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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강의 난이도?
소울라이크 게임 알아보기

소울라이크는 비교적 어두운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몬스터들의 패턴을 익히고 공략해 나가는 게임을 일컫는다. 작년 한 해를 시끌시끌하게 했던 엘든링, 유다희라는 밈으로 널리 알려진 다크소울 등, 소울라이크 게임은 유독 게이머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오늘 기사에서는 소울라이크 게임의 명확한 개념과 특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소울라이크의 원조는 일본 게임사 프롬소프트웨어가 2009년 개발한 데몬즈 소울이다. 3인칭 액션 RPG인 데몬즈 소울은 본연의 음울한 분위기 속에서 스테이지마다 등장하는 적을 상대하는 게임이다.

다크소울의 부모 게임 데몬즈 소울, 첫 시작은 데몬즈 소울이였지만 소울라이크의 성격을 정립한 것은 다크소울이다.

다크 소울은 데몬즈 소울의 정신적 속편이다. 데몬즈 소울이 소울라이크의 시작을 알렸다면, 다크 소울은 소울라이크의 입지를 다진 게임이다. 현재 소울라이크의 문법이라고 할만한 것들이 다크소울 1~3편에서 상당 부분 확립되었으며 이때부터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밖에도 블러드본, 세키로 그리고 가장 최근 작인 엘든 링까지 여러 작품이 있었지만, 다크소울을 뼈대로 확장하거나 변주했다고 보면 될 듯하다. 따라서 본 기사에서 서술하는 소울라이크의 특징은 다크소울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다.

소울라이크는 매우 높은 난이도를 갖춘 것이 핵심이다. 소울라이크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일반 액션 게임의 고난이도와는 결이 조금 다르다.

다크 소울3에서 가장 악명 높은 보스 무명왕의 유저 클리어율(34.5%)

액션 게임인 만큼 기본적인 반사 신경도 필요하며 동시에 스태미너라는 자원을 관리하며 싸우는 전투, 그리고 매우 정교한 히트박스 판정을 사용하는 0.1초 단위의 회피 등을 요구한다. 흔히 소울라이크의 특징이라고 알려진 것들이 결코 쉬운 요소들은 아니다. 하지만 대인전이 주가 되는 롤이나 격투 게임 등과 비교했을 때, 더 높은 수준의 판단력과 순발력을 요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울라이크의 어려움은 근본적으로 정보 전달에서 발생한다. 유저에게는 보통의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튜토리얼도, 초보자 난이도 설정도, 심지어 흔한 미니맵조차도 제공되지 않는다. (그나마 엘든 링에서 전체 지도가 도입된 것은 정말 장족의 발전이다) 튜토리얼이라고 해봐야 정말 기본적인 캐릭터를 움직이는 법, 공격하는 법 정도만 알려주는 수준이다. 퀘스트 마커나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당연히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에 퀘스트도 그냥 NPC가 넌지시 던지는 대사에 의해 진행되며 플레이어는 마치 탐정이라도 된 것처럼 퀘스트의 경과를 본인이 추적해야 한다.

엘든 링의 전체 지도: 패치 이전엔 NPC 위치조차 알려주지 않아 숨바꼭질을 하는 기분이었다. 참고로 지도에서 단순히 그림처럼 보이는 것들이 모두 의미있는 실제 오브젝트이다.
스샷 좌측 절벽에 성이 보이는가? 소울라이크는 기본적으로 시선을 통해 플레이어의 진행 방향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스쳐 지나가는 NPC와의 사소한 대화 하나하나가 진행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여기서 의문이 든다. 그러면 도대체 플레이어는 이 게임을 하면서 어떻게 학습한단 말인가? 어떤 게임이든지 게임의 규칙을 학습하고 체화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기 마련이다. 바꿔 말하면 제작진은 이 정도만 알려줘도 충분히 게임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바로 여기에 그들이 의도한 재미가 숨어있다. 소울라이크는 게임 내 요소들을 플레이어가 직접 경험하면서 학습하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YOU DIED’ 화면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보통의 게임에서 죽음은 곧 게임오버이다. 소울라이크의 차별점이 여기서 비롯된다. 소울라이크에서는 아무리 많이 죽어도 게임오버로 이어지지 않고 그저 약간의 페널티를 감수한 채 되살아난다. 굳이 따지자면 시스템적인 게임오버가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죽어도 괜찮다 아이템만 먹고 내빼면 되니 두려워하지 말고 시도해 보자!

물론 죽음에 대한 페널티는 있다. 들고 있는 재화를(소울라이크는 주로 화폐와 경험치가 통합되어 있다.) 모두 잃어버리고 회수하지 못하면 영영 사라진다. 하지만 반대로 재화를 미리 다 써버린다면? 그때부터 죽음은 사실상 노 페널티나 마찬가지이다. 이 사실을 눈치채느냐 아니냐에서 게임이 크게 반전된다. 일반적으로 게임에서 죽는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동반하는데 이걸 눈치챈다면 죽음이 단순한 스트레스 유발 요소가 아닌 일종의 보상을 담보하게 된다. 죽으면서 점점 패턴에 익숙해지고, 몬스터에게 쫓겨 떨어진 낭떠러지에서 우연히 아이템을 발견하게 되는 등 플레이어의 죽음이 무형의 보상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 죽음이 유발하는 스트레스와 죽음을 결과로 얻는 무형의 보상(플레이어의 경험)이 균형을 이룰 때, 소울라이크는 죽으면서도 계속 도전하게 되는 마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재밌는 점은 다크소울 시리즈의 스토리가 이 일련의 과정의 은유나 다름없다는 점이다. 다크소울에서 주인공은 아무리 죽어도 절대로 죽지 않는다. 설정상 불사의 망자이기 때문에 죽어도 죽어도 끝도 없이 되살아난다. 그리고 주인공의 목표는 바로 이런 불사의 운명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정상적인 게임오버가 사실상 엔딩을 볼 때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의미심장한 안배가 아닐 수 없다.

온갖 함정으로 가득 찬 <다크소울1> 센의 고성: 처음엔 뭐 이런 맵이 다 있나 싶었는데 지금 와서는 정말 재밌게 했던 던전 중 하나이다.

이야기가 잠시 다른 길로 샜지만, 정리하자면 소울라이크는 죽음을 통해 배우는 게임이다. 무턱대고 어려운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아주 치밀하게 레벨이 설계된 게임이다. 게임 내의 사소한 부분까지도 플레이어가 경험을 통해 문제 상황을 극복하고 성취감을 느끼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자신이 대단한 업적을 이룬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실제로 그 사람이 대단하든 대단하지 않든 게임을 통해 그런 성취를 느낄 수 있다면 충분히 좋은 게임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점이 바로 사람들이 소울라이크에 열광하는 이유가 아닐까?

임형준 기자

신입 시절에 <세키로>를 주제로 기사를 작성한 적이 있었습니다. 무슨 인연인지 이번에는 소울라이크를 주제로 작성하게 되었네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소울라이크가 최애인게 신기하기도 하고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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