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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는 나도 마에스트로? 신나는 음악과 함께 즐기는 리듬 게임

가수나 악단의 공연을 보러 가본 사람은 음악의 박자에 맞춰서 박수를 쳐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중간에 템포가 빨라지거나 느려지면 거기에 맞춰서 박수를 치는 속도도 달라지고, 때로는 신곡의 박자에 맞춰서 미리 곡을 공연하기 전에 관객들에게 특이한 박자의 박수 연습을 시킬 때도 있다.

리듬 게임은 특정 리듬이나 음악에 맞춰 어떠한 조작을 하는 게임을 말한다. 공연장에서 가수에게 맞춰서 관객이 박수를 치며 즐기는 것처럼, 리듬 게임에서는 게임 음악에 맞춰 키보드를 누르거나, 북을 치거나, 화면을 터치하며 게임을 즐긴다.

(좌) 플래시게임 댄싱 오니기리, (우) 트위스테 리드믹 미니게임: 단순한 게임 구조 덕에 플래시 게임이나, 타 장르 게임 내 미니게임으로도 많이 활용된다.

‘음악에 맞춰서 조작한다’는 매우 간단한 구조를 가진 장르이기 때문에, 아케이드 오락실 시절부터 시작하여 고전 플래시게임으로도 많은 수의 리듬 게임이 제작되었고 각종 타 장르 게임 내에서 미니 게임 형식으로도 자주 만나볼 수 있는 게임 장르다.
오랜 전통을 가진 장르이기에 정말 많은 리듬 게임이 있지만, 우선 그중 몇 가지 게임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펌프 잇 업(Pump It Up)

(이미지 출처: 안다미로 공식 사이트)

‘펌프’라고 널리 알려진 바로 그 게임이다. 오락실 시대를 풍미했던 게임으로 현재도 오락실에 펌프 기기 한 대 정도는 없으면 아쉬울 정도로 아케이드 리듬 게임 중에서는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게임이다.

코나미의 댄스댄스 레볼루션(DDR)과 유사한 구조의 국산 발판형 리듬 게임으로, 국산 아케이드 리듬 게임으로서는 정말 몇 안 되는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게임 특성상 하드코어 유저보다는 캐주얼하게 즐기는 일반인 유저가 많고, 그에 따라 수록곡 역시 국내 인기 K-POP과 같은 대중적인 곡이 많이 준비된 것이 특징이다.

태고의 달인

(이미지 출처: 남코 공식 사이트)

리듬에 맞춰 북을 치는 리듬 게임이다. ‘쿵’과 ‘딱’이라는 단 2가지 단순한 조작으로만 구성된 게임으로, 리듬 게임이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이라도 쉽게 입문할 수 있다. 다만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아케이드판 태고 기기가 구비된 오락실이 펌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불과 얼음의 춤

(이미지 출처: STEAM 공식 사이트)

앞서 소개한 두 게임이 일반인도 쉽게 입문할 수 있는 대중적인 게임이었다면, ‘불과 얼음의 춤’은 비교적 하드코어 리듬 게이머를 대상으로 한 게임이다. 이 게임은 두 개의 행성이 리듬에 맞춰 회전하며 나아가고, 음악과 맞는 타이밍에 버튼을 눌러 진행하는 방식의 리듬 게임이다. 조작법 자체는 쉬운 편이지만, ‘엄격한 판정의 리듬 게임’이라는 게임의 캐치프레이즈답게 엇박자, 셋잇단박자, 가속 & 감속 등 복잡한 박자 구성이 많고 무엇보다 단 한 번이라도 실수하는 순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므로 방심은 금물이다. 단순한 구성의 스테이지부터 인간을 초월한 난이도의 커스텀 스테이지까지 폭넓게 준비되어 있으니, 자신의 리듬감을 시험해 보자.

‘고인물화’ 라는 표현을 아는가? 특정 장르 내에서 새롭게 게임을 시작하는, 일명‘뉴비’가 적어지고 이미 남은 사람들의 실력만 계속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지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어느 장르에나 고인물화 현상은 불가피하게 일어나지만, 리듬 게임은 그중에서도 가장 고인물화의 정도가 심한 장르로 알려져 있다.

링피트: 아예 리듬 게임을 가지고 운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일단 기본적으로 리듬 게임은 체력을 요구한다. 리듬에 키를 누르는 단순한 조작일지라도 박자가 엄청나게 빠르거나, 엄청나게 많은 수를 눌러야 한다면? 그만큼 나의 손발도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또한 리듬감, 박자감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기에 실력에 선천적인 재능도 관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리듬 게임은 실력 차에 따라 즐길 수 있는 깊이가 매우 크게 차이가 나는 장르다. 초보가 보기에는 대체 이게 눈에 보이기는 하는지, 누를 수는 있는지 의심 가는 수준의 노트들을 완벽하게 처리해 내는 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 초보의 입장에서는 ‘내가 할 게임이 아니구나!’라는 막막한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실력을 쌓은 고수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게임에 지속해서 어려운 난이도의 곡들을 추가해야 하므로, 결국 게임의 고인물화는 리듬 게임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기도 하다.

고인물화를 극복하고 더 다양한 사람들이 게임을 사랑하게 만들기 위해 리듬게임은 서브컬처와의 결합을 택했다. ‘앙상블 스타즈!’ 시리즈나 ‘프로젝트 세카이 컬러풀 스테이지 Feat.하츠네 미쿠’와 같은 시리즈는 전형적인 건반형 모바일 리듬 게임이지만, 스토리와 캐릭터 수집의 비중이 리듬 게임 플레이만큼이나 높다.

앙상블 스타즈!! Music
프로젝트 세카이 컬러풀 스테이지 Feat.하츠네 미쿠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기 위해 리듬 게임을 해본 적 없던 플레이어들도 게임을 시작하기도 한다. 캐릭터를 보고 게임을 시작했다가 리듬 게임 고인물이 된 플레이어도 많다. 이러한 서브컬처형 리듬 게임은 단순한 게임 플레이뿐만 아니라, 3D모델링을 활용하여 게임 내 라이브MV 뷰잉 콘텐츠와 같이 캐릭터 그 자체를 후킹하는 경우가 많다.

리듬 게임을 즐길 때 잊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기만족이다. 자신이 초보이건 고수이건 상관없이, 리듬에 맞춰 게임 한판을 즐겼을 때 재밌고, 만족했다면 당신은 훌륭한 리듬 게이머이다.

엄청나게 어려운 곡을 풀콤보를 달성했을 때의 성취감, 설령 풀콤보가 아니더라도 어제보다 미스를 줄였을 때의 성취감이 모두 리듬 게임이 당신에게 주는 즐거움이다. 음악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찾고 있다면, 오늘 하루 리듬 게이머가 되어보자.

김우식 기자

평소에 좋아하는 장르인 리듬게임에 대해 소개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리듬 게임의 매력을 더 많은 분들이 느껴 보셨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저 또한 초보이지만 리듬 게임을 언제나 즐겁게 즐기고 있으니까요! 오늘은 리드미컬한 게임 한 판 어떠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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