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천을 걸으며 환경을 지키다, 컴투스 플로깅 봉사활동
지난 6월 10일, 컴투스가 서울 금천구와 협력해 안양천 일대에서 플로깅(Plogging)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지역사회 환경 정화와 친환경 실천 문화 확산을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컴투스 임직원과 금천구 자원봉사센터 관계자, 컴투스의 자회사이자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컴투스위드 구성원까지 총 70여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가산동 본사 인근에서 출발해 안양천 일대 약 3km 구간을 걸으며 쓰레기를 수거했다.
플로깅은 스웨덴어 ‘이삭을 줍는다(plocka upp)’와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걷거나 달리면서 주변의 쓰레기를 줍는 환경보호 활동이다. 2016년 스웨덴에서 시작해 북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된 이 활동은, 운동과 환경보호를 동시에 실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친환경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안양천을 따라 진행된 환경정화 활동
이번 플로깅 활동은 회사 인근의 친숙한 쉼터인 안양천 산책로와 주변 녹지 구간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현장에 도착하자 예상보다 많은 임직원이 모여 있었다. 이른 무더위가 시작된 날씨에 점심시간과 근무시간 일부를 활용해야 하는 일정이었음에도 많은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참가자들은 출발에 앞서 팀을 확인하고 활동 물품을 배부받으며 준비를 마쳤다.


참가자들은 Green, Eco, Earth, Recycle 등 총 4개 팀으로 나뉘어 플로깅에 나섰다. 봉사 조끼를 착용하고 집게와 쓰레기 봉투를 받은 후 2인 1조로 모여 각자 맡은 코스로 이동했다.

필자는 Green 팀에 배정돼 팀원들과 안양천 산책로를 따라 이동했다. 걷는 동안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했다. 평소 업무 중에는 자주 마주치기 어려웠던 타 부서 직원들과 컴투스위드 구성원들도 함께해 교류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날 가장 많이 눈에 띈 것은 담배꽁초와 일회용 플라스틱 컵, 비닐 조각이었다. 수풀 사이에 방치된 생활 폐기물도 적지 않았다. 평소에도 자주 걷던 길이었지만, 집게를 들고 주의 깊게 살피며 걷다 보니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쓰레기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왔다.

작은 쓰레기 하나도 결국 누군가의 손길을 통해 치워진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고, 익숙한 풍경 속에서 놓치고 있던 것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참가자들은 녹지 곳곳에 방치된 생활 쓰레기를 수거하며 주변을 말끔히 정리했다. 이번 플로깅이 단순한 환경정화를 넘어, 기업과 지역사회가 함께 지속가능한 환경보호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실천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 깊었다.


활동을 마치고 깨끗해진 산책로를 돌아보니 기대 이상의 보람이 느껴졌다. 매일 출퇴근하며 지나치던 길을 직접 가꿨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뜻깊은 의미로 다가왔다.

사실 컴투스의 이러한 상생 행보는 처음이 아니다. 지역 어르신을 위한 치매 예방 교구 제작, 장애인 복지관 봉사활동, 선유도공원 생태교란종 제거 등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꾸준히 이어온 컴투스는, 이번 활동 역시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임직원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ESG 프로그램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플로깅은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이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몸소 확인한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컴투스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지속가능한 내일을 만들어가길 기대해 본다.

“이 이벤트 이후 매출이 얼마나 달라졌나요?”, “특정 채널로 유입된 유저의 리텐션은 어떤가요?”, “로그인 유저 대비 결제 유저 비율을 국가별로 볼 수 있나요?”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자주 마주친다. 질문 자체는 자연스럽지만, 이를 데이터로 답하기 위해서는 꽤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분석가는 이벤트, 지표, 차원, 필터, 기간, 시간대, 세그먼트, 제외 유저 같은 조건을 조합해 결과를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BigQuery 입장에서는 이 요청을 그대로 실행할 수 없다. 어떤 테이블을 조회할지, 어떤 필드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시간대는 어떻게 보정할지, 여러 이벤트를 어떻게 조합할지까지 모두 SQL로 풀어내야 한다.
이 글에서는 새로운 버전의 애널리틱스를 개발하면서 동적 분석 쿼리 생성기를 설계하게 된 배경과 해결 과정을 정리한다. 특정 내부 구현명이나 테이블명은 제외하고, 문제를 어떤 구조로 풀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왜 동적 쿼리 생성기가 필요했을까?
처음에는 기능별로 SQL을 직접 만드는 방식도 가능해 보였다. 차트 화면은 차트용 SQL을 만들고, 퍼널 화면은 퍼널용 SQL을 만들고, 리텐션 화면은 리텐션용 SQL을 만들면 된다. 하지만 분석 기능이 늘어나면서 이 방식은 곧 한계에 부딪혔다.
가장 큰 문제는 기준의 일관성이었다. 같은 기간, 같은 프로젝트, 같은 필터를 사용했는데 차트와 퍼널, 리텐션이 서로 다른 기준으로 데이터를 해석하면 분석 도구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시간대 보정, 프로젝트 그룹 조건, 제외 유저 조건, 중복 로그 제거 기준처럼 모든 분석에 공통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규칙이 기능별 코드에 흩어져 있으면, 운영 중 문제의 원인을 추적하기도 어렵다.
또 다른 문제는 이벤트 저장 구조였다. 일부 이벤트는 정제된 조회용 테이블에서 바로 읽을 수 있지만, 일부 이벤트는 원본 로그의 JSON 속성에서 필요한 필드를 추출해야 한다. 이 차이를 기능마다 직접 처리하면 SQL 생성 로직은 빠르게 복잡해진다.

사용자 요청과 실행 SQL 사이의 간극
사용자 요청은 “무엇을 보고 싶은가”에 가깝다. 예를 들어 로그인 이벤트를 국가별로 나누고, 고유 유저 수를 일 단위로 보고 싶다는 식이다. 하지만 실행 가능한 SQL은 “어떻게 계산할 것인가”를 요구한다.
- 실제 조회 대상 테이블 또는 뷰를 결정해야 한다.
- 선택한 차원이 해당 이벤트에 존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 원본 로그라면 JSON 필드를 안전하게 추출해야 한다.
- 회사 또는 프로젝트 기준 시간대를 BigQuery timestamp 조건으로 변환해야 한다.
- 세그먼트와 스냅샷 조건을 분석 쿼리에 결합해야 한다.
사용자 요청을 바로 SQL 문자열로 만들기보다, 중간 표현으로 한 번 정규화한 뒤 분석 유형별 생성기로 넘기는 구조가 필요한 이유다.
공통 정규화 계층을 먼저 두다
해결 방향은 분석 요청을 몇 단계로 나눠 처리하는 것이었다. 요청을 받은 뒤 저장된 파라미터를 복원하고, 공통 분석 조건을 정규화한 다음, 차트·퍼널·리텐션 같은 분석 유형별 쿼리 생성기로 넘긴다.

공통 정규화 단계에서는 다음 작업을 먼저 처리한다.
- 회사 또는 프로젝트 기준의 기본 프로젝트 그룹 결정
- 사용자 시간대 기준 기간 조건 보정
- 분석 대상 이벤트에 존재하지 않는 차원 처리
- 전역 필터와 개별 이벤트 필터 병합
- 제외 유저 조건 적용
- 세그먼트/스냅샷 조건을 하위 쿼리 필터로 변환
- 지표 계산식 안에 포함된 다른 지표를 실제 이벤트 계산식으로 확장
이 단계를 먼저 거치면 이후 생성기는 자신이 맡은 SQL 형태에만 집중할 수 있다. 공통 규칙은 한곳에서 유지되고, 분석 유형별 차이는 생성기 단위로 분리된다.

일반 차트는 이벤트 단위 CTE로 쪼갠다
일반 차트에서 하나의 지표는 이벤트 하나만 사용할 수도 있고, 여러 이벤트의 계산식으로 구성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결제 유저 수를 로그인 유저 수로 나눈 전환율처럼 두 이벤트의 집계 결과를 조합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각 이벤트를 독립적인 CTE로 먼저 집계하고, 공통 차원 기준으로 조인한 뒤 최종 계산식을 적용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벤트마다 존재하는 필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벤트 단위로 안전하게 집계한 뒤 결과를 합치는 편이 구조적으로 다루기 쉽다.

WITH
event_a AS (
SELECT normalized_date, dimension_key, COUNT(DISTINCT user_key) AS value
FROM source_a
WHERE ...
GROUP BY normalized_date, dimension_key
),
event_b AS (
SELECT normalized_date, dimension_key, SUM(amount) AS value
FROM source_b
WHERE ...
GROUP BY normalized_date, dimension_key
)
SELECT
COALESCE(event_a.normalized_date, event_b.normalized_date) AS normalized_date,
COALESCE(event_a.dimension_key, event_b.dimension_key) AS dimension_key,
IFNULL(event_a.value, 0) + IFNULL(event_b.value, 0) AS metric_value
FROM event_a
FULL OUTER JOIN event_b
ON event_a.normalized_date = event_b.normalized_date
AND event_a.dimension_key = event_b.dimension_key퍼널과 리텐션은 별도 전략으로 분리한다
퍼널과 리텐션은 일반 차트와 SQL의 모양이 다르다. 퍼널은 단계별 이벤트를 순서대로 연결해야 하고, 리텐션은 기준 이벤트 이후 복귀 이벤트가 며칠 뒤 발생했는지를 계산해야 한다.
퍼널은 각 단계를 CTE로 만든 뒤 첫 단계 기준 또는 이전 단계 기준으로 다음 단계를 연결한다. 여기에 추적 기간 조건이 붙는다. 예를 들어 첫 이벤트 발생 후 N일 이내에 다음 이벤트가 발생했는지를 조인 조건에 포함해야 한다.
리텐션은 기준 이벤트와 복귀 이벤트를 분리하고, 날짜 프레임을 생성해 N일 후 복귀 수와 복귀율을 계산한다. 기준일과 복귀일 사이의 차이를 계산해야 하므로 날짜 처리와 조인 조건이 일반 차트보다 복잡하다.
분석 유형마다 SQL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거대한 생성기에서 모든 경우를 처리하기보다 공통 정규화 이후 생성 전략을 분리하는 편이 유지보수에 유리했다.
운영에서 더 중요했던 것들
동적 SQL 생성기는 코드 문제이기도 하지만 운영 문제이기도 하다. 실제 서비스에서는 쿼리를 만들 수 있는지만큼, 만든 쿼리가 일관되고 안전하며 추적 가능한지가 중요했다.

결과 일관성
같은 조건이라면 어떤 분석 화면에서 조회하더라도 같은 기준으로 데이터를 해석해야 한다. 시간대 보정, 프로젝트 그룹 조건, 제외 유저 조건, 중복 제거 기준을 공통 계층에서 처리한 이유다.
BigQuery 비용과 응답 시간
동적 쿼리는 사용자가 선택한 조건에 따라 조회 범위가 크게 달라진다. 기간 조건을 필수로 두고, 필요한 컬럼만 선택하며, 중복 제거 기준을 명확히 하는 방식으로 불필요한 스캔을 줄였다.
동적 SQL 보안
사용자 입력을 그대로 SQL에 연결하지 않고, 가능한 경우 메타데이터에 등록된 필드만 허용했다. 세그먼트처럼 하위 쿼리가 필요한 경우에도 쿼리 생성 위치와 조건 조합 방식을 제한하는 것이 중요했다.
디버깅 가능성
운영 중 “결과가 이상하다”는 문의가 들어오면 실제로 어떤 SQL이 실행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동적 쿼리 시스템에서는 생성된 쿼리와 요청 조건을 추적할 수 있는 구조가 장애 분석의 출발점이 된다.
얻은 결과
이 구조를 통해 분석 유형별 구현은 분리하면서도 공통 규칙은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었다.
- 분석 요청 파싱과 SQL 생성 책임을 분리했다.
- 차트, 퍼널, 리텐션별 쿼리 생성 전략을 분리했다.
- 이벤트 메타데이터 기반 필드 검증을 공통화했다.
- 원본 로그와 조회용 테이블 처리 방식을 분리했다.
- 세그먼트/스냅샷 필터 변환을 공통화했다.
- 시간대, 제외 유저, 프로젝트 그룹 조건의 일관성을 확보했다.
특히 기능이 추가될 때 수정 범위가 줄었다. 새로운 분석 유형을 추가하더라도 기존 필터 처리나 시간대 보정 로직을 다시 만들 필요가 없고, 새로운 쿼리 생성 전략만 추가하면 된다.
CLOSING
맺음말
동적 분석 쿼리 생성기는 자칫 단순한 문자열 조립 코드가 되기 쉽다. 하지만 운영 환경에서는 문자열을 어떻게 붙였는가보다 어떤 기준으로 쿼리를 만들었는가가 더 중요하다.
사용자 요청을 바로 SQL로 만들지 않고 중간 표현으로 정규화하면, 분석 조건을 검증하고 기능별 차이를 통제할 수 있다. 공통 규칙을 한곳에 모으면 결과의 일관성도 지킬 수 있다. 반면 동적 SQL은 확장성과 위험을 동시에 가지므로, 입력 검증과 실행 쿼리 추적이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
BigQuery 기반 분석 시스템에서 중요한 것은 쿼리를 잘 만드는 것만이 아니다. 다양한 분석 요구가 들어와도 같은 기준으로 해석하고, 문제 발생 시 원인을 추적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더 본질적인 과제였다.
“캐릭터 직업 변경 이벤트 전/후 매출 변화는 얼마인가요?”, “이번 시즌 출석 이벤트가 이탈 유저 복귀에 효과가 있었나요?”, “이번 프로모션 이후 유저가 늘긴 했는데, 어떤 채널에서 유입된 신규 유저의 리텐션이 가장 높은가요?”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면 한 번쯤 마주치는 질문들이다. 한정된 리소스 안에서 마케팅 예산을 배분하고, 차기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운영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Hive에서는 이러한 마케팅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애널리틱스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 애널리틱스는 게임별 지표, 종합 지표, 세그먼트, 지표 생성, 대시보드, 로그 정의 등 다양한 기능으로 데이터 분석 환경을 지원해왔다. 수 년간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실제 사용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분석했고, 공통된 불편 사항을 바탕으로 새로운 버전의 애널리틱스를 구축했다. 이 글에서는 새로운 버전의 애널리틱스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는지 살펴본다.
SQL 없이 데이터를 분석해보세요.
기존 애널리틱스는 게임별 지표, 종합 지표 메뉴를 통해 100가지 이상의 지표 페이지를 기본으로 제공했고, 현업에서 직접 원하는 지표를 만들 수 있는 커스텀 지표 기능도 지원했다. 다만 이 기능을 쓰려면 BigQuery 기준의 SQL 작성이 반드시 필요했고, 사전에 정의된 규격에 맞는 형식으로 쿼리를 짜야 했다. SQL에 익숙한 개발·BI(Business Intelligence) 직군에게는 유연한 분석이 가능한 강력한 도구였지만, SQL을 잘 모르는 사업·마케팅 직군에게는 분석이 필요할 때마다 개발팀의 개입을 기다려야 하는 구조였다.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순간에도 데이터를 보려면 개발팀의 일정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새로운 버전의 애널리틱스는 분석 리드 타임을 줄이기 위해 UI 기반 지표 생성을 지원한다. 핵심은 메트릭과 차트의 개념 분리다. 메트릭은 “무엇을 셀지”를 정의하는 공통 지표 저장소이고, 차트는 “어떤 단위로 볼지”를 결정하는 시각화 도구다. 메트릭을 한 번 정의해두면 여러 차트에서 반복 설정 없이 재사용할 수 있고, 기준이 바뀌어도 메트릭 하나만 수정하면 연결된 모든 차트에 일괄 반영된다.
메트릭 생성은 세 가지 선택으로 완성된다. 분석하고 싶은 이벤트를 고르고, 집계에 사용할 속성을 선택하고, 집계 방식(합계, 평균, 최대 등)을 지정하면 된다. 예를 들어 AU를 메트릭으로 정의하고 싶다면 hive_app_login 이벤트 → userId 속성 → COUNT DISTINCT 집계 방식을 선택하면 된다. 두 이벤트의 집계 결과를 조합한 복합 수식도 지원한다. PU RATE(%)처럼 “결제 유저 수 / 로그인 유저 수 * 100” 같은 연산이 필요한 지표도 메트릭 하나에 저장할 수 있다.

자주 쓰는 지표는 시스템이 기본으로 제공한다. AU, ARPU, ARPPU, PU, PU RATE(%), 인앱 매출액 등 게임 운영에 필수적인 지표들을 플랫폼 메트릭으로 내장해두었다. 접속하는 순간부터 SQL 한 줄 없이 핵심 KPI를 바로 조회할 수 있다.

차트를 만들 때 반드시 메트릭을 먼저 정의할 필요는 없다. 차트 생성 화면에서 이벤트를 직접 선택하고 속성과 집계 방식을 그 자리에서 바로 설정할 수도 있다. “오늘 구매 유저가 몇 명인지” 한 번만 빠르게 확인하고 싶다면, 메트릭 등록 과정 없이 차트 화면에서 hive_product_purchase 이벤트 → userId → COUNT DISTINCT를 선택하면 된다. 메트릭의 진가는 같은 지표를 조직에서 반복해서 쓸 때 드러난다. AU 기준을 메트릭으로 한 번 정의해두면 이후 누가 차트를 만들든 동일한 계산 방식이 자동으로 적용된다. 정리하면, 이벤트 직접 선택은 빠른 임시 분석에, 메트릭은 팀 공통 KPI의 일관된 관리에 각각 최적화된 방식이다.
이벤트와 메트릭 중 어느 것을 선택하든 차트 구성 방식은 동일하다. 분석 대상 프로젝트와 기간 단위(일간/주간/월간 등)를 설정하고, 측정값을 추가한 뒤 국가·OS·마켓 같은 차원값을 더하면 “국가별 구매 전환율(%) 비교”나 “iOS vs Android AU 비교”처럼 조건별 분석이 즉시 완성된다. 완성된 차트는 라인, 바, 파이, 테이블, 스코어카드 등 목적에 맞는 시각화 유형으로 바로 전환할 수 있다.

이로써 기존 애널리틱스에서 개발팀에 SQL 작성을 요청하고 며칠을 기다려야 했던 분석이, 새로운 버전의 애널리틱스에서는 사업·마케팅 담당자가 직접 수 분 안에 완료할 수 있게 됐다. “캐릭터 직업 변경 이벤트 전/후 매출 변화”가 궁금하다면 차트 화면에서 구매 이벤트를 선택하고 날짜 범위를 이벤트 전후로 맞추기만 하면 된다.
로그 정의 없이 커스텀 이벤트 데이터를 수집하세요.
애널리틱스는 게임 SDK 연동만으로 인증, 빌링 등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로그를 기본으로 수집한다. 하지만 특정 던전의 클리어율, 캐릭터별 스킬 사용 패턴, 신규 보스 레이드 참여율처럼 게임마다 고유한 콘텐츠 지표를 수집하려면 반드시 ‘로그 정의’ 과정이 필요했다. 로그 정의란 전송할 데이터의 형태를 코드 배포 이전에 미리 지정하는 것으로, 어떤 필드를 전송할지, 각 필드의 자료형은 무엇인지를 사전에 모두 확정해야 했다. 이 과정이 개발 일정에 포함돼야 했기 때문에, 분석가나 기획자가 “이 필드도 같이 쌓아야겠다”고 판단해도 즉각 반영할 수 없었다. 로그 정의 → 개발 → 배포라는 절차를 모두 거쳐야만 데이터가 쌓이기 시작했고, 개발자와 기획자 간의 소통 오류로 로그가 잘못 전송된 경우에는 코드 수정과 게임 앱 빌드 재배포가 필수적이었다.

ELT(Extract-Load-Transform) 전환
기존 애널리틱스의 로그 수집은 ETL(Extract-Transform-Load) 방식으로 동작했다. 데이터를 수집하기 전에 스키마를 먼저 Transform(변환·정의)해야 했고, 그 정의에 맞는 형태로만 Load(적재)하여 사용할 수 있었다. 수집된 데이터가 깔끔하게 정리된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스키마를 바꾸려면 반드시 코드 수정과 재배포가 따라왔다. 이 한계를 개선하고자 새로운 버전의 애널리틱스는 이벤트 택소노미 구조인 ELT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벤트 데이터를 원본 그대로 먼저 Load(적재)하고, 스키마 정의나 자료형 변환 같은 Transform 작업은 적재 이후 UI에서 처리한다. 데이터를 쌓는 시점과 구조를 정의하는 시점이 분리됐기 때문에, 사전 로그 정의 없이 이벤트를 자유롭게 전송할 수 있고 속성을 나중에 추가하거나 자료형을 변경해도 재배포가 필요 없다.
이벤트 택소노미
ELT 전환이 “데이터를 먼저 적재하고 나중에 정의한다”는 수집 방식의 변화라면, 이벤트 택소노미는 그렇게 쌓인 데이터를 어떤 규칙으로 표현할지에 대한 설계 체계다. 앱이나 게임에서 발생하는 유저 행동을 이벤트 단위로 정의하고 분류하는 방식으로, GA4 같은 대표적인 분석 도구에서도 널리 사용된다. 새로운 버전의 애널리틱스 역시 이 개념을 기반으로 데이터 수집 구조를 설계했다.
기존에는 게임마다 로그 테이블과 컬럼을 개별적으로 정의해야 했다. 새 게임이 추가될 때마다 스키마를 다시 설계하고 수집 파이프라인도 별도로 구성해야 했기 때문에 온보딩 비용이 크고, 게임 간 분석 기준을 맞추기도 쉽지 않았다. 이벤트 택소노미를 도입하면 로그를 이벤트 이름과 속성(Attribute)의 조합으로 일관되게 표현할 수 있어, 게임 스튜디오가 필요한 이벤트를 직접 설계하면서도 분석 체계는 공통으로 유지할 수 있다. 새로운 게임을 붙이는 비용은 줄고, 여러 게임을 아우르는 분석의 일관성도 확보된다.

이벤트와 속성
이벤트 택소노미에서 모든 로그는 이벤트 이름(event_name)과 속성(Attribute)의 조합으로 표현된다. 예를 들어 튜토리얼 완료 이벤트라면 event_name을 tutorial_success로 두고, 캐릭터 직업(class), 튜토리얼 ID(tutorialId), 튜토리얼 이름(tutorialName), 플레이 시간(playTimeSec) 같은 속성을 함께 전송한다. 어떤 게임이든 같은 틀로 이벤트를 기록하기 때문에, 게임마다 콘텐츠가 달라도 분석 시스템에서는 동일한 방식으로 수집하고 조회할 수 있다.
Hive Attribute와 Event Attribute
새로운 버전의 애널리틱스에서는 속성을 공통 속성과 게임별 속성으로 나눠 관리한다.
Hive Attribute는 Hive 플랫폼 차원에서 공통으로 관리하는 속성이다. 마켓, OS, 디바이스 정보처럼 게임 스튜디오가 별도로 정의하지 않아도 SDK 연동만으로 자동 수집된다. 게임 구분 없이 동일한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어, 국가별·OS별·마켓별 비교 같은 공통 분석을 어느 게임에서나 일관되게 수행할 수 있다.
Event Attribute는 게임 스튜디오가 자유롭게 정의하는 커스텀 속성이다. 특정 던전의 클리어 여부, 캐릭터 직업, 사용한 스킬 종류처럼 게임 고유의 콘텐츠 지표를 담는 영역으로, 게임 스튜디오가 필요한 파라미터를 직접 설계해 전송할 수 있다.
두 속성을 분리한 이유는 플랫폼 공통 정보와 게임별 커스텀 정보의 관리 경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다. 하나로 합치면 구조는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역할이 뒤섞이기 쉽다. 분리하면 관리 포인트는 늘어나더라도, 플랫폼 차원의 일관성과 게임 스튜디오의 자유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데이터 파이프라인
게임 클라이언트에서 발생한 이벤트는 Hive SDK를 통해 전송되고, Fluentd를 거쳐 Google Cloud Pub/Sub으로 전달된다. Pub/Sub은 메시지 큐 역할을 하며, 대량의 로그가 동시에 유입되더라도 안정적으로 버퍼링한다. 이후 Google Cloud Dataflow가 Pub/Sub에 쌓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읽어와 BigQuery에 적재한다.
BigQuery 최적화
원본 이벤트 테이블은 여러 게임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이벤트를 하나의 통합 테이블에 저장하는 구조다. 그만큼 조회 성능과 비용을 함께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했고, 이를 위해 파티셔닝과 클러스터링 두 가지를 적용했다.
파티셔닝은 이벤트 발생 시간을 기준으로 적용했다. BigQuery의 Partition Time을 활용해 데이터를 날짜 단위로 분할함으로써, 특정 기간을 조회할 때 불필요한 데이터 스캔을 줄였다. 클러스터링 인덱스는 앱 정보와 이벤트 이름 등 주요 필드를 기준으로 설정했다. 대부분의 분석 쿼리가 특정 게임 스튜디오의 특정 게임을 대상으로 수행되기 때문에, 클러스터링만으로도 스캔 범위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 두 가지 최적화를 통해 전체 테이블 풀 스캔에 따른 비용과 지연을 방지하고, 실서비스에서 안정적인 쿼리 성능을 확보할 수 있었다.

흩어진 마케팅 데이터를 한 곳에서 분석하세요.
기존 애널리틱스도 MMP 데이터를 전혀 다루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Airbridge, AppsFlyer, Adjust 같은 MMP(Mobile Measurement Partner)와의 연동을 통해 채널별 설치 수 지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이 데이터는 사전에 정해진 지표 페이지 안에서만 볼 수 있었고, 게임 내 이벤트 데이터와 자유롭게 조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유저의 유입 채널을 리텐션 차트의 차원으로 활용하거나, MMP와 인게임 데이터를 결합한 퍼널 구성은 지원하지 않았다.

결국 “이번 프로모션 이후 유저가 늘긴 했는데, 어떤 채널에서 유입된 신규 유저의 리텐션이 가장 높은가요?” 같은 질문에 답하려면 애널리틱스만으로는 부족했다. MMP 콘솔에서 채널별 유입 데이터를 내려받고, 애널리틱스에서 리텐션 데이터를 따로 추출한 뒤 두 데이터를 수동으로 조합하거나 데이터 팀에 별도 분석을 요청해야 했다. 데이터는 있었지만 흩어져 있었고, 연결하는 데 시간과 사람이 필요했다.
새로운 버전의 애널리틱스에서는 MMP를 연동하면 광고 채널별 설치·전환 이벤트가 애널리틱스로 바로 유입된다. Airbridge는 Hive 콘솔 내 마케팅 어트리뷰션 설정만으로 연동되고, AppsFlyer와 Adjust는 포스트백 설정을 완료하면 이벤트 데이터를 수신하기 시작한다. 연동이 완료되면 MMP 이벤트는 게임 내 이벤트와 동등한 데이터 소스로 취급된다. MMP 콘솔로 이동하지 않고도 애널리틱스에서 차트·퍼널·리텐션 어디서든 MMP 이벤트를 바로 활용할 수 있다.


데이터가 합쳐지면 분석할 수 있는 질문의 폭이 달라진다. 퍼널 분석에서 MMP의 앱 설치 이벤트를 첫 번째 단계로 놓고, 이후 게임 내 첫 로그인, 튜토리얼 완료, 첫 결제 이벤트를 순서대로 연결하면 광고 노출부터 첫 결제까지의 전체 전환 흐름을 하나의 퍼널로 확인할 수 있다. 어느 단계에서 이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지도 한눈에 보인다.
리텐션 분석에서는 MMP 속성을 차원값으로 설정하면 채널별 유저 품질을 정밀하게 비교할 수 있다. “Google Ads에서 유입된 유저와 Meta Ads에서 유입된 유저 중 30일 후에도 게임을 하고 있는 비율”을 단일 차트에서 나란히 볼 수 있다. CPI(설치당 비용)가 낮은 채널이 반드시 좋은 채널은 아니라는 사실을 리텐션 데이터로 직접 증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분석에서 그치지 않고 마케팅 액션으로 바로 이어질 수도 있다. 리텐션이 낮은 채널로 유입된 유저를 세그먼트로 정의하고 해당 세그먼트의 스냅샷을 생성하면, Hive 프로모션·노티피케이션 제품과 연계해 타겟팅 캠페인을 즉시 진행할 수 있다. 데이터를 보는 것과 마케팅 액션을 취하는 것 사이의 간격이 사라지게 된다.


CLOSING
맺음말
새로운 버전의 애널리틱스는 SQL 없이, 로그 정의 없이, 여러 분석 툴을 오가지 않고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분석 환경을 목표로 출시됐다. UI 기반 분석의 ‘접근성’, ELT 기반 이벤트 수집의 ‘유연성’, MMP 통합을 통한 데이터의 ‘연결성’. 이 세 가지를 모두 확보하여 사업·마케팅 담당자부터 데이터 분석가, 개발자까지 각자의 역할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새로운 버전의 애널리틱스는 지속적으로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더 많은 사용자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
컴투스 사내에서 가장 많이 들어본 게임을 꼽으라면 단연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이하 서머너즈 워)’다. 2014년 출시 이후 12년째 전 세계 유저들과 함께하고 있는 컴투스의 대표 모바일 RPG이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는 무척 익숙한 이름이었지만, 직접 담당하는 프로젝트는 아니었기에 그동안 선뜻 플레이해볼 기회가 없었다. 마침 12주년을 맞아, 신규 유저의 시선으로 서머너즈 워를 처음부터 즐겨보기로 했다.
오래 서비스된 장수 게임을 지금 시작하면 과연 어떤 느낌일까. 서머너즈 워는 새로운 소환사에게도 여전히 반가운 경험이 될 수 있을까. 이러한 궁금증과 설렘을 안고 첫 발을 내딛었다.
12주년을 맞은 천공의 섬에서의 첫 여정
게임을 켜고 마주한 첫 화면에는 천공의 섬과 소환진, 그리고 다양한 몬스터들이 어우러져 있어 서머너즈 워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한편으로는 막연한 걱정도 앞섰다. 12년 동안 서비스된 게임인 만큼 이미 수많은 유저가 저만치 앞서 나가 있을 텐데, 지금 진입하는 신규 유저도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아이린의 안내에 따라 튜토리얼을 진행하게 된다. 가이드를 따라 퀘스트를 하나씩 수행하다 보면 조작법과 전투 방식, 주요 UI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화면을 직관적으로 터치하며 각 챕터를 진행하는 과정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무엇보다 처음 접하는 게임임에도 무엇을 해야 할지 헤매지 않도록 구성돼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막연했던 걱정도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첫 전투, 그리고 성장의 핵심 ‘룬’ 시스템
첫 전투에서는 스킬 사용법과 공격 순서를 직관적으로 익힐 수 있었다. 물론 단 한 번의 전투로 속성 상성이나 스킬 효과, 몬스터 조합을 완벽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몬스터를 편성하고 스킬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며 적을 물리치다 보니, 게임이 어떤 방식으로 흘러가는지 자연스럽게 감이 왔다. 처음 접하는 입장에서도 진입장벽이 높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전투를 마친 뒤에는 자연스럽게 몬스터를 성장시키는 방법으로 가이드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서머너즈 워의 핵심 재미 중 하나인 ‘룬’ 시스템을 접했다. 룬은 몬스터에게 장착하는 일종의 장비 개념으로, 체력이나 공격력 같은 주요 능력치를 보완하고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처음에는 어떤 룬이 좋은지, 내 몬스터에게 맞는 룬이 무엇인지 몰라 다소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직접 룬을 장착하고 강화해 보니, 서머너즈 워는 단순히 몬스터를 수집하는 데서 끝나는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획득한 몬스터를 어떻게 성장시키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략이 무궁무진해지는, 깊이 있는 재미가 숨어 있었다.
신규 유저를 위한 든든한 발판, 12주년 페스티벌
튜토리얼을 지나자 퀘스트와 우편함, 이벤트, 상점, 소환사의 길까지 천공의 섬 곳곳의 다양한 메뉴가 눈에 들어왔다. 마침 게임은 12주년 이벤트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12주년 기념 갤러리를 비롯해 출석 선물, 기념 시네마틱, 이벤트 상점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돼 있었다.

장수 게임에 뒤늦게 합류한 신규 유저에게 가장 필요한 건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12주년 이벤트는 첫 발판처럼 느껴졌다. 다양한 보상과 이벤트가 준비돼 있어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서도 이것저것 시도해볼 수 있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에는 소환서와 크리스탈, 마나, 에너지 등 처음 보는 재화가 한꺼번에 주어지다 보니 무엇이 중요한지, 어디에 먼저 사용해야 하는지 바로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그것이 부담이라기보다는 이것저것 직접 해보며 게임을 익혀갈 수 있는 기회처럼 느껴졌다.
설렘 가득했던 첫 10회 연속 소환

이어서 게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첫 소환’의 순간이 찾아왔다. 첫 10회 연속 소환에서는 돌격상어, 그리폰, 그림 리퍼, 에피키온 사제, 맹수 사냥꾼, 임프 챔피온, 엘프 순찰자, 펭귄기사 등 개성 넘치는 몬스터들이 대거 등장했다.
어떤 몬스터가 좋은지, 어떤 조합이 강한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내 몬스터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했다. 이때부터 ‘내가 얻은 몬스터들을 어떻게 활용할까?’, ‘누구를 먼저 키워야 할까?’ 하는 즐거운 고민이 꼬리를 물었다. 왜 서머너즈 워에서 소환이 그토록 중요한 재미로 꼽히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더 다양한 몬스터를 만나보고 싶어져 상점에 있는 ’12주년 기간 한정 패키지’를 살펴보았다. 매력적인 소환서 구성을 보니 눈길이 갔지만, 아직 게임 구조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 선뜻 결정을 내리기는 조심스러웠다.

특히 빛과 어둠 속성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구간에서는 고민이 깊어졌다. 기존 유저라면 망설임 없이 선택했겠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뉴비의 입장에서는 이 작은 선택 하나도 꽤 신중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결국 깊은 고민 끝에 12주년 패키지를 구매했고, 확보한 소환서로 추가 소환을 진행했다.

추가 소환에서는 엘리멘탈과 도술사, 골렘, 이누가미, 늑대인간, 호루스, 서펜트, 샤샤 등 다양한 몬스터가 등장했다. 화면에 ‘NEW’ 표시가 늘어날수록 조용했던 천공의 섬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아직 어떤 몬스터가 좋은지 성능을 온전히 판가름할 수는 없었지만, 외형이 마음에 드는 동료들은 한 번쯤 전투에 기용해보고 싶었다. 성능보다 애착이 먼저 생기는, 소환형 RPG 특유의 직관적인 즐거움이 느껴진 순간이었다.

몬스터 보관함이 빠르게 채워지면서 점차 속성과 스킬, 룬 슬롯까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제는 단순히 모으는 재미를 넘어, 어떤 조합과 시너지를 만들어볼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첫날의 여정을 마치며

추가 소환을 마치고 천공의 섬을 다시 둘러보니 처음 접속했을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전투와 소환을 거치며 새롭게 인연을 맺은 몬스터들이 섬 곳곳을 북적이며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처음보다 훨씬 친근하고 익숙해진 섬 풍경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서머너즈 워의 첫날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튜토리얼을 따라 기본 시스템을 익히고, 룬과 성장 구조를 경험하는 사이 자연스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소환을 통해 몬스터를 모으고, 어떻게 육성할지 고민하는 과정이 기억에 남았다.
이번 1탄에서는 신규 소환사로 처음 접속해 튜토리얼과 첫 소환, 12주년 이벤트를 경험해봤다. 다음 편에서는 직접 획득한 몬스터를 육성하고 룬을 세팅하며 던전과 성장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플레이해볼 예정이다. 이제 막 모으기 시작한 몬스터들이 실제 전투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컴투스의 블록버스터급 MMORPG ‘제우스: 오만의 신’이 올해 3분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대중에게 친숙한 그리스 신화를 차용하면서도 이를 단순히 답습하는 것이 아닌 독창적인 서사와 재해석이 가미된 하이엔드 비주얼, 탄탄한 콘텐츠 등을 내세우며 많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게임의 서사를 이끄는 핵심 NPC ‘판도라’에 배우 박지현의 연기가 가미돼 더더욱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제우스의 오만으로 균열이 일어난 세계

‘제우스: 오만의 신’은 그리스 신화의 최고신 제우스가 만든 질서와, 그 질서에 생겨난 균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유저는 제우스의 오만으로 균열이 일어난 세계에서 ‘신의 그릇’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증명해야 한다. 신의 힘이 담긴 상자, 판도라를 둘러싼 사건, 티탄 12신과 크로노스의 부활을 꾀하는 세력, 그리고 올림포스 신들의 서로 다른 개입이 맞물리며 게임만의 서사가 펼쳐진다.
그리스 신화를 하이엔드 비주얼로 구현하다
‘제우스: 오만의 신’의 세계는 지역마다 다른 분위기와 시각적 인상을 갖도록 구성됐다. 신들의 권위가 남아 있는 도시, 재앙이 번진 대지, 봉인과 형벌의 흔적이 남은 공간이 각기 다른 빛과 지형, 건축 양식으로 표현된다.

공개된 스크린샷에서는 테살리아와 타르타로스, 테베 운명의 신전, 테메노스 정원 등 주요 지역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절벽 위에 자리한 신전 도시, 고대 그리스풍 건축물, 붉은 심연이 펼쳐진 공간, 재앙의 흔적이 남은 대지는 ‘제우스: 오만의 신’이 지향하는 신화적 분위기를 보여준다.

언리얼 엔진 5 기반의 렌더링 기술은 이러한 세계를 보다 정교하게 구현하는 핵심 기반이다. 빛이 공간에 닿고 번지는 효과, 석재와 금속, 초목, 흙과 암석의 질감 표현이 결합되며 배경은 단순히 바라보는 풍경이 아니라 유저가 직접 탐험하는 세상처럼 구현된다.
판도라의 상자에서 시작되는 서사
최근 공개된 시네마틱 트레일러 본편은 ‘제우스: 오만의 신’의 세계관과 주요 인물 간 관계를 보여준다.

영상은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며 평온했던 세상의 하늘이 갈라지고 재앙이 시작되는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혼란에 빠진 인간들, 이를 바라보는 제우스, 세계의 이상을 감지하는 헤파이스토스, 그리고 아테나와 아폴론 등 신화 속 인물들이 차례로 등장하며 신과 인간을 둘러싼 불안정한 질서를 암시한다.

이어지는 전투 장면에서는 다양한 무기와 마법, 공중 액션이 펼쳐진다. 이는 향후 게임 안에서 경험하게 될 클래스와 전투의 방향성을 예고하며, 세계관 속 갈등이 실제 플레이 경험으로 이어질 것임을 보여준다.

배우 박지현이 연기한 핵심 NPC ‘판도라’

‘제우스: 오만의 신’에서 판도라는 서사의 중심을 이끄는 핵심 NPC다. 그는 세계의 비밀과 유저의 여정을 연결하는 인물로, 판도라의 상자와 깊이 얽혀 있다.
특히 판도라는 배우 박지현의 연기를 바탕으로 구현됐다. 페이셜 캡처를 통해 표정과 감정선이 캐릭터 모델링에 반영됐으며, 이를 통해 판도라가 지닌 복합적인 분위기와 서사의 무게감을 전달한다.

판도라는 단순히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을 넘어, 유저가 세계의 균열과 그 원인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그가 품은 비밀과 선택은 ‘제우스: 오만의 신’의 서사를 따라가는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예정이다.
올해 3분기, 새로운 신화가 열린다

‘제우스: 오만의 신’은 PC 중심 크로스 플랫폼 환경을 바탕으로, 그리스 신화 기반 세계관과 대규모 전장, 다양한 성장 구조, 높은 편의성을 결합한 MMORPG로 준비되고 있다.
컴투스는 출시 전까지 공식 티저 사이트와 유튜브, 카카오톡 채널 등을 통해 세계관과 주요 콘텐츠, 서비스 관련 정보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신들의 세계에 시작된 균열,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증명해야 하는 유저의 여정은 이제 본격적인 공개를 앞두고 있다.
지금 공식 채널을 통해 ‘제우스: 오만의 신’의 세계를 먼저 만나보자.
지금은 고사양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방대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대다. 그러나 모바일 게임의 시작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이 단순했다. 작은 화면, 몇 개의 버튼, 그리고 짧은 플레이 타임. 그 안에서도 유저들을 웃고 빠져들게 만든 게임들이 있었다.
1999년 국내 최초로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시작한 컴투스는 피처폰 환경에 맞춘 다양한 게임을 선보이며 모바일 게임 산업의 초석을 다졌다. 특히 2000년대 초중반, 쉬는 시간마다 휴대폰을 꺼내게 만들었던 몇몇 게임들은 지금까지도 많은 유저에게 ‘추억의 모바일 게임’으로 회자된다.
그 중심에는 붕어빵타이쿤, 미니게임천국, 액션퍼즐패밀리가 있었다. 세 게임은 모두 조작은 단순했지만 한 번 시작하면 쉽게 멈출 수 없는 재미를 갖고 있었다. 기자 역시 이 세 작품에 특별한 추억이 많다. 특히 미니게임천국은 높은 점수를 내기 위해 밤늦게까지 플레이하다가 툭하면 휴대폰을 압수당하곤 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피처폰 시절 많은 유저들의 일상 속 즐거움이 되어주었던 컴투스의 추억 게임 3선을 다시 꺼내본다.
붕어빵타이쿤
2001년 등장한 붕어빵타이쿤은 당시 휴대폰 게임에서는 보기 드문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었다. 유저는 붕어빵 장수가 되어 반죽을 만들고, 붕어빵을 구워 판매하며 가게를 성장시켜 나간다.


조작 방식은 단순하지만 묘한 몰입감이 있었다. 붕어빵을 너무 일찍 꺼내면 덜 익고, 너무 늦게 꺼내면 타버린다. 적절한 타이밍에 붕어빵을 굽고 손님들의 주문을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긴장감이 게임의 핵심 요소였다.
장사가 잘되면 새로운 재료를 들이거나 시설을 업그레이드해 더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있었다. 규모가 조금씩 커질수록 성취감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단순히 점수를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운영하는 붕어빵 가게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붕어빵타이쿤은 큰 인기를 얻으며 컴투스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다. 총 4편의 시리즈로 이어지며 지금까지도 모바일 타이쿤 장르를 이야기할 때 빼놓기 어려운 상징적인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미니게임천국
2005년 출시된 미니게임천국은 말 그대로 작은 게임들의 천국이었다. 점프하거나, 피하거나, 선을 긋는 등 간단한 규칙의 미니게임이 한데 모여 있었고, 버튼 몇 번만 눌러도 바로 즐길 수 있는 구조 덕분에 짧은 틈새 시간에도 부담 없이 플레이할 수 있었다.


게임마다 깜찍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콘셉트가 달라 할 때마다 새로운 재미가 있었고, 더 높은 점수를 향한 도전이 자연스럽게 반복 플레이로 이어지는 묘한 중독성도 있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기다리는 짬, 학교와 학원의 쉬는 시간, 미니게임천국은 그 모든 순간을 채워주는 손 안의 작은 놀이터였다.

시리즈 전편의 누적 다운로드가 1,900만 회에 달할 만큼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이 게임은 2015년 서비스 종료 후에도 재출시를 바라는 유저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결국 2023년 7월, 스마트폰 환경에 맞춰 새롭게 개발된 버전으로 돌아와 현재도 서비스가 이어지고 있다.

재출시 당시 기자는 아직 컴투스에 입사하기 전이었지만, 사전 예약까지 하고 출시일을 달력에 표시해둘 만큼 손꼽아 기다렸다. 추억 속 게임이 다시 돌아온다는 소식만으로도 어린 시절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했던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액션퍼즐패밀리
액션퍼즐패밀리는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캐릭터들과 함께 퍼즐과 미니게임을 즐기는 작품이다. 단순히 퍼즐을 푸는 데 그치지 않고, 캐릭터마다 서로 다른 방식의 미니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미니게임천국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조작감이었다. 미니게임천국이 비교적 간단한 입력으로 즐기는 게임에 가까웠다면, 액션퍼즐패밀리는 여러 버튼을 활용하는 상황이 많았다. 그만큼 손맛이 살아 있었고, 빠른 판단과 정확한 조작이 중요했다.

게임 안에는 블록을 빠르게 정리하거나 특정 패턴을 만들어 점수를 얻는 등 다양한 퍼즐 방식이 등장했다. 가족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캐릭터마다 플레이 스타일도 달라 어떤 캐릭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분위기와 리듬이 달라졌다. 단순한 퍼즐 게임처럼 보이지만, 막상 플레이해보면 은근히 전략적인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귀엽고 개성 있는 캐릭터들도 유저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익살스러운 표정과 독특한 설정은 게임의 분위기를 더욱 유쾌하게 만들었고, 인기에 힘입어 다양한 후속작과 캐릭터 상품으로도 이어졌다. 액션퍼즐패밀리는 피처폰 시절 컴투스표 캐주얼 게임의 개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작은 화면에서 시작된 큰 즐거움

지금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수십억 명의 유저가 즐기는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그 출발점에는 작은 화면 안에서도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내기 위한 수많은 노력과 도전이 있었다.
제한된 피처폰 환경 속에서도 개발자들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게임 방식으로 유저들에게 전에 없던 즐거움을 선사했다. 당시 모바일 게임이 던진 신선한 충격은 지금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컴투스의 도전은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피처폰 시절 시작된 창의적인 시도는 지금도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미니게임천국이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유저들을 만난 것처럼, 추억의 게임은 때론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와 또 다른 즐거움을 만들어낸다.
세대는 바뀌고 기술은 발전했지만, 게임이 주는 설렘과 재미는 여전히 유효하다. 피처폰 시절 작은 화면에서 시작된 컴투스의 도전이 앞으로는 또 어떤 새로운 즐거움으로 이어질지 기대된다.

가산디지털단지에서 일하는 직장인에게 마리오아울렛과 현대아울렛은 익숙한 점심 산책 코스다. 그런데 현대아울렛 2층 한편의 ‘아트박스’가 요즘 알파세대와 Z세대 사이에서 다이소를 잇는 필수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은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제 아트박스는 단순히 학용품을 파는 곳이 아니다. 최신 캐릭터 IP, 유행하는 완구, 감성 굿즈, 밈 아이템을 가장 빨리 만날 수 있는 ‘트렌드 큐레이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인기 캐릭터 ‘게왹이’ 포토존이다. 게왹이는 ‘외계인 침공 시 귀여운 사람이 먼저 잡혀간다’는 콘셉트의 게으른 외계인 캐릭터다. 헤드폰을 쓴 초록색 게왹이가 별 쿠션을 안고 앉아 있고, 벽면에는 우주 콘셉트의 일러스트가 이어진다.


상품 진열대로 곧장 들어서는 구조가 아니다. 입구에서부터 게왹이의 세계관 안으로 발을 들이는 기분이다. 바닥의 캐릭터 그래픽과 곳곳의 응원 문구를 따라 걷다 보면, 아직 아무것도 사지 않았는데도 이미 한참 구경한 듯한 느낌이 든다.

요즘 오프라인 매장이 그냥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한 번 머물다 가고 싶은 공간’을 지향한다는 걸 입구에서부터 알 수 있다. 사진 한 장 찍고 캐릭터에 반응하는 사이, 지갑을 열기도 전에 이미 즐기고 있는 셈이다.
화려한 매장 입구를 지나면 본격적인 캐릭터 IP의 총집합소가 펼쳐진다. 산리오의 시나모롤 텀블러부터 가나디 머그컵, 먼작귀 가습기, 몬치치 키링까지 인기 캐릭터들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웬만한 ‘덕질’ 대상은 이곳에 다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규어와 가챠 매대도 발길을 붙잡는다. 소니엔젤부터 잔망루피까지 익숙한 캐릭터들이 가득하다. 요즘은 단순히 인형을 사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랜덤’의 짜릿함을 즐기고, 이를 수집해 SNS에 인증하며 노는 과정 자체가 소비의 핵심이 된다.



매장 곳곳에 놓인 스퀴시와 슬라임도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특히 대왕 말랑이는 쫀득한 촉감이 은근 중독적이다. 멍하니 누르고 만지다 보면 별다른 설명 없이도 왜 이 아이템이 ‘스트레스 해소템’으로 불리는지 바로 납득이 간다.

손맛을 자극하는 ‘왁뿌볼’이나 ‘클릭커’도 눈길을 끈다. 반복적으로 누르는 단순한 행위가 묘한 해방감을 준다. 거창한 힐링보다는 손끝에서 즉각적으로 느껴지는 기분 전환. 이것이야말로 요즘 세대가 열광하는 감각 소비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스테이셔너리 존이 넓게 펼쳐진다. 특히 노트 표지에 적힌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는 문구는 보는 순간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묘한 대리만족을 느낄 만했다. 잔망루피가 직장인 밈의 대표 캐릭터로 자리 잡은 이후, 이런 키덜트 감성과 사회생활 밈을 겨냥한 MD가 더욱 많아진 듯했다.


우산 손잡이에 끼워 내 우산을 표시하는 ‘메지루시’도 매력적이다. 내 우산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실용적인 도구인데, 캐릭터 가챠 형태로 출시돼 수집욕까지 자극한다. ‘우산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하나 샀다’는 그럴싸한 핑계를 대며, 귀여운 캐릭터를 뽑고 싶은 사심까지 채우기 딱 좋은 물건이다.



결론적으로 아트박스는 ‘요즘 유행하는 건 다 있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공간이었다. 캐릭터, 촉감 완구, 밈 문구, 실용 키링, 가챠형 수집템까지 소비자의 작은 취향을 건드리는 요소들이 촘촘하게 배치돼 있었다.


이번 방문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행운’을 테마로 한 상품이 부쩍 늘었다는 점이다.


예전엔 행운을 그냥 기다리는 것이라고 여겼다면, 요즘 세대는 행운을 직접 사고 모아서 일상에 깔아둔다. 말하자면 스스로 ‘긍정 버프’를 거는 셈이다. 운을 끌어올리려는 이런 움직임이 매대 곳곳에서 보였다.


디자인 부적 카드, 행운 기록 전용 노트, 나쁜 기운을 막아준다는 ‘액막이 인형’ 등이 대표적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귀여운 아이템으로 조금이나마 다뤄보고 싶은 심리일까. 요즘의 포춘 아이템은 미신이라기보다 감정 관리 도구에 가깝게 느껴졌다.
현장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컴투스 IP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싶은 시나리오도 떠올려 보았다. (아래 내용은 회사의 공식 기획이 아닌, 기자 개인의 상상이다.

세계적인 야구 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고교 시절 작성한 목표 달성 표 ‘만다라트’는 이미 유명하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운’을 끌어모으는 실천 방안으로 ‘쓰레기 줍기’를 꼽았다는 점이다. 그는 이를 ‘다른 사람이 무심코 버린 운을 줍는 행위’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철학은 야구 팬들 사이에서도 승리를 비는 상징적인 행동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 흐름을 ‘컴투스프로야구’만의 브랜드 캠페인으로 풀어내 보면 어떨까. 단순히 경기장 주변을 청소하는 활동이 아니라, 특별 제작한 전용 봉투에 우리 팀의 승리 기운을 꾹꾹 눌러 담는 ‘행운 수집 캠페인’을 상상해 본다.
핵심은 환경 보호를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운을 모으는 놀이’로 전환하는 데 있지 않을까. 쓰레기봉투가 그 자체로 참여를 인증하는 힙한 굿즈가 된다면, 컴프야라는 브랜드 역시 팬들에게 한층 더 친근하고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수거한 쓰레기 무게만큼 게임 재화를 리워드로 돌려주고, 목표 쓰레기량을 달성한 참여자에게는 ‘승리 기원 야구 액막이 인형’을 제공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야구 팬덤의 승리 염원, 환경 보호, ‘행운 수집’이라는 최신 트렌드를 절묘하게 엮은 컴투스만의 참여형 마케팅이 될 수 있다.

매일 출근하는 가산이지만, 잠깐 짬을 내 들른 아트박스에서 느낀 게 많았다. 이곳은 귀여운 물건을 파는 상점을 넘어, 누군가에겐 행운을 모으는 ‘럭키맥싱’의 도구이고 누군가에겐 속마음을 대신 전해주는 공간이었다.

작은 키링 하나에도 행운을 담고, 기괴하면서도 킹받는 비주얼에 열광하는 Z세대의 감각을 지켜보며 일상 속 영감을 다시금 체감했다. 트렌드는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매대 위에 이미 놓여 있었다.
업무 중 리프레시가 필요하거나 요즘 세대의 온도가 궁금하다면 가산의 이 ‘트렌드 방앗간’에 한 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멍하니 클릭커를 누르거나 행운 부적을 뒤적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소소한 즐거움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컴투스의 진짜 친구를 만나는 시간, 컴친소 3.0. 이번에는 ‘딸을 키우는 세 명의 아빠’가 한자리에 모였다.
육아를 하다 보면 하루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아이를 돌보고 집안을 챙기다 보면 어른과 제대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조차 사치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래서일까, 같은 고민을 하는 누군가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큰 위로가 되곤 한다.
오늘의 주인공은 각기 다른 환경에서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살아가는 세 명의 아버지다. 맞벌이와 외벌이, 주 양육자와 주말 전담 아빠, 8살 자매의 아빠와 18개월 딸의 초보 아빠까지. 처한 상황은 달라도 딸을 향한 마음만큼은 한결같은 이들이다.
이들의 하루와 고민, 아빠가 된 이후의 변화까지. 세 아버지의 진솔한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우리 집 보물들을 소개합니다

J: 8살, 4살 자매를 둔 든든한 두 딸 아빠입니다.

S: 이제 막 18개월이 된 귀여운 외동딸을 키우고 있습니다.

B: 만 5세가 된 사랑스러운 딸아이의 아빠입니다.
가정 내 육아와 가사 참여 비율은 어떻게 나누고 계신가요? (아내 : 남편)
| 이름 | 근무 형태 | 육아 및 가사 분담 (아내:남편) |
|---|---|---|
| J | 맞벌이 | 30:70 |
| S | 외벌이 | 70:30 |
| B | 맞벌이 | 20:80 |
J: 원래는 40:60 정도였는데, 올해 들어서는 30:70 정도인 것 같습니다. 육아는 아내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맡고 있고, 가사는 제가 전체적으로 담당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
S: 저는 나름대로 ‘활동적인 놀이’와 ‘굵직한 가사’를 맡으며 60:40 정도는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내의 눈에는 여전히 세밀한 손길이 부족한 70:30의 상황인가 봅니다.
18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깨달은 게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도움’과 아내가 체감하는 ‘살림’ 사이에는 늘 10% 정도의 간극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그 차이를 인정하고, 아내의 점수표에서도 40점을 받을 수 있도록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B: 20:80 정도입니다. 지금은 제가 주 양육자로 지내고 있습니다.
출산휴가는 언제 사용하셨나요?
J: 아이가 태어난 직후부터 바로 사용했습니다. 첫째 출산이라면, 조리원 이후에 사용하는 것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산후도우미를 고용하더라도 막상 함께 지내다 보면 불편하거나 집안일을 나눠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니까요. 특히 처음 아이를 낳았을 때는 모든 게 낯설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출산 직후가 가장 도움이 되었고, 부모 입장에서 몸과 마음을 동시에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
S: 저희는 제왕절개를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내 곁을 지키기 위해 수술 전날부터 출산휴가를 사용했습니다. 초기 회복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퇴원 후 한 달간 조리원을 이용하며 아내가 충분히 몸을 추스를 수 있도록 집중했고, 진정한 육아의 시작은 조리원 퇴소 이후였습니다. 다행히 정부의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을 통해 한 달간 건강관리사 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전문적인 케어 덕분에 초보 아빠인 저도 육아를 차근차근 배울 수 있었고, 무엇보다 경제적 부담을 덜고 오로지 아이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훌륭한 제도를 꼭 놓치지 마시고, 가족과 함께하는 소중한 출산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시길 바랍니다.
B: 출산 직후 바로 사용했습니다. 2021년 9월생인데, 코로나 시기라 조리원을 가지 않고 아내가 3일 정도 회복한 뒤 바로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장모님이 2주 정도 함께 지내시면서 기초적인 것들을 알려주셨고, 나머지는 인터넷과 영상으로 공부했습니다.
아이와 보내는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요? 하루 루틴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J: 평일에는 아침 6시에 출근해서 저녁 9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오는 생활이다 보니, 사실 아이들을 거의 보지 못합니다. 하루를 함께 보내지 못한다는 게 늘 마음에 걸리죠. 그래서 주말만큼은 어떻게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키즈카페를 가기도 하고, 온수 수영장이나 야외 활동처럼 몸을 많이 움직이는 활동 위주로 시간을 채웁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 안에서만큼은 ‘함께 놀아주는 아빠’로 최대한 집중하려고 합니다. 평일의 부재를 완전히 채울 수는 없지만, 아이들이 “아빠랑 놀았던 기억”을 따뜻하게 간직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스스로를 다독이게 됩니다.
S: 아이와의 일과는 출퇴근 전후의 가용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집니다. 평일 오전에는 출근 전인 8시부터 9시까지 한 시간 동안 아이와 함께하고, 정시 퇴근 시에는 저녁 8시에 귀가해 아이가 잠들기 전까지 약 한 시간 놀이 시간을 갖습니다. 다만 아이 취침 시간이 보통 8시 30분에서 9시 사이라, 야근이 있는 날에는 평일 대면이 어렵습니다. 이런 시간적 제약을 보완하기 위해 주말에는 전적으로 아이와 함께하며 육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B: 평일 루틴은 이렇습니다. 아침 7시, 일어나서 아이에게 뭐가 먹고 싶은지 물어보고 같이 요리합니다. 토스트에 잼을 먹고 싶다고 하면, 아이가 빵을 꺼내고 프라이팬에 함께 굽고, 잼은 스스로 먹을 만큼 발라 먹게 합니다. 아침 8시에는 제가 빠르게 씻고, 아내가 8시 반에 아이 머리를 묶어주고 먼저 출근하면 그동안 어린이집 가방을 챙깁니다(도시락통, 물통, 손수건, 그 외 일정에 맞는 준비물). 세수를 시키고 로션을 발라준 뒤 블루베리나 딸기 같은 과일을 챙겨주고, 8시 반부터는 아이가 무엇을 입고 갈지 함께 고릅니다(옷, 신발, 가져갈 인형 등). 9시쯤에는 텐텐 같은 간식을 입에 물고 함께 등원을 시작해 9시 반쯤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저는 9시 50분쯤 회사에 도착해 업무를 시작합니다.

오후 5시 반쯤 일찍 퇴근해 6시쯤 하원한 뒤 집에 들어옵니다. 약 20분간 책을 읽어주거나 하고 싶은 놀이를 하며 쉬고, 배가 고프면 바로 요리를 시작하고 배가 고프지 않으면 샤워를 먼저 합니다. 7시~8시 사이에는 다 씻고 밥을 먹은 뒤 TV를 40분 시청하는데, 그 시간에 저도 씻습니다. 이후에는 책 읽기, 역할극, 숨바꼭질, 공 주고받기, 그림 그리기, 보드게임, 몸으로 놀아주기 등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함께 합니다. 9시에는 잠자리에 누워 하루 이야기를 나누고, 오디오 동화 한 편을 틀어주면 9시 30분쯤 잠이 듭니다. 주말에는 아내가 가고 싶은 곳, 아이가 가고 싶다는 곳을 함께 방문합니다.
본인의 육아 참여도를 점수로 매긴다면 몇 점인가요?
J: 부끄럽지만 30~40점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저희 부부는 역할이 비교적 명확하게 나뉘어 있어요. 제가 가사를 주로 담당하고 아내가 육아를 중심으로 맡고 있고, 평일에는 장모님께서 상주하시며 아이를 돌봐주셔서 제가 직접 참여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일찍 귀가하려고 노력하고,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날에는 동화책을 하루에 세 권씩 꼭 읽어주려고 합니다. 씻기는 것도 제가 맡고 있고요. 🙂 점수로 보면 아직 부족하지만,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조금씩 참여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S: 50점입니다. 평일의 물리적 시간 부족을 주말 전담 육아로 보완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수치입니다. 주말에는 아이와 온전히 함께하는 데 집중하며, 아이가 잠든 후에는 낮 동안 밀린 가사를 직접 처리합니다. 아이와 직접 놀아주는 시간 외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정 환경을 유지하는 일 역시 육아의 중요한 연장선이라 생각합니다.

B: 90점입니다.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참여도 점수는 높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은, 아이가 밝게 지내고 하루하루 행복하다는 말을 직접 들을 때입니다. 아직은 잘 키우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훈육할 때는 아빠가 싫다고 하지만…)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J: 저는 MBTI가 ‘T’입니다. 아이가 딸이기도 하고 아직 어려서 감수성이 정말 풍부한데, 그 감정을 제가 즉각적으로 공감해주지 못할 때가 많아요. 머리로는 ‘지금은 감정부터 안아줘야 할 때’라는 걸 알면서도, 자꾸 이유를 찾고 해결책부터 말하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육아에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아이가 이유 없이 울거나 서운함을 표현할 때였습니다. 아이는 그저 “아빠가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하는 건데, 저는 “왜 그랬을까?”,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부터 생각하게 되니까요. 그러다 보면 아이의 감정은 뒤로 밀리고, 저도 아이도 서운해지는 순간이 생기곤 했습니다. 최근 들어 “공감은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 함께 머무는 것”이라는 걸 조금씩 배우고 있습니다. 아직 서툴지만, 예전보다 “왜?” 대신 “그랬구나”를 먼저 말하려고 노력합니다. 완벽한 부모는 아니지만, 아이의 감정 앞에서 도망치지 않는 아빠가 되고 싶다는 마음만은 계속 붙잡고 가려 합니다.
S: 자녀의 입원과 제 건강 악화가 동시에 찾아왔던 시기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신체적 한계로 인해 아이 곁을 지키기 어려웠고, 전담 병간호를 맡은 아내의 심리적 부담도 덩달아 커졌습니다.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서 가정 내 역할 분담과 서로를 지지하는 체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위기 앞에서 가족 구성원 간의 고충을 깊이 이해하고, 유연하게 극복해낼 수 있는 심리적 지지와 공동체적 배려의 소중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B: 아이가 아플 때가 제일 어려웠습니다. 폐렴으로 입원했을 때, 맞벌이다 보니 서로 반반씩 반차를 내며 돌보았습니다. 업무상 교대가 불가능할 때는 조부모님의 도움을 1~2일 정도 받기도 했습니다. 아이는 아프고, 업무는 바쁘고, 몸도 힘들 때가 가장 버겁더라고요.

‘아빠’가 된 후, 스스로 가장 크게 달라졌다고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J: 무거운 가장의 무게라고 해야 할까요. 아빠가 되기 전에는 모든 선택이 ‘나’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모든 판단의 기준이 자연스럽게 가족, 그리고 아이가 되었습니다. 일 하나를 결정할 때도 “내가 하고 싶은가”보다 “이게 우리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실수해도 나만 감당하면 됐지만, 지금은 제 선택 하나가 아이의 하루, 나아가 삶의 방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더 단단하게 붙잡게 됩니다. ‘가장’이라는 단어가 예전에는 막연하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그 무게를 매일 체감하며 살고 있습니다.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는 점에서 마음 한켠이 단단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S: 부모가 된 후 가장 크게 변화한 점은 삶의 모든 의사결정과 가치 판단의 기준이 아이를 중심으로 재편되었다는 것입니다. 육아 이전에는 개인의 성취나 커리어가 삶의 주된 동력이었다면, 지금은 아이의 안녕과 성장이 무엇보다 우선입니다. 부모로서의 역할을 단순히 도덕적 책임의 영역으로만 인식했던 이전과 달리, 실제로 키워보니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가 아이라는 사실을 일상의 매 순간 체감하게 됩니다. 나 자신보다 타인의 삶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 이 변화는, 육아 전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가장 근본적인 내면의 변화입니다.
B: 저는 늘 시간이 그냥 흘러가기만 해서 제게 남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부터는 그것이 아이에게 차곡차곡 쌓인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 이상 낭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육아를 하기 전에는 아이들에게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키우다 보니 지나가는 아이들도 예뻐 보이고, 공공장소에서 들리는 아이의 울음소리도 이해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육아에서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요?
J: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지만, 아이들이 아직 어린 만큼 지금 시기에는 학습보다 예의범절과 또래와의 관계 맺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공부는 조금 늦어도 따라갈 수 있지만,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기본적인 예절은 어릴 때 자연스럽게 몸에 배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감정을 조절하며,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를 먼저 배우는 것이 지금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해서, 일상 속에서 인사하기, 차례 지키기, 미안하다·고맙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더 신경 쓰고 있습니다.
S: 무엇보다 아이의 건강입니다. 18개월 하린이가 집안을 활기차게 뛰어다니는 일상을 볼 때마다, 그 평범한 모습이 부모로서 얼마나 큰 다행인지 매일 실감합니다. 예전에 입원했을 때 가족 모두가 힘들었는데, 그때 깨달은 것은 어떤 성취나 교육보다 아이가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모든 행복의 기본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앞으로도 하린이가 아프지 않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도록,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B: 건강을 기본으로 한다면, 정서 쪽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저녁에 하늘을 같이 보다 달을 보며 드는 생각, 맛있는 것을 먹을 때의 느낌 등 일상 속에서 생각과 감정을 함께 나누며, 저도 아이를 알아가고 아이도 아빠를 잘 알아갈 수 있도록 대화를 많이 하는 것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연령대별 추천 육아 꿀템이나 꿀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J: 4살 딸아이에게는 “가르치기”보다 “같이 놀아주기”가 최고인 것 같습니다. 이 나이대는 성별 무관하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그림 위주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이 효과적인데, 저는 책이나 카드에 펜을 갖다 대면 소리가 나오는 유아 학습용 전자펜 ‘세이펜’을 통해 많이 놀아줬어요.

8살 딸과는 대화를 많이 나누는 편인데, 대화의 끝은 늘 “왜?”로 이어집니다. 하나를 설명하면 또 다른 “왜?”가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질문 지옥에 빠지게 되죠. 설명하다 지쳐서 웃음이 나올 때도 있고, 가끔은 AI에게 답변을 넘기기도 합니다. ㅋㅋ 그만큼 아이의 호기심이 커졌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호기심을 말로만 풀어주기보다 직접 경험으로 연결해주고 싶어서, 태권도·수영·방송댄스처럼 몸을 쓰는 활동 위주로 경험의 폭을 넓혀주고 있습니다. 질문이 많은 아이일수록, 직접 해보고 느끼는 경험이 가장 좋은 답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S: 수면 루틴의 일관성 유지를 적극 권장하고 싶습니다. 18개월인 지금은 안정을 찾았지만, 이전에는 잠투정이 심해 재우는 과정에서 에너지 소모가 상당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취침 시간을 8시 30분~9시 사이로 고정하고, 목욕과 수면 전 독서 등 일정한 패턴을 매일 반복하는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아이의 정서적 안정은 물론, 부모도 퇴근 후 개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되어 육아 피로도를 낮추는 데 실질적인 효과가 있었습니다.
B: 육아 꿀팁은 신뢰입니다. 가벼운 약속이라도 반드시 지키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그렇게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생활 습관과 교육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는 것 같습니다. ‘밥을 먹은 뒤에 간식을 준다’, ‘책을 읽고 씻는다’, ‘양치한 뒤에 자일리톨을 먹는다’처럼, 신뢰가 쌓이기 시작하면 패턴으로 만들어 생활 습관을 형성해줍니다. 그러면 간식이 먹고 싶어도 밥을 아직 안 먹었기 때문에 기다리고, 씻기 싫고 더 쉬고 싶어도 책을 다 읽었으니까 씻으러 가고, 자일리톨을 꺼내 먹을 수 있지만 양치한 뒤에만 먹습니다. (일단 저희 아이는 그렇습니다… ;;)
아이와 더 가까워졌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나요?
J: 들으시면 조금 황당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는데, 저는 꿈을 통해 아이에게 더 신경 쓰고 더 사랑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어요. 평소엔 꿈을 잘 꾸지 않는 편인데, 어느 날 첫째가 죽는 꿈을 꿨거든요. 그 끔찍함과 고통이 너무 생생해서, 깬 후에도 한동안 마음에서 지워지지가 않더라고요. 그 이후로 아이에게 더 다정하게, 더 사랑스럽게 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아이와 함께하는 순간들이 평소보다 훨씬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
S: 아이가 자신의 의사를 저에게 구체적으로 표현할 때 더 가까워졌음을 실감합니다. 요즘 18개월 하린이는 간식이 먹고 싶으면 단순히 소리를 내는 대신, 제 손가락을 꼭 붙잡고 주방이나 간식이 있는 곳으로 직접 이끌곤 합니다.
B: 일상을 함께하면서 더 가까워졌다고 생각합니다. 세탁기를 돌릴 때 같이 빨래를 넣고, 아이가 세제를 넣고 버튼을 누르는 것을 가르쳐주면서 아이 스스로 무언가를 해낸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해줄 때, 아이가 좋아하는 티니핑을 함께 외우고 노래 부르며 춤출 때, 아이가 좋아하는 짜파게티를 함께 요리하고 서로의 그릇에 원하는 만큼 나눠줄 때. 이렇게 “함께 해냈다”는 경험이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많이 친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 이럴 때 진짜 딸바보구나”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요?
J: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 모습을 볼 때,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 볼 때면 “우리 딸이 제일 예쁘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아내가 반대해도 딸이 부탁하는 것은 어떻게든 들어주거나 몰래 해주기도 하는데, 그럴 때 딸바보라는 걸 절실히 느낍니다.

S: 최근 들어 아내의 사소한 심부름이 부쩍 늘었는데, 예전과 달리 기쁜 마음으로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보며 딸바보임을 실감합니다.
B: 이유 없이 그냥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올 때 느꼈고, 아이와 놀아주는 모습을 보던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불러줘서 알게 됐습니다.
아빠로서 아이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요?
J: 책임감과 배려심입니다. 말로 가르치는 것보다 아빠가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는 모습이 훨씬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힘든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 가족을 생각하며 작은 배려를 실천하는 모습,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 이런 모습들을 자연스럽게 보고 느끼면서 아이도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랍니다.
S: 아이의 성장을 오랫동안 곁에서 지켜보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기 위해, 아빠인 제가 먼저 스스로를 관리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체력적으로 여유 있고 건강해야 18개월 하린이와 더 활기차게 놀아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저 또한 진심으로 즐거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B: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틀에 갇혀 정해진 삶을 사는 것보다, 모든 것을 나를 기준으로 하고 싶은 건 하고, 싫은 건 싫다 하며, 해야 할 땐 참고 해내는 모습. 그냥 아빠의 모습 그대로, 자유롭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컴투스 제도 중 육아에 도움이 됐던 제도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J: 바로 “자녀 학자금 지원”인데요. 연령별로 지원 금액이 다르지만, 5세 이후부터는 학원 등 사교육비로 약 15만 원 정도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
S: 위탁보육료 제도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어린이집과 위탁 계약을 맺어 임직원 자녀의 보육비를 지원해주는 제도입니다.
B: 저 역시 보육비 지원 정도가 소소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둘째(혹은 추가 자녀)에 대해 고민해보신 적 있나요?
J: 첫째는 배우자와 합의 하에 결정할 수 있었지만, 둘째는 현실적인 제약과 여러 고민 때문에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한때는 둘 중 한 명이 퇴직하고 아이를 돌볼지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었고, 배우자와 갈등을 겪기도 했습니다. 저는 형제가 있어서인지 “혼자보다 둘이 낫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현실적·금전적 측면에서 여러 번 고민한 끝에 결정했습니다. 지금은 둘째를 가진 것이 정말 잘한 선택이고,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
S: 노산으로 아이를 맞이하며 산모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추가 자녀 계획은 자연스럽게 고려 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아쉬움으로 남기보다는, 오히려 아이라는 소중한 존재를 얻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귀했는지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B: 아내는 둘째를 원했지만 저는 한 명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조부모님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보육을 한 사람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차고, 육아와 가사를 동시에 하나의 체력으로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도 육아 중인 전국의 아빠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J: 지금 하고 있는 작은 노력 하나하나가 아이에게 큰 사랑으로 돌아옵니다. 오늘도 힘내세요!
S: 완벽한 아빠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보다는, 아이 곁을 오래도록 지켜줄 수 있는 건강한 버팀목이 되는 것에 집중하셨으면 합니다. 우리가 가정에서 보여주는 아내에 대한 존중과 작은 배려들이 결국 아이에게는 가장 큰 가르침이자 행복의 씨앗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화려한 육아 스킬보다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일상의 성실함으로, 오늘 하루도 각자의 자리에서 승리하시길 응원합니다.
B: 육아는 마라톤입니다. 의욕보다는 오래 갈 수 있는 전략이 중요합니다. 나 자신의 건강과 정신을 잘 관리하여 가족 구성원에게 힘을 보탤 수 있다면, 안정적인 가정과 육아를 오래 지켜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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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복합 게임 쇼 ‘2026 PlayX4’의 개막
국내 대표 게임 전시회 중 하나인 ‘2026 플레이엑스포(PlayX4)’가 지난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개최됐다.
| 기간 | 2026.05.21 (목) ~ 2026.05.24 (일)4일간 |
| 장소 | 일산 킨텍스(KINTEX) 제1전시장3홀 · 4홀 · 5홀 |
| 주요 내용 | 국내외 게임사 B2C 게임 전시 · B2B 게임 비즈니스 |
| 주관 | 경기콘텐츠진흥원 · KINTEX |
|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 한국콘텐츠진흥원 |
경기콘텐츠진흥원과 KINTEX가 공동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국내외 게임사의 B2C 전시와 B2B 비즈니스 미팅이 함께 이뤄지는 복합 게임쇼다.
일반 관람객에게는 글로벌 신작과 다채로운 체험형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축제의 장이고, 게임사와 업계 관계자에게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교류와 기술 상담이 이뤄지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게이머로서, 또 게임업계 구성원으로서 벅차 오르던 그 뜨거운 현장 소식을 지금 전한다!
열기로 가득 찬 전시장과 다채로운 부스 체험


개막 첫날인 2026년 5월 21일 목요일 오전, 킨텍스 정문에 내걸린 플레이엑스포 로고를 지나 전시장 안으로 발을 들였다. 이른 시간임에도 장내는 수많은 부스와 관람객으로 가득 찼으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관람객을 맞이하는 각 게임사의 활기찬 풍경이 축제의 열기를 고스란히 전해왔다.
먼저 관람객의 마음으로 전시장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곳은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부스였다.
프롬소프트웨어가 개발한 닌텐도 스위치2 전용 버전 ‘엘든 링 타니쉬드 에디션’의 시연대가 마련돼 많은 관람객이 발길을 멈췄다. 본래 2025년 출시 예정이었으나 퍼포먼스 최적화를 위해 2026년으로 연기됐던 만큼, 오랜 시간 기다려온 팬들의 대기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동일 부스에서 공개된 다크 판타지 액션 RPG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 역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위쳐3’ 핵심 개발진이 설립한 Rebel Wolves의 신작으로, 현장에는 작품 속 캐릭터 ‘앰브러스’로 분장한 코스플레이어 레온 치로(Leon Chiro)가 등장해 게임에서 그대로 튀어나온 듯한 비주얼로 탄성을 자아냈다.

반다이남코의 ‘이치방쿠지(一番くじ)’ 코너도 빠뜨릴 수 없었다. 복권 형식으로 쿠지를 뽑고, 당첨 결과에 따라 피규어와 굿즈를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퀄리티 높은 피규어들이 즐비해 코너 앞은 내내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보드게임 판매 및 체험 부스도 성황이었다. 현장에서 다양한 보드게임을 직접 구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즉석에서 플레이해볼 수도 있었다. 몇 판만 해도 시간이 훌쩍 지나갈 만큼 몰입도가 높았고, 친구·가족 단위 관람객이 함께 즐기기에도 좋은 구성이었다.

아울러 체감형 기기들로 활기를 띤 아케이드 게임관과 전시장을 다채롭게 채운 코스프레 참가자들의 모습은 플레이엑스포가 단순한 시연 행사를 넘어 게임 문화 전체를 공유하는 공간임을 다시금 실감케 했다.

사실 이번 플레이엑스포에는 우리 컴투스플랫폼도 게임 업계 파트너들을 만나기 위해 참가했다. 이제 본격적인 비즈니스 열기가 가득한 B2B 현장, ‘하이브(Hive)’ 부스를 소개한다.
컴투스플랫폼 하이브 부스, 개발사를 만나는 비즈니스 현장

이번 플레이엑스포에서 컴투스플랫폼은 게임 백엔드 서비스(GBaaS) 하이브(Hive)를 알리기 위해 부스를 운영했다.
하이브는 글로벌 게임 서비스를 준비하는 개발사를 위한 통합 솔루션으로, 게임 백엔드 서비스, 빅데이터 분석, AI 기반 솔루션, 게임 어뷰징 제어, 게임 개발 기술 지원, 24시간 서비스 모니터링 등 게임 운영에 필요한 기능을 하나의 SDK로 제공한다. 현재 전 세계 90개 이상 파트너사가 250여 개 게임에 하이브를 적용해 글로벌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이브의 가장 큰 강점은 백엔드 개발 공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연동 이후에는 사업 PM이 업데이트 전략부터 인앱 상품 구성까지 지원한다는 데 있다. 개발사가 콘텐츠 개발 본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비용 절감과 매출 극대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하이브의 핵심 역할이다.

여기에 더해 컴투스플랫폼은 텐센트 클라우드와의 협업을 통해 MaaS 기반 AI 서비스 패키지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게임 장르와 서비스 지역에 따라 요구되는 서버 환경은 저마다 다르다. 턴제 게임은 실시간 액션 게임만큼 빠른 접속 속도를 필요로 하지 않고, 국내 단독 서비스와 글로벌 서비스가 요구하는 인프라 범주도 다르다. 개발사의 사업 전략에 맞춰 최적의 클라우드 환경을 제안하고 비용 효율까지 높인다는 점에서 현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목·금 양일간 기술 상담과 미디어 인터뷰가 이어졌다. 하이브의 주요 기능과 강점, 글로벌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개발사가 겪는 어려움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설명하다 보니 목이 쉴 정도였지만, 그만큼 현장의 관심도 뜨거웠다.

특히 올해는 기존에 하이브를 사용했던 고객사가 차기작에도 하이브 도입을 문의하는 사례가 눈에 띄었다. 대형 MMORPG부터 캐주얼 게임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하이브가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고객 리텐션이 실질적으로 확인되는 상황이었다. 하이브 SDK가 어떤 형태로든 고객사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했기에 이어진 문의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다수의 게임을 서비스 중인 일본 게임사 2곳과도 현장 미팅을 진행했다. 솔루션의 핵심 기능을 공유한 뒤 화상 미팅 일정을 잡기로 했으며, 작년까지 국내 중심이었던 고객사 구성이 올해 대만과 일본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자리였다.
신뢰를 발판 삼아 글로벌 표준으로 도약
2026 플레이엑스포는 관람객에게는 즐길 거리 가득한 축제였고, 컴투스플랫폼에게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한 단계 넓히는 자리였다. 다양한 게임 업계 구성원들이 한 공간에서 교류하는 가운데, 하이브 부스는 B2B 솔루션으로서의 가치를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접점이 됐다. 한국을 넘어 대만·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하이브를 도입해 서비스하는 사례도 가시적인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컴투스플랫폼은 이번 플레이엑스포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오는 9월에는 하이브 기술을 집중 소개하는 자체 발표 행사를 열고, 12월에는 일본 개발자 대상 콘퍼런스 GTMF(Game Tools & Middleware Forum)에 참가해 현지 네트워크를 이어갈 예정이다.
‘게임 백엔드 서비스라 하면 하이브가 먼저 떠오르는 것, 개발사들이 백엔드를 준비할 때 하이브에 연동하면 된다는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
이번 플레이엑스포 현장 인터뷰에서 밝혔던 목표다. 국내를 넘어 대만·일본으로 고객 접점이 넓어지고 있는 지금, 그 방향성은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음을 느낀다.
글로벌 게임 시장의 든든한 파트너로 도약할 하이브와 컴투스플랫폼의 행보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온앤오프〉 코너는 컴투스 그룹 사우분들의 회사 안과 밖의 모습을 조명합니다. 회사 안에서의 다양한 직무와 하는 일, 회사 밖에서의 개성 넘치는 모습을 살펴봅니다. 이번 편 주인공은 게임 브랜드 마케터 제세영 사우입니다.



Keyword1 | Career | 컴투스 성골
컴투스 플레이어에서 공채까지, 빨간 피(?)의 소유자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컴투스 게임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L마케팅팀 제세영입니다. 컴투스 서포터즈 ‘GC 플레이어(컴투스 플레이어)’로 첫 인연을 맺은 뒤, 지니어스 인턴을 거쳐 정식 입사까지. 컴투스의 인사 프로세스를 차근차근 밟아온 맞춤형 인재입니다.
현재는 신규 프로젝트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고, 이전에는 〈아이모〉, 〈더 스타라이트〉,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 〈낚시의 신: 크루〉 등 다양한 장르의 마케팅 업무를 진행했어요.
크리에이티브 관련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있는데, 외부에 보여지는 비주얼이 핵심이다 보니 팀 내에서 ‘매의 눈’, ‘경찰관’ 등으로 불릴 정도로 디테일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IT 특성화, 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그리고 지금의 게임 마케터까지. 콘텐츠 외길을 걷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요?
IT 특성화 고등학교는 사실 사촌 언니, 오빠의 추천으로 우연히 진학하게 됐는데요. 주위 일반고와는 다르게 전교생이 개인 노트북을 쓰고 포토샵을 배운다는 말에 단번에 혹했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수업시간에 포토샵, 프리미어프로 등을 배우며 콘텐츠를 기획부터 제작까지 직접 해보는 과제를 수행했는데, 팀플로 함께하는 작업이 굉장히 즐거웠어요. 간단하게는 뮤직비디오를 기획하기도 하고, 광고 영상을 기획해보기도 하고요. 광고 과목 시간에 선생님께서 일본 광고나 태국 광고에서 신박한 광고를 모아둔 영상을 종종 보여주셨는데, 그때부터 광고 콘텐츠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대학교 진학 당시에도 문화콘텐츠학과를 접했을 때 딱 맞는 학과라고 느껴서 바로 지원했어요. 1학년 때는 영상 동아리, 2학년 때부터는 광고 동아리에서 활동했는데, 제작한 광고가 교내 투표 1등을 했을 때 정말 짜릿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게 게임입니다. 어느 시기든 늘 좋아했죠. 특히 취업 준비 시기에는 〈제5인격〉에 빠져 하루 두 번 열리는 랭킹전을 뛰려고 새벽 5시에 일어날 정도로 몰두해 있었어요. 〈제5인격〉은 감시자와 생존자 포지션마다 얽힌 스토리가 있는데, 그 서사를 아름답게 풀어낸 시네마틱을 보고 ‘나도 이런 기깔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자연스레 게임 마케팅으로 진로가 굳어졌습니다.
한 가지 계기로 딱 꽂혔다기보단, 제가 즐거워하는 일에 서서히 스며들면서 게임 콘텐츠 쪽으로 걷게 된 것 같네요!
정식 입사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요?
컴투스 플레이어 활동을 하며 회사로 와야 할 때가 종종 있었는데, 인사팀 담당자분들부터 과제를 도와주시는 실무 담당자분들까지 한 분 한 분이 친절하면서도 프로페셔널하셨어요. 반한 포인트를 한 단어로 꼽자면 ‘부드러운 카리스마’였습니다.
또한 회사 곳곳을 돌아다니며 촬영할 일도 있었는데요. 모션 캡처룸을 보면서, 좋은 제품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아 입사를 결심했습니다.
이른바 컴투스 ‘성골’이 된 지금, 컴투스가 가장 사랑하는 인재는 어떤 사람일까요?
‘눈이 빛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직무든, 담당하는 게임이든, 취미든, 무언가에 몰두하며 열정을 품고 있는 사람. 그런 분들이 컴투스가 사랑하는 인재라고 느꼈어요.
저도 업무가 많아 야근을 하더라도, 그 일이 정말 재밌다면 즐겁게 임하는 편입니다. 그 동력은 결국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이건 제가 입사했을 때 실제로 들었던 이야기인데요. 〈제5인격〉을 얘기할 때 제 눈이 평소와 다르게 갑자기 빛이 났다고 하더라고요. 인터뷰를 진행하며 요즘도 제 눈에서 그 빛이 나고 있는지, 스스로를 조금 되돌아보게 됩니다.

Keyword2 | Career | 올라운드 마케터
장르와 채널의 한계를 넘다
브랜드 마케팅팀의 주 업무와 맡으셨던 업무를 소개해 주세요.
저희 브랜드 마케팅팀은 업무 범위가 상당히 넓습니다. 브랜드의 대표 비주얼, 시네마틱 등 홍보 영상, 브랜드 사이트 등 크리에이티브 제작, TVCF, 옥외광고(OOH), 인플루언서 캠페인, 오프라인 행사, 제휴 마케팅, DA 등을 주 업무로 진행하고 있어요.
저는 그중 크리에이티브 제작, OOH, 인플루언서 캠페인, 오프라인 행사 등을 맡아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작 업무는 사내 유관 부서와 커뮤니케이션할 기회가 많아요. 그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스킬도 늘고 관련 지식도 자연스럽게 쌓이면서, 업무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많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장르에 따라 세영님만의 마케팅 접근법도 달라지나요?
장르별로 유저 타깃이 다르기 때문에 접근법도 달라져야 합니다. 그리고 같은 장르여도 게임의 USP에 따라 접근법은 달라집니다!
우선 저는 타깃 분석을 할 때 주위 지인들에게 많이 물어보는 편이에요. 실제로 해당 장르를 평소에 즐기는 유저만이 아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넓게 퍼뜨리고 노출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더 집요한 액션이 필요할 땐 찐 유저들의 인사이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때도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마케팅 캠페인은 무엇인가요?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를 담당할 때, 극초반 티징 시기에 AGF와 코믹월드에서 브랜딩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오프라인 서브컬처 행사라고 하면 보통 부스를 떠올리실 텐데요, 저희는 대화역에서 킨텍스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했답니다.
최고 기온이 영하 11도인 날도 있었고, 게릴라 셔틀버스여서 단속이 나오면 철수해야 할 수도 있는 리스크도 있었지만, 그 오프라인 이벤트는 정말 재미있었던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게임 에셋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예쁘게 보여야 하니 새로 만들어내야 했고, 개발사 검수까지 거쳐야 했죠.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다’는 말을 입에 달고 야근하던 시기였습니다.
이벤트 라이브 후 정말 많은 유저분들이 저희 게릴라 버스에 탑승해주시고 이벤트에도 참여해주셨어요. 이후 갤러리와 오픈 카톡방에서 언급량이 늘고, 행사장에서 저희 쇼핑백을 들고 다니시는 분들을 직접 마주쳤을 땐 심장이 엄청 빨리 뛰었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잘 해냈다는 뿌듯함에 유저 반응을 몸소 느낀 순간까지 더해져,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Keyword3 | Career | 에너제틱 플레이어
어려운 상황일수록 더 뜨겁게 타오르는 마케팅 무한 동력
최근 가장 열정적으로 준비했던 업무가 있다면요?
최근 티저 사이트를 기획하면서 열정을 불태웠습니다. 프로젝트가 유저에게 처음 공개되는 관문이다 보니 신경을 아주 많이 썼어요. 미리 준비해둔 키 비주얼을 쓰지 않고 제한된 정보만으로 기대감을 줄 수 있도록 임팩트 위주로 기획했습니다. 디자인부터 영상, 마크업, 웹 개발, QA까지 거치며 점점 완성도가 높아지는 결과물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일상에서도 광고 소재를 눈여겨본다고요. 최근 포착한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최근에는 고속터미널역에서 장난전화 금지 메시지를 한눈에 재밌게 풀어낸 경찰서 옥외광고를 봤는데, 너무 웃기고 기발해서 사진으로 남겨둔 기억이 납니다!
그런 기발한 소재를 찍어두는 것 말고도, 위에서 언급했던 “매의 눈”으로 타사의 실수를 짚어내는 일도 많습니다. 크게는 타사 버스 광고의 절단면이 아예 잘려나간 경우, 작게는 지하철 옥외광고의 화질이 깨져 픽셀이 보이는 경우 같은 것들이요. ‘내가 담당자라면 아찔했겠다’라는 상상을 하면서 업무에 임하곤 합니다.
주목도 있는 옥외광고를 발견하면 우리 광고가 걸린다면 어떨지 상상해보고, 이전에 공유받은 소개서를 열어가며 얼마짜리 지면인지 확인해보기도 합니다. 입버릇처럼 “저긴 얼마일까”가 나와서, 자주 만나는 친구는 오히려 저한테 “저긴 얼마야?”라고 물어보기도 해요.
앞으로 더 키워보고 싶은 역량이나 꼭 한 번 집행해보고 싶은 캠페인이 있다면요?
저는 그동안 크리에이티브 중심의 마케팅 경험을 많이 쌓아왔는데, 최근에는 데이터 기반 마케팅 역량도 더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브랜딩이 정성적인 영역인 만큼, 숫자로 성과를 분석하고 효율을 조정하는 경험도 함께 쌓고 싶었거든요.
마침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서는 미디어 믹스 단계부터 참여하고 있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다양한 매체 상품 소개서를 보면서 공부 중인데, 새로운 영역이라 재미있게 경험하고 있어요.
그리고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캠페인은 라스베이거스 돔 광고입니다. 연초에 본 ‘기묘한 이야기’ 캠페인이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공간 자체를 브랜드 경험으로 만드는 방식이 너무 멋졌어요. 언젠가는 저도 그런 규모감 있는 캠페인을 직접 집행해보고 싶습니다.


Keyword4 | Inside | 에너지 노마드
움직임이 곧 쉬는 것, 현실 세계를 누비며 활력을 충전하는 프로 갓생러
요즘 가장 빠져 있는 취미는 무엇인가요?
최근 시작한 발레가 어느덧 5개월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요즘 가장 빠져 있는 취미예요. 제가 굉장히 뻣뻣한 편이라 인생에서 가장 먼 운동이라 생각했는데, 취미 발레는 일자 다리 찢기가 되지 않아도 충분히 동작을 수행할 수 있더라고요. 고질병인 구부정한 자세가 필라테스로도 고쳐지지 않았는데, 발레를 하며 많이 개선된 게 체감됩니다.
발레가 보기와 다르게 몸을 쫙쫙 펴고 버티는 코어 근력이 상당히 필요한 ‘테토 운동’이거든요. 너무 정적이지도 않아서 ‘운동은 땀이 나야 한다’고 믿는 저와 잘 맞습니다.
이렇게 계속 움직이는 삶이 본인에게 주는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계속 움직이고 새로운 걸 만들면서 사는 삶이 스스로를 더 생기 있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가만히 반복되는 하루를 보내기보다는, 작은 거라도 직접 시도해보고 사람들과 재미를 나누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많이 얻는 편이에요.
특히 그런 움직임들이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만든다고 느낍니다. 같이 웃을 일이 생기고, 대화가 생기고,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쌓이더라고요. 저한테는 그런 순간들이 일상을 더 즐겁게 만드는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게임도 일상까지 확장해 즐기신다고요. 온라인 인연을 오프라인으로 이어가는 세영님만의 친화력 비결은 무엇인가요?
제가 즐겨하는 타사 MMORPG가 있는데, 길드원들과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꾸준히 만나고 있습니다. 부산 지스타에 갔을 때 지방에 사는 길드원을 가볍게 불러낸 게 시작이었는데, 만나자마자 제 클래스 운영법을 알려달라고 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친해졌어요. 그 이후로는 3~4개월에 한 번씩 정모를 하고, 만나면 방탈출도 같이 갑니다.
원래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성향이 크기도 하고요. 결국 친화력의 비결은 공감대를 만드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방탈출처럼 같이 좋아하는 주제가 있으면 금방 가까워지더라고요. 최근에는 반려동물 이야기로 친해진 분과 만났다가 우연히 같은 초등학교 출신이라는 걸 알게 됐는데, 그런 작은 공감대 하나로도 확 친밀해지는 경험이 정말 재밌고 좋았습니다.

Keyword5 | Inside | 모먼트 메이커
매일의 찰나를 특별한 이벤트로 바꾸는 사람
입사 후 챙겼던 이벤트 중 팀원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건 무엇인가요?
기억나는 이벤트가 정말 많은데요! 신규 입사자가 오면 ‘첫 단추를 잘 끼우자’는 의미로 단추 귀걸이를 하고 출근한 적도 있고, 세계 꿀벌의 날에는 노란 옷에 꿀벌 귀걸이를 매치한 적도 있어요. 워크숍 때 초록색 드레스코드가 있었을 땐 뜨개 구리를 어깨에 달고 간 적도 있고요.
그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건 제 입사 1주년 이벤트였어요. ‘제세영 첫 돌 –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쪽지와 함께 직접 만든 쿠키를 마케팅실 전체에 돌렸는데, 다들 너무 좋아해주셔서 아직도 제 사물함에 그 쪽지를 붙여두고 있습니다.
특별한 날에 맞춰 TPO를 챙기면 팀원분들과 한 번 더 나눌 말거리가 생기고, 이걸로 관심받는 재미도 은근히 즐기는 편입니다.

소소한 이벤트가 주는 영향, 그리고 그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나요?
저는 이런 소소한 이벤트들이 반복되는 일상에 작은 ‘엣지’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회사 동료들은 하루 9시간 이상을 함께 보내는 사람들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가족보다, 집에 있는 고양이보다 더 오래 보기도 하고요.
그래서 평범한 하루에도 작은 포인트 하나가 있으면 다 같이 웃을 수 있고, ‘오늘 이런 날이래~’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 거리도 생기더라고요. 꼭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어도, 그런 작은 재미들이 팀 분위기를 더 밝게 만들어준다고 믿습니다.
에너지가 어디서 나오냐고 물어보시면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재미있는 걸 좋아하고, 기왕이면 재미있게 살고 싶어서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2026년, 소소하지만 놓치기 아까운 기념일 하나 추천해주신다면요?
정말 소소한 기념일 하나 추천드리자면, 9월 7일 ‘푸른 하늘의 날’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세계 고양이의 날, 세계 햄스터의 날 같은 기념일은 흔히 들어보셨을 텐데요. ‘푸른 하늘의 날’이라는 기념일도 있답니다.
저도 이번에 처음 자세히 알게 됐는데, 대기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깨끗한 공기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대한민국이 주도해 채택된 최초의 UN 기념일이라고 해요.
추천드리는 이유가 거창한 건 아니에요. 하루 중 잠깐이라도 허리 쭉 펴고 스트레칭하면서 하늘 한번 올려다보셨으면 하는 마음에서입니다. 9월이면 아직 덥긴 하지만, 하늘이 점점 높아지는 시기라 괜히 기분도 좋아질 것 같거든요!
마지막으로 한마디!
앞으로도 너무 거창하지 않더라도, 주변 사람들과 ‘오늘 좀 재밌었다’고 말할 수 있는 하루들을 계속 만들어가고 싶어요. 이 인터뷰를 보시는 사우분들의 하루도 즐겁길 바랍니다. 🙂


<온앤오프> 다음 주인공은 누가 될까요?
많은 지원 부탁드립니다.
chap1. 취향을 말하다

chap2. 취향 책장

『쓰기의 말들』, 은유

“좋은 글도 여기에 빗대어 본다. 잘 지은 한옥이 변화무쌍한 날씨, 다채로운 풍광을 넉넉히 받아 내고 삶을 키워 내듯, 내가 아는 좋은 글도 담아 내고 살려 낸다. 달아나는 생각, 숨어 있는 감정, 내 것이 아닌 줄 알았던 욕망 같은 것까지.”
은유의 『쓰기의 말들』은 글을 잘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기술서라기보다, 이따금 우리가 왜 기록하고 써야 하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책에 가깝다. 우리는 보통 글쓰기를 결과물로 생각하지만, 이 책은 그 과정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무언가를 쓰는 일은 결국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일이고, 지나온 시간을 다시 해석하는 일이라는 것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글을 쓴다는 것은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하루를 성실히 살아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기록에 가깝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솔직하게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 고개를 든다. 그렇게 한 줄을 꾹꾹 눌러 쓰고 나면, 그날의 감정이 조금은 또렷해진다.
💡 이 책,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글을 쓰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분
✔️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정리하는 게 어려운 분
✔️ 하루를 조금 더 깊이 돌아보고 싶은 분
『태도의 말들』, 엄지혜

“행복감을 ‘자주’ 느낄 수 있는 재주, 마음의 태도는 어디에서 올까. 자신을 잘 아는 능력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엄지혜의 『태도의 말들』은 아주 사소해 보이는 선택들이 결국 삶을 만들어간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우리는 종종 큰 결심이나 특별한 계기가 있어야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지만, 이 책은 그보다 매일 반복되는 태도에 주목한다. 일을 대하는 마음, 사람을 대하는 방식, 그리고 나 자신을 대하는 태도까지. 그 모든 것이 겹겹이 쌓여 지금의 내가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책을 읽다 보면 “나는 어떤 태도로 하루를 보내고 있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특별히 자극적이지 않지만, 그래서 가슴속에 더 오래 남는 문장들이 이어진다.
💡 이 책,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일상에 새로운 방향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분
✔️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잡고 싶은 분
✔️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고민 중인 분
『생각의 말들』, 장석훈

“삶이란 죽음과 죽음이라는 두 영원 사이에 놓인 한 순간이다. 그리고 그 순간 안에서도 의식적 사고가 지속되는 것은 찰나에 불과하다. 사유란 기나긴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섬광 같은 것. 그런데 이 섬광이야말로 전부다.”
장석훈의 『생각의 말들』은 우리가 얼마나 쉽게 ‘생각하고 있다’고 착각하며 살아가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정작 스스로 깊이 사유하는 시간은 부족한 요즘 같은 때에 더욱 와닿는 이야기다.
이 책은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당연하게 여겼던 생각들을 한 번쯤 의심해보고,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연습을 하게 만든다. 빠르게 결론을 내리기보다 조금 더 오래 고민해 보는 것, 그 과정 자체가 생각의 힘이라는 것을 조용히 짚어준다. 읽고 난 뒤 당장 삶이 크게 바뀌지는 않지만, 무언가를 판단할 때 한 템포 멈추어 서게 된다. 그리고 그 작은 차이가 결국 전혀 다른 선택으로 이어진다.
💡 이 책,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싶은 분
✔️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은 분
✔️ 자신만의 단단한 기준을 만들고 싶은 분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이석원
인간을 닮은 기계가 우리에게 던지는 본질적인 물음을 담았다.

“‘내 삶의 원칙’을 세우고 지키는 일.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서.”
이석원의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은 앞선 책들과는 조금 다른 결로 다가온다. 이 책은 무엇을 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보다, 우리가 이미 지나온 시간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만든다.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평범한 하루 속에는 충분히 많은 감정이 일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나간 관계, 빛바랜 기억, 설명하기 어려운 쓸쓸함 같은 것들 말이다. 읽다 보면 “나도 이런 순간이 있었지” 하고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다. 이 책은 위로를 크게 소리 내어 말하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곁에 앉아 체온을 나누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더 오래 머리맡에 두고 싶은 책이 된다. 이석원의 산문집 시리즈는 가만히 밑줄을 긋게 만드는 담백한 문장들이 많아, 읽고 나면 잔잔한 여운이 머릿속을 맴돈다.
💡 이 책,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조용한 위로가 필요한 분
✔️ 혼자 있는 시간이 낯설지 않고 편안한 분
✔️ 깊은 밤, 머리맡에서 읽을 책을 찾고 있는 분
『여행의 이유』, 김영하

“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이었다. 우리는 모두 여행자이며, 타인의 신뢰와 환대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는 유명한 여행지를 소개하는 가이드북이 아니라, 우리가 왜 끊임없이 떠나고 또다시 돌아오는지를 사유하게 만드는 책이다. 여행은 낯선 풍경을 보는 일이기도 하지만, 익숙했던 나 자신을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바라보는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은 여행의 설렘만을 찬미하지 않는다. 길 위에서 겪는 불편함, 예상치 못한 사건, 계획대로 되지 않는 순간들까지도 여행의 당연한 일부로 받아들인다.
우리는 보통 여행을 단순한 쉼이나 즐거움으로 여기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여행이 꼭 행복한 순간으로만 채워지지는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된다. 오히려 낯선 장소에서 길을 잃고, 당혹스러운 상황을 마주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견디는 과정 속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더욱 분명해진다.
김영하의 문장은 어렵지 않으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다. 여행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담담하게 풀어나가면서도, 그 안에 삶과 기억, 상실과 회복에 대한 통찰을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나는 왜 그토록 떠나고 싶어 했을까?”라는 질문이 마음을 두드린다. 어쩌면 여행의 이유는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잠시 다른 공간에 데려다 놓고 싶은 소박한 마음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 이 책,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여행을 좋아하지만 그 근본적인 이유를 깊이 생각해본 적 없는 분
✔️ 답답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숨을 고르고 싶은 분
✔️ 낯선 장소에서 자신을 차분히 돌아보는 시간을 즐기는 분
chap3. 독서 페어링 아이템


연필, 형광펜, 인덱스 스티커!
종이에 연필로 줄을 그을 때 나는 서겁서걱한 소리를 무척 좋아한다. 책을 새로 사면 깨끗하게 보존하며 읽고 싶은 마음과, 마구 밑줄을 쳐서 책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체화하며 읽고 싶은 마음이 늘 공존한다. 하지만 책을 너무 모시듯 조심조심 읽으면 머릿속에 남는 구절이 없어 아쉬울 때가 많았다.
책에 줄을 긋다 보니 나름의 규칙도 생겼다. 정말 가슴을 치는 최고의 문장에는 형광펜을 칠하고, 적당히 좋은 문장에는 연필로 마구 줄을 긋는다. 또한 머릿속에 두고두고 담아두고 사유할 페이지에는 인덱스 스티커를 붙여둔다. 그렇게 흔적을 남기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문장들의 결이 서로 닮아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예전에는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면 연필로 한 땀 한 땀 필사를 하기도 했다. 마음에 깊이 새겨지기는 하지만 공수가 꽤 많이 드는 일이었다. 그래서 요즘은 인덱스 스티커로 문장들을 갈무리하며 살피는 편이다. 날이 좋은 날이면 가방에 책 한 권과 인덱스 스티커, 펜, 형광펜을 툭 집어넣고 카페로 향한다. 읽는 속도는 비록 더디지만, 문장 하나하나를 온전히 내 것으로 담아내기 위해서다.


#1 여느 때와 다름없는 오늘 시끄러운 알람 소리가 나를 깨운다. 어두운 새벽녘에 눈을 뜬다. 밖은 비가 내렸는지 짙은 안개가 자욱했고 지끈지끈한 두통으로 인해 잠을 설친 나는 지칠 대로 지친 몸을 억지로 일으키며 일어선다. 긴 하품과 함께 물을 벌컥벌컥 마신 후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주섬주섬 옷가지를 입고 출근을 한다. 출근길에 마주치는 사람들은 나와 같이 다 피로해 보였고 그들도 삶의 투쟁을 하고 있었다. 열차 소리와 방송 안내음 외에는 아무 소리가 나지 않는 적막한 열차 안에서 나를 비롯한 그들은 스마트폰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시선은 언제나와 같이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으며, 이어폰을 귀에 꽂고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오직 반딧불이처럼 빛나는 액정에만 시선을 두고 있다. 그렇게 도착역에 다 와갈 때쯤.. 누군가가 나에게 손을 뻗어 강제로 종이를 급하게 쥐어주고 사라졌다. ‘이건 무슨 일이지? 나에게 지금 뭘 전달하려는 거지?’라는 생각과 함께.. 종이를 펼쳐 보니 그것은..
#2 사내 캠페인 홍보지였다. [마인드 리셋 데이 : 3, 6, 9, 12월 넷째 주 금요일, 필수 인원을 제외한 전 직원에게 휴식을 권장합니다.] 처음엔 ‘우리 회사가 유급 휴가를?’ 같은 의심이 블라인드를 도배했지만, 이제는 참여하지 않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웠다. 모두 아는 제도를 굳이 홍보할 이유가 있나? 자세히 보니 재작년 날짜였다. 지금은 쓰지 않는 합병 전 로고도 눈에 띄었다. 뭐야, 우리 회사 사람이었어? 이걸 왜… 나한테? 빠르게 멀어지는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 한 번 더 종이를 살폈다. 뒷면에도 흐릿한 글씨가 있었다. [대외비/ 담당자 외 열람 금지] 해당 일자에는 사옥 내 모든 기록 시스템이 일시 정지됩니다. 이전 분기 발생한 보안 사고를 고려하여, 일부 조치가 다음과 같이 변경되었습니다. 급하게 출력한 듯 내용이 잘린 공문. 여백엔 빨간 색연필로 휘갈긴 글씨가 한 줄 적혀 있었다. – 이번 달엔 뭘 할래? 무심코 종이를 문지른 손끝에 붉은 자국이 남았다. 마치 지장이라도 찍은 듯, 선명하게.
#3 사무실에 도착하자 분위기가 묘하게 달랐다. 출근 시간인데도 사람들의 대화는 줄었고, 다들 화면을 바라보며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메신저에는 “오늘 시스템이 자꾸 끊긴다”는 메시지가 줄줄이 올라왔다. 순간 아침에 본 문구가 떠올랐다. “해당 일자에는 사옥 내 모든 기록 시스템이 일시 정지됩니다.” 설마… 우연일까? 나는 조심스럽게 종이를 다시 펼쳐 보았다. 여백에 적힌 붉은 글씨가 어째서인지 더 선명하게 보였다. – 이번 달엔 뭘 할래?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망설이다 전화를 받자,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4 “종이 받으셨죠? 이번 달은 당신 차례입니다.” “네? 뭐가 제 차례인가요?”라고 말하자 상대방이 말했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죠?” 그 질문에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미처 대답하지도 못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전화기를 내려놓고 잠시 숨을 고르며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통화 속 상대방의 목소리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묘하게 익숙한 목소리였다. 기묘한 전화 통화를 뒤로하고 회사에 도착하니, 동료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나 역시 밀린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그때 사무실 전체의 불이 잠시 깜빡이더니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사내 캠페인 홍보지를 받은 사람은 즉시 회사 밖으로 나오세요.” 놀란 동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무슨 일이냐며 서로 물었지만,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눈치였다. 홍보지와 이상한 전화를 받은 사람은 나뿐인 것 같았다. 그 안내 방송은 결국, 나를 향한 경고임을 분명히 알리고 있었다.
#5 ‘뭔가 이상한 하루야’라고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아까 받은 종이를 구겨 주머니에 넣었다.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구겨진 종이 아래 깔린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들고 비상구 계단으로 향했다. 그때, 뚜벅뚜벅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이미 요동치던 가슴이 더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나는 본능적으로 아래층으로 몸을 피했다. 어둡고 쾌쾌한 공기 속에서 숨소리가 들렸다. 내가 위치한 곳은 23층과 22층 사이, 바로 22.5층이었다. 그때였다. 그의 눈이 내 눈과 마주쳤다. 순간, 공기마저 얼어붙은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그가 왜 여기 있는지, 그가 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손에 쥐어진 종이, 그것은 분명 내가 방금 전에 받은 그 종이와 똑같았다. “너도 받은 거야?” 내가 물었다. 목소리가 떨렸다. 그의 표정은 차갑고, 마치 내가 말하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는 듯했다. 대신 그는 잠시 내 얼굴을 쳐다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우리가 다 받았다는 게 문제야.” 그는 종이를 펼쳤다.
#6 – 이번 달엔 뭘 할래? 내가 받은 종이에 있던 것과 같은 붉은 글씨가 선명했다. 머릿속이 이해되지 않는 정보로 뒤죽박죽이었다. 오늘은 회사 지정 ‘마인드 리셋 데이’도 아니었는데 기록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었고, 사내 홍보지도 우리 둘에게만 온 듯했다. 또 이 남자는 누구지? 내가 이 목소리를 어디서 들었었지? 이 종이에 쓰여 있는 말은 무슨 말일까? 머릿속을 정리하는 사이에 깊은 침묵이 흘렀다. 침묵을 깬 것은 남자였다. “이 짓을 몇 번이나 해도 생각 많은 건 여전하네.” “뭐라고?” “……아냐.” 남자는 잠시 말을 삼키더니 “일단 밖으로 나가자. 안내방송에서 나오라고 했으니까.”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자 밖으로 나가면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하지만 나가지 않으면 왠지 영원히 멈춰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남자는 먼저 비상계단 밖으로 걸어 나갔다. 나 또한 홀린 듯 그의 뒤를 따랐다.
#7 비상계단을 벗어나 남자를 따라 들어간 곳은 사옥 깊숙이 숨겨진 낯선 전산실이었다. 서버가 돌아가는 낮은 기계음 사이로 일정한 간격의 마찰음이 들려왔다. 방 한가운데 놓인 낡은 컴퓨터와 연결된 프린터가 쉴 새 없이 종이를 뱉어내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확인한 종이 위에는 소름 끼치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방금 내가 비상계단에서 나누었던 대화와 지금 이 방에 발을 들인 순간의 묘사가 실시간으로 기록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문장은 모니터 위에서 붉은 글씨로 깜빡였다. [이번 달엔 뭘 할래? : 당신의 선택] “이게 대체 다 뭐야? 어떻게 우리가 하는 말이 실시간으로….” 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묻자, 앞서가던 남자가 멈춰 서서 나를 돌아보았다. “망설일 시간 없어. 시스템이 복구되면 이 기회도 사라질 테니까.” 그의 눈빛은 서늘하기 짝이 없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네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을 써.” 나는 홀린 듯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렸다. 차가운 기계식 키보드의 감촉이 손가락 끝에 닿자 묘한 전율이 일었다. 자판 위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파르르 떨리던 손가락 사이로, 삼켜왔던 문장들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나는 마른침을 삼키며 첫 자판을 내리눌렀다. 타닥. 정적을 깨는 둔탁한 타건음과 함께, 나의 비밀스러운 소망이 화면 위로 한 글자씩 새겨지기 시작했다.
#8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타닥. 화면 위에 찍힌 첫 문장은 너무나도 간단했다. [당장 퇴근한다.] 순간 프린터가 미친 듯이 돌아가기 시작했고, 종이가 바닥으로 쏟아졌다. 남자는 곧장 종이를 집어 들고 내가 쓴 문장을 읽더니 작게 비웃었다. “푸핫. 겨우 그거야? 이 엄청난 시스템에 쓰는 바람이 고작 ‘퇴근’이라고? 하지만 역시, 다들 처음엔 그걸 쓰지.” “다들…?” 혼란스러워하며 되물었다. 남자는 프린터에서 막 나온 종이 더미를 내 앞에 내려놓았다. “이 방에 들어온 사람들은 전부 한 번씩 선택을 했어.” 남자가 모니터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그리고 시스템은… 그 선택을 현실로 만들지.” 그 말이 끝나자마자 모니터의 붉은 글씨가 바뀌었다. [선택 확인: 퇴근한다] [실행까지 남은 시간: 00:09:59] 내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설마……” “10분 안에 네가 진짜로 퇴근하지 못하면, 시스템이 다른 방식으로라도 그 선택을 완수할 거야.” “다른 방식…?”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낮게 말했다. “뭐, 예를 들면… 회사가 사라진다든지.” 그 순간, 건물 어딘가에서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9 여름
경보음이 사옥 전체에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모니터 속 숫자는 인정사정없이 줄어들고 있었다.
[실행까지 남은 시간 : 00:09:41]
“그냥 나가면 되는 거 아니야?”
내가 묻자 남자는 무겁게 고개를 저었다.
“시스템은 네가 쓴 문장이 아니라, 그 문장을 쓸 때의 ‘마음’을 실행해.”
그 순간 전산실 문밖에서 여러 사람의 거친 발소리가 들려왔다. 남자는 내 팔을 붙잡고 뒷문으로 달렸다. 좁고 어두운 통로 끝에는 낡은 문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퇴근 처리실]
문 옆 벽면에는 빛바랜 명단이 붙어 있었다. 그 안에는 내 이름이 여러 번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3월, 6월, 9월, 12월…… 그리고 이번 달.
“나…… 전에도 여기 온 적 있어?”
남자는 대답 대신 침묵을 지켰다.
[실행까지 남은 시간 : 00:05:12]
문 안쪽에서 아침에 들었던 바로 그 낯익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늦으셨네요. 이번 달 담당자님.”
나는 떨리는 손으로 차가운 문고리를 잡았다. 남자가 낮게 읊조렸다.
“문을 열면, 모든 게 기억나게 될 거야.”
딸깍.
문이 열리자 수십 대의 모니터 화면 속에 일제히 내가 나타났다. 종이를 건네받는 나,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나, 위태로운 선택을 하는 나. 그리고 방 한가운데, 나와 함께 도망쳐온 남자와 똑같은 얼굴을 한 사람이 나를 바라보며 기묘하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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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현지인인 나에게 아리산 고산차는 단순한 명차 그 이상이다. 할아버지께서 그곳에서 대대로 차밭을 운영해 오신 덕분에, 나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물 대신 고산차를 마시며 자랐다. 차를 향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고, 차향을 감별하는 기준도 꽤 까다로운 편이다. 밀크티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 한국에 와서도 단순히 달기만 한 음료가 아니라, 차향이 진하고 개성이 뚜렷한 버블티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그동안 직접 발품을 팔아 마셔 본 한국의 버블티 브랜드들을 정리해 보았다. 차 한 잔에도 진심인 사람의 시선으로, 어떤 곳은 왜 좋았고 어떤 곳은 왜 아쉬웠는지 가감 없이 소개해 본다.
이곳은 라떼와 밀크티의 차이가 명확하다. 하나는 진짜 우유를 쓰고, 다른 하나는 크림 파우더를 사용하는데, 풍미를 제대로 즐기려면 무조건 ‘라떼’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정답이다. 찻잎의 쌉싸름함과 우유의 고소함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 추천 메뉴: 피치우롱 라떼, 타로무스 밀크티
📌 꿀팁: 홍대 1호점은 펄을 늘 적게 주는 경향이 있어 개인적으로는 비추 😭😭 차백도는 펄보다 타로볼의 식감이 훨씬 뛰어나므로 타로볼은 꼭 추가하는 것이 좋다.
상하이 출장 당시 현지에서도 배달앱으로 차백도를 시켜 봤다. 역시 본토에서 마시는 차백도가 한 수 위였다. 호텔 로봇이 직접 음료를 배달해 주는 이색적인 광경도 무척 신기했다.




상하이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로, 서울 건대입구에 한국 1호점을 열었다. 본래 신선한 과일 음료로 유명한 곳이지만, 버블티 매니아인 나는 이곳에서 오직 밀크티만 주문한다. 차향이 굉장히 묵직한 데다, 무엇보다 버블(이곳에서는 ‘보보’라고 부른다)의 식감이 압도적으로 쫀득해 씹는 맛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 추천 메뉴: 대홍포 보보 치즈 폼, 타로 보보 밀크티는 꼭 한 번 마셔 보시길 권한다.
📌 꿀팁: 라지 사이즈와 점보 사이즈의 크기 차이가 꽤 크다. 무조건 점보 사이즈로 주문해야 후회가 없다.


최근 대만에서 인지도를 급격히 끌어올린 우롱차 전문 브랜드다. 현대적인 미니멀 디자인을 내세우면서도 우롱차 특유의 향기를 극대화한 것이 강점이다. 대만 현지인들이 건강을 고려해 당도를 낮춰 마시듯, 이곳에서도 당도를 0%나 30%로 선택하면 차 자체의 풍미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 추천 메뉴: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라면 ‘레몬 스프링 우롱티’를, 진한 차향의 밀크티를 원한다면 ‘호지차 라떼’에 펄 추가를 추천한다. (기본 우롱 라떼는 개인적으로 차향이 다소 밋밋하게 느껴졌다.)
📌 꿀팁: 펄은 갓 삶아져 나왔을 때가 가장 맛있다. 매장에서 새 펄 통이 나오는 타이밍에 맞춰 주문하면, 따뜻하고 쫀득한 최고의 식감을 경험할 수 있다.
중국 본토에서 고퀄리티와 현대적인 미감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진 브랜드다. 가격대는 다소 높은 편이지만 그만큼 재료의 품질이 확실하게 보장된다. 특히 다이어트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시럽을 제로 칼로리로 선택할 수 있게 한 점이 돋보인다. 단맛은 줄이고 싶지만 밀크티의 만족감은 포기할 수 없는 사람에게 훌륭한 선택지다.


🧋 추천 메뉴: 추천 메뉴는 말차 계열 음료다. 말차 맛이 굉장히 진하고, 자스민 티 라떼도 차향과 우유의 균형이 적당하다. 슈가 버블티 역시 과하게 달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단맛을 낸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핫한 브랜드로, 최근 한국에도 강남·신촌·용산아이파크몰 3개 매장을 동시에 오픈했다. 상하이 출장 당시 큰 기대를 품고 마셔 보았으나, 솔직히 특별히 맛있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 차향을 강조하는 브랜드임에도 실제 풍미는 아주 은은한 수준에 그친다. 가장 결정적인 단점은 펄 추가가 불가능하다는 점인데, 나 같은 버블티 애호가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한국 매장은 현재 앱 주문 위주로 운영되며, 매장 현장 주문은 마감 1시간 전부터만 받는다. 오픈 첫날부터 앱 주문을 시도했으나 3주 연속 실패했고, 결국 마감 1시간 전에 매장을 직접 찾아가 현장 주문으로 겨우 성공했다.
매장에는 찻잎 향을 직접 맡아 볼 수 있는 시향 장치가 마련되어 있어 체험해 봤는데, 향 자체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다만 음료로 마셔 보니… 여전히 맛이 밋밋하다는 인상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


🧋 추천 메뉴: 아직 뚜렷한 정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그나마 ‘랍상소우총 밀크티’가 무난한 편이었다. 현재 앱 다운로드 시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있으니, 궁금하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맛만 보는’ 정도를 추천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한 브랜드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리 추천하지 않는다. 블랙 밀크티든 타로 밀크티든 인공적인 화학 향이 너무 강하게 올라와 저렴한 풍미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가격은 매력적일지 몰라도 차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만족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차라리 비용을 조금 더 보태어 팔공티를 마시는 편이 맛과 건강 모두에 훨씬 나은 선택이다.


🧋 추천 메뉴: 다만 미쉐에서 굳이 하나를 고른다면 펄 아이스크림 정도는 가볍게 먹어볼 만하다.
| 가게명 | 차향의 강도 | 펄의 식감 | 종합 한줄평 |
|---|---|---|---|
| 차백도 | 중상 | 타로볼 추천 | 차의 향긋함과 우유의 고소함이 퐁당 |
| 아운티 제니 | 상 | 우수 | 쫀득한 버블을 원한다면 정답 |
| 더정 | 중상 | 보통 | 식후 입가심으로 가장 깔끔하다 |
| 헤이티 | 중상 | 우수 | 가격만큼의 고급스러운 맛을 보장한다 |
| 차지 | 중 | 토핑 없음 | 아직은 명성의 이유를 모르겠다 |
| 미쉐 | 하 | 비추 | 가성비는 좋지만 맛은 글쎄… |
버블티는 단순히 달고 쫀득한 음료가 아니다. 좋은 밀크티일수록 차 본연의 향이 살아 있고, 우유나 토핑이 그 향을 가리지 않는다. 단맛만 강한 음료보다 찻잎의 개성과 깔끔한 뒷맛이 남는 음료가 입안에 오래 기억되는 법이다.
이번 리스트가 한국에서 버블티를 고를 때 작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 유명한 브랜드를 무작정 따르기보다, 자신이 선호하는 차향과 토핑의 식감을 기준으로 선택한다면 실패 확률을 훨씬 줄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