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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효율을 높이는 왼손 배치 넘버패드, 앱코 K26 커스텀 리뷰

작업 효율을 극대화하다: 앱코 K26 넘버패드

포토샵과 3D 작업을 하다 보면 오른손은 마우스나 태블릿에, 왼손은 키보드 단축키에 고정된다. 문제는 넘버패드다. 수치를 입력하거나 Delete, Backspace 같은 키를 누를 때마다 오른손을 마우스에서 떼어 키보드까지 옮겨야 한다. 왼손으로 누르려면 손목을 키보드 오른쪽 끝까지 무리하게 뻗어야 한다.

그렇다면 넘버패드를 키보드 왼쪽에 배치하면 어떨까. 마우스와 키보드를 오가는 동선이 줄고, 양손의 작업 영역이 효율적으로 나뉜다. 디자이너뿐 아니라 수치 작업이 잦은 모든 직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앱코 K26 넘버패드를 직접 사용해 봤다.

제품 소개: 작업자를 위한 디테일

먼저 제품을 살펴보겠다. 앱코 K26은 기본적인 넘버패드 기능뿐 아니라 왼쪽에 5개의 매크로 버튼이 추가로 탑재된 제품이다. 상단에는 Fn 키, Backspace 등 오른손 키보드 영역에서 자주 사용하는 버튼들도 함께 배치돼 있어 활용도가 높았다.

특히 왼쪽 상단에 달린 노브(Knob)는 기대 이상으로 유용했다. 노래를 들으며 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직관적으로 볼륨을 조절할 수 있어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기능이다.

연결 방식 또한 블루투스, 유선, 전용 동글(2.4GHz) 무선 등 3가지 모드를 지원해 사용 환경에 맞춰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무선 모드 사용 시에는 충전이 필요한데, 한 번 완충하면 꽤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어 배터리 걱정 없이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소프트웨어 설정: VIA로 나만의 단축키 만들기

사용에 앞서 키보드 오른쪽 영역에서 자주 사용하는 키들을 정리해 보았다. 가장 빈번하게 쓰는 Delete 버튼을 매크로 키에 할당하기로 했다.

또한 포토샵에서 자주 쓰는 ‘반전 기능’ 단축키인 Ctrl+I와 ‘선택 영역 반전’ 단축키인 Ctrl+Shift+I도 설정이 필요했다. 포토샵 유저라면 알겠지만, Ctrl, Shift, I를 한 손으로 동시에 누르려면 엄지손가락을 찢어질 듯 벌려야 하는 고통이 따른다. 그래서 이 복잡한 조합 키들을 과감하게 매크로 버튼 하나로 해결하기로 했다.

앱코 K26 넘버패드는 VIA라는 커스텀 키보드 웹 소프트웨어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키 배열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다. 필자의 손가락 동선에 맞춰 버튼을 새롭게 매핑해 보았다.

VIA 소프트웨어 사진

기존 왼쪽에 위치한 Tab 버튼 자리에 손이 더 자주 가는 Delete 기능을 할당하고, Tab 기능은 왼쪽 여유 매크로 버튼으로 옮겼다. 앞서 언급한 Ctrl+I 등의 조합 키도 순서대로 매크로 버튼에 입력했다. 추후에는 올가미 툴 단축키인 L도 추가해 볼 생각이다.

하드웨어 커스텀: 키캡으로 직관성과 디자인 잡기

소프트웨어 설정은 마쳤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남았다. 하드웨어적으로 키캡의 각인이 바뀐 기능을 따라가지 못해 헷갈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제품은 기계식 키보드이기에 키캡 교체(Keycap Swapping)가 가능하다. 즉, 내가 커스텀 한 키 위치에 맞춰 키캡을 바꿔 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키캡을 교체할 수 있는 커스텀 키캡 세트도 함께 준비했다.

넘버패드 키캡

여기에 작년 ‘아이디어 공모전’ 굿즈였던 컴투스 키캡으로 포인트를 주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해 보자.

키캡 뽑기

먼저 사용하지 않을 기존 키캡을 제거한다. 필자는 철사 형태의 키캡 리무버(Keycap Puller)를 선호하는데, 플라스틱 리무버보다 키캡 표면의 손상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다만 힘 조절을 잘못하면 키캡이 튕겨 나가거나 스위치까지 뽑힐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팁을 하나 주자면, 수직으로 일정한 힘을 주어 단숨에 뽑아내는 것이 요령이다.

키캡 뽑은 사진

시원하게 키캡을 제거했다면, 이제 좋아하는 키캡으로 나만의 배열을 채울 차례다.

작년 행사 때 그토록 원했던 ‘집토끼’ 키캡과 ‘데빌몬’ 키캡을 꺼냈다. 해당 굿즈를 얻기 위해 회사 선배들과 열정적으로 게임에 참여했던 추억이 떠올라 더욱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다. (당시 키캡을 양보해 준 선배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정말 갖고 싶었다.) 서랍 속에 잠들어 있던 소중한 키캡들이 드디어 제 자리를 찾아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드디어 내 마음대로 커스텀 한 산뜻한 넘버패드가 완성되었다.

총평: 적응 기간을 넘으면 확실한 효율

이렇게 커스텀한 넘버패드로 약 5일간 작업했다. 처음에는 왼쪽 넘버패드가 익숙하지 않았지만 1~2일이 지나자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적응 이후에는 확실히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넘버패드만큼의 공간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요즘 텐키리스 키보드가 유행이니만큼 오히려 다양한 텐키리스 키보드를 사용할 기회로 삼을 수 있다. 필요할 때만 넘버패드를 꺼내 쓰면 되므로, 책상을 깔끔하게 유지하면서도 넘버패드를 자주 쓰는 사람에게는 선택적 활용이 가능하다.

항상 눈여겨봤던 아이템이었는데 실제로 사용해 보니 작업 효율에 확실히 도움이 됐다. 작업 동선과 능률에 관심이 많은 사우분들께 추천한다.

키캡쟁이 기자

항상 눈여겨봤던 아이템이었는데 과연 작업 효율에 좋을까 고민만 하던 와중에 좋은 기회로 실사용 후기를 쓰게 되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생각보다 더 괜찮았다는 점! 작업의 능률과 동선에 관심 많은 사우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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