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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으로 생명을 꽃피우는 (싱그러운) 캐릭터 원화팀

24층 한편에는 싱그러운 향기가 가득한 비밀 정원이 있다. 원화팀의 힐링을 책임지는 숨겨진 공간! 그곳에서 원화팀의 일상과 식물 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키우는 식물들엔 저마다 이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친구들의 이름을 닉네임 삼아 인터뷰를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닉네임 소개 부탁드려요!

태초의 드루이드: 최초로 화분을 가져온 사람이라 이런 화려한 닉네임을 붙였습니다. 여러 식물을 키우는데요, 지금 딱 떠오른 건 무늬 몬스테라예요. 요즘 SNS에서 핫한, 잎에 독특한 무늬와 구멍이 있는 식물입니다.

드루이드의 무늬 몬스테라

불굴의 물망초: 그럼 전 불굴의 물망초로 할게요! 꽃 키우는 게 굉장히 힘든데,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꽃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프린세스 봉황: 맞아요. 꽃을 피우는 식물들이 대체로 나약하고 손이 많이 가요. 사랑과 관심이 많이 필요해서… 프린세스 봉황이라 이름 붙이겠습니다.
효녀 아이유: 반면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잘 살아남는 효녀도 있어요. 제 테이블 야자 아이유가 그래요.

야자 아이유


이끼 사이로 피어난 핑돌이 2세: 제 산호수도 강인해요. 가지치기로 떨어져 나온 줄기를 물에 심었더니 무럭무럭 자라서 핑돌이 ‘2세’라고 불러요. 심지어 이끼 물에도 살아남았다니까요?!

핑돌이에서 떨어져 나온 ‘핑돌이 2세’

방생한 아나조요: 연필 선인장 아나조요입니다. 1층에 사는 덕분에 가끔 물을 안 줘도 위층에서 떨어지는 물들로 포식(?)하고 있어요.

연필 선인장 아나조요

어떻게 팀원분들 모두 각자의 화분을 갖게 된 건지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태초의 드루이드: 제가 올봄에 피쉬본 선인장을 가져온 게 첫 시작이었어요. 다들 많은 관심을 보이시더니, 어느 날 회사 옆 꽃집에 함께 몰려가서 각자 화분을 하나씩 골라왔어요. 무슨 포켓몬 고르듯이요!

피쉬본 선인장

불굴의 물망초: 처음엔 그냥 바닥에 내려놓았는데, 생각보다 모양새가 안 나서… 선반도 사고, 장비도 공구하고 하다 보니까 규모가 커졌어요. 현재는 더 늘어나서 큰 화분, 작은 화분을 더해 총 20개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아! 모두 사비입니다.

바닥에서…
어엿한 식물원으로(?)

프린세스 봉황: 빈자리를 허브류 같은 실용적인 종으로 조금 더 채우고 싶어요. (불굴의 물망초: 기존에 키우던 바질이 죽어서…) 로즈마리 향기가 굉장히 좋거든요. 한 사람이 맡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도 우르르 와서 같이 향기를 맡으며 힐링하곤 해요.

회사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 쓰담쓰담 타임

불굴의 물망초: 정말로요. 24층 파란 하늘과 푸른 화분의 조화가 몹시 아름다워서 힐링 돼요! 일하다 한 번씩 일어나서 물을 줄 때면 잠깐이나마 고위 관직자가 된 기분도 느낄 수 있어요!

이 인터뷰를 보고 회사에서 화분을 가꿔보려는 분들이 생길지도 모르겠어요! 초보 식물집사에게 전하고 싶은 꿀팁이나, 추천할 만한 품종이 있다면요?

태초의 드루이드: 키우기 쉬운 식물을 꼽자면 역시 스킨답서스가 아닐까 합니다. 죽이기 쉽지 않아요. 엄청난 생명력을 가진 식물이라 초보자에게 추천합니다.

효녀 아이유: 선인장류도 독특한 매력이 있어요. 키우기도 쉽고요. 저희를 식물의 세계로 인도한 피쉬본 선인장을 추천합니다. 정말 귀여워요!

태초의 드루이드: 비싸고 희귀한 품종으론 ‘하월시아’도 예뻐요. 다육식물이라 난이도도 높지 않은 편입니다.

불굴의 물망초: 꽃은 매우 키우기 힘듭니다… 끊임없이 돈이 들어가요. 사실상 일회용이라고 생각하는 게 마음이 편한 것 같기도… 돈 한번 제대로 써보고 싶다! 하는 분이 계시다면… 말리진 않겠습니다.

프린세스 봉황: 팁이 있다면, 과습은 살릴 수 없다는 거요. 마른 건 물을 주면 되살아나기도 하거든요. 화분을 사면 주는 정보지에 적힌 주기만 믿지 말고, 직접 흙을 만져보고 판단하세요.

진행하는 내내 편하고 친밀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팀워크도 무척 좋을 것 같은데! 실제론 어떤가요?

방생한 아나조요: 아레나 같은 작업을 할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 개인 작업이기 때문에 막상 팀워크를 발휘할 일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도 팀 분위기가 매우 좋습니다.

이끼 사이로 피어난 핑돌이 2세: 술 없이도 밤새 즐겁게 떠들 수 있을 정도로요!

효녀 아이유: MBTI도 다들 비슷해요. ENFP, INFJ, INFP, ENFJ… S는 한 분 계시긴 한데, T는 아마 없는 것 같아요.

함께 식물을 키우며 힐링하는 것 외에도, 우리 팀만의 독특한 문화가 또 있을까요? 우리 팀 자랑 한 번 해주세요!

효녀 아이유: 99년생 막내가 있다는 것? 99년생 막내와도 격의 없이 지낼 정도로 팀 분위기가 영하다! 평균 연령을 낮춰주는 고마운 팀원입니다.

불굴의 물망초: 저희 팀은 모두가 비흡연자예요. 그래서 담배 타임 대신 가끔 한 번씩 함께 옥상에 올라가 비눗방울을 부는 비눗방울 타임을 가져요.

태초의 드루이드: 누군가 여행을 다녀오면 그 지역의 맛있는 간식을 꼭 사 와요. 한땐 간식 테이블을 책과 피규어를 비치한 판타지풍 도서관을 꾸며 놓기도 했어요.

식물 자랑을 하러 나온 줄 아셨겠지만… 사실 이건 원화가 직무 인터뷰이기도 합니다. 질문을 듣고 ‘이건 내가 답하고 싶다!’ 하는 분께선 꽃을 들고 답해주세요.

입이 근질근질하다면 마이크를 드세요!

직무 소개 부탁드립니다! 특히 어디까지가 캐릭터 원화 업무의 범위인지 궁금합니다.

불굴의 물망초: 캐릭터, 몬스터, NPC 등 기본적으로 인간 형태를 한 건 다 저희 팀 일이라고 보시면 이해가 쉬울 것 같아요. 무기, 의상, 액세서리 등도 보통 캐릭터 원화팀에서 맡습니다. 종종 배경 오브젝트나 스킬 아이콘 등도 하게 될 때가 있는데요, 이건 엄밀히 따지면 캐릭터팀의 업무는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지곤 합니다.

봉황: 맞아요. 예를 들면, 배경 원화에 들어가는 천사상 같은 거? 그런 건 저희 팀으로 넘어오기도 해요.

방생한 아나조요: 스킬 아이콘을 작업한 적도 있어요. 스킬 아이콘이긴 하지만, 사람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거였거든요.

프린세스 봉황: 다른 직무에 계신 분들이 보기엔 UI, 배경 원화, 캐릭터 원화가 엇비슷해 보이나 봐요. 종종 이건 어디로 요청해야 하나요? 여쭤보시기도 해요.

그렇다면 실제 업무가 내가 상상했던 것과 많이 달랐나요?

이끼 사이로 피어난 핑돌이 2세: 거의 비슷해요!

태초의 드루이드: 아이콘까지 할 줄은 몰랐는데…😭

불굴의 물망초: 2D 이펙트까지 그릴 줄은 몰랐는데…😭

방생한 아나조요: 맞아요. 대체로 취업 전 생각 했던 것과 비슷하지만, 회사마다, 팀마다 상황이 달라 운이 나쁘면(?) 예상치 못한 업무까지 범위가 확장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나는 이런 걸 그릴 때 행복하다! 애착 가는 캐릭터를 소개해 주세요!

프린세스 봉황: 역시 예쁘고 잘생긴 미형의 캐릭터를 그릴 때가 즐거워요. 이프리트 같은!

이프리트

효녀 아이유: 귀여운 캐릭터요! 아기용 나라카가 처음 팀방에 공유됐을 때 열광적인 반응이 아직도 기억나네요.

태초의 드루이드: 귀여운 캐릭터라고 하니 이끼 사이로 피어난 핑돌이 2세의 아이디어로 완성된 귀여운 비각성 키메라도 떠올라요.

이끼 사이로 피어난 핑돌이 2세: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에선 우락부락한 키메라 모습인데,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에선 보송보송한 아기 고양이 같은 키메라로 표현했어요. 현재의 귀여운 버전 말고 다른 시안도 있었는데요, 다들 아기 키메라에 푹 빠져서 꼭 이걸로 해야 한다고 적극 어필해주셨어요.

방생한 아나조요: 반면 저는 사람이 아닌 애들… 몬스터 전문입니다👺 상상의 여지가 가득해서 내 맘대로 그릴 수 있다는 점이 즐거워요. 오히려 미형 캐릭터가 힘듭니다.

유료 아이템은 그 자체로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니 평소보다 고민될 것 같은데요, 제작 과정은 어떤가요?

효녀 아이유: 확실히 BM은 갖고 싶단 느낌이 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프린세스 봉황: 트렌디한 거! 평소엔 판타지적인 컨셉을 고려해서 그리지만, BM은 예쁘고 트렌디한 거, 상업적으로 매력적인 걸 더 중점적으로 봐요.

불굴의 물망초: 컨셉 자체는 기획 측에서 정하는 거라 가끔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많이 찾아보고, 다양하게 그리다 보면 또 예쁘고 귀엽게 나와요.

프린세스 봉황: 평소 장비를 그릴 땐 주로 실제 자료를 많이 참고합니다.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은 판타지 캐주얼이라 어느 정도 변형이 허용되지만, 그래도 고증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거든요. 하지만 BM의 경우엔 패션쇼 런웨이, 아이돌 무대 의상 등 다양한 레퍼런스를 찾아봐요.

불굴의 물망초: 맞아요. 예쁜 의상을 보면, ‘저거 어떻게 몸에 붙어있는 거지?’를 고민하곤 합니다. 일종의 직업병이랄까요.

내가 만든 캐릭터로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는 건 무척 즐거운 경험일 것 같습니다. 다들 실제로도 자주 플레이하시나요?

태초의 드루이드: 반반? 개발 단계에선 테스트 차원에서 열심히 하지만, 라이브가 되면 본인의 취향에 따라 갈리는 것 같아요.

이끼 사이로 피어난 핑돌이 2세: 꾸준히 하드하게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방생한 아나조요: 저는 오히려 다른 분야의 게임을 많이 해보려고 해요. 트렌드 변화나 유저들의 선호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애초에 그림체가 비슷한 팀원을 뽑으시나요? 아니면, 프로젝트 컨셉에 따라 그림 스타일을 맞추시는 건가요?

불굴의 물망초: 프로라면 알잘딱깔센으로…😎

프린세스 봉황: 평소 스타일과 달라도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알아서 맞춰져요. 저희 팀은 대체로 액체형 원화가라 그릇에 따라 변화의 폭이 넓어요!

효녀 아이유: 유기적이지 않아도 되는 프로젝트도 있고, 라이브에 들어가면 개발 단계보단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지는 편이긴 해요. 또, 색이나 컨셉을 맞추면 엇비슷해 보이기도 하고요.

프린세스 봉황: 사실 그래도 저희끼리는 누가 그렸는지 다 구분이 가능해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유연한 자세가 무척 중요하단 생각이 듭니다. 게임 원화가에게 꼭 필요한 능력,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지망생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불굴의 물망초: 유연한 태도와 넓은 데포르메 패러다임이요. 난 이거 못해! 하고 한계를 두지 말고, 조금씩이라도 다양하게 그릴 수 있는 아트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게 중요해요. 세상엔 잘 그리는 사람이 너무 많고, 시장도 이미 레드 오션이기 때문에 제약이 많으면 살아남기 힘듭니다.

프린세스 봉황: 나만의 매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물론 잘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력은 그냥 ‘잘 그리기만’ 하는 거랑은 약간 달라요. 학원에서 가르쳐주는 스타일에 너무 매몰되지 않고, 자신만의 매력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해요.

어떻게 해야 나만의 개성을 찾을 수 있을까요?

프린세스 봉황: 사실 그건 짬이 쌓여야 만들어지는 건데…🤣 중요한 건, 다양하게 섭렵하되 내가 좋아하는 한 분야는 특히 깊게 파보는 것 같아요. 사람마다 장점이 다르거든요. 누군 디자인에 강점이 있고, 누군 색감을 잘 쓰고, 누군 중세풍을 특히 잘 그리고… 학원에서 알려주는 스킬이나 요령은 잘 흡수하되,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 집중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불굴의 물망초: 맞아요. 팬아트는 포트폴리오로 쓸 수도 없고 아무짝에도 쓸데없다~ 무시하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요, 전 아니라고 생각해요. 정말 열정과 애정을 쏟아서 그린 그림은 정말 티가 나요! 실제로 포트폴리오에서 인상적인 팬아트를 본 적도 있어요.

효녀 아이유: 진심이 보이는 그림은 어떤 형태든 다 의미가 있어요!

불굴의 물망초: 이건 좀 사소한 부분인데요, 포트폴리오를 제출할 때 텍스트 파일에 주소만 덜렁 넣어서 보내지 않으셨으면… 짧은 시간 내에 100개 넘는 포트폴리오를 보거든요.

태초의 드루이드: 그림 8개 정도를 압축해서 주거나, PDF 파일로 엮어서 첨부하시길 추천합니다.

이번엔 조금 개인적인 질문인데요, 언제 내가 그림 좀 그리는 것 같단 생각을 처음 하셨나요?

효녀 아이유: 8살?

불굴의 물망초: 10살!

이끼 사이로 피어난 핑돌이 2세: 어릴 땐 나만 잘 그리는 줄 알고 자신감이 넘쳤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세상엔 나보다 더 잘 그리는 사람이 많다는 걸 느꼈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언제 원화가를 꿈꾸게 되셨나요? 다양한 분야 중에서 게임 원화가가 되어야겠다! 생각한 순간이 기억나시나요?

불굴의 물망초: 어릴 적부터 받은 칭찬들로부터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단 꿈을 키우게 됐어요. 그런데, 어린 마음에도 순수 미술가는 돈 벌기가 너무 힘들 거 같은 거예요! 그래서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늘 ‘만화가’라고 써서 냈는데… 마비노기를 만나게 된 거죠. 이때 게임 일러스트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원화가라는 말도 몰라서 그 이후론 ‘게임 디자이너’, ‘캐릭터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말하고 다녔죠.

마비노기가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거네요! 나에게 영향을 준 게임이나 작품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끼 사이로 피어난 핑돌이 2세: 젤다의 전설!

태초의 드루이드 & 프린세스 봉황: 테일즈 위버!

효녀 아이유: 트릭스터!

방생한 아나조요: 아주 어릴 적부터 록맨을 좋아했어요. 캡콤, 스트리트 파이터 등까지 애정이 이어져 장르 전체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좋아하는 것도 일이 되면 지겨워진다는 말도 있습니다. 다들 지금도 그림 그리는 게 즐거우신지, 퇴근 후에도 개인 작업을 자주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태초의 드루이드: 다들 그림 계정은 있는 것 같아요.

방생한 아나조요: 주로 좋아하는 작품의 팬아트나, 다른 창작 활동을 자주 해요.

불굴의 물망초: 예전엔 그랬는데 요즘은 체력이 떨어져서… 하지만,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라도 꾸준히 그리려 노력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비료가 필요합니다😂😂… 비료 살 조직활성화비를 원합니다!! (간절)

유지수 기자

원화팀의 애정과 열정이 가득한 공간을 탐방할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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