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잘 논다.
영하의 ‘차크닉편’

평일에는 사무실과 집(현재는 재택근무 중), 코로나 때문에 약속도 다 취소되고 너무 답답한 요즘, 가족, 연인과 안전하게 주말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주말 아침이 되면 자취남은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냥 집에서 퍼져 있을 것인가, 어디로든 밖으로 나가볼 것인가?”

이런 고민이 들때마다 기자는 보통 후자를 선택한다. 다만 요즘은 사람 많은 장소를 최대한 피해 이동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 날은 맛집과 곳곳에 ‘Hidden Spot’이 숨어있고, 자취 중인 가산동에서 드라이브하기 딱 좋은 거리에 위치한 ‘영종도’로 출발했다. 영종도까지는 대략 50분~1시간 소요된다.

준비물

미니테이블과 지인에게 받은 의자는 트렁크에 상시 보관중이다. 최근 직접 내려 마시는 커피에 재미를 붙이고 있는 중인데, 쓸데없는 생각과 걱정이 많아질 때 커피를 내리고 있으면 잠시나마 차분해지고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 게 참 좋다.

이동 시간 자체가 힐링

코로나와 더불어 엄청나게 추운 날씨 탓에 도로는 평소 주말보다 한산했다. 하필 이 날은 영하까지 기온이 떨어진 추운 날이었다. 크게 막히지만 않으면 운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렇게 한산한 도로를 달리는 것만으로도 힐링 됐다.

기자는 보통 네비게이션에 ‘마시안 해변’을 찍고 가는데, 마시안 해변 근처에 도착하고 나서부터는 좁은 도로를 따라 천천히 둘러보며 주차하기 좋을 만한 자리를 찾으면 된다.

그러나이 날은 원래 가려고 했던 장소 포함 두 군데가 코로나로 인해 출입이 아예 금지 되어있었다. 결국 좀 더 이동하여 영종도 마시안 해변에서 용유도 해변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를 잡았다. 따로 주차요금은 없었고, 주변에는 이른 아침부터 차를 대고 텐트를 치는 사람들을 꽤 많이 볼 수가 있었다.

기자는 아침만 간단히 해결하고 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그들과는 더욱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주차 후 혼자만의 ‘아점’을 준비했다.

고통의 서막

드라이브를 하며 영종도에 도착할 때 까지가 힐링이었다면, 이때부터는 고통의 시작이었다. “그래도 기사로 쓸 용도니까 오늘은 세팅을 잘해서 사진을 열심히 찍어봐야지(원래는 정말 사진을 안찍고, 못 찍는 사람)” 라고 다짐하며 차에서 내리는 순간, 무자비한 칼바람이 몰아치는 탓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말 그대로 오들오들 떨며 세팅을 시작했다.

아점 세팅

① 먼저 물을 끓여 컵라면에 붇고 기다리는 동안,

② 커피 드리퍼에 미리 갈아 놓은 원두를 넣는다.
(멀쩡한 의자를 놔두고 왜 저렇게 계속 쪼그려 앉아 했는지 모르겠다.)

③ 물이 끓으면 주둥이가 얇은 전용 서버에 물을 담아 잠시 식혀준 이후에 원두 위로 살살 부어준다.
(처음엔 “무슨 전용 서버가 필요하나!” 하며 주전자로 했지만, 힘 조절이 안되어 몇 번 망치고 난 뒤 결국 구매했다.)

짜잔~! 사진을 정말 못 찍는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사실 이 날 원래는, 라면을 먹고 여유 있게 커피를 마시며 그 옆 해변가를 걸어볼 계획이었으나, 앞에서 얘기했듯이 예상치 못한 칼바람과 살을 애는 추위때문에 서둘러 사진 몇 장을 찍고 자리를 정리해버렸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 없어 보였다…

‘강력 추천’ 하려 했으나…..

코로나가 극심한 현 시국에도, 집에만 있기 답답한 분들을 위해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접촉도 전혀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영종도 나들이를 ‘강력 추천’ 하려 했으나, 한 겨울에는 텐트 같은 고급 캠핑 장비 없이는 굉장히 힘들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왔다. 지금보다는 날씨가 풀린 봄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기자 역시 내년 봄에는 캠핑용 고기 불판 또는 후라이팬 등을 추가로 구매해 영종도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지역을 돌며 본격적인 ‘차크닉’에 도전해보려 한다.

이 기사가 사보로 1월, 또 그 이후로는 코로나 상황이 훨씬 더 나아지기를 바라며, 이번에 소개한 차크닉은 날씨가 조금은 따뜻해지고 난 후에 해볼 것을 다시 한 번 추천드리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