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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열기로 가득했던, 지스타 2023 탐방기

수능 시험 종료와 함께 시작된 지스타 첫날

부스에 비치된 다양한 타이틀을 미리 엿볼 수 있는, 벡스코 제1전시관의 전경

2023년 11월 17일엔 두 가지 큰 국가적 행사가 있었다. 하나는 우리의 부모님과 일가친척 모두를 긴장하게 만드는, 대학수학능력시험(a.k.a. 수능), 두 번째는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한국의 가장 큰 게임 행사, 지스타. 판데믹 이후, 긴 휴식기를 갖다 다시 돌아온 2022년의 지스타에 이어 올해의 지스타는 개막일과 수능이 겹쳐서인지 예년보다 더 유례없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과연 2023 지스타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대형 게임사의 자본과 기획력이 돋보인, 제1전시관

유달리 줄이 길었던 로스트 아크 모바일 부스
에버랜드처럼 컨셉에 맞는 중세풍 세트장을 잘 구현해 놓았던 다크앤다커 부스의 모습

작년 지스타 행사장을 뜨겁게 달궜던 타이틀이 네오위즈 ‘P의 거짓’, 호요버스 ‘원신’, 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 등이었다면, 올해의 기대작은 아마도 단언컨대 스마일 게이트의 ‘로스트 아크 모바일’과, 다소 논란의 작품이었던 크래프톤의 ‘다크앤다커’가 아닌가 싶다. 게임 시연 부스의 대기 줄이 제일 길었고,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는지 벽 부스로 배치되어 있어 이동상의 혼선에 대한 부담이 적었다. ‘일곱 개의 대죄’, ‘데미스 온라인’, ‘RF온라인 넥스트’등을 들고나온 넷마블 역시, 신작을 플레이하는 유명 스트리머들을 구경하러 온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물론 뜨뜨뜨뜨(스트리머)의 실물을 보려 부스를 기웃대며 까치발을 들고 게임 스트리밍을 관람한 필자도 그중 하나였음을 인정하겠다.

(일곱 개의 대죄) 유명 스트리머 및 MC 출연으로 사진을 찍는 인원이 많았던 넷마블 부스. 여담이지만 남도형 성우님의 피부가 엄청 좋으셔서, 피부 관리 비결이 궁금했던 기억이 난다.
크고 아름다웠던 구글 플레이스토어 부스 전경. 너무 커서 상세한 이미지를 담지 못했음이 아쉽다.

이번 행사의 한 특이점이라고 한다면, 구글 플레이스토어 측에서 거대한 부스를 빌려, 출시 예정인 작품들을 플레이할 수 있는 종합 테스트 시연장을 만들어 주었다는 점이다. ‘쿠키런: 모험의 탑’, ‘별이 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 등이 입점해 있고, 간단한 미니게임을 진행하면 플레이 스토어 측에서 지급하는 굿즈도 받을 수 있었다. 컴투스 유럽 법인에서 온 데이빗 대표님은 ‘구글 측에서 이런 걸 해 주는 것을 처음 본다’며 사진을 여러 장 찍어 가셨다. 구글에서 이런 지원이 가능하다면, 머지않아 게임스컴 구글 플레이스토어 부스에 입점한 ‘서머너즈 워’ 및 ‘자사 출시 예정작’의 모습도 살짝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미팅과 휴식을 위해 마련된, XPLA 대관 카페

출출한 관람객들을 위해, 현장에서 가볍게 먹을 수 있도록 제1전시실 밖 야외공간에는 다양한 종류의 푸드트럭이 배치되어 있었다. 단, 행사장 앞 메뉴인 만큼 푸드트럭임에도 높은 가격대를 자랑했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센텀시티역 근처 식당들을 잘 활용하는 것이 훨씬 더 가성비 있는 선택임을 참고바란다.

올해는 컴투스 홀딩스의 XPLA팀에서, B2B 미팅 공간 및 쉼터 용도로 콩카페 센텀시티점을 대관해 주셨다. 덕분에 배가 출출한 시간에 잠시 들러 반미 샌드위치와 음료를 수혈받았다. 카페에서 다양한 업체와 미팅 중인 컴투스 임직원분들과도 마주치며, 불철주야 업무에 바쁜 그분들의 노고도 잠시 엿볼 수 있었다.

콩카페에서 얻어먹은 딸기라떼와
반미 샌드위치.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고 한 끼 식사로도 충분했다.

다양한 서브컬처 및 인디게임 전시를 한눈에, 제2전시관

2전시관에서 대형 피규어 전시 및 코스프레로 특히 돋보였던 쿠로게임즈(중국)의 ‘명조’. ‘원신’, ‘벽람항로’, ‘소녀전선’ 등 서브컬처 게임에서 두드러지는 중국 게임의 약진을 대변하는 듯했다.

대형 게임 회사들로 북적였던 1전시관과 달리, 2전시관에선 다양한 장르의 출시 예정인 서브컬쳐 게임 및 인디게임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관심이 갔던 곳은 스마일게이트 스토브의 부스로, 다양한 소규모/ 1인 개발 게임을 구경할 수 있었다. 4종/8종/16종 게임 체험 시 경품 추첨 뽑기권을 지급함으로써 관람객에게 플레이 유인을 지급하고, 개발사가 현장 관람객의 솔직한 피드백을 제공받을 수 있게 만든 프로그램 설계가 좋았다. 특히, 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본인이 개발한 게임을 설명하고 부스 대기 줄에서 기다리는 관람객들이 심심하지 않게 말을 건네고 직접 질문에 답변해 주는 젊은 개발자/대표님들의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다.

해외에서 컴투스의 입지를 엿볼 수 있었던, B2B 기업 교류회

한국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2023 글로벌 다자간 콘텐츠 포럼’. 넥슨의 김현 부사장, 넷마블 강계원 매니저 등이 참석했으며, 우리 회사의 대표로는 게임사업 부문 한지훈 부문장이 참석하였다.

대형 컨벤션 행사의 꽃은, B2B 교류를 통한 비즈니스 기회 모색 및 네트워킹이 아니던가? 컴투스도 한국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2023 글로벌 다자간 콘텐츠 포럼’을 통해, 호주, 태국,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의 게임 회사에 자사를 소개하고 소개받는 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 해당 기업교류회는 참석한 해외 게임사를 대상으로 한 ‘가장 만나보고 싶은 한국 게임사’ 투표를 통해 선정된 4개 회사가 한국 대표로 참여했는데, 넥슨,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컴투스(가나다라 순)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해외에서 컴투스의 인지도를 짐작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지스타의 밤은 낮보다 더 아름답다.

컴투스 플랫폼, 텐센트 클라우드가 해운대 라이브 클럽 ‘겟올라잇’에서 공동 주최한 ‘Bloom Clould Night’ 행사
가벼운 주류와 함께 재즈 공연 및 경품 추첨 등을 즐길 수 있는 네트워킹 자리였다.

게임업계에 입사한 사람들이라면 알아야 할 점, 지스타의 업계 네트워킹은 모두 밤에 이루어진다. 해운대 근처에 숙소를 잡은 다양한 게임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행사를 위해 모이기 때문에, 해운대와 벡스코 역 근처를 돌아다니다 보면 심심찮게 눈에 익은 다양한 유명 인사를 볼 수 있었다. 기자가 좋아하던 모 유럽 게임 개발사의 대표 기획자라던가, 좋아하는 게임 성우, 혹은 옆 동네 게임 회사 대표님 그리고 게임 회사에 취직한 소식 모르는 옛 대학 동기를 만나볼 수도 있는 자리였다. 우스갯소리로 해운대역 근처 대로변을 거닐면 세 걸음마다 눈에 익은 (게임 회사)관계자를 만날 수 있다고 하니, 이 주간만큼은 입성과 행동에 조금 주의를 기울여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또한, 클라우드, 페이먼트 서비스 업체 등 게임 업계 관련사에서 주최하는 네트워킹 목적의 다양한 파티가 술집, 바, 식당 등을 빌려 종종 벌어지곤 하니 궁금한 사람들은 미리 신청 접수를 해 뒀다가, 명함 혹은 신분증 등을 지참하고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부산의 마무리는 돼지국밥과 함께

새벽의 한기를 달래주는 따끈한 돼지국밥 국물과 소면 그리고 수육. 이번 출장 중 가장 맛있었던 기억으로 남았다.

지스타를 방문하면 먹어야지 했던 양구이, 동래파전, 복국 등 네이버 지도에 찍어둔 수십 가지 초록색 북마크를 뒤로 하고, 지스타 출장에서 먹었던 가장 맛있던 음식은 단연코 돼지국밥이었다. 바닷가의 쌀쌀한 칼바람을 맞으며 거닐던 해운대 거리를 뒤로 하고 들어온 국밥집은 따끈한 훈연과 함께 내장 등 돼지 부산물이 넉넉히 들어간 돼지국밥을 팔고 있었다. 함께 간 사람들의 따뜻한 배려와 친절 덕분인지, 몸을 홧홧하게 데우는 소주 덕분인지 평소보다 훨씬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게임 유저 입장에서 방문한 지스타가 여러 게임 신작들을 구경하고 체험해 보는 호기심 가득한 놀이동산이었다면, 게임 업계 종사자 입장에서 방문한 지스타는 수많은 사람의 노고와 정성이 들어간 비즈니스와 교류의 장이었다. 앞으로 지스타를 방문하게 된다면, 화려한 게임 영상, 수많은 모니터와 반짝이는 조명이 아니라, 무대 뒤 백스테이지에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보고를 전달하고 무거운 장비들을 나르며 자기 회사의 게임들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는 수많은 직원 및 업계 종사자들이 먼저 떠오를 것 같다. 모두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지민 기자

게임회사 직원으로써 다녀온 첫 지스타라 그런지, 정말 감회가 새롭고 낯설고 보람찬 경험이었습니다. 다음번에는 B2C 부스에서 컴투스의 게임들을 볼 수 있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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