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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반트’에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죽 카드지갑 만들기 

가죽이라는 소재가 주는 거칠고 터프한 매력이 있다. 항상 가죽으로 뭔가 만들어 보고 싶었지만 왠지모를 두려움과 막막함이 앞섰다. 그래서 그간 시도해 보지 못했는데, 엄마 선물을 직접 만들어주기 위해서 용기를 냈다. 카드 지갑이 필요한 엄마를 위한 맞춤 선물을 만들어본 원데이클래스 후기, 지금 시작한다.

모반트 

위치: 서울 광진구 능동로 343 1층 모반트 가죽공방

운영시간: 월,수-일 10:00 ~ 21:00 (화요일 정기휴무)

가격: 심플카드지갑 만들기 (원데이) 49,000

네이버 지도 검색을 하면 가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 가게는 간판이 없었다. 네이버 지도 검색에선 정보가 있지만, 찾는데 애를 먹었다. 자세히 보니 유리문에 ‘모반트 가죽공방’ 이라고 적힌 걸 확인할 수 있다.

매장 내부는 작고 아담했다. 최대 4명까지 동시에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내부에는 작업할 책상과 다양한 종류의 실이 준비되어 있었다. 상단에 전시되어 있는 가죽 가방들은 모두 공방 선생님께서 직접 만드셨다고 한다.

가방뿐만 아니라 키링과 가죽지갑도 눈길을 끌었다. 키링들도 전무 원데이클라스에서 만들어 볼 수 있다고 한다. 공방 선생님께서는 오른쪽 상단의 붕어빵 키링의 귀여움을 어필하시며 추천해 주시기도 했다.😆

1. 가죽 색상과 디자인, 각인 문구 정하기 

우선 골라야할 것들이 있다. 가죽 색상과 디자인 그리고 각인 문구다. 색상은 6가지 중 원하는 것을 고르면 된다. 각인 폰트도 지정할 수 있는데, 왼쪽 사진의 가죽에서 3가지 종류의 폰트를 확인할 수 있다. 문구는 원하는대로 정할 수 있고, 공방 선생님께 말씀드리면 된다. 참고로 한글은 종이에 써있는 단어 조합만 가능하다. 

컴온이들을 위해 선생님께 들은 팁 한가지를 공유한다. 폰트를 잘 선택하려면, 내가 원하는 문구에 쓰일 알파벳을 하나씩 찾아본 후 가장 예쁠 것 같은 것을 선택하면 된다고 한다. 

지갑 디자인은 샘플 지갑들을 보며 고를 수 있다. 디자인 요소는 각인, 카드 넣는 칸의 라인, 뒷면 칸 추가 정도다. 각인은 은색, 금색 등으로 할 수 있다. 중간 지갑 칸 라인을 라운드로 팔지, 일직선으로 만들지도 선택 가능하다. 지갑 뒷면에 카드지갑 칸을 추가하는 옵션도 있다. 참고로 이 옵션은 추가금이 붙는다.

생각보다 어떤 문구를 쓸지 고민을 오래 했다. 센스있는 연말 선물을 주기 위해 ‘Merry Christmas Mom’로 최종 문구를 결정했다.  

색상은 한가지만 하면 조금 밋밋할 것 같아서, 비슷한 계열의 코랄 핑크와 내추럴을 섞어서 만들어보기로 했다. 

2. 가죽 모서리 부드럽게 만들기 

본격적인 제작 단계에 들어서면, 우선 가죽 모서리를 부드럽게 만들면 된다. 가죽의 뾰족한 테두리를 한번 갈아서 부드럽게 만드는 작업이다. 손톱의 큐티클을 제거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한다. 

이 작업에서 주의할 점이 있다. 바로 손을 삐끗하지 않는 것! 이 단계에서 사용하는 도구가 있는데, 가죽에 살짝만 스쳐도 기스가 쉽게 난다. 최종 결과물에 아쉬움을 갖지 않으려면 조심 또 조심해야한다.  

3. 열처리 과정 

다음으로는 열처리 과정이다. 이 과정을 거쳐야만 가죽이 들뜸이나 벌어짐 없이, 내구성이 강화된다고 한다. 열처리는 한번에 완성되는 않아서 여러번에 걸쳐 열로 눌러줘야 한다. 뜨거운 작업이라 특히나 주의가 필요하다.

바로 실전에 돌입하기엔 부담이 되기 때문에 연습을 먼저 한 후에야 실전에 돌입했다. 라운딩 물결 모양에서 어긋나지 않도록 신경써서 작업해야 한다. 

4. 테두리 광 내기 

이번엔 테두리에 광을 낼 시간이다. 약품을 가죽에 묻힌 뒤 얇게 손으로 펴 바르고 천으로 문지르면 된다. 

광을 낸 면과 내지 않은 면은  촉각적으로 부드러움에 큰 차이가 있다.

작업 중간에 선생님께서 각인 샘플을 만들어 보여주셨다. 어떻게 각인이 나올지 미리 느껴볼 수 있다. 

처음엔 각인을 금색으로 선택했는데, 선생님께서 샘플을 만들어 보시고는 색상을 섞는 것을 추천해 주셨다. 빨간색과 초록색을 함께 찍은 샘플 버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고민 끝에 각인할 단어별로 다른 색상을 쓰리고 했다. 결과물은 뒤에서 공개 하겠다.

5. 본드 바르기

이제 붙여야 하는 여러 접착면에 본드를 바르고 말려주면 된다.

바르는 과정을 마치면, 본드가 마르길 기다리며 다음 단계인 각인 단계에 돌입하면 된다.

6. 각인 하기 

각인 작업은 바로 실전에 들어가지 않는다. 몇번의 연습을 해볼 수 있다. 기자는 연습 끝에 드디어 실전에 돌입했다. 각인은 여러번에 걸쳐 색상을 내어 찍는다. 처음엔 위치를 잡아서 살짝 찍고, 같은 위치에 색깔이 있는 용지를 올려놓은 후 번갈아 가면서 한번씩 찍는 방식이다.

힘을 너무 세게 주어서도, 오래 누르고 있어서도 안 된다. 개인적으로 각인 과정이 너무 긴장됐다. 

그렇게 완성된 각인 결과물! 크리스마스 답게 빨강과 초록을 함께 사용해 분위기를 살렸다. 각인이 생각보다 더 예쁘게 나왔다. 선생님도 맘에 드셨는지 사진을 여러장 찍으셨다. 

7. 바느질 하기 

각인을 마치면, 전에 본드를 바른 부분이 잘 말라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제 본격적인 바느질 작업 시간이다. 직접 경험해보니 다른 단계들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지만, 바느질은 달랐다. 기자는 지갑 만드는 대부분의 시간을 바느질을 하며 보냈다.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바느질 기법(?)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에 장인도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손바느질이 가능해서 기계로 하는 것과 달리 중간에 실이 끊어져도 잘 풀리지 않는다고 한다. 단단한 내구성을 만드는 비법이랄까.

바느질의 1단계는 바늘이 들어갈 구멍 만들기다. 대각선 날이 있는 칼을 이용해 망치질을 하고 가죽에 바늘이 들어갈 구멍을 만들면 된다. 그 이후 본격적인 바느질 시작이다. 그리고 중간중간 잘 진행되고 있는지 선생님께서 확인해 주신다. 그래서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어렵지 않게 끝낼 수 있다.

중간에 빨간색의 실이 보이는가? 실이 눈에 잘 띄지 않도록 비슷한 계열 붉은 실을 사용했다. 

중간 부분 바느질 작업을 완료했다면, 나머지 테두리 부분도 진행하면 된다. 매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익숙해지면 멍 때리면서도 할 수 있다. 이 시간 동안 선생님과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생님은 가죽이라는 재료에 큰 애정이 있고 직업에 대한 만족도 높아 보였다.

공방 선생님 미니 인터뷰!

다양한 카테고리의 공방이 있는데, 가죽을 선택한 이유는?

가죽은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어서요. 양초나 비누같은 제품은 사용하면 사라지는게 항상 아쉽잖아요. 그치만 가죽은 몇년이고 사용할 수 있죠. 그 점에 매력을 느껴 서 시작했어요. 

8. 테두리 광 내고 사포질 하기

4번째 단계에서 했던 광 내는 작업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해야 한다. 사포로 한번 갈아낸 뒤, 또 다시 광을 내면 정말 최종 작업이 끝난다. 

광을 내기 전과 후를 비교해봤다. 길쭉한 밑 면은 아직 광을 내기 전이라 허옇게 거친 느낌이 난다. 반면 광을 낸 옆면은 약간 젖어있는 듯 윤기가 나지 않는가? 사진에 모두 담기지 못할지라도, 실제로는 시각적으로 차이가 크다. 

또한 촉감적으로도 변화가 생긴다. 광을 낸 후 만져보면 부드럽고 반짝거리는 느낌이 든다. 만졌을 때 특히나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사포질 하는 시범을 보여주시다가 사진을 찍자 잠시 멈춰주셨다.

9. 최종 결과물

정말 만족스럽고 예쁜 카드 지갑이 완성됐다. 아주 뿌듯하다. 중간에 내추럴 색상을 섞은 것을 참 잘한 선택 같다. 물결 모양 디자인을 결정한 것도 만족스러웠다. 

열심히 완성된 결과물 사진을 찍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깜짝 선물을 주셨다. 기자가 열심히 바느질을 하고 있던 와중에, 연습용으로 찍었던 각인들을 살려서 키링으로 만들어 주셨던 것이다…! 너무 감동이었고 감사한 선물이었다. 버려질 수도 있는 가죽이었는데, 이렇게 키링으로 만들어주셔서 더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었다. 

정민지 기자

재밌고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저의 원데이 클래스 뿌수기는 계속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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