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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갈비에 진심이라면 꼭 가봐야 할 맛집: 몽촌 닭갈비

특별한 닭갈비를 찾아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닭갈비. 익숙한 메뉴인 만큼, 진정 특별한 맛집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춘천식 닭갈비부터 철판 닭갈비까지, 수많은 닭갈비 전문점들이 비슷비슷한 맛을 선보이는 가운데, 차별화된 무언가를 찾는 것은 미식가들의 영원한 숙제이다.

그러던 중, 방송인 이영자님의 맛집으로도 소개되며 입소문을 탄 몽촌 닭갈비를 발견했다. ‘한방 닭갈비’라는 독특한 컨셉트와 이영자님의 검증된 입맛이 보증하는 맛집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판교 현대백화점에 위치한 몽촌 닭갈비를 직접 찾아가 보았다.

‘몽촌’, 이름 속에 담긴 철학

먼저, ‘몽촌’이라는 독특한 이름이 궁금해 검색해보았다.

몽촌(夢村): ‘꿈의 마을’이라는 뜻으로,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을 한결같은 맛으로 제공하겠다는 꿈이 담겨 있다고 한다. 또한 서울 몽촌토성 근처에서 시작된 브랜드로, 이름에 지역의 정체성과 철학을 함께 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현재 몽촌 닭갈비는 총 3개 지점이 있다.

  • 본점: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로 298
  • 판교점: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현대백화점 B1
  • 송도점: 인천 연수구 인천타워대로132번길 9

판교 현대백화점에서 만난 몽촌 닭갈비

필자가 방문한 판교점은 현대백화점 지하 1층 식당가에 위치해 있다. 지하철과 연결된 통로 근처라 대중교통 이용 시 접근이 매우 용이하다. 주말에는 대기 시간이 무려 3시간 이상일 수도 있다지만, 다행히 평일 저녁에 방문한 덕분에 웨이팅 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 럭키!

내부는 아담한 편으로, 약 15개 정도의 4인용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다. 매장 인테리어가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한약재, 담금주, 흑백 신문, 7080 감성 포스터 등으로 구성되어 “한방 닭갈비”라는 정체성과 복고 감성을 동시에 전달한다. 메뉴판도 흑백 신문 형태로 제작되어 신선함을 준다. 전체적으로 옛날 한약방을 연상시키는 분위기로, 한방이라는 컨셉트를 충실히 구현한 인테리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 메뉴

  • 한방 치즈 닭갈비 2인분 + 우동 사리 추가
  • 들기름 볶음밥 1인분
  • 총 48,500원

메뉴가 다양해 고민했지만, 시그니처 메뉴인 한방 치즈 닭갈비를 선택했다. 평소 닭갈비를 먹을 때 우동 사리는 필수라고 생각하기에 망설임 없이 추가했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기본 반찬이 차려졌다. 구성은 깻잎, 천사채 샐러드, 양파김치, 양배추 겨자 샐러드였다. 평소 겨자를 즐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겨자 샐러드는 자극적이지 않고 닭갈비의 진한 맛과 조화를 이루며 가장 손이 많이 간 반찬이었다.

또한 함께 나온 콩소스는 콩국수를 달콤하게 졸인 듯한 맛이었으며, 닭갈비의 짭조름한 풍미를 부드럽게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머리카락이 긴 사람들을 위한 머리끈도 제공되는데,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맛 평가와 최고의 조합

짜잔! 테이블 위 철판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닭갈비가 드디어 등장했다. 정말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이다. 냄새는 일반 닭갈비보다는 간장 향이 진했으며, 은은한 한방 향도 났다. 인덕션 내장 테이블 덕분에 식사 내내 따뜻한 상태가 유지된다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함께 간 기자단 레고와 미니언즈도 행복해 보인다.

근접 샷으로 보니 색깔의 조화가 정말 아름답다. 진한 갈색의 소스에 노란 치즈, 초록색 부추와 깻잎, 주황색 당근까지. 마치 팔레트 위의 물감처럼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요즘 MZ 유행인 흔들리는 사진도 찍어보았다. 닭갈비를 마주한 흥분이 사진으로 전해져 오는듯 하다.

구성 재료: 닭 다리 살, 고구마, 당면, 우동(추가), 양배추, 떡, 당근, 부추, 치즈, 깻잎, 파

처음 봤을 때는 냄비 둘레가 작아 양이 너무 적은 게 아닌가 걱정했다. 하지만 이는 냄비의 구조 때문이었다. 일반적인 닭갈비 냄비는 얕고 넓은 데 비해, 이 냄비는 가마솥 뚜껑처럼 가운데가 깊은 형태였다. 그래서 보이는 것보다는 양이 많았지만, 그래도 다소 아쉬운 양이었다.

닭갈비의 맛은 눅진한 간장+짜장 맛에 특유의 감칠맛이 있었다. 처음에는 생선 향이 나는 듯도 했는데, 나중에 고민해 보니 한방 맛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뜻함을 계속 유지하기 때문에 소스가 졸아들면서 맛이 더욱 진해지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는 맛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가장 맛있었던 조합 TOP3

  1. 부추+치즈+닭갈비
  2. 깻잎+치즈+콩소스+닭갈비
  3. 겨자 양배추 샐러드+부추+닭갈비

개인적으로는 부추가 충분히 들어간 것이 닭갈비의 킥이라고 생각했다. 부추의 아삭한 식감과 특유의 향이 진한 소스와 만나면서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치즈의 양도 충분하여 거의 다 먹을 때까지 치즈를 곁들여 먹을 수 있었고, 냄비를 계속 데우기 때문에 치즈가 굳지 않아서 정말 만족스러웠다. 다만 닭의 양이 조금 부족하게 느껴졌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마무리는 역시 볶음밥

마지막은 역시 들기름 볶음밥이다. 직원이 미리 비벼져 나온 밥을 냄비에 펴주는데, 반조리 상태라 금방 익어 기다림 없이 바로 먹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닭갈비를 먹고 밥을 볶아 먹지 않는 것은 닭갈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배가 무척 불렀지만 한 숟갈 떠보았다. 역시 한국의 후식은 볶음밥이라고 했던가. 닭갈비 소스가 밴 밥알 하나하나가 고소하고 진한 맛을 품고 있었다. 들기름의 고소함까지 더해져 이미 배가 가득 차 있었지만 결국 다 먹고야 말았다.

재방문 의지와 아쉬운 점

사실 이번 방문은 두 번째였다. 두 번 모두 같은 메뉴를 선택했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다음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매운맛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2인 방문이라 사이드 메뉴는 충분히 시도하지 못했지만, 다음엔 여럿이 함께 방문해 칼국수까지 곁들여 보고 싶다.

총평 ★★★★☆

  • ★★★★★: 한방 소스의 깊은 맛과 치즈의 조화가 뛰어남
  • 서비스 ★★★★★: 친절한 직원, 세심한 배려 (머리끈 제공 등)
  • ★★★★☆: 전체적인 양은 충분하나 닭고기 양이 다소 아쉬움
  • 가격 ★★★☆☆: 1인분 20,500원으로 다소 비싼 편
  • 분위기 ★★★★★: 한방 컨셉트가 잘 살아있는 인테리어

진한 맛과 친절한 서비스, 넉넉한 구성은 매우 만족스러웠으나 닭의 양이 다소 아쉬웠고, 1인분 20,500원의 가격은 다소 높은 편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한방이라는 독특한 컨셉트와 깊은 맛, 그리고 끝까지 따뜻하게 유지되는 시스템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재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는 맛집이라고 평가한다. 일반적인 닭갈비에 질렸다면, 한방의 깊은 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몽촌 닭갈비를 강력히 추천한다.

빵이조아 기자

맛집을 찾는 게 제 취미인데 심각한 집순이라 찾아만 두고 방문을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를 집 밖으로 꺼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이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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