가치가 있다고 측정한 아이템이라도, 유저들이 더 원한다면 1,000원의 가치가 될 수도 있는 거니까요. 가격도 이런 내부 가치와 외부 가치를 감안해서 책정합니다.

개발 흰둥이: 원인을 찾기 힘든 라이브 이슈가 터졌는데, 바로 수정해야 할 때, 일정이 촉박한데 수정 후 재검수를 받아야 할 때.

사업 농담곰: 매출이 안 나올 때!

개발 → 사업: 연간 목표 매출 등의 계획을 어떻게 짜는지 궁금합니다.

사업 농담곰: 전년도 매출 자료, DAU 패턴 등의 이전 자료를 참고하고, 새로 추가될 콘텐츠나 세일즈 상품을 예상해서 산정합니다. 저희 게임은 특성상 라이선스비를 내기 때문에, 그것도 고려 사항 중 하나예요.

사업 → 개발: 개발팀 내부의 모든 분야에 대한 지식이 다 있으신가요?

개발 흰둥이: 아니요! 각 PM마다 조금 더 잘 알고 있는 분야는 있지만, 당연히 모든 분야를 다 아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어느 정도 관련 지식은 쌓이죠. 그래도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각 담당자분과 인터뷰해서 도움을 받아요. 제가 직접 작업하는 게 아니다 보니 작업하는 당사자의 스타일이나, 성향을 주의 깊게 보고, 의견을 참고하는 게 좋아요. 같은 작업도 사람마다 스타일이 천차만별이니까요!

만약 서로 직무를 바꿔 일할 기회가 생긴다면, 도전해 보실 의향이 있나요?

개발 흰둥이: 생각은 해봤는데, 생각만 하겠습니다😀

사업 농담곰: 과거로 돌아간다면 이과에 진학해 개발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지금의 직무에 만족합니다😀

마지막 질문! 공교롭게도 두 분 다 근 시일 내 결혼을 계획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업무 특성상 참 많은 분들과 의사소통하잖아요. 그렇다면… 혹시… 이런 업무 스타일이 축의금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사업 농담곰: 요청받는 쪽이 아니라 요청하는 쪽이라 큰 도움은 안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는 사람이 많다 보니 어디까지 청첩장을 돌려야 하나?에 대한 고민은 있어요.

개발 흰둥이: 먼저 하는 쪽의 선례를 참고하는 걸로 하죠…

유지수 기자

주 2회씩 꾸준히 마주하는 두 분이지만, 다소 어색한 분위기였던 인터뷰 현장! 프로젝트가 더더더 대박 나 두 PM님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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