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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만에 스팀으로 돌아온 고전 명작, ‘커맨드 앤 컨커 : 레드얼럿2’

한정된 자원을 통하여 적절한 유닛을 생산하고, 이를 여러 전략을 활용해 상대를 공략하는 실시간 전략 게임, 줄여서 ‘RTS(Real-Time Strategy)’라고 부른다. 지금에서야 RTS의 인기가 많이 사그라들었지만, 과거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시리즈’ 등을 통해 엄청난 인기를 구사했다. RTS 장르의 시초로 여겨지는 게임인 ‘듄 2’를 만든 ‘웨스트우드 스튜디오’는 이후에도 큰 인기를 끈 RTS 시리즈를 개발했는데, 그것이 바로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이다.

하지만 EA에 병합된 이후, ‘웨스트우드 스튜디오’는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야 말았다.


📌‘레드얼럿2‘의 등장

‘커맨드 앤 컨커‘, 줄여서 ‘C&C 시리즈‘는 크게 ‘타이베리움 사가‘와 ‘레드얼럿 사가‘로 나뉜다. ‘타이베리움 사가‘의 두 번째 시리즈인 ‘C&C 타이베리안 선‘은 동시에 나온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에 밀려 처참한 패배를 겪어야 했다. 패배를 만회하고자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의 소련과 미국의 대결 구도, 더욱 발전된 실사 컷 씬 등으로 무장해 등장한 것이 바로 ‘C&C 레드얼럿2‘ 이다. 이 게임의 전작인 ‘레드얼럿1‘은 ‘타이베리안 던‘을 기반으로 한 대체 역사 게임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레드얼럿2‘가 등장하게 됐다.

‘레드얼럿2‘는 크게 본편인 ‘레드얼럿2‘와 확장팩인 ‘유리의 복수‘로 나뉘어 있다. 확장팩에 ‘유리군‘이라는 제3의 세력이 등장하게 되나, 큰 틀에서는 본편인 ‘레드얼럿2‘와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이 기사에서는 본편 위주로만 서술하려고 한다. 

캠페인은 크게 연합군과 소련군으로 나눠 시작하게 된다.
부숴지는 자유의 여신상. 위에서부터 점점 무너지는 모습이 충격적이다.

이 게임의 캠페인은 소련군이 미국 본토와 유럽을 침공하면서 시작된다.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이 파괴되고, 한 번도 점령 당한 적이 없는 미국의 본토가 사방에서 오는 소련군에 의해 점령 되는 충격적인 시나리오로 시작 된다. 이와 동시에 울려 퍼지는 명곡 ‘Hell March 2‘가 가슴을 뛰게 만든다. ‘Hell March 2‘는 꼭 찾아서 들어보길 바란다. 스타크래프트의 애국가라고 불리는 ‘테란 OST‘와 더불어 RTS계의 최고 명곡으로 꼽힌다.

▲ Red Alert 2 – Hell March 2

📌코믹하게 표현한 연출

소련군은 핵폭탄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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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군은 무려 번개 폭풍으로 상대 기지를 초토화시킬 수 있다.

심각한 분위기로 시작되는 초반과 달리, 게임은 매우 유쾌하게 흘러간다. 게임 내 캐릭터들은 어딘가 나사가 빠져있고, 유닛들이나 이들의 대사도 매우 코믹하게 표현된다. 초대형 오징어를 길러 상대 함선을 무너뜨리는 소련군이나, 이에 대항하여 무장 돌고래를 출격 시키는 연합군. “더 이상 정전은 없다!” 라고 외치며 전기를 쏘아대는 소련군의 테슬라 보병 등등 깨알 같은 개그 포인트들이 숨어 있다. 이 게임을 하는데 있어서 이러한 유쾌한 분위기는 시종일관 진지하게 임해야 하는 다른 RTS와는 또 다른 개성을 자아낸다.

📌스타크래프트와 레드얼럿2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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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유닛을 제어하면서 사이드바를 통해 여러 건물 및 유닛을 생산할 수 있다.

게임 자체는 스타크래프트에 익숙해진 한국인이 하기에는 적응이 쉽지가 않다. 하단 바 형식의 UI를 채택한 스타크래프트와 달리, C&C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사이드바라는 UI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드바는 유닛에게 명령을 내림과 동시에 바로 생산과 건설을 할 수 있는 공간이며, 이를 통해 멀티테스킹을 수월하게 해준다. 건물, 방어 건물, 보병, 장갑 4개의 카테고리로 되어있는 생산 버튼을 통해 생산 정도와 무엇을 생산할 수 있는 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해준다. 

게다가 이 게임은 ‘스타크래프트’와 자원 및 건설, 생산 방식이 판이하게 다르다.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특정 점을 기준으로 자원을 일꾼을 이용하여 채취하고 거점에 넣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특정 거점이 중요한 요소가 되며, 멀티를 통해 자원을 수비하고 공격하는 전략이 필요해진다. 일꾼 하나가 자원 채취와 건설을 담당하고, 건물마다 생산을 담당하기 때문에 거점 방어와 일꾼 보호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레드얼럿2는 다르다. 레드얼럿2는 생산 및 건설을 사이드바에서 관리하며, ‘선 생산 후 건설‘ 방식을 채택해 일꾼이 건물을 짓지 않게 한다. 건설소가 파괴되지 않는 한 건물과 유닛 생산이 방해 받지 않으며, 건물은 현재 내 건물 주위로만 건설할 수 있다. 따라서 레드얼럿2는 거점 단위의 게임이 아닌 중심 기지 중심의 게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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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뽈거리며 다니는 3대의 하페스터. 노랗게 깔린 자원을 모아 왼쪽의 정제소에 넣는다.

레드얼럿2에서 자원 채취는 ‘하베스터’라는 장갑차가 무한히 생산되는 자원을 수집해 제련소로 운반하는 방식이다. 인구수 제한이 없는 이 게임의 특성상, 면 단위의 자원 채취를 통해 게임의 템포를 조절한다. 유닛 생산 방식도 다르다. 여러 생산 건물을 지어도 한 번에 여러 유닛이 생산되지 않으며, 선택한 주요 건물에서만 유닛이 나온다. 대신 생산 건물을 여러 개 지으면 생산 속도가 빨라진다. 이는 인구수 제한이 없는 게임에서 무한한 물량 싸움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그래픽은 지금 봐도 매우 뛰어나다. 복셀 엔진을 이용하여 지형이나 유닛의 세세한 표현이 돋보인다. 특히 큰 싸움이 벌어진 지형에 폭발로 인한 크레이터가 생기거나 차량이 터지면서 파편이 튀는 등의 사실적인 표현은 당시의 여타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실적인 표현이었다. 또한 유닛이 날린 개별 미사일이 격추가 되고, 탄두가 직접 유닛에 타격되지 않으면 데미지를 입지 않는 등의 현장감을 크게 높인 게임성도 재미 요소 중 하나이다. 

스팀에서 절찬리 판매 중에 있다. 모든 평가요소가 매우 긍정적인 편이다.

현재 이 게임은 스팀에서 판매 중이다. 지난 3월 8일, 24년 만에 스팀으로 이식됐으며, 과거 큰 호평을 받았던 풀 더빙과 한국어화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현재도 특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멀티 플레이가 간간히 진행되어, 애정을 가진 사람들의 여전히 사랑이 주어진다. 스타크래프트에 익숙해진 당신의 RTS 두뇌에 레드얼럿2를 통해 신선하고 유쾌한 바람을 불어 넣어보는 것은 어떨까?

신승원 기자

항상 기사를 쓸 때마다 다들 이 게임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사를 쓸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왜 옛날 게임들에게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는 걸까요? 요즘 게임을 만드는 옛날 게이머라는 사실이 약간은 서글프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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