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앤오프〉 코너는 컴투스 그룹 사우분들의 회사 안과 밖의 모습을 조명합니다. 회사 안에서의 다양한 직무와 하는 일, 회사 밖에서의 개성 넘치는 모습을 살펴봅니다. 이번 편 주인공은 글로벌라이제이션실 튀르키예어 현지화 담당 에르 사우입니다.


Keword1 | Career | 튀르키예어 현지화

글로벌 유저의 몰입을 설계하는 최종 문지기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글로벌라이제이션실에서 튀르키예어 현지화를 담당하고 있는 에르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외국어에 관심이 많았는데,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본 한국 드라마를 계기로 한국어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그때부터 진로를 한국어로 정하고 대학교에서 한국어문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석·박사 과정을 위해 한국에 유학을 왔습니다. 어느새 7년째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네요.

또 다른 관심사는 게임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게임회사를 동경하며 언젠가 언어와 게임, 두 가지 열정을 모두 살릴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박사 과정을 마친 뒤 웹툰 번역 일을 하면서 콘텐츠 번역 경험을 쌓았고, 마침내 컴투스에서 제 꿈이었던 일을 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튀르키예어 현지화, 다른 번역과 어떻게 다른가요?

현재 저는 글로벌라이제이션실에서 한국어-튀르키예어 현지화를 담당하고 있으며, 게임 내 텍스트 번역뿐만 아니라 튀르키예 유저들의 고객 문의 대응도 함께 맡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컴투스와 튀르키예 유저를 연결하는 ‘언어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죠.

게임 현지화는 단순한 번역과는 달리, 각 문화의 맥락과 감수성을 세심하게 반영해야 합니다. 특히 튀르키예어는 종교적 표현이나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단어 선택이 달라질 수 있어 신중함이 필요하고, 언어 고유의 특수 문자를 정확히 적용해야 하는 부분도 중요합니다. 반면 한국어와 어순이 유사하고 표현 방식이 비슷한 점 덕분에 원문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전달하기에는 비교적 수월한 편입니다.

게임 현지화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역량은 무엇인가요?

게임 현지화는 단순히 언어를 바꾸는 일이 아니라, 문화와 감정까지 함께 옮기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언어와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가 기본이며, 출발어의 의도와 뉘앙스를 정확히 파악해 도착어로 자연스럽게 재해석하는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게임 현지화는 분야 특성상 게임 시스템과 용어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저 역시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며 세계관과 캐릭터 대사, 아이템 명칭 등 세부적인 요소들을 직접 체험하고 있습니다. 플레이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는 번역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죠. 또, 다양한 언어 콘텐츠를 소비하며 표현력을 넓히고, 번역 중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개선점을 메모해두는 습관도 제 업무의 중요한 일부입니다.

무엇보다 현지화 담당자는 유저에게 닿는 마지막 관문입니다. 컴투스의 게임이 튀르키예 유저에게 어떤 인상으로 전달될지가 제 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두 명뿐인 튀르키예어 현지화 담당자 중 한 사람으로서 언제나 세밀한 책임감을 가지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Keword2 | Career | 번역 고도화

AI 시대, 번역의 새로운 문법

번역 고도화를 위한 신규 기술 조사도 맡고 계시다고요.

맞습니다. 이제는 AI의 존재와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죠. 아직까지 AI가 인간의 번역 퀄리티를 완전히 대체할 단계는 아니지만, 업무 효율을 높이는 강력한 보조 도구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글로벌라이제이션실에서도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AI 기반 툴을 조사하고 실제로 활용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 역시 AI 트렌드 분석을 비롯해 업무 관련 AI 툴 조사, 그리고 내부적으로 AI 툴 도입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서베이 기획과 운영도 진행했으며, AI와 사람이 함께 더 나은 번역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향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습니다.

AI 기반 번역 도입 이후 팀의 업무 효율성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AI 기반 번역 툴을 도입한 이후 팀의 업무 효율성은 향상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AI가 초벌 번역을 빠르게 제공해줌으로써 전체 번역 속도가 약 1.5배가량 빨라졌다는 서베이 결과도 있었습니다. AI 번역의 강점은 대량의 텍스트를 신속히 처리하고 일관된 용어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지만, 종교적·문화적 배경을 섬세하게 반영하기 어렵고, 일상 언어 번역이 아닌 게임 번역 특유의 콘텍스트적 뉘앙스를 완전히 살리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앞으로 AI와 인간 번역가의 협업은 어떤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앞으로 AI와 인간 번역가의 협업은 ‘보조 중심의 공존형’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AI는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만큼 높은 퀄리티의 번역을 제공하지 못하며, 활용 가능한 초벌 번역을 만들기 위해서는 번역 언어와 분야에 맞춘 별도의 학습 과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학습을 거친 후에도 AI는 여전히 문맥 오해나 용어 오류 등 실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 번역가의 검수와 수정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향후 전문성이 요구되는 번역 분야에서는 AI가 작업 효율을 높이는 보조 툴로 활용되고, 인간 번역가는 품질 관리와 콘텍스트 해석에 집중하는 형태로 협업 구조가 정착될 것으로 봅니다.

Keword3 | Career | 조직문화 메이커

문화를 엮어 공동체를 만들다

다양한 문화권 동료들이 모여있는 글로벌라이제이션실, 팀워크의 중심에 계시다고요?

네, 맞습니다. 글로벌라이제이션실은 다양한 문화권의 동료들이 함께 협업하는 만큼 팀워크와 소통이 특히 중요한 조직입니다. 저는 튀르키예어 현지화 및 AI 관련 업무 외에도 글로벌라이제이션실 워크숍 준비와 같은 조직문화 활동을 주도하며 팀의 환경과 문화를 관리하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서로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더 유연하고 협력적인 팀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글라실만의 조직문화를 자랑해주세요!

글로벌라이제이션실은 약 60명 규모의 다문화 팀으로, 서로의 배경을 이해하고 유대감을 쌓기 위해 조직문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상·하반기 연 2회 진행되는 워크숍은 글라실만의 자랑스러운 부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영화와 연극 관람, 원데이 클래스, 뷔페 식사와 레크리에이션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통해 팀원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워크숍 후 진행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만족스럽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와, 팀원 모두가 긍정적인 경험을 했다는 점이 큰 보람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런 활동들이 단순한 행사에 그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글라실만의 따뜻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과 튀르키예의 기업 조직문화에 차이가 있나요?

물론 회사나 팀의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한국과 튀르키예의 기업 조직문화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은 비교적 위계가 분명하고 연차나 직책에 따른 존중이 강조되는 반면, 튀르키예는 구성원 간 나이 차이가 적을수록 직급에 상관없이 친구처럼 지내는 편안한 분위기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튀르키예에서는 상사와 부하 직원이 함께 농담을 주고받거나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등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일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조직문화 실험실 대원으로도 활동하신다고요. 여러 문화 활동에 적극 참여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네, 맞아요. 저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며 교류하는 과정에서 큰 즐거움을 느낍니다. 그래서 조직문화 실험실 대원 활동에도 참여했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동료들의 생각과 문화를 배우는 일이 늘 흥미롭고, 그 과정에서 제 시야도 넓어지는 걸 느낍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고, 다양한 분야에서 두루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정이 있어서 이런 활동들이 제게 항상 좋은 경험으로 남고 있습니다.

Keword4 | INSIDE | 쿠킹

맛과 향으로 풀어내는 문화 이야기

요리가 취미시라고요. 주로 어떤 요리를 해드시나요?

요리는 제게 큰 즐거움이자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에요. 재료를 손질하고 향신료 냄새를 맡으면서 요리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정리되거든요. 평소에는 튀르키예 요리가 그리울 때 자주 만들어 먹는데,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자주 만들고 자신 있는 메뉴는 레드 렌틸콩 수프입니다. 튀르키예에서는 아주 흔하고 따뜻한 가정식으로, 부드럽고 고소한 맛 덕분에 한국 분들도 부담 없이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튀르키예 음식과 한국 음식의 가장 큰 차이를 꼽는다면 무엇일까요?

튀르키예 음식과 한국 음식의 가장 큰 차이를 꼽자면, 맛의 방향성과 향신료 사용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튀르키예 음식은 짭짤하면서 향신료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편이고, 반대로 한국 음식은 맵고 달달한 조화가 특징인 것 같습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음식이 조금 낯설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즐겨 먹고 있어요. 특히 김치볶음밥과 육개장은 제 입맛에 정말 잘 맞는 한국 요리입니다. 사내 식당에서도 참치 김치찌개나 순두부찌개 같은 메뉴가 나오면 꼭 챙겨 먹을 만큼 좋아해요.

베이킹까지 섭렵하셨다고요!

요리뿐만 아니라 베이킹도 정말 좋아해요. 특히 초코 케이크와 튀르키예식 치즈빵을 가장 자신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반죽을 직접 하고 오븐에서 노릇하게 구워질 때 나는 향을 맡으면 그 자체로 행복해지고, 완성된 빵이나 케이크를 친구들과 나눠 먹었을 때 “맛있다!”라는 반응을 들으면 큰 성취감을 느껴요. 베이킹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제게는 정성과 따뜻함을 전할 수 있는 즐거운 소통의 방법이 된 것 같아요.

Keword5 | INSIDE | 사격

집중과 해방의 순간

동호회 활동에 진심이시라고요.

저는 동호회 활동에 정말 진심인 편입니다. 현재는 영화(무빗무빗), 테니스(매치 포인트), 사격(건투스), 다트(Bull2uS) 이렇게 네 개의 동호회에서 활동 중입니다. 영화 동호회에서는 함께 작품을 보고 토론하며 다양한 시각을 나누는 게 즐겁고, 테니스는 운동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시간이죠. 사격과 다트 동호회는 집중력과 긴장감을 느낄 수 있어서 스트레스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각기 다른 매력의 활동들이지만, 공통적으로 좋은 사람들과의 교류 속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저를 꾸준히 동호회 활동으로 이끌고 있어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동호회 활동을 추천해주세요!

스트레스 해소용으로는 단연 사격 동호회를 추천하고 싶어요. 제가 활동 중인 건투스 동호회는 정말 적극 추천할 만큼 재미있고 짜릿합니다. 처음에는 실탄 사격이 다소 무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일단 한 번 쏴 보면 그만큼의 긴장감과 해방감이 동시에 느껴져서 중독성이 있어요. 주말에는 클레이 사격을 즐기기 위해 화성 쪽으로 나가고, 평일 퇴근 후에는 목동 사격장에서 공기총이나 실탄 사격을 연습하곤 합니다. 올해는 회원들끼리 자체 대회도 열어서 경쟁심을 자극하는 재미도 있었고,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성취감까지 느낄 수 있는 정말 매력적인 동호회입니다.

사격 게임도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실제 사격과 게임 속 사격은 어떻게 다른가요?

실제 사격만큼이나 사격 게임도 정말 좋아해요. 특히 콜 오브 듀티(Call of Duty) 시리즈는 제게 ‘old but gold’ 게임으로, 사격 게임의 매력을 처음 느끼게 해준 작품입니다. 이 게임을 하면서 느꼈던 짜릿한 현장감과 몰입감이 실제 사격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져 결국 사격 동호회에 가입하게 되었죠. 실제 사격은 총의 반동, 소리, 냄새까지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현실적이고 강렬한 반면, 게임 속 사격은 다양한 전장을 누비며 전략과 반사신경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둘 다 각자의 방식으로 긴장감과 성취감을 주기 때문에, 제게는 현실과 가상의 ‘이중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한국에서 더 도전해 보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앞으로 한국에서 이루고 싶은 제 목표는 단순한 개인적인 성취를 넘어, ‘튀르키예의 얼굴’로 기억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제가 만나는 사람들이 제 모습을 통해 튀르키예의 문화와 사람들에 대해 따뜻한 호감을 느끼고, “아, 튀르키예는 정말 매력적인 나라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그보다 뿌듯한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온앤오프> 다음 주인공은 누가 될까요?

많은 지원 부탁드립니다.

우준제이넵 기자

외모만큼 마음도 예쁜 에르님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즐겁고, 늘 자랑스러워요! 앞으로도 멋진 일들만 가득하고 계속 빛나길 바랄게요! 근데... 이제 유명인이라 바빠질 테니, 나중엔 매니저 통해서 연락해야 하나요? ㅋㅋㅋ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