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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은 어디로 이어질까? 메트로베니아

어느 매체라도 장르의 명칭은 직관적이어야 한다. 가령 영화의 경우 공포, 로맨스코미디, 액션 등 그 장르 영화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더라도 어떤 영화일지 장르명만 봐도 유추가 가능하다.

하지만 장르의 명칭이 직관적이지 않은 매체가 있으니, 그건 바로 게임이다. 소울라이크, SRPG, RTS 등 처음 명칭을 보면 어떤 게임인지 사뭇 유추하기 힘들다. 대부분 게임의 장르 명칭이 줄임말이거나 게임 자체가 장르명이 되는 경우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장르명의 어원이 어처구니없는 게임 장르인 ‘메트로베니아’를 소개해 보려 한다. ‘메트로베니아’, 이 장르명을 처음 듣는다면 당연히 어떤 게임인지 가늠이 오지 않을 것이다. 그야 그럴 것이 이 ‘메트로베니아’ 장르는 장르명 자체가 게임 2개의 이름을 합친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메트로이드 + 악마성 드라큘라(북미명 : 캐슬베니아) 두 시리즈의 게임 이름이 합쳐졌다. 그렇다면 ‘메트로베니아’ 장르란 대체 무엇일까?

장르의 어원이 된 게임 ‘메트로이드’

기본적으로 메트로베니아는 액션 게임의 하위 장르다. 다만 일반적인 액션 게임과는 차별화되는 요소가 몇 가지 있기에 장르의 대표 요소들을 소개한다.

(메트로이드 드레드의 지도) 맵의 모든 길은 이어진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이 이어진 길을 탐색하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다.

모든 길은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는데 이는 메트로베니아 장르의 핵심이 ‘길 찾기’라는 것을 의미한다. 길을 찾는 만큼 비선형을 추구하는 맵 디자인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요소이다. 액션 게임인 만큼 액션성을 강화하고 플레이어의 피로도를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길을 찾는 쾌감을 극대화하는 ‘레벨 디자인은’ 잘 만든 메트로베니아 게임들의 정수로 볼 수 있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부가적인 요소이다. 메트로베니아의 핵심은 ‘길 찾기’라는 것을 명심하자.

단순히 길을 찾는 재미만으로는 플레이어들의 흥미를 끌 수 없다. 액션성을 강화하거나 화려한 연출로 게임을 계속 붙잡게 만들어야 한다.

메트로베니아의 핵심이 길 찾기인 만큼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막힌 길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막힌 길은 모두 다시 돌아오게 되어있으며 모두 연결되어 있다.

대부분의 메트로베니아 장르 게임에서는 시작하자마자 막힌 길을 만나게 되는데 이 길은 추후 새로운 능력을 얻어서 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원조인 메트로이드 시리즈가 그랬으니까.

유기적으로 연결된 맵과 새로운 능력을 얻어서 다시 돌아오는 길은 레벨의 밀도를 높여주면서, 맵의 분량은 줄여준다. 이러한 레벨 디자인은 메트로베니아의 전유물이 아닌 추후 RPG, 어드벤처, 호러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에도 영향을 끼쳤다.

막힌 길을 만났다. 어차피 지금은 갈 수 없는 곳이니 무시하자. 하지만 이곳으로 무조건 다시 오게 될 것이다.

흔히 메트로베니아 장르 게임은 2D에 한정되어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앞서 설명했듯이 메트로베니아의 장르 핵심은 ‘유기적으로 연결된 맵의 탐색’이다. 당연히 이는 2D보다는 3D에서 재미를 더 느낄 수 있다. 물론 길 찾기는 더 어려워지겠지만 말이다.

다크소울로 시작되는 소울 시리즈의 경우도 레벨 디자인에 있어서 3D 메트로베니아인 ‘메트로이드 프라임’에서 영향을 받았다. 축이 하나 더 늘어난 만큼 레벨 디자인의 구성이 어려워서일까, 3D 메트로베니아 게임은 거의 없다. 아니 사실상 장르의 창시자인 메트로이드 시리즈를 제외하면 3D 메트로베니아 게임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1인칭 시점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는 ‘메트로이드 프라임’. 1인칭인 만큼 미지의 공간을 탐험한다는 재미는 더욱 극대화된다.

메트로베니아 장르의 기본적인 소개를 마쳤으니 메트로베니아 장르의 대표 게임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메트로이드 드레드

  • 출시일: 2021년 10월 8일
  • 개발사: 닌텐도, 머큐리스팀

장르의 창시자이자 시리즈 최신작인 메트로이드 드레드이다. 장르를 탄생시킨 원조답게 매우 높은 완성도의 레벨 디자인을 보여준다.

특히 메트로베니아 특성상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간다는 개념이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이기도 하고 게임을 지루하게 만들 수도 있는데 메트로이드 드레드에서는 이미 지나온 길이라도 게임이 진행되면서 붕괴하거나 얼어붙는 등 계속해서 스테이지에 변화를 준다.

방대하면서도 복잡하고 계속해서 변화하는 맵에서 플레이어가 최소한의 안내로 어디가 올바른 방향인지 스스로 깨닫게 하는 레벨 디자인은 게임을 더욱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적당한 난이도 역시 도전 정신을 가지게 만든다. 메트로이드 드레드의 치밀하게 설계된 레벨 디자인은 전투에서도 빛을 발휘하는데 아무리 강해 보이는 적이라도 하나 이상의 허점은 존재하며 패턴은 정직하다. 그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서 뇌지컬 + 적당한 피지컬을 요구하는데 이 난이도가 앞서 언급했듯 너무 어렵지도, 쉽지도 않고 ‘적절하다’.

단순히 장르의 창시자로서 이름값만 믿고 대충 만든 게임이 아닌 역시 장르의 창시자라는 소리가 나오게 만든다. 닌텐도 스위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적당히 어려운 난이도의 2D 액션 게임을 좋아한다면 꼭 플레이해 보자.

오리와 눈먼 숲

  • 출시일: 2015년 3월 11일
  • 개발사: 문 스튜디오

대부분 메트로베니아 게임은 어두운 분위기를 지향하는데 오리와 눈먼 숲은 조금 다르다. 배경 스토리는 가볍지 않지만, 게임 그래픽이 몽환적이고 예술성이 높다.

오리와 눈먼 숲 게임 자체는 메트로베니아적 요소가 강하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플랫포머 게임 요소가 강하게 보인다. 메트로베니아 게임에서 보기 힘든 즉사 판정의 함정이 있기 때문이다.

게임성 자체는 어떻게 보면 잘 만든 2D 액션 플랫포머 게임에 메트로베니아 향을 조금 첨가한 수준이지만 오히려 메트로베니아적 요소가 옅기 때문에 추천을 해본다.

앞서 계속 언급했듯이 메트로베니아 장르의 가장 큰 입문 장벽은 ‘길 찾기’ 그 자체이고 이러한 게임적 특징에 재미를 붙이기 쉽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장르의 정체성이지만 그 요소가 많이 들어가지 않은 ‘오리와 눈먼 숲’을 추천하는 이유다.

탐험은 언제나 즐겁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메트로베니아 장르에 관해 소개를 해보았다. 처음에는 단순 2D 액션 게임의 하위 장르로 구분되었으나 점차 장르의 정체성을 발전 시켜가면서 메트로베니아 장르만의 특색을 가지게 되었고 현대에서도 많이..까지는 아니지만 장르가 유지는 될 수 있을 정도의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만약 게임을 할 때 맵을 구석구석 탐방해 보는 스타일이라면 메트로베니아 장르의 게임을 꼭 한 번 해보자. 탐험가들의 탐험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 장르의 정체성이니까.

권혁준 기자

컴투스온을 통해 평소 좋아하는 게임 장르에 대한 소개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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