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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최대 카톨릭 국가 필리핀 수도 마닐라 여행

추운 겨울이 되면 따뜻한 나라 여행지로 눈을 돌리게 된다. 마침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동남아 왕복 항공권 구매가 가능했다. 거기다 원하는 날짜에 좌석도 있지 않은가? 마치 하늘에서 여행을 떠나라고 권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기자는 추운 겨울을 잊고 쉬다 오기 위해 필리핀 마닐라행 티켓을 끊었다.

통상 필리핀 여행지로 보라카이, 보홀, 세부를 우선 꼽는다. 하지만 기자는 과거 마닐라에서 1년 넘게 살았던 경험이 있다. 잊혀가는 추억을 다시금 맛보고자 마닐라를 택했다.

TMI
1~2년 정도 마일리지 적립 카드를 사용하면 동남아 왕복 티켓을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마일리지가 모이는 것 같다. 물론 각자의 여행 빈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자의 경우 그렇다. 만약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마일리지 적립 카드를 이용해 여행을 떠나보길 권한다.

동남아시아 최대의 카톨릭 국가

필리핀 인구 약 80%가 카톨릭 신자다. 카톨릭 축일이 공휴일로 재정되어 있다. 이혼도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이는 보수적인 가톨릭 국가 스페인으로부터 321년간 식민 지배를 받은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필리핀의 12월엔 카톨릭의 나라답게 곳곳에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이 가득하다. 독특한 점을 꼽자면 반팔과 땡볕 그리고 트리가 조화를 이루는 썸머 크리스마스라는 점이다.

필리핀에서 크리스마스는 한국의 명절 설날과 같이 매우 중요한 날로 여겨진다. 1년 동안 모은 돈을 크리스마스에 전부 쓴다고 할 만큼 말이다. 때문에 12월엔 절도가 많으니 한적한 곳 등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마닐라의 작은 스페인 ‘인트라무로스’

‘성 안’이라는 뜻의 인트라무로스는 16세기 필리핀을 식민지로 삼은 스페인 사람들이 건설한 성벽 도시다. 국적이 스페인이거나 스페인과 필리핀 혼혈인들만 거주했던 곳이다. 당시 인트라무로스에는 관공서, 병원, 교회, 저택 및 기타 주거용 건물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마닐라 대성당, 성 어거스틴 대성당, 인트라무로스를 방어하기 위해 사용됐던 산티아고 요새 군사 시설이 있다.

인트라무로스의 여행 방법은 세 가지다.

1) 천천히 걸으며 돌아보는 방법
2) 스페인 시대의 마차 ‘칼레사’를 이용하는 방법
3) 트라이시클을 활용하는 방법. 트라이시클은 흥정을 잘해야 한다.

마닐라는 위험한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걸어서 둘러보는 걸 추천한다.

마닐라 대성당

주소: Cabildo cor Beaterio Intramuros, Manila, Luzon 1002 Philippines

‘마닐라 대성당’은 필리핀 최초의 성당이다. 지진, 전쟁 등의 파괴로 7번째 다시 지어졌다고 한다. 기자가 방문한 시간에 미사가 진행 중이어서 들어가 보지 못했다.

마닐라 대성당 사진

성당 가운데 동상은 스페인의 왕 카를로스4세다. 필리핀에 천연 백신을 도입한 왕이라고 한다. 내부를 소개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경해봤다.

저녁에 바라본 마닐라 대성당 ©마닐라 대성당 공식 홈페이지

산 아구스틴 성당

주소: Gen Luna & Real Sts Intramuros, Manila, Luzon 1002 Philippines

산 아구스틴 성당은 마닐라에서 가장 오래된 바로크 석조 성당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되어 있다. 마닐라 대성당 바로 뒤 5분 거리에 자리한다. 마닐라 대성당처럼 화려하진 않아서 보통의 관광객은 잘 모르고 지나쳐 갈 수도 있다.

© 트립 어드바이져

하지만 필리핀에서 이 성당의 인기는 상당하다. 이곳에서 결혼 미사를 올리기 위해서는 최소 2년 전 예약이 필수라고 한다. 왜 그런가 하니, 이 성당은 마닐라 성당과 달리 화재와 대지진, 2차 대전을 겪고도 지금까지 온전히 남아 있어 ‘기적의 성당’이라고 불리기 때문이란다. 참고로 처음 지어질 때 대나무, 야자 잎, 진흙으로 지어졌다가 화재로 소실된 후 1599년 돌로 다시 지어졌다고 한다.

성당 입구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1인 200페소에 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꼭 관람해 볼 것을 권한다. 박물관엔 카톨릭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필리핀에 카톨릭이 전파된 이야기와 들어본 듯한 익숙한 천사들의 이름을 찾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박물관 입구

내부로 들어가면 성당의 웅장한 모습과 유물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보면 감탄 금할 길이 없다.

산아구스틴 성당의 중앙 정원도 놓치지 말고 꼭 가봐야 할 포인트다.

인트라무로스를 지키는 요새 ‘포트 산티아고’

주소: Intramuros, Manila, Luzon 1002 Philippines

‘포트 산티아고’의 1593년 본래 건설 목적은 스페인 식민 시절 인트라무로스를 지키기 위한 요새였다.

© 공식 홈페이지

입장료는 1인당 75페소다. 오전 8시 ~ 오후 11시 사이에만 구경이 가능하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길 중간중간에 전쟁의 흔적이 남아있는 건물도 볼 수 있다.

참고로 이 요새는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지난 1년간 지속적으로 높은 평점을 받은 인기 명소 중 하나다.

지하 감옥은 스페인 식민시절 탄약고로 사용하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높은 습도 등으로 인해 사용하지 못하고 지하 감옥으로 사용하게 됐다고. 그곳에 수감된 가장 유명한 인물이 필리핀 독립영웅 ‘호세 리잘’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필리핀을 점령한 일본은 지하 감옥에 독립운동가를 가뒀다. 일본에 저항한 독립운동가들을 고문하고 처형하는 장소로 사용된 것이다. 그리고 2차 대전이 막을 내리고 미군이 요새를 다시 찾았을 때 무려 600구가 넘는 시신이 발견됐다고 한다.

마치며

필리핀 여행 팁
1. 택시보다는 그랩을 추천! 카드 등록은 필수.
2. 늦은 밤 혼자 다니지 않기.
3. 필요한 경비는 하루하루 챙겨 다니고 날치기 주의할 것.
4. 도로변에서 핸드폰 사용은 자제.
5. 한국의 여름은 필리핀 우기이므로 가능한 피하는 게 상책.
6. 필리핀은 트래픽이 심하다. 하루에 한곳만 다니는 것을 추천.
7. 환전은 달러에서 페소로, 카드 사용은 몰이나 호텔에서만 할 것.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방문한 마닐라에서 고향을 다녀온 듯한 행복을 느꼈다. 어떤 여행지든 간에 그 나라의 과거와 아픔 그리고 유래를 찾는 걸 좋아하는 기자에겐 매우 재미있는 여행이었다. 물을 싫어하는 타입의 이들에겐 역사를 둘러볼 수 있는 마닐라 여행을 강추한다.

곰아빠

다음번에 싱가포르 역사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여행은 비수기. 여행은 마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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