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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선진국 ‘스위스’의
블록체인 진흥 정책 살펴보기

블록체인의 혁신적인 기술이 금융, 보안, 게임 등, 각종 산업을 휩쓸고 있다.

Characters of people holding a blockchain network illustration, 출처: freepik

비트코인이 블록체인이라는 개념을 처음 실증했고, 이더리움이 스마트 컨트랙트라는 개념을 처음 구현한 것에서 볼 수 있듯,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블록체인의 다양한 응용 기술 중 하나에 불과하며, 블록체인 산업이 다각화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블록체인 생태계’가 필요하다. 이러한 생태계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가이드라인과 공공 정책들이 선제 되어야 한다.

오늘은 블록체인 산업의 선진국인 스위스가 어떠한 블록체인 진흥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스위스의 크립토 밸리(Crypto Valley) ‘주크 시

스위스의 블록체인 산업 현황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주크(Zug) 시’에 대해 알아야 한다.

주크 시, 일명 ‘크립토 밸리’라 불리는 이곳은 이미 블록체인 산업의 중심지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관련 법령을 마련했고, 비트코인(Bitcoin)의 사용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세계 최초의 도시기도 하다.

그리고 이 도시가 블록체인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하는 데에는 블록체인 사업의 진흥을 목표로 한 여러 정책들이 큰 역할을 수행했다.

<크립토 밸리, 주크 시의 모습>,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Headquarter_V-ZUG_AG.jpg

블록체인 사업체에 대한 다양한 지원

💰 파격적인 세제 정책

2022년 PwC의 ‘세율이 가장 낮은 세계 국가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의 법인세율은 아일랜드 다음인 2위(11~13%)다.

유동성이 높은 만큼 암호화폐의 시세차익에 대한 세금이 따로 없으며, 암호화폐 채굴 장비 이용에 대해서만 세금을 부과한다. 이러한 파격적인 세제 정책은 사업체, 특히 핀테크(FinTech) 스타트업들에게 매력적이었다.

그 결과,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 및 각종 암호화폐 재단들이 주크 시에 자리 잡았으며, 그중에는 세계적인 비트코인(Bitcoin Swiss AG)과 이더리움 재단(Ethereum Foundation)도 포함되어 있다.

출처: freepik

🏫 정부 차원의 기업 지원

스위스의 주 정부도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 차원에서 주크 시에 들어선 블록체인 스타트업 기업들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적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이더리움에 사용된 블록체인 디지털 인증기술을 기존의 정부 시스템에 활용하는 ‘e-정부’ 사업 추진을 검토하기도 했다.

ICO 가이드라인 정립

Blockchain ico isometric / 출처: freepik

2018년 2월 16일, 스위스 연방 금융감독청(FINMA)이 ICO(Initial Coin Offering: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조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암호화폐를 세 가지 종류(지불형, 자산형, 기능형)로 나누어 규정하며, 각 종류의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규제를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ICO를 진행하고자 하는 조직이 프로젝트의 상세 사항이 담긴 문서를 연방 금융감독청에 보내면, 4~8주 이내에 해당 프로젝트에 적용될 정책 가이드라인에 대한 답변을 받을 수 있다.

ICO 가이드라인과 정책 수립 덕분에 스위스는 ICO 강국으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환경을 구축하게 됐고, 그 결과 현재 전 세계에서 시행되는 ICO 중 절반이 스위스에서 시행되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의 활용

주크 시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ID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카드 없이 책을 빌리고, 공공 자전거 대여도 입금 없이 쉽게 서비스에 접근하는 등,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각종 편의성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물론 이 외에도 일상생활에서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The golden bitcoin, mobile phone, keyboard, credit card. / 출처: freepik

주크 시에서는 암호화폐 결제를 지원하는 가게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는데, 심지어 스위스 연방철도(SBB)의 열차 매표기를 통해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출처: https://www.sbb.ch/de/bahnhof-services/am-bahnhof/services-am-billettautomat/bitcoin.html (SBB공식웹사이트)

이러한 다양한 국가 차원의 장려 정책 결과, 스위스의 시민들은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도 쉽게 블록체인 기술을 접하고 있다. 덕분에 스위스의 기업과 소비자들은 블록체인의 다양한 응용기술을 친숙하게 접하고 자연스럽게 블록체인 생태계 안으로 들어왔다.

 

마치며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이 나온 지도 어느덧 10년이 넘었지만 국내의 블록체인 생태계는 아직 잰걸음인 것 같다. 스위스가 발 빠르게 진행한 국가 차원의 블록체인 진흥 정책은 국가 차원의 발전과 다양한 성장 동력이 되어 주었다.

한국에도 더욱 다양하고 실효성있는 블록체인 관련 법제와 진흥 정책이 생기길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참고 자료

https://www.globallegalinsights.com/practice-areas/blockchain-laws-and-regulations/switzerland
https://www.koreascience.or.kr/article/JAKO201931262478228.pdf
http://www.hansun.org/korean/file/180912_brief.pdf
https://www.rvo.nl/sites/default/files/2018/08/blockchain-in-switzerland.pdf

강진원 기자

블록체인 선진국인 스위스에 대해 배울 기회가 생겨서 몹시 즐거웠습니다. 한국에도 더욱 많은 블록체인 관련 법제가 마련되고, 다양한 진흥 정책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도 블록체인 강대국이 되는 그날까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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