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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게이머의 로망 1편
지스타2022 탐방기

중년 게임덕후의 로망, 게임 쇼

기자가 어렸을 때는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다 보니 게임 잡지나 게임 쇼에서 직접 시연을 해보는 것이 가장 빠르게 정보를 얻는 방법이었다. 한국에서 열리는 게임 쇼 자체가 적었기 때문에 한 번, 한 번이 매우 귀했던 시절. 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 코엑스로 달려가 끝날 시간까지 부스를 돌며 봉투 가득 홍보물과 굿즈를 받아오는 것은 학생었던 기자에게 큰 즐거움이었다.

중년이 된 현재까지 구독 중인 게임잡지 ‘게이머즈’, 출처: 게이머즈몰

이제는 정보의 양도, 게임에 쓸 수 있는 비용도 그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고, 시연대기줄에 오랫동안 서있으면 허리부터 아파오는 상황이지만, 철없던 그때의 즐거움을 다시 느끼고 싶어 매년 지스타를 찾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2019, 게임 쇼 보러 가는 동고동락 자동차 여행

기자는 코로나 직전에 열린 지스타 2019에도 갔었다. 2019년 당시엔 부스의 구성이 모바일 게임 일색이었던 탓에 부스 밖에서 쓱 둘러보거나 대기열 짧은 곳에서만 잠깐 시연을 하는 정도로 빠르게 관람을 마친 뒤 부산 여행에 좀 더 집중했었다.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라" 지스타 2019···메인 스폰서에 '슈퍼셀' - 서울파이낸스
지스타 2019 로고

문제는 서울로 돌아갈 길이 막막했다는 것이다. 동행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게임 쇼 보러 가는 동고동락 자동차 여행’이라는 낭만에 절여져 자차로 부산행을 택했었다. 덕분에 돌아오는 날 7시간이 넘는 운전으로 “이럴 줄 알았으면 KTX를 탈걸”, “하… 이럴 거면 뭐 하러 부산까지 왔지… 집에서 게임에나 할걸”이라는 동행인들의 원성과 현타가 동시에 찾아왔었다.

‘브롤스타즈’가 지배했던 지스타2019

지스타가 재미있었다면 그쯤이야 열정으로 이겨낼 수 있었겠지만, 한 시간 남짓만에 끝난 짧은 관람과 기대에 못 미치는 구성으로 실망이 컸었다. 그렇게 기자는 낭만에서 깨어나 부산에서 열리는 게임 쇼가 주는 재미가 현실적인 어려움과 부대비용을 뛰어넘을 수 있는지 가성비를 저울질해야만 했다.

달라진 게임 시장

시간은 흘러 2022년. 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PC, 콘솔 게임 개발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고, 이미 해외 게임 쇼에서 호평을 받은 소울라이크 게임 역시 지스타에 출품된다는 것이다.

지스타 유튜브, 출처: youtube.com/@gstargameshow

다시 호기심이 자극됐다. 한 달 전부터 숙소도 예약하고, 출품작들의 공개 영상들을 찾아보며 국산 게임들의 퀄리티에 감탄과 함께 기대감 또한 높아졌다.

안녕 부산!

왕복 10시간이 넘는 고된 운전이지만 이번 부산행도 KTX 대신 자차 운전을 선택했다(이번에는 아내와 함께하는 동고동락 자동차 여행…). 꼼꼼하게 짐을 싸고 운전하는 동안 들을 유튜브 재생목록까지 만들어 두는 등, 모든 준비를 마친 뒤 (아내의)퇴근 후 고속도로를 달려 부산으로 향했다.

지스타 2022

첫 번째 관문, 티켓 수령

밤 12시가 넘어 부산에 도착해 바로 잠든 뒤, 눈을 뜨자마자 입장권 교환처로 향했다. 지스타는 온라인 예매와 현장 구매가 있는데, 온라인 예매의 줄이 훨씬 빨랐다.

엄청나게 많은 인파… 이렇게 30분정도 걸으니 어지러워 쓰러질 것 같았다.

온라인 티켓의 교환은 9시부터 시작이지만, 현장 구매는 지스타가 시작하는 10시 이후부터 창구가 열리기도 하고 수용인원이 꽉 찰 경우 예고 없이 판매가 중지될 수 있어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온라인 예매를 할 수 없는 미성년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현장 구매를 할 수밖에 없는 듯했다. (주룩)

기자는 금, 토 2회차 관람을 했는데 평일 입장은 그나마 수월했지만 주말 입장은 정말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렸고, 그만큼 안전요원의 통제도 강하게 진행됐다. 주말부터는 두 개의 전시장을 나눠 입장시키는 방식으로 인원을 분산시켰는데, 체계적인 통제 덕분에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쾌적한 관람을 할 수 있었다.

부스 배치도(출처: 지스타, https://www.gstar.or.kr/)

전시장은 두 군데로 나누어져 있는데, 제 2전시장에 니케, 별이 되어라 2, P의 거짓 등이 배치되어 있어 적절하게 인원을 분산시켰다고 생각한다.

지스타 2022 참가업체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정상화한 이벤트인 만큼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네오위즈 등 국내를 대표하는 게임사들과 호요버스, 에픽게임즈 등 굵직한 해외 게임사들이 참여했다.

또한, 모바일 게임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의 신작들도 대거 선보였다. 특히 대형게임사뿐만 아니라 중소개발사, 인디게임부스, 학생 개발자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부스도 함께 마련되어 있어 인상 깊었다.

입장권 교환부터 입장 대기를 거쳐 전시홀 입장까지 엄청난 줄 서기의 연속이었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리라. 다음 편에서는 기자가 가장 관심 있게 보고 있었던 시연기를 만날 수 있다. 다음편을 보실 분들은 아래 링크 클릭!

고승모 기자

다시 찾은 지스타에서 잊고 있었던 게임을 향한 열정을 다시한번 느끼고 왔습니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즐거운 부산여행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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