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홀딩스가 글로벌 퍼블리싱을 맡고 인디게임 개발사 프로젝트모름(Project Moreum)이 개발 중인 신작 ‘론 셰프(Lone Chef)’는 요리와 탐험, 전투를 결합한 2D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개발사는 요리(Cook)와 메트로배니아(Metroidvania)를 결합한 ‘쿡트로이드바니아(Cooktroidvania)’라는 독자적인 장르를 내세우고 있다. 직접 플레이하며 론 셰프만의 재미 요소를 하나씩 살펴봤다.
요리가 사라진 세계, 그리고 식당
눈을 떠보니 낯선 동굴, 기억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눈을 떠보니 낯선 동굴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이름도,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기억하지 못한다. 몹시 배고픈 상태로 어두운 동굴을 둘러보다 발견한 것은 두꺼운 책 한 권과 오래된 상자 하나다. 상자를 열자 옷과 머플러, 거대한 국자가 나온다. 이 국자가 주인공의 첫 무기다.
머플러를 착용하자 떠오르는 기억의 조각
상자에서 발견한 머플러를 착용하자 잃어버렸던 기억의 일부가 떠오른다.
사람들을 돕기 위해 재료를 모으고 요리를 시작한다
주인공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곳곳을 돌아다니며 재료를 채집하고 요리를 만든다.
기억 속 소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식당도 뚝딱 지어 올린다. 요리가 사라진 세계에 다시 음식을 선보일 공간이 마련되는 순간이다.
“내 조리대보다 크고 멋있는 건 금지야”
하지만 식당이 완성되자마자 붉은 머리의 여자가 나타나 건물을 부숴버린다. 힘들게 지은 식당이 눈앞에서 순식간에 무너지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진다.
“이 장소에 내 조리대보다 크고 멋있는 건 금지야. (…) 좋아, 기회를 줄게. 설산 정상으로 음식을 가져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그러면 식당을 짓도록 허락해 줄게.”
체험판 전체를 관통하는 메인 퀘스트가 여기서 시작된다. 종말 이후의 세계에서 거대한 국자를 든 요리사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설산 정상으로 향한다. 다소 엉뚱해 보이는 설정이지만, 요리와 탐험이라는 론 셰프의 핵심 요소를 자연스럽게 하나의 목표로 묶어낸다.
요리는 스탯이자 모험의 열쇠다
음식마다 붙는 맛 태그, 태그마다 다른 효과가 걸린다
론 셰프의 핵심 시스템은 음식마다 붙는 ‘맛 태그’다. 모든 음식에는 ‘달달한’, ‘깔끔한’, ‘담백한’, ‘든든한’, ‘매콤한’, ‘기름진’, ‘과열된’ 등의 태그가 붙으며, 각각 서로 다른 효과를 지닌다. 달달한 음식은 위력을 높이고, 고기 계열 음식은 근력 경험치를 제공한다. 특정 음식은 회복력이나 스태미나를 보충해준다. 캐릭터의 능력치 역시 체력과 민첩, 위력, 소화력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중요한 점은 음식과 맛 태그가 전투를 보조하는 용도로만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드를 탐험하거나 퀘스트를 해결할 때도 음식이 일종의 열쇠 역할을 한다.
배고픈 여자는 달달한 음식을 원한다멈춰 선 고대 장치는 과열된 음식을 요구한다
배고픈 여자는 ‘달달한’ 음식을 필요로 한다.
멈춰버린 고대 장치는 ‘과열된’ 음식을 요구한다.
겁에 질려 우는 아이는 ‘든든한’ 음식으로 달랠 수 있다.
새 요리를 만들면 자동 등록되는 레시피 도감
재료를 조합해 새로운 요리를 만들면 해당 레시피가 도감에 자동으로 등록된다. 과일화채와 고기야채볶음, 나물밥, 둥근빵 등 여러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며 비어 있는 도감을 채우는 재미가 있다.
특별한 재료로만 만들 수 있는 고대 레시피, ‘쪼그라든 버섯’몸집이 작아져 좁은 공간을 통과할 수 있다
특별한 재료로만 만들 수 있는 고대 레시피도 존재한다. ‘쪼그라든 버섯’으로 만드는 ‘쭈글쭈글 건강 스무디’를 마시면 캐릭터의 몸집이 작아진다. 이를 활용하면 평소에는 지나갈 수 없었던 좁은 공간에 들어가 새로운 장소를 탐험할 수 있다.
이처럼 론 셰프의 요리는 체력을 회복하거나 능력치를 올리는 소비 아이템에 머물지 않는다. 캐릭터의 상태와 크기를 바꾸고, NPC의 요구를 해결하며, 새로운 탐험 경로를 여는 핵심 장치로 활용된다.
날씨를 바꾸면 지형이 바뀐다
초반엔 오를 수 없는 절벽, 메트로배니아 특유의 막힌 길
론 셰프의 탐험 구조는 메트로배니아의 특징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초반에는 점프력이 부족해 오를 수 없는 절벽과 대시 능력이 없어 건너지 못하는 협곡이 곳곳에 등장한다. 처음에는 막혀 있던 길도 새로운 능력이나 장비를 얻은 뒤 다시 방문하면 통과할 수 있다.
이러한 길을 여는 열쇠 중 하나가 날씨다. 날씨를 관장하는 정령 NPC는 “날씨는 지형에 영향을 줘. 날씨를 바꾸면 새로운 탐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비를 부르자 수위가 올라가며 새 발판이 열린다
실제로 비를 내리게 하자 지형에 물이 차오르고, 수면의 높이가 올라가면서 이전에는 닿지 않았던 발판까지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배경의 분위기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날씨의 변화가 실제 지형과 이동 경로에 영향을 주는 구조다.
또 다른 열쇠는 장비다. 체험판 후반부에 얻는 신발은 순간적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대시 능력을 제공한다. 이 장비를 손에 넣는 순간 건너지 못했던 협곡과 닿지 않았던 장소에 새로운 길이 열린다. 획득한 능력을 활용해 이전 지역을 다시 탐색하는 메트로배니아 특유의 재미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체험판의 하이라이트, 요리 경연 대회
체험판에서 가장 짜임새 있게 구성된 구간은 단연 요리 경연 대회다.
말끝마다 “~냥”을 붙이는 접수처 고양이 NPC
말끝마다 “~냥”을 붙이는 고양이 NPC가 대회 접수처를 지키고 있다. 대회에 참가하려면 추천서가 필요하며, 추천서는 위기에 빠진 요리사를 도와야 얻을 수 있다. 참가 자격을 얻는 과정에서도 탐험과 퀘스트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대회의 규칙은 간단하다. 세 명의 심사위원은 각자 다른 음식 취향을 가지고 있다. 한 명은 깔끔한 맛, 한 명은 담백한 맛을 선호하고, 나머지 한 명은 특별히 가리는 음식이 없다. 참가자는 주어진 재료를 활용해 심사위원들의 취향에 맞는 요리를 만들어야 한다.
관객들의 대화에서 심사위원의 취향을 엿들을 수 있다
경연이 진행되는 동안 관객석에서는 심사위원의 취향을 파악할 수 있는 힌트를 발견할 수 있다. 관객들의 대화를 엿듣고 각 심사위원이 좋아하는 맛을 알아낸 뒤, 여러 취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요리를 완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깔끔한 맛과 담백한 맛을 모두 가진 ‘둥근빵’
곡물로만 만드는 ‘둥근빵’에는 깔끔한 맛과 담백한 맛이 함께 붙는다. 하나의 요리로 두 명의 심사위원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요리 경연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 정답을 바로 알려주는 방식이 아니라 주변 인물의 대화에서 단서를 찾고, 맛 태그를 조합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우승 상품으로 얻은 대시 신발
우승 상품은 앞서 언급한 대시 신발이다. 새로운 장비를 착용하자 기억 속 소녀와의 추억이 다시 떠오르고, 이어지는 튜토리얼을 통해 대시 사용법을 익힐 수 있었다. 요리 경연과 스토리, 장비 획득, 새로운 탐험 능력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구성이다.
스팀 체험판 플레이 방법
론 셰프는 현재 스팀에서 무료 체험판을 제공하고 있다. 정식 출시 전에 게임을 미리 만나보고 싶다면 아래 순서에 따라 체험판을 내려받을 수 있다.
스팀 론 셰프 상점 페이지
STEP 1 스팀 상점의 론 셰프 페이지에 접속한다.
STEP 2 상점 페이지에서 ‘론 셰프 데모 다운로드’를 선택한다.
STEP 3 스팀 라이브러리에서 게임을 실행한다. 한국어 인터페이스와 자막을 지원한다.
체험판에는 게임 도입부부터 첫 보스 구간과 요리 경연 대회까지 포함돼 있다. 요리와 탐험, 전투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고 론 셰프가 어떤 재미를 지향하는 작품인지 파악하기에 충분한 분량이다.
이런 유저에게 추천한다
체험판을 플레이하고 나면 론 셰프가 어떤 취향의 유저를 겨냥하고 있는지 꽤 또렷하게 보인다. 아래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체험판을 한 번 플레이해볼 만하다.
음식 만드는 게임을 좋아한다면, 재료를 모아 레시피를 채우는 재미
두 재료를 조합해 처음 보는 요리를 완성하는 순간
요리 게임의 재미는 “이 재료와 저 재료를 섞으면 어떤 음식이 나올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된다. 론 셰프는 이러한 감각을 정확히 짚어낸다. 두 가지 재료를 조합해 처음 보는 요리가 완성되면 해당 레시피가 도감에 자동으로 등록된다. 비어 있던 도감의 한 줄이 새롭게 채워지는 순간이 생각보다 뿌듯하다.
필드에서 말랑한 채소나 작은 알갱이 곡물을 발견할 때마다 “이 재료는 무엇과 섞어볼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도 한다. 새로운 재료를 찾는 탐험이 자연스럽게 새로운 요리를 만드는 과정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게다가 완성한 음식은 수집품에 머물지 않는다. 전투에 필요한 능력치를 높여주는 버프가 되기도 하고, NPC의 퀘스트를 해결하거나 막혀 있던 탐험 경로를 여는 열쇠로도 활용된다. 재료를 모으고 조합하며 도감을 채우는 플레이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가장 확실하게 만족할 만한 요소다.
새로운 능력으로 길을 개척하는 탐험을 좋아한다면
새로운 능력을 얻어야 열리는 길
점프만으로는 닿을 수 없는 절벽과 대시가 없어 건널 수 없는 협곡은 플레이어에게 다음 목표를 분명하게 제시한다. 날씨를 바꾸거나 새로운 장비를 획득한 뒤 이전 지역으로 돌아가면 보이지 않았던 길이 열리고, 새로운 장소와 재료를 발견할 수 있다.
한 번 지나온 장소도 어떤 능력을 얻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탐험 공간으로 바뀐다. 지도를 돌아다니며 막힌 길을 기억해두고, 새로운 능력을 얻은 뒤 다시 찾아가는 메트로배니아 특유의 탐험을 좋아한다면 론 셰프의 구조도 반갑게 느껴질 것이다.
픽셀 아트와 유쾌한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종말 이후 요리가 사라진 세계라는 설정은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론 셰프는 이를 밝고 유쾌한 분위기로 풀어낸다. 힘들게 지은 식당을 단숨에 부숴버리는 붉은 머리의 여자와 말끝마다 “~냥”을 붙이는 고양이 접수원 등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촘촘한 프레임으로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도트 캐릭터들
아기자기한 픽셀 아트로 표현된 필드와 음식, 캐릭터의 움직임도 게임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진지한 생존보다는 독특한 세계를 여행하며 다양한 인물과 만나고, 소소한 사건을 해결하는 모험을 선호하는 유저에게 잘 맞는다.
국자 하나 들고 떠나는 맛있는 모험
요리 하나로 전투, 탐험, 서사를 모두 관통하는 게임
론 셰프는 요리를 별도의 미니게임으로 분리하지 않고 전투와 성장, 퀘스트, 탐험에 폭넓게 연결한다. 재료를 모아 새로운 음식을 만들고, 음식에 붙은 맛 태그로 NPC의 요구를 해결하며, 특별한 레시피와 장비를 활용해 막혀 있던 길을 개척한다. 각각의 요소가 따로 움직이지 않고 하나의 모험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체험판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도 이러한 연결 구조였다. 관객들의 대화에서 심사위원의 취향을 파악하고, 맛 태그가 겹치는 요리를 만들어 경연에서 우승한 뒤, 보상으로 받은 대시 신발을 활용해 새로운 길을 탐험한다. 요리와 이야기, 퍼즐, 캐릭터 성장이 맞물리며 론 셰프만의 플레이 흐름을 만들어낸다.
새로운 재료를 발견할 때마다 어떤 음식이 완성될지 궁금해지고, 비어 있던 레시피 도감이 하나씩 채워질 때마다 다음 요리를 만들고 싶어진다. 재료를 모아 새로운 레시피를 완성하는 요리 게임과 새로운 능력으로 길을 넓혀가는 메트로배니아를 좋아한다면, 국자를 들고 떠나는 론 셰프의 모험을 미리 경험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