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추석을 맞아 준비한 ‘글로벌 회담 – 명절·휴가 문화편’으로, 이집트,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튀르키예에서 온 네 명의 직원들과 각국의 특별한 명절 이야기를 나눴다.
크투팟(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에서 온 크투팟입니다.
이더(이탈리아): 이탈리아에서 온 이더입니다.
루(이집트): 이집트에서 온 루입니다.
에러팅(튀르키예): 튀르키예에서 온 에러팅입니다.
각자 나라에서 국민들이 가장 기다리는 명절은 무엇인가요?
루(이집트): 이드 알피트르, 이드 알아드하 두 이슬람 명절이 가장 크고 휴가도 길어서 이집트 사람들이 신나게 기대합니다.
이더(이탈리아): 이탈리아에서 가장 중요하고 기다려지는 명절은 크리스마스입니다. 원래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기 때문에 성당에 가서 미사에 참석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먼 친척까지 포함해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는 날입니다.
크투팟(인도네시아): 르바란(Lebaran) 또는 이드 알피트르(Idul Fitri)입니다! 라마단 한 달 금식을 마치고 가족이 모여 용서와 화해를 나누는 뜻깊은 날이에요. 다른 종교별 명절(예: 기독교의 크리스마스, 불교의 베사카 등)도 공휴일로 기념되지만, 규모나 사회적 영향력 면에서는 르바란이 가장 크고 전국적인 축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러팅(튀르키예): ‘라마단’(터키어: Ramazan Bayramı)과 ‘이드 알 아드하’(터키어: Kurban Bayramı)로 길게 쉬는 명절은 두 개입니다. 라마단의 금식 기간이 끝나면 온 가족이 모여 라마단 명절을 보내고, 이드 알 아드하는 아브라함의 희생을 기념하며 양이나 소 등을 제물로 바치는 명절입니다.
해당 명절에는 가족이나 친지들과 어떤 활동을 함께 하나요?
루(이집트): 보통 밤을 새우고 아침이 되면 준비해 모스크에 기도하러 갑니다. 명절 기도 끝나면 함께 명절 과자를 먹고 폭죽을 터뜨려요. 그다음 아버지가 이디야(현금)를 나누어줘요. 낮에는 다들 피곤해서 잠깐 쉬고, 저녁에는 친척들이 방문하거나 가족과 외출합니다.
이더(이탈리아): 전날부터 모여 특별히 준비한 음식을 같이 먹고, 카드 게임이나 빙고와 비슷한 보드게임을 하며 자정을 기다립니다. 밤 12시가 되면 서로 축하하며 선물을 주고받고, 크리스마스 당일에도 다시 모여 점심부터 저녁까지 음식을 먹고 게임하면서 시간을 같이 보냅니다.
크투팟(인도네시아): 르바란 때는 온 가족이 모여 함께 기도하고 서로 용서를 구해 화해한 뒤, 준비한 명절 음식과 간식을 나누어 먹어요. 요즘은 가족끼리 게임을 하거나 SNS에 챌린지 영상을 올리며 추억을 남기기도 해요!
에러팅(튀르키예): 두 명절 모두 남자들은 아침 일찍 모스크에 가서 명절 예배를 드리고 여자들은 아침을 준비합니다. 라마단 명절에는 첫날부터 가족이나 이웃이 서로 방문하며 축하하고, 이드 알 아드하에는 제물로 바친 양이나 소의 고기를 손질해 그 해 제물을 바치지 못한 이웃에게 나누어줍니다. 둘째 날부터도 서로 방문하여 축하를 이어갑니다.
명절에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가 있나요?
루(이집트): 어르신들이 돈을 나누어줍니다. 전 성인이지만 아직도 아버지와 외삼촌한테 이디야를 받아요! 그 외에는 친척끼리 이드 알피트르 때 과자를, 이드 알아드하 때 고기를 주고받아요.
이더(이탈리아): 네, 선물을 꼭 주고받습니다. 보통 화장품, 향수, 옷, 가방 같은 선물을 많이 준비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손주에게 돈을 주는 경우가 흔합니다. 또 가족이 아닌 지인에게 크리스마스 때 자주 먹는 음식을 선물하는 문화도 있습니다.
크투팟(인도네시아): 대표적으로 ‘Angpao Lebaran/THR’라 불리는 명절 용돈 봉투를 아이들이나 아랫세대에게 줘요. 직접 만든 명절 과자나 기도복을 이웃이나 친척에게 나누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선물 제비뽑기, 전자상품권 등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선물을 주고받는 것 같아요.
에러팅(튀르키예): 어른들은 어린이들에게 용돈을 주는 문화가 있습니다. 나이가 어린 친구들이 용돈을 달라고 하는 대상의 손에 뽀뽀를 하는 전통이 있는데, 뽀뽀를 받은 어른들은 “건강하게 오래 살아”라고 기원하며 어린이들에게 용돈을 줍니다. 어린 친구들은 또한 할로윈 때와 비슷하게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사탕을 모으기도 합니다.
이더(이탈리아): 지방마다 크리스마스 음식이 많이 다릅니다. 제가 살던 지역에서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칼초네와 비슷한 모양으로 빚은 피자를 꼭 먹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역을 떠나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자정이 되자마자 건배를 위한 스파클링 와인과, 디저트로 먹는 판도로나 파네토네 같은 빵입니다.
크투팟(인도네시아): 르바란 하면 Ketupat(코코넛 나뭇잎에 싼 찐밥), Opor Ayam(코코넛 밀크 치킨 스튜), Rendang(향신료와 코코넛 밀크로 오래 졸여낸 소고기 요리) 같은 명절 음식과, Kue Nastar(파인애플 타르트 쿠키), Kue Kastengel(치즈 쿠키) 같은 명절 간식들이 빠질 수 없죠! 이때 평소보다 훨씬 푸짐하게 차려져서 살이 찔 수밖에 없어요.
에러팅(튀르키예): 튀르키예 명절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은 ‘바클라바’입니다! 집에 오는 손님들에게 항상 바클라바와 튀르키예 커피나 홍차를 대접합니다. 이드 알 아드하에는 고기도 함께 대접합니다!
루(이집트): 가족과 친척 모임이 중요해서 온라인 선물은 안 합니다. 그래도 축하 메시지는 보내긴 해요!
이더(이탈리아): 코로나19 이후로도 큰 변화가 없었던 것 같고, 여전히 모여서 보내는 것 같습니다.
크투팟(인도네시아): 코로나19 이후에는 멀리 살아 직접 만나지 못하는 가족끼리 영상통화로 인사하거나, SNS에 이드 명절 축하 메시지를 올리며 안부를 전하는 게 자연스러워졌어요. 특히 젊은 세대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으로 선물을 보내는 일이 많고, 가족끼리 챌린지나 명절 관련 콘텐츠를 함께 만들기도 해요.
에러팅(튀르키예): 튀르키예에서는 젊은 세대가 명절 기간에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고, 넓은 국토 때문에 떨어져 사는 친척들과는 영상통화로 안부를 나눕니다. 다만 온라인 선물 문화는 거의 자리 잡지 않았습니다.
명절이 꼭 즐겁지만은 않은 경우도 있죠. 여러분은 어떤가요?
루(이집트): 저는 가족, 친구와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깁니다. 열여덟 살에 집을 떠나 대학에 진학했고 지금은 해외에 살고 있어서 그런 기회가 드물죠. 명절 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거예요!
이더(이탈리아): 아무래도 크리스마스에는 풀코스로 많이 먹다 보니, 음식을 준비하고 집을 청소하고 다 먹은 뒤에 설거지까지 하는 어머니, 이모, 고모, 할머니들이 가장 힘듭니다. 또한, 가족이 많을수록 선물을 마련하는 데 드는 돈이 큰 부담이 되는 가정도 있어서, 그런 사연이 종종 뉴스에 나오기도 합니다.
크투팟(인도네시아): 음식 준비와 친척들이 결혼이나 직장 이야기를 꺼낼 때는 조금 힘들 때가 있죠. 그래도 1년에 한 번뿐인 명절이라 언제나 소중하고 기다려지는 시간이랍니다!
에러팅(튀르키예): 꼭 명절 때는 아니어도 지금 해외에 살고 있어서 자주 간다 해도 1년에 한 번인데 친척들을 방문할 때마다 잔소리는 항상 듣습니다. 튀르키예는 언제 돌아올 거냐부터 시작해서 결혼 아직도 안 할 거냐, 살이 쪘다/빠졌다 등 항상 의견들이 많으십니다. 그래서 명절은 명절 그대로의 분위기가 즐겁고 잔소리는 명절과 연관 안 시켜서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명절 기간에 귀향이나 대규모 이동이 있나요?
루(이집트): 명절 때 카이로가 가장 비워지고 조용합니다. 귀향이 심하죠.
이더(이탈리아): 이탈리아에서는 크리스마스보다 새해에 여행을 더 많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는 가족끼리, 새해는 친구끼리’라는 말도 자주 합니다. 그 외에는 명절보다 여름에 여행을 많이 가요. 더위를 싫어하는 사람은 산으로, 더위를 즐기는 사람은 바다로 갑니다.
크투팟(인도네시아): ‘무딕(Mudik)’이라고 불리는 대규모 귀향이 있어요. 수백만 명이 고향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기차, 버스, 항공편이 매진되고 고속도로도 며칠간 심하게 막힙니다. 또 명절 기간이 길다 보니 보통 2~3일간 전형적인 르바란 전통을 지낸 뒤에는 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에러팅(튀르키예): 튀르키예에서는 명절 기간에 세대별로 다른 모습이 나타납니다. 어르신들은 여전히 자녀나 손주들이 집으로 와 함께 시간을 보내길 기다리며, 이를 중요한 전통으로 생각합니다. 젊은 세대는 평소에 긴 휴가를 얻기 어렵기 때문에 명절을 여행 기회로 활용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중간 세대는 여전히 부모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명절 때마다 도로가 붐비고 교통 체증이 심해집니다.
명절에 대한 인식이나 참여 방식이 세대마다 다른가요?
루(이집트): 나이보다 사람 성격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이더(이탈리아): 원래는 종교적 의미가 강했기에 미사에 꼭 참석해야 했는데요, 이제는 단순히 가족끼리 모이는 날이 된 것 같습니다. 또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바뀌면서 최근에는 모임의 규모도 줄어든 느낌을 받았습니다.
크투팟(인도네시아): 부모 세대는 종교적 의미와 전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면, 젊은 세대는 가족 인사는 하되 나머지 시간에는 여행이나 자기 휴식에 더 집중하기도 합니다. 특히 대도시 청년층은 해외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에러팅(튀르키예): 튀르키예에서는 명절에 대한 인식이 세대별로 차이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어르신들은 여전히 명절을 중요한 전통과 가족 결속의 시간으로 여기며 큰 의미를 둡니다. 반면 젊은 세대는 명절을 예전처럼 특별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단순히 긴 연휴나 여행 기회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자 나라의 명절이나 휴일 중, 한국 친구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날이 있다면 어떤 날인가요?
루(이집트): 이집트 부활절 때는 가족들이 함께 모여 훈제 생선을 먹으며 봄을 맞이합니다. 또 콥트 크리스마스는 일반적인 크리스마스와 날짜(1월 7일)가 달라서, 소개드릴 만한 명절입니다.
이더(이탈리아): 저는 ‘페라고스토’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역사 속에서 이 휴일의 날짜와 의미는 조금 바뀌었지만,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휴일입니다. 이탈리아에서는 페라고스토 날에 가족이나 친구끼리 모여 같이 바다에 갑니다. 특히 10대와 20대는 바닷가에서 텐트를 치고 노래를 부르면서 밤새 노는 경우가 많습니다.
크투팟(인도네시아): 불교 명절인 Waisak(바세카)이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는 날인데, 중부 자바 보로부두르 사원에서 수천 개의 연등을 하늘로 띄우는 장관이 펼쳐집니다. 한국의 연등 행사와 비슷하지만, 세계 최대의 불교 사원을 배경으로 해서 훨씬 더 신비롭고 감동적인 경험이 될 수 있어요.
에러팅(튀르키예): Hıdırellez가 있습니다! 흐드렐레즈(Hıdırellez)는 튀르키예와 발칸 지역에서 매년 5월 5일 밤부터 6일 새벽까지 열리는 전통적인 봄맞이 축제로, 겨울이 끝나고 여름이 시작됨을 기념하며 풍요와 건강, 행운을 기원하는 행사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불멸의 성인 흐즈르와 일리아스가 이날 만나 사람들에게 복을 내린다고 믿어지며, 사람들은 모닥불을 피워 뛰어넘거나 소원을 적은 종이를 장미나 나무 밑에 묻는 등 다양한 풍습을 실천하고 가족·이웃과 함께 피크닉과 잔치를 즐깁니다.
크투팟(인도네시아): 추석이요! 르바란과 비슷하기도 하고 연휴 기간이 길어서 충분히 쉴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에러팅(튀르키예): 저도 오래 쉴 수 있는 추석과 설날이 제일 좋습니다.
다른 문화권의 명절을 지역 사회에서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루(이집트): 기쁨을 나누는 모든 문화의 명절을 존경합니다. 라마단 단식 기간에 제 업무 일정도 조금 조정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이더(이탈리아): 이탈리아에는 가톨릭교가 널리 퍼져 있어서 라마단을 챙기는 무슬림이 처음 나타났을 때는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젊은 사람들은 윗세대의 인식을 바꾸려고 많이 노력해서 점점 서로 존중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중국의 춘절이 화려해서 관심이 생기고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크투팟(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다민족·다종교 국가라서 서로의 명절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이슬람교의 르바란, 기독교와 가톨릭교의 크리스마스, 힌두교의 녜삐(Nyepi), 불교의 바세카, 유교의 춘절까지 모두 공식 공휴일로 인정돼요. 상업적으로 즐기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웃의 문화를 존중하고 함께 축하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자리 잡혀 있어요.
에러팅(튀르키예): 아무래도 크리스마스와 같은 종교적 의미를 가진 다른 문화권의 명절을 축하하지는 않지만, 크리스마스가 대중화되면서 튀르키예에서 새해를 맞을 때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미거나 칠면조를 구워 먹고 그럽니다.
올해 한국의 추석 연휴는 개천절(10/3), 한글날(10/9), 그리고 컴투스의 리커버리데이(10/10)까지 더해져 꽤 긴 휴식 기간이 될 예정인데요! 혹시 이번 연휴에 특별한 계획이 있으신가요?
루(이집트): 비행기 티켓이 비싸서 어디 못 떠날 것 같아요. 대신 서울의 아름다움을 즐겨보겠습니다.
이더(이탈리아): 딱히 없습니다. 본가에 가고 싶었는데, 이탈리아가 명절에 인기가 많은 여행지라서 비행기표를 알아볼 때쯤에는 가격이 이미 많이 올랐었습니다…
크투팟(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가서 가족, 친구들이랑 좋은 시간 보내고, 고양이들이랑도 실컷 놀면서 힐링할 거예요.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배도 마음도 든든하게 채워올 생각이에요!
에러팅(튀르키예): 네네네! 저는 가지고 있는 연차와 연휴를 합쳐서 한 달 동안 튀르키예로 휴가를 떠납니다! 너무 신나요, 야호~
이집트,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튀르키예에서 온 네 명의 직원들이 들려준 명절 이야기는 각기 달랐지만, 그 안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는 공통된 마음이 담겨 있었다. 다가오는 추석에도 이 같은 마음을 되새기며 따뜻하고 풍성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이번 컴투스 글로벌 회담 ‘명절·휴가 문화편’을 통해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앞으로도 글로벌 동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이어가며, 문화적 차이를 넘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함께 발견해 나갈 예정이다.
👉 글로벌 직원들에게 궁금한 주제가 있다면 언제든지 컴투스온으로 알려주세요!
에르 기자
세계 각국의 명절이 전하는 기쁨처럼, 이번 추석 연휴에도 모두가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을 나누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