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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정복 군주가 되어보자!
‘크루세이더 킹즈3’

▲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만약에…내가…

INTRO : ‘만약’에 말야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역사를 좋아하는가?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한국인이라면 세종대왕님은 알고 계시리라 믿는다. 대왕께서는 생전 한글을 창제하시고, 4군 6진을 개척하였으며, 대마도 정벌을 명해 나라 안팎을 훌륭히 정비하셨다.

만약 당신이 세종대왕이었다면 어땠을까? 오롯이 대왕님과 동일한 선택을 하며, 통치를 이끌었을까? 어쩌면 신하들의 반대에 훈민정음을 내려놓고, 한자를 후손들에게 물려줬을지도 모른다. (안돼)

또 어쩌면, 우호적이었던 명나라와 척지고, 요동 정벌을 시도했을 수도 있다.

역사에 ‘IF’라는 단어를 붙여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
이 아이디어가 중세 유럽에 붙여지고, 그것을 구현한 게임.

바로 오늘 소개할 ‘크루세이더 킹즈3’다.

가족과 통치, 그리고 모략으로 구성된 전략 게임

‘크루세이더 킹즈3’는 유저가 중세 유럽의 한 인물이 되어 세계를 정복하는 게임이다. 중세 시대의 봉건 군주라면 무엇을 중요시했을까?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겠지만, 이 게임은 크게 3가지를 제시한다.

① 가족: 후사를 잇고, 가문을 번영시키며, 결혼 관계를 통해 동맹 관계를 체결

② 통치: 밖으로는 전쟁과 영토 확장을, 안으로는 봉신 관계와 영지 발전에 힘쓰기

③ 모략: 각종 인물에 대한 협박, 납치, 암살 등의 계략

아직 게임도 시작 안 했는데 너무 어려운가? 당연한 반응이다.

전략 게임은 유저가 게임을 이해하지 못하면 좀 하다가 곧바로 환불해버리는 진입장벽이 꽤 높은 장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 역사에 무지한 기자도 어느새 이 게임을 이해하고 플레이를 이어오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 게임의 어떤 점이 게임의 단점을 상쇄시키고, 뉴비도 게임에 정착할 수 있게 해준 걸까?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자!

가장 좋은 삶이란 너의 적들을 쳐부수는 일이다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어 리오넬 메시…? 한다면 아마 해외 축구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 생각한다. 실제 역사에서 카탈루냐는 번성한 지역이었으나, 훗날 스페인 제국의 일개 구역으로 내려앉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그 역사를 바꿀 것이다.

바로 적들을 정복함으로써 말이다…

▲ 지금부터 귀프레 드 바르셀로나로서… 카탈루냐 지역에서 시작한다~!

뭘 해야 할지 고민하지 말자

게임을 시작하고 처음에는 뭘 해야 하지 싶을 수 있지만 친절하게도 화면 상단에 안내 탭이 있다. 그리고 ‘전쟁을 선포할 수 있음’이라는 문구가 돋보이게 적혀져 있다.

이건 정복 게임이니까, 당연하게도 가서 싸우면 될 것 같다. 여기까지는 좋은데… 그렇다면 누구랑 싸우는가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오롯이 플레이어의 몫이다.

상단의 세력도를 보면, 누가 봐도 만만한 게, 우리보다 병사가 적은 ‘수니에르 바르셀로나’임을 알 수 있다.

▲ 지역 현황을 보면 누가 만만한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전쟁 선포를 누르니, 하단에 군대 모집 버튼이 나오고, 이걸 누르니 병사가 생긴다. 뭐지? 하다가 적 영지로 이동시키니 알아서 적 병사와 싸우고, 승리한다.

조금 기다리니 적 영지를 점령하고, 내가 승리했다는 표시가 나온다.

▲ 쉽고 빠른 전투 장면

어, 이게 다라고?

혹자는 “너무 쉬운 게 아닌가”하며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새 영토를 얻으며 정복의 재미를 얻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바로 이는 우리의 선택이었다는 점이다. 주변 세력의 강함을 스스로 판단하고, 가장 확실한 선택지를 택하고 행동했다.

플레이어에게 자신의 전략이 적중했다는 재미와 함께, 상대방을 정복하고 보상을 얻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개발사의 의도가 담겨 있다. 이를 통해 개발사는 유저가 게임 속 세계에서 충분히 재미를 얻으며 활약할 수 있음을 어필하고 확신시킨다.

▲ 승리의 열매는 언제나 달콤한 법!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Rome was not built in a day)

하지만 정복의 달콤함을 뒤로하고 주변을 둘러보면 더 이상 만만한 적이 없다는 것을 느낀다. 아니, 오히려 “남부의 이슬람 왕국이 혹여 나를 때리진 않을까…?” 하며 전전긍긍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걱정만 해서는 안 될 터… 우리는 스스로 강해질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도시에 건물을 지어 재정을 확충하고 병사의 수를 늘린다. 다만 이건 금화가 필요해 시간이 필요하다.

가장 쉽고 빠르게 세력을 키우는 방법은 바로 동맹을 얻는 것이다. 그리고 동맹을 얻는 방법은 대개 혈육을 타인과 결혼시키는 일.

▲ 20세 연상이지만…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거죠??

동맹이 생기면 전쟁에 활용할 수 있는 군사가 상당히 증가하기에, 이제 다시금 정복 전쟁에 돌입할 수 있다. 그런데 가만 보니, 내게 주군이 있다…? 유럽을 제패하겠다는 부푼 포부가 있는 내게, 주군이 있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러니… 처리하도록 하자.

▲ 누구나가 바라는 빠른 은퇴, 천국 복권 당첨(?)을 드립니다

자, 벌써 우리는 통치(내정과 전쟁)와 가족(결혼을 통한 동맹)에 대해 배웠다. 이 게임에서 중요한 2가지 부분을 자연스럽게 습득한 것이다.

동시에 할 일도 많아진다. 이번에는 여동생의 결혼이었지만, 다음에는 플레이어의 결혼, 자식의 출생과 결혼까지! 통치와 가족과 관련된 여러 이벤트를 진행하다 보면, 어느새 창밖에 일출이 보인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 시계를 보니 오전 6시다… 어느새 세워진 나의 ‘바르셀로나 왕국’의 모습

그럼 마지막으로, 모략은 플레이어가 어떻게 접하게 될까?

백작->공작->왕->황제로 이어지는 봉건제에서, ‘왕’ 단계가 되면 모략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현실에서도 사람이 적을 때는 친하게 지내기 쉽지만, 많아지면 어느새 말 한마디 하기 어려워지지 않던가.

게임에서도 동일하다. 어느덧 휘하 봉신들이 많아지고, 당신을 향해 불만의 눈길을 보내는 녀석들이 생긴다. 그리고 이 나쁜 놈들(?)은 단순한 불만을 넘어서 어떤 방식으로든 행동한다. 집단을 만들어 특정 요구(세금 감면)를 하거나, 반란을 일으키거나, 때로는 당신을 암살하기도 한다!

▲ 봉신들이 당신을 싫어하는 101가지 이유

세상사 말로 해결되면 좋겠지만, 때로는 상대방을 어디 묻어버리는 게 더 편리할 수 있다. 하지만 모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이 있는데, 바로 ‘확률’이다.

누군가를 어디 드럼통에 넣어 바다에 빠뜨렸는데, 그 사람이 살아남았다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당연히 복수의 칼을 갈고 있지 않을까?

이처럼 성공 여부에 따라 후에 어떻게 해야 할지도 염두에 둬야 하기에 게임은 더욱 흥미로워진다. 동시에, 모략은 플레이어만이 아니라 AI도 수행할 수 있다. 우리도 적절히 대비하지 않는다면 갑작스럽게 본인 사망 알림에 당황할 수도 있다.

▲ 아이는 분명 우리의 미래라고 했다… 허나 이 아이는 내게 해로운 아이다!!

어느새 들어찬 나의 어깨뽕

이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는 어떻게 하나 막막했지만, 어느새 중세 유럽을 호령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는 이 게임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가장 먼저 이 게임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고, 그다음에는 플레이어가 이 게임에 안착할 수 있게끔 잘 설계된 게임 구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우리는 카탈루냐에서 시작해, 스페인의 역사를 바꾸었다. 다음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아일랜드 왕국이 잉글랜드 지역을 지배하게 만들거나, 이슬람 왕국이 유럽 본토에 도달하는 세계를 일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어떤 것을 선택하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언제나 방법을 알고 있으니 말이다.

▲ 히스파니아 제국

‘크루세이더 킹즈3’ 요약 평가

🎮 게임명: 크루세이더 킹즈 3
🎮 제작사: 패러독스 인터랙티브
🎮 유형: 전략, RPG, 시뮬레이션, 경영
🎮 플랫폼: PC, XBOX X|S, PS5
🎮 평점: ★★★★
🎮 추천 유저 타입: 전략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 시간이 많으신 분, 밤새도 괜찮으신 분
🎮 비슷한 유형의 추천 게임: 코에이 삼국지 시리즈

김덕규 기자

글을 적는 건, 항상 즐거운 일입니다. 이번 기회에 제가 즐겼던 게임을 타인에게 소개하고, 동시에 게임의 재미와 유저의 적응에 대해서도 돌이켜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컴투스온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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