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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버스, 메타버스는 어디로 가는 버스인가요?

점심 식사로 일본 후쿠오카의 50년 된 가게에서 초밥을 먹고 나서 30초 만에 한국의 서울로 돌아와 친구를 만나 커피를 마신 후에 다음을 기약하며 인사를 나눈다. 며칠 뒤에 있을 친구의 결혼식 때 입을 수트와 구두를 사기 위해 이탈리아의 로마로 왔더니 거의 저녁이 다 되었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모두 가능하다!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는 ‘메타버스(Metaverse)’가 연일 화제이다. 전염병의 세계적인 감염으로 인해 외부 활동이 제한되고 대부분의 서비스가 비대면으로 전환됨에 따라 전례 없는 관심이 가상 세계로 쏠리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인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Meta)로 바꾸는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메타버스란 무엇일까?

메타버스는 초월(Meta)과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연계된 가상 세계라는 뜻이다.

닐 스티븐 슨이 1992년 발표한 소설인 ‘스노우 크래쉬’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메타버스를 정보 기술을 통해 3차원으로 구현한 상상의 공간이라는 뜻으로 사용한 것과 주인공의 메타버스 내 분신을 아바타로 지칭한 것이 메타버스와 아바타 개념의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많은 견해가 있지만, 기자는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 등 ICT 기술과 결합해 현실감을 극대화한 실감미디어(XR) 서비스를 의미한다고 본다.

새로운 용어 탓에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메타버스는 이미 우리의 생활 속에 깊이 침투해 있다.

▲ 메타버스는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메타버스의 유형과 서비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비영리 기술 연구 단체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는 메타버스를 네 가지 범주로 분류했다.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은 실제로 존재하는 사물이나 환경에 가상의 사물이나 환경을 덧입혀서,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여주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의미한다.

사용자가 스마트 폰 카메라로 유적지의 남은 흔적을 촬영하면 디지털로 구축된 건물이 사용자의 스마트 폰 화면에 중첩되어 보이거나 인터페이스를 더한 ‘증강 현실’도 메타버스 서비스의 일종이다. 특정 지역으로 이동하여 스마트 폰 카메라를 들이대면 몬스터가 나타나는 ‘포켓몬 고’와 같은 게임이 이에 해당한다.

일상 기록(Life logging)

휴대용 카메라 혹은 디지털 기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기술이다. 사용자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모든 순간을 텍스트, 영상, 사운드 등의 포맷으로 저장하고 그 내용을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전자 팔찌를 착용한 후 달리기를 하면 거리, 소비 칼로리, 심박수 등의 정보를 저장하고 공유하거나 오늘 먹은 식단을 입력하면 칼로리가 계산되는 등의 기술이 일상 기록의 예시이다.

거울 세계(Mirror World)

거울 세계는 가상의 공간에 실제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거나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확장된 가상 세계를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구글 어스(Google Earth)를 들 수 있다. 구글 어스는 위성에서 항공촬영한 대량의 사진을 바탕으로 현실감 있는 가상 세계를 구현했다.

▲ 구글 어스_피사의 사탑

또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확장된 가상 세계의 예로는 구글 번역기를 들 수 있는데, 해당 앱을 켜고 글자가 있는 곳을 사진 촬영하면 사진 내에 글자가 자동으로 번역되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가상 세계(Virtual World)

가상 세계(Virtual World)는 주관적으로는 실제 있는 것처럼 보이나 객관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라는 뜻으로써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부분 혹은 전부가 허구인 세계를 의미한다.

사용자가 꾸민 아바타를 이용하여 온라인상에서 만나 대화하거나 역할을 수행하는 것, 즉 게임이 그것이다.

연예계도 가상 세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방탄소년단(BTS)은 에픽 게임즈가 만든 세계 최대 온라인 게임 플랫폼인 ‘포트나이트’를 통해 신곡 뮤직비디오를 공개하여 이용자들이 아바타를 통해 BTS 뮤직비디오를 함께 감상하고 안무를 따라 할 수 있도록 했다.

SKT는 순천향대학교와 함께 ‘점프VR’ 플랫폼을 이용해 국내 최초 혼합현실 입학식을 진행했다. 신입생들은 각자의 집에서 점프VR로 가상의 입학식 현장에 접속해 각자의 아바타들을 통해 가상으로 만들어진 운동장에 있는 스크린 앞에 모여 입학식을 진행했다.

미래의 우리 일상은?

눈으로 읽고 보는 것을 넘어서 직접 만지고 보고 듣는 체험형으로 발전하며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점점 허물어져 갈 것이다. 사람들은 더 많은 시간을 메타버스 안에서 보내고 그 안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고 관계를 맺어 갈 것이다.

미래에는 가상 세계에 출근해 가상 세계에서 거주할 건물을 건축하는 일을 하거나, 가상 세계에서 입을 옷을 디자인하기 위해 아바타를 통해 근무를 하고 월급도 가상의 화폐로 지급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오프라인이 아닌 가상 세계의 상점에서 현실에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고, 기른 농작물을 수확하면 현관문으로 드론이 배달이 오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이상민 기자

평소 궁금했던 분야였는데 기사를 작성하면서 알아볼 수 있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다음에도 또 다른 주제를 가지고 찾아 뵐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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