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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블’의 세계로
안내하는 서점 ‘그래픽’

SNS에서 눈길을 끈 한 게시물.

얼핏 보고 만화를 추천하는 줄 알았다.
‘어라, 내가 알던 여느 만화랑은 좀 분위기가 다르네…?’
알고 보니 만화가 아니라 ‘그래픽 노블‘ 작품을 추천하는 글이었다.

☺ ‘그래픽 노블 (Graphic Novel)’이란?
그림(graphic)과 소설(novel)의 합성어로,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을 취하는 작품이다. 슈퍼 히어로물이 범람하던 미국 만화계에 문학성과 예술성이 강한 형식과 양식을 갖추고 나타난 만화를 가리킨다. 일반 만화보다 철학적이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며, 스토리에 완결성을 가진 단행본 형식으로 발간되는 것이 특징이다.

새로운 장소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기자는, 위 게시물을 올린 ‘서점 그래픽’이 어떤 곳인가 궁금해졌다.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후기만 살펴봐도 매우 흥미로운 공간임을 알 수 있었다. 만화방처럼 입장료는 받지만, 이용 시간에 제한이 없다. 게다가 책을 보면서 음주도 즐길 수 있다!


그래픽, 그곳이 알고 싶다

남산 타워가 보이는 동네의 한 모퉁이에, 요새를 방불케 하는 특이한 모양의 건물이 자리 잡고 있었다. 작지 않은 공간이지만 최적의 조건에서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입장 인원을 제한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상당히 붐비기에 오픈 런을 노려도 좋겠다.)

입장 대기를 신청해 두면 메신저를 통해 대기 순서 알림을 받을 수 있고, 입장이 임박해서는 전화로도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6월말부터는 원격 웨이팅 시스템도 도입했다! 

1층부터 3층까지 나선형 계단을 통해 내부가 이어져 있고, 천장은 창문으로 마감되어 자연광이 은은하게 들어온다. 좌석도 다양한 형태로 마련되어 있어 골라 앉는 재미가 있다.

반듯한 테이블 자리, 바닥에 놓인 소파 자리, 구석에 자리한 운치 있는 자리, 벽에 기대어 반쯤 누워 앉을 수 있는 자리(여기가 가장 인기인지 두 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끝내 빈자리가 나지 않았다😅), 바(Bar) 좌석 등이 있는데, 어느 자리든 모두 편안해 보였다.

☺ 그곳의 책이 궁금하다 & 무슨 책부터 보면 좋을지 모르겠다면…

그래픽에서 책을 큐레이팅하는 기준은 ‘작품성’이다. 하지만 기준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기에, 모든 직원이 큐레이팅에 참여한다. 그래픽에는 현재 4,000여 권의 장서가 있는데, 이 가운데 읽어보지 않고 비치한 책은 단 한 권도 없다고 한다!

그런데 본격적인 내부 탐험에 앞서 층별 정보를 보니 조금 아쉬움이 든다. 분류별 책들의 대략적인 위치만 안내돼 있고 검색대가 따로 없다.

알고 보니 이러한 ‘불편함’은 서점 측이 의도한 것이었다. 비대면으로 책을 찾는 기존 시스템은 차갑게 느껴져서 일부러 자세히 안내하지 않았단다. 이용자가 찾는 책이 있다면 스태프에게 직접 물어보고 추천도 받아 보았으면 한다고, 그렇게 스텝과 이용자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레 친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한다. 정말이지 이곳은 외견뿐 아니라 뼛속까지 (만화) 책 덕후에게 포근하고 안락한 요새가 아닐까 싶었다….

이리저리 둘러보던 가운데, 한국사/근현대사 팻말이 눈에 띄었다. 언젠가 공부해야지 생각만 하고 진입장벽이 높다고 느끼는 분야 중 하나가 기자에게는 역사인데, 그래픽 노블로 시도하면 왠지 좀 수월하게 읽힐 듯하다. 

그래픽 노블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도 충분히 즐길 거리가 많다. 명작 만화책과 드라마, 영화 작품들을 기반으로 한 아트북이나 일러스트북(슬램덩크, 드래곤볼, 마블 시리즈, 해리포터, 디즈니, 지브리 등)이 풍부하게 비치돼있고, 순수 미술 분야와 시각 디자인 관련 전문 서적도 가득하다. 게다가 의학 과학 등 학문 분야의 만화도 눈에 띈다.

1층부터 3층까지 어슬렁어슬렁 다니며 구경만 해도 시간이 순식간에 흐른다. 매력을 뽐내는 책이 너무 많아 정신을 못 차리던 기자는 가까스로 몇 권을 골라 자리에 앉았다.

SNS에서 직원이 추천한 책인 ‘만화로 보는 지적이고 오싹한 현대심리학’과 

얼마 전까지 화제였던 ‘슬램덩크’의 일러스트북

‘황금 나침반’이라는 그래픽 노블을 자리로 가져와서 한참을 재미있게 읽었다. 😊

☺ 그래픽만의 메리트 – 어른들의 놀이터

책에 빠져있다 보면 어느새 허기가 찾아온다. 그렇다면 3층으로 가자. 다양하게 비치된 음료(생수, 캡슐 머신 커피, 차, 우유, 탄산음료, 주스류)와 급속 당 보충을 위한 사탕 간식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서두에서도 밝혔지만, 그래픽에서는 음주가 합법(?)이다! 😁

테이블의 QR코드를 찍거나 홈페이지에서 주문하면, 직원이 자리까지 가져다준다.
이 점에 귀가 솔깃해졌다면 아래의 내용도 참고하자.

★ 오후 7시 이후에는, 주류를 구매하면 입장권 구매가 면제된다!
★ 논알콜 주류도 다양하게 있어 주량이 약한 사람도 OK!
★ 바(Bar)보다 훨씬 저렴하게 위스키를 마실 수 있다! (통상 가격에 양은 2배로 제공)


오늘 퇴근 후에는 그래픽에서 느긋하고 특별한 저녁을 보내 보면 어떨까,
한 손에 만화책, 한 손에 위스키를 들고서…😉

=== 그래픽 ===
• 위치: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 39길 33
• 영업 시간: 화~일 13:00 ~ 23:00 (*월요일 휴무)
• 전화: 070-4070-0204
•입장료: 1인 15,000원 / 이용 시간 제한 없음 / 3회 방문 시 1회 입장료 무료(쿠폰)
7시 이후 입장 시 입장료 10,000원 할인 / 주류 구매 시 무료입장
• 홈페이지 바로가기
•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백건희 기자

최근 들어 SNS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장소를 장소를 체크해뒀다가 하나씩 찾아가보고 있는데요. 기자로서 방문하니 괜히 더 설렜고, 구석구석 살펴 보다보니 한층 더 즐겁게 만끽하다 올 수 있었습니다. 사우님들의 즐겁고 알찬 여가 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기쁘겠습니다~ (˶ˊᵕ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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