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야구인들의 축제가 찾아왔다. 2026 KBO 올스타전이 2026년 7월 10일부터 7월 11일까지 이틀간 개최됐다. 이번 올스타전은 잠실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이하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올스타전이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44년간 한국 야구의 심장 역할을 해온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14번째이자 마지막 올스타전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잠실야구장은 철거를 거쳐 2032년 개장을 목표로 새로운 돔구장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퓨처스 올스타 게임의 표
필자는 7월 10일 열린 올스타 프라이데이를 찾았다. 특히 올스타 프라이데이는 국내 최고의 야구게임인 ‘컴투스프로야구’와 함께 홈런더비가 진행되는 만큼 더욱 기대를 모았다. 컴투스는 지난 2022년부터 5년 연속 KBO 올스타전 홈런더비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해온 만큼, 올해 현장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뜨거운 여름을 수놓을 시원한 홈런 타구를 만나기 위한 올스타 프라이데이의 여정을 지금부터 소개한다.
올스타전, 컴프야 부스 방문은 국룰
날은 흐렸으나, 그 위용이 보이는 잠실야구장
올스타 팬페스트의 입구를 지나가면
컴투스프로야구의 부스가 보인다!
올스타전에는 다양한 기업이 스폰서로 참여해 여러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단연코 컴프야 부스였다. 무더운 여름 관람객들의 필수 아이템인 대형 부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025 KBO 올스타전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컴프야 대형 부채는 올해도 무더위를 식혀주는 필수 아이템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거대 부채와 쿠폰, 쿨링패치! 센스 있는 선물은 컴투스프로야구의 기본이다.
대형 부채 앞뒤에 치어풀을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관람객들은 응원하는 선수의 이름과 응원 문구를 적으며 경기 전부터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여기에 온열 사고 예방을 위한 쿨링 패치와 ‘컴투스프로야구2026’, ‘컴투스프로야구V26’ 쿠폰까지 제공돼 지난해보다 더욱 풍성한 구성으로 팬들을 맞이했다.
컴프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된 콘텐츠에서는 V26 모델인 구자욱 선수와 김도영 선수가 직접 쿨패치를 착용한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경기 이닝 교대 시간마다 진행된 ‘컴투스프로야구 리듬 게임’에서는 관객들이 단체로 선수들의 이름을 열창하며 뜨거운 호응을 보내기도 했다. 리듬게임은 V26 게임 내 구현된 선수 이미지를 활용해 구성됐으며, 페이스 스캔을 기반으로 실제 선수들의 모습을 사실감 있게 구현된 만큼 현장에서도 높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잠실야구장은 거대한 푸드코트!
잠실야구장은 다양한 먹거리로도 유명하다. 육회부터 타코, 마라꼬치까지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음식점이 입점해 있다.
야구장 1층에서부터 여러 먹을거리를 살 수 있는 상점들이 즐비하다.
이 중 여러분의 취향은?
올스타전을 위해 점심까지 거른 필자는 신중하게 첫 메뉴를 골랐다. 첫 선택은 ‘초장집’의 육회 물회 컵이었다. 새콤한 소스와 신선한 육회, 아삭한 채소가 어우러져 무더운 날씨에도 부담 없이 즐기기 좋았다.
두 번째는 ‘우이락’의 고추튀김이었다. 큼직한 고추 속을 고기로 가득 채워 튀겨낸 메뉴로, 한입 베어 무는 순간 고추의 알싸함과 육즙이 조화를 이루며 만족감을 더했다. 오리지널 외에도 콘소메와 통모짜 등 다양한 메뉴도 준비돼 있다.
시원한 육회물회와 함께 경기 관람을 시작하였다.
너무 맛있는 냄새가 나서 사진을 찍는 것도 잊고 한 입 베어물고야 말았다.
세 번째는 가장 긴 줄이 이어졌던 ‘통밥’의 삼겹살 정식이다. 즉석에서 구워낸 삼겹살과 파채, 김치, 무, 쌈장이 함께 제공돼 든든한 한 끼를 즐길 수 있었다. 정성스럽게 구워낸 삼겹살은 고소한 풍미와 감칠맛이 일품이었다.
삼겹살이 아주 실하다! 찍지는 못했지만 시원한 냉국수도 같이 준다.
마지막은 ‘요아정’의 샤인캐치 메뉴였다. 샤인머스캣과 벌꿀, 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조합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며 식사의 마무리로 제격이었다. 좌석마다 비치된 QR코드를 통해 주문할 수 있어 편리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삼겹살의 느끼함과 더운 여름을 잊게 해준 요아정
요아정은 이렇게 좌석마다 배치된 QR코드를 통해 배달 주문하였다.
올스타 프라이데이는 퓨처스 올스타전과 함께
올스타 프라이데이는 퓨처스 올스타전과 함께 막을 올린다. KBO 퓨처스리그는 흔히 2군 리그로 불리며, 앞으로 KBO 리그를 이끌어갈 유망주들이 기량을 펼치는 무대다.
퓨처스 올스타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이 내야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KBO 리그에는 10개 구단이 참가하지만, 퓨처스리그에는 KBO 10개 구단의 2군 팀과 국군체육부대가 운영하는 상무 피닉스, 올해 창단한 시민구단 울산 웨일즈까지 총 12개 팀이 참가한다.
시민구단 울산 웨일즈를 홍보하는 선수들
이날 퓨처스 올스타전에는 12개 팀에서 총 48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이날 가장 큰 볼거리는 선수들의 개성 넘치는 등장 퍼포먼스였다. 최근 유행하는 파라파라 댄스를 선보인 선수부터 군복 차림, 도우너와 또치로 변신한 선수까지 각양각색의 퍼포먼스로 관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KIA 타이거즈 엄준현 선수는 파라파라 댄스로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수상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경기는 전투다 각개전투!
올스타전은 이렇게 선수들의 각양각색의 퍼포먼스를 보는 재미가 있다.
응원에 힘입어 전력투구를 하는 선수들
이 공을 전력으로 쳐내는 선수들
KBO 리그의 또 다른 매력은 뜨거운 응원 문화다. 10개 구단의 응원가가 경기장에 울려 퍼지자 팬들은 팀을 가리지 않고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축제를 즐겼다. 울산 웨일즈를 포함한 각 구단의 마스코트들도 경기장을 누비며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경기 중간마다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는 무더위를 식혀주며 마치 워터밤을 연상시키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저 멀리 응원석에서는 워터밤이 개최되었다.
여러 마스코트들이 퓨처스 올스타전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준다.
컴투스프로야구와 함께 즐거운 야구관람!
경기는 KT 위즈, NC 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울산 웨일즈가 속한 남부 올스타가 4대 0으로 승리했다. 약 2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경기 내내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관중석에서는 아낌없는 박수가 이어졌다.
컴프야 피버타임과 함께하는 컴프야 홈런더비
컴투스프로야구와 함께하는 홈런더비곳곳에 컴투스프로야구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퓨처스 올스타전이 끝난 뒤에는 시원한 홈런의 향연이 펼쳐지는 홈런더비가 이어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컴프야’와 함께한 홈런더비에는 팬들이 직접 선정한 최고의 홈런 타자 8명이 참가해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홈런을 위한 힘찬 한 방!
컴프야 홈런더비는 홈런이 아닌 타구는 아웃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정 수 이상의 아웃이 기록되면 30초간 휴식을 가진 뒤 실제 게임을 연상시키는 ‘컴프야 피버타임’이 시작된다. 일반 라운드와 피버타임에서 기록한 홈런 수를 합산해 예선과 결승 진출자가 결정되며, 최종 순위는 홈런 수와 비거리 기록을 종합해 가려진다.
이번 홈런더비의 하이라이트는 SSG 랜더스 오태곤 선수와 한화 이글스 강백호 선수의 맞대결이었다. 예선에서 강백호 선수는 일반 라운드 6개와 피버타임 1개를 더해 총 7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오태곤 선수와 허인서 선수도 나란히 7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강백호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최장 비거리에서 앞선 강백호(145m) 선수와 오태곤(140m) 선수가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 먼저 타석에 나선 오태곤 선수는 일반 라운드 4개, 피버타임 3개를 더해 7개의 홈런을 완성했다. 뒤이어 나선 강백호 선수는 일반 라운드에서 3개에 그쳐 위기에 몰렸지만, 피버타임 동안 집중력을 발휘해 4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컴투스프로야구 홈런더비에 출전한 강백호 선수
특히 제한 시간을 단 3초 남기고 우측 폴대를 정확히 맞히는 극적인 홈런으로 승부를 7대 7 동점으로 돌려놓았다. 이어진 30초의 서든데스에서 오태곤 선수가 홈런을 추가하지 못한 사이, 강백호 선수가 홈런 1개를 터뜨리며 우승 트로피와 상금 1,000만 원을 거머쥐었다. 강백호 선수는 이날 최장 비거리까지 함께 기록하며 2관왕에 올랐고, 오태곤 선수는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해는 특별상도 새롭게 마련돼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예선전 아웃카운트 종료 후 1분간 진행된 피버타임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컴프야상’은 준우승을 차지한 오태곤 선수에게 돌아갔다. 우승의 숨은 조력자인 배팅 투수에게 수여하는 ‘홈런 메이커상’은 강백호 선수에게 공을 던져준 KIA 타이거즈 한준수 선수가 받았다.
이날 시상은 컴투스 이주환 SB총괄대표가 직접 나서 우승, 준우승, 비거리상, 특별상 수상자들에게 축하와 격려를 전하며 마무리됐다. 경기장 곳곳에 새겨진 컴프야의 이름과 시원하게 쏟아진 홈런이 어우러지며 올스타 프라이데이의 열기는 절정에 달했다.
홈런왕이 된 강백호 선수와 이를 축하해주는 상대 오태곤 선수
잠실에서의 마지막 올스타 프라이데이
올스타전을 마치고 나오는 길
이번 올스타 프라이데이는 다음 날 열리는 올스타전의 전야 행사로 진행됐지만, 현장의 열기만큼은 본 행사에 뒤지지 않았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응원가와 컴프야 홈런더비, 다양한 먹거리까지 더해져 잠실야구장은 한여름 밤 축제의 현장이 됐다.
잠실의 마지막 올스타 프라이데이는 야구와 응원, 그리고 컴프야가 함께 만들어낸 한여름 밤의 축제였다. 오랜 시간 한국 프로야구와 함께한 잠실야구장의 마지막 여름은 팬들에게 또 하나의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다. 이 기사를 읽은 여러분도 KBO 리그와 컴프야가 함께 만든 뜨거운 축제의 열기를 함께 느껴봤길 바란다.
잠실야구장은 영원히 우리 마음 속에 있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초록빛 행복을 선물하기 위해 컴투스 임직원과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늦은 장마를 앞두고 있던 7월 첫째 주, 2026년 2분기 컴투게더 봉사활동이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아동양육시설 혜명메이빌에서 진행됐다. 이번 활동은 아이들이 보다 쾌적하고 생기 있는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시설 외부 공간을 정비하고, 나무와 꽃을 심어 녹지 공간을 조성하는 식재 봉사활동이다. 컴투스 임직원과 가족 약 30명이 참여해 아이들에게 조금 더 푸른 일상을 선물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혜명메이빌’과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봉사활동에 앞서 혜명메이빌 관계자를 통해 기관 소개를 들었다. 혜명메이빌은 1946년 김기용 보살이 설립한 아동양육시설로, 불교의 자비 사상에 입각한 육바라밀 정신을 바탕으로 아동의 건전한 인격 형성과 건강한 성장을 지원해 온 곳이라고 한다. 현재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생활환경 개선과 교육을 지원하고 있으며, 후원과 봉사활동 지원도 받고 있다고 하니 관심 있는 독자라면 참고할 만하다.
또한 이번 봉사활동은 사회적협동조합 ‘한강’과 함께 진행됐다. 단순히 나무를 심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자연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도록 화단과 과실수 구역을 미리 기획하고 식재 계획까지 세심하게 준비해 주셨다고 한다.
본격적인 식재 봉사
총 5개 구역으로 나누고 참가자들은 A·B·C조로 나뉘어 활동하기로 했다. 봉사를 위해 오신 정원사분들이 구역별 조장을 맡아 함께해 주셨고, 기자는 C조에 배정되었다.
현장에는 컴투스 조끼와 장갑, 모자 등 봉사활동에 필요한 물품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활동 시간이 한낮이라 꽤 더운 날씨가 예상되었지만, 시원한 생수와 간식까지 준비되어 있어 든든하게 봉사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작업에 앞서 장갑과 모자, 토시를 착용하고 조별로 이동하기 위해 모였다.
가장 먼저 시작한 작업은 잡초 뽑기였다. 화단 전체에 잡초가 뒤덮여 있어 어떤 것을 뽑고 어떤 것을 남겨야 할지 구분하기 쉽지 않았다. 손에 잡히는 대로 뽑았다가 다시 심는 경우도 있었다.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참가 인원이 많은 덕분에 작업은 생각보다 빠르게 마무리됐다.
잡초 제거를 완료한 뒤에는 비료를 뿌리고 흙을 고르게 정리한 다음 나무와 꽃을 심을 구덩이를 파주었다.
그리고 물을 뿌린 뒤 나무와 꽃을 심고 흙을 덮어주면 작업이 끝이었다.
글로 옮기면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참가자 모두가 땀에 흠뻑 젖을 만큼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넘치는 힘을 이기지 못해 삽이 부러진 참가자도 있었다.
구역마다 심는 식물이 조금씩 달랐는데, 정원사분들이 중간중간 식물의 특징과 관리 방법을 설명해 주신 덕분에 무엇을 심고 있는지 배우며 더욱 의미 있게 정원을 가꿀 수 있었다.
백 리까지 향기가 퍼진다는 백리향의 향도 맡아볼 수 있었다.
지금 작업 중인 화단만 완성하면 끝날 줄 알았지만, 곧바로 옆 화단으로 이동해 작업이 이어졌다. 삽질과 호미질을 반복하며 몸은 점점 지쳐갔지만, 참가자들은 끝까지 힘을 보태며 맡은 구역을 정성껏 완성해 나갔다.
완성된 초록빛 정원
슬슬 모두가 배고프고 지쳐갈 무렵, 모든 작업이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은 혜명메이빌 건물 뒤편 정원에 기념으로 보리수나무를 함께 심었다.
마지막으로 보리수나무 앞에 ‘컴투스 그린 쉼터’ 푯말을 세우며 이날의 봉사활동을 마무리했다.
모든 일정이 끝난 뒤에는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봉사활동의 여운을 나눴다.
또한 혜명메이빌이 아동양육시설인 만큼 관계자분들이 어린이 봉사자들을 위한 선물도 준비해 주어, 봉사에 참여한 아이들에게도 즐거운 추억을 선사했다.
식사를 마친 뒤 완성된 화단과 정원을 다시 둘러보니 처음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작은 손길들이 모여 만들어낸 푸른 공간을 바라보며 참가자들 모두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참여 소감
7월은 기자의 생일이 있는 달이기도 해 이번 봉사활동에 더욱 의미를 두고 지원했다. 오랜만에 햇빛을 받고 흙을 만지며 사람들과 함께 정원을 가꾸는 시간, 그리고 오가며 마주친 아이들의 밝은 웃음은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있던 몸과 마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누군가를 위한 행동이 때로는 나 자신에게도 큰 기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낀 하루였다. 컴투스 가족들이 함께 심은 나무와 꽃이 무럭무럭 자라 아이들에게 오래도록 초록빛 행복을 전해주길 바란다. 작은 손길들이 모여 만든 이 정원처럼, 우리 주변에도 따뜻한 변화가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올해 3분기 출시를 앞둔 컴투스의 블록버스터급 MMORPG ‘제우스: 오만의 신’이 베일에 싸여 있던 클래스 시스템을 전격 공개했다. 대중에게 친숙한 그리스 신화를 독창적으로 재해석한 세계관에 걸맞게, 클래스 체계 역시 기존 MMORPG의 고착화된 틀을 깨고 전투와 경제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독창적인 구조를 선보이며 많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4개의 뿌리에서 피어난 8종의 매력적인 클래스 라인업
‘제우스: 오만의 신’의 직업 체계는 직관적인 성장과 깊이 있는 전술적 선택을 동시에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유저는 런칭 시점에 워리어, 로그, 메이지, 파라곤 등 총 4개의 1차 기본 클래스로 시작해, 성장에 따라 각각 두 개의 세부 직업으로 분화되는 총 8개의 2차 전직 클래스를 만나볼 수 있다.
워리어 (Warrior): 전장의 최전선을 책임지는 클래스로, 강철의 신념과 맹세로 아군을 지키는 단단한 수호자 ‘나이트’와 거대한 대검을 휘둘러 적의 진형을 파괴하는 불굴의 투사 ‘버서커’로 전직한다.
로그 (Rogue): 날렵한 기동성으로 전장을 교란하는 클래스로, 쌍검과 은신을 활용해 단 한 번의 치명적인 틈을 노리는 그림자의 지배자 ‘어쌔신’과 예리한 활 끝으로 보이지 않는 거리에서 적을 제압하는 사냥꾼 ‘레인저’로 진화한다.
메이지 (Mage): 자연의 신비로운 권능을 다루는 클래스로, 지팡이에 깃든 얼음과 불의 힘으로 전장을 지배하는 원소의 지배자 ‘엘리멘탈리스트’와 오브의 빛으로 아군을 치유하고 정화하는 구원자 ‘오라클’로 전직이 가능하다.
파라곤 (Paragon): 오직 ‘제우스: 오만의 신’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창적인 고유 클래스다. 축복 받은 철퇴와 방패로 적을 심판하는 신의 집행자 ‘블레스드’와 금과 강철의 가치를 조율하며 아군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황금의 조율자 ‘아티산’으로 분화된다.
전투만큼 중요한 경제, 패러다임을 바꿀 특화 직업 ‘아티산’
이번 클래스 라인업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파라곤 계열의 전직 클래스인 ‘아티산(Artisan)’의 등장이다. 거래소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MMORPG의 특성을 반영해, 전투 외적인 제작과 거래 등 경제 활동에 특화된 전례 없는 형태의 클래스를 구현해 냈다. 유저들은 아티산을 통해 게임 내 경제 생태계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플레이 방식을 경험하게 된다.
정성훈 PD는 아티산의 설계 철학에 대해 “MMORPG에서는 전투만큼 경제도 중요한 축”이라며 “경제에 특화된 클래스가 존재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판단해 도전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티산 역시 단순한 생산 전용 캐릭터가 아니라, 경제 활동에 특화돼 있으면서도 전장에서 아군을 돕고 전투 고유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해 유저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할 예정이다.
대기시간 없는 역할 전환, 전황을 뒤흔들 ‘시그니처 스킬’
‘제우스: 오만의 신’의 클래스 밸런스는 PvE와 PvP를 모두 고려해 유저가 어떤 상황에서도 손해를 보지 않도록 정밀하게 설계됐다. 그 중심에는 상황에 맞게 역할을 바꿀 수 있는 핵심 시스템인 ‘시그니처 스킬’이 자리 잡고 있다.
모든 클래스는 두 가지의 시그니처 스킬을 보유하게 되며, 이 스킬들은 별도의 전환 대기시간(쿨타임) 없이 전투 중에도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스위칭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워리어 계열의 ‘나이트’는 방어 중심의 ‘막기’ 스킬을 사용하다가도, 전황에 따라 적의 공격을 자신에게 집중시키는 ‘도발’ 스킬로 대기시간 없이 즉시 교체해 전술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러한 혁신적인 스위칭 구조 덕분에 유저들은 파티 플레이뿐만 아니라 홀로 전장을 개척하는 솔로 플레이 환경에서도 특정 클래스의 불리함 없이 최고의 효율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모든 근거리 클래스에 이동하며 사냥이 가능한 ‘접근 평타’ 메커니즘을 기본 탑재해 초기 사냥 단계부터 답답함 없는 쾌적한 플레이 구조를 갖췄다.
올해 3분기, 새로운 신화가 열린다
‘제우스: 오만의 신’이 선보이는 차별화된 클래스 시스템은 단순한 수치 경쟁을 넘어, 유저 개개인의 플레이 스타일과 경제적 가치까지 모두 존중하는 진정한 차세대 MMORPG의 비전을 보여준다.
컴투스는 올해 3분기 출시 전까지 공식 티저 사이트와 유튜브, 카카오톡 채널 등을 통해 세계관과 주요 콘텐츠, 서비스 관련 정보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신들의 오만으로 시작된 균열,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영웅들의 여정은 이제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있다.
차(茶)는 익숙하면서도 어렵게 느껴지는 분야다. 유명 브랜드의 티백은 흔히 마시기도, 선물하기에도 좋아 대중적으로 가깝게 느껴지지만, 다도(茶道)나 다례(茶禮)라는 말 앞에서는 왠지 올드하다는 인상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요즘 젊은 세대의 차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 차 관련 전시나 박람회에는 사람이 북적이고, 블로그와 SNS, 유튜브에서는 젊은 이들의 ‘차 생활’이 감각적이고 세련되게 공유되고 있다. 차가 지닌 차분함과 편안함이 바쁘고 정신없는 시대에 쉼이자 여유가 되어준 것일까. 그야말로 현대인의 다례가 낭만을 안고 퍼져나가는 셈이다.
필자의 차 생활도 그렇게 시작됐다. 어느 날 우연히 예쁜 다기를 충동구매한 것이 계기가 되어, 하나둘 차를 모으고 마시는 시간이 자연스러운 취미가 됐다. 회사 차 동아리인 컴티스푼에 초기 멤버로 망설임 없이 가입한 것도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차가 대체 왜 자꾸 낭만이라는 건지, 茶근茶근 풀어내려 하니 끝까지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
어느 날 컴티스푼 채팅방에 분기별 동아리 활동으로 찻집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자칭’ 명예 회원으로서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특히 방문 예정이었던 가산 지유명차는 회사에서 몇 블록 거리에 위치해 있었고, 얼마 전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차문화대전에서 부스를 방문했던 터라 반가운 마음이 컸다.
멀리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간판에 적힌 문구였다.
‘차에 담긴 시간을 선물합니다.’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차는 같은 차나무에서 딴 잎을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다시 말해 우리가 평소에 자주 접하는 녹차와 홍차는 물론, 백차, 청차, 황차, 흑차 모두 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 셈이다. 마찬가지로 지유명차가 전문적으로 다루는 보이차도 흑차의 한 종류로, 오랜 발효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시간이야말로 보이차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셈이다. 보이차에 담긴 ‘시간’이 길수록 가치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간판에 적힌 ‘차에 담긴 시간’이라는 문구가 비로소 이해가 갔다. 우리는 정말로 차에 담긴 시간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이보다 더 보이차를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찻집 안은 독특한 향으로 가득했다. 마른 낙엽 같기도, 나무껍질 같기도 한, 고목으로 만든 장롱 냄새라고 해야 할지. 처음 느껴보는 향과 분위기에 저절로 몸가짐이 조심스러워졌다. 함께 방문한 차 동아리 회원 네 명 모두 차린이가 되어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팽주(차를 우리는 사람)인 사장님을 구경하며 눈만 데구루루 굴리는 모양새가 귀엽고도 우스웠다.
사장님은 예상과 달리(찻집 사장님이라면 왠지 나이가 지긋할 것 같다는 편견이 있었다) 젊고 세련된 분이셔서, 실례를 무릅쓰고 어떻게 찻집을 운영하게 되셨는지 여쭤보았다. 차를 향한 사랑으로 이루어낸 덕업일치 스토리를 듣고 나니, 사장님을 둘러싼 편안한 분위기가 단번에 이해됐다. 덕업일치는 역시 행복이 되는 모양이다.
차 우리기
내부 풍경
우리의 티 코스는 숙차, 생차, 생차(97 7542) 순으로 진행됐다.
보이차는 발효 공정에 따라 숙차와 생차로 나뉜다. 숙차는 청국장처럼 인공 발효 공정을 거치고, 생차는 된장처럼 자연 발효로 만들어진다고 사장님이 설명해 주셨다. 처음 마주한 숙차에서는 찻실을 채우는 공간의 맛이 났다. 마른 껍질, 나무껍질의 맛이었다. 문득 다른 차 동아리 회원에게 선물 받은 보이차가 떠올랐다. 이 맛이 보이차의 기본 맛인 줄 알았는데, 다음으로 마신 생차를 마시고는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생차에서는 무어라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과일 향과 함께 쌉싸름한 목 넘김이 느껴졌다. 분명한 것은 앞서 마신 숙차와는 완전히 다른 차였다는 점이다. 발효 공정 방식만으로 향과 맛이 이렇게 달라진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찻잎 색
숙차와 생차의 찻잎은 색도 형태도 한눈에 구별될 만큼 다르다. 이즈음 되니 혈액순환이 잘된 모양인지 온몸이 후끈해지고 땀이 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보이차는 발효차인 만큼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속성이 있다고 사장님이 설명해 주셨는데, 이전에 지유명차를 방문했던 다른 회원이 땀이 많이 날 예정이니 최대한 시원하고 땀이 나도 티 나지 않는 옷을 입고 가라 조언해 준 것이 떠올랐다.
운세카드
차를 마시는 동안 찻자리를 둘러싼 재미난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꽤나 마음에 와닿았던 오늘의 응원 카드 문구 뽑기도 그중 하나였다.
토끼 모양 차총
물 뿜는 개구리
따뜻한 차에 닿으면 색이 변하는 토끼 모양 차총(작은 도자기 장식품)과 물을 뿜는 개구리처럼, 차를 마시는 자리에는 온갖 귀여운 소품들이 함께했다. 작은 물건 하나하나에도 정성과 애정이 담겨 있었다.
사장님은 찻자리 곳곳에서 즐거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다가, 틈틈이 차실에 전시된 자사호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셨다. 자사호란 중국 특정 지역에서 나오는 돌을 잘게 부순 흙으로 만든 주전자로, 기본 모양마다 이름이 있고 만드는 이의 개성이 담기기도 한다. 차실 뒤편에는 특색 있는 주전자들이 가득 전시되어 있었는데, 저마다 다른 빛깔을 뽐내고 있었다. 그중 기억에 남는 자사호를 꼽자면 역시 ‘서시’였다. 중국의 4대 미녀 중 한 명의 이름을 딴 이 주전자는 둥근 모양이 그녀의 아름다운 가슴을 연상시킨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설명이 어찌나 재미있던지, 집에 가면 다른 건 다 잊고 서시만 기억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주고받으며 차 시음을 이어나갔다.
자사호들
차실 앞 벽에는 여러 보이병차가 전시되어 있었다.
보이병차
7542의 위엄
이 중 마지막으로 사장님이 꺼내주신 차는 보이생차의 표준이자 대표라 할 수 있는 7542였다. 가격표를 보다 눈이 번쩍 뜨였다. 일, 십, 백, 천, 만… 백만 원이었다. 이런 귀한 차의 가치를 나 같은 초보가 지금 가늠할 수 있을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입에 대보니, 역시 다르다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앞서 마신 보이차들도 특색이 뚜렷하고 맛있었지만, 7542 생차는 세월의 관록이 느껴진달까, 뾰족했던 특색이 둥글둥글하게 정제되고 정돈된 느낌이었다. 쉽게 말해 비싼 맛이었다.
바로 앞서 마신 생차는 목 넘김에 떫은맛이 남아 있었는데, 7542 생차는 아주 깔끔했다. 오래 묵힌 맛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젊은 날의 치기 어린 힘은 시간이 갈수록 노련하고 지혜로워진다. 7542는 보이생차의 대표 중 대표이기에, 사장님 덕분에 우리는 보이차 좀 마셔본 사람 축에 낄 수 있게 되었다.
문득 보이차의 생산연도 표기가 눈에 띄었다. ’97 7542′ 중 97은 생산연도를 뜻한다. 자연스레 나와 동갑내기 보이차를 찾으려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실제로 출생 연도에 맞추어 빈티지 보이차를 선물하거나 구입하기도 한다고 사장님이 이야기해 주셨다. 나와 함께 나이 들어가는 차라니, 이보다 낭만적인 게 또 있을까.
차를 내릴 때마다 붓으로 자사호를 스윽스윽 다듬으시는(양호: 주전자를 길들이는 방식) 사장님을 보며 차를 호로록 마시고 있으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몸은 따뜻한데 에어컨 바람은 시원해 나른하고 몽롱해지면서, 업무로 바쁘게 달려온 긴장이 어느새 느슨해졌다. 피로가 서서히 풀려갔다. 그래, 낭만이란 이런 맛이겠다 싶었다. 물결 랑(浪), 흩어질 만(漫)이라는 뜻 그대로, 흩어지는 물결에 몸을 맡기고 내면의 쉼을 갖는 것. 실제로 우리는 날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두 시간 넘게 차만 마셨는데도 누구 하나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호를 길들이다
마지막으로 자사호와 같은 흙으로 만든 땅콩 모양 차총과 달콤한 사탕 선물을 끝으로 티 테이스팅 클래스가 마무리됐다.
자사땅콩
사탕 선물
차에 입문하고 나서 찻집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내심 차의 끝판왕이라 여기던 보이차를 잔뜩 마셔볼 수 있어 무척 반갑고 즐거웠다. 보이차는 이해하는 데에 한 생애가, 우롱차는 무려 세 번의 생애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을 만큼 차의 세계는 깊고 넓다. 그 세계를 짧은 시간 살짝 맛보았을 뿐인데도 차가 주는 낭만 속에서 흠뻑 유영할 수 있었다. 이번 찻집 경험은 나만의 휴식을 찾아갈 좋은 에너지를 얻은,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왔는지도 모른다. 일도 휴식도 어떻게든 알차게 뽕을 뽑아야 직성이 풀리는 게 우리 아닌가. 가끔은 그 숨 가쁜 번잡함에 매몰되기 전에, 바쁜 일상에 마음을 잡아먹히기 전에 차 한 잔 하며 내면에 작은 휴식 공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가산의 편안한 찻집 지유명차를 방문하면서, 또는 사는 곳 근방 어딘가의 찻집을 방문하면서 말이다.
AI MeetUP이 만든 첫 번째 도전
나는 코딩의 ‘코’ 자도 모르는 비개발자 디자이너다. 하지만 바이브 코딩이 새로운 개발 방식으로 자리 잡고, AI 활용 능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은 실감하고 있다. 그래서 AI를 배울 수 있는 팀 스터디와 AI ART CAMP 등에 꾸준히 참여했고, 이번에는 조직문화팀이 주최한 AI MeetUP에도 참가하게 됐다.
AI MeetUP에서는 마스터인 조지훈 차석님의 지도 아래 Google AI Studio를 활용해 원하는 툴을 자유롭게 구현하는 시간을 가졌다. 게임부터 개인 프로젝트, 실무를 돕는 툴까지 자유롭게 만들 수 있었다. 나는 기왕 만드는 거라면 실제 업무에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우선 업무 과정에서 실제로 체감하고 있는 불편점을 찾는 것부터 시작했다. 문득 과장님이 디자인 작업물의 출처나 작업자를 물어보실 때마다 히스토리 파악을 위해 그룹웨어, 파일서버, 메신저 등 이곳저곳을 헤매던 기억이 났다. 그 경험에서 착안한 질문이었다. “작업물을 찾는 시간을 AI로 단축할 수는 없을까?”
현재 이미지 백업 방식은 이렇다. 작업이 완료된 결과물은 개인 PC에 개별적으로 저장되고, NAS에는 PSD 원본만 올라간다. 필요한 이미지를 다시 찾으려면 작업일자 기억에 의존하거나 그룹웨어, NAS를 직접 뒤져야 한다. 작업물이 쌓일수록 검색 난이도는 올라가고, 작업 맥락을 파악하기도 어려워진다. 디자인 작업물은 계속해서 쌓이지만 그것들을 모아두는 통합 인프라가 없어 자산이 파편화되어 있고, 이로 인해 효율적으로 검색하기 힘들다는 것이 핵심 문제였다.
불편점을 바탕으로 해결 방향을 모색했다. 밋업 과제 한정으로 제미나이 API 키가 제공됐기에 이를 활용하기로 했다. 완료된 JPG를 업로드하면 AI가 이미지 내용을 분석해 카테고리·태그·용도를 자동으로 분류하고, NAS에 올라간 PSD 경로까지 함께 기록해두는 것. 그리고 이렇게 쌓인 디자인 작업물 데이터가 갤러리 형태로 바로 나타나는 시스템을 구상했다.
이 서비스가 실제로 도입된다면 과거 작업물을 찾는 시간을 줄이고, 비슷한 디자인을 빠르게 참고하며, 중복 작업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개인 PC에 흩어져 있던 디자인 히스토리를 팀의 자산으로 축적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물론 고민도 있었다. 대외비 이미지를 업로드하는 만큼 보안은 어떻게 할지, AI가 생성하는 태그의 정확도는 충분할지, 사내 구글 계정과 연동은 가능한지 등 확인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처음 도전하기에는 꽤 큰 프로젝트였다. 그래도 ‘부딪혀 보면서 하나씩 해결하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SD Archive 개발을 시작했다.
사용 방법은 단순하다. @com2us.com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바로 아카이브에 접속할 수 있다. 메인 화면에서는 등록된 에셋이 카드 형태로 정리되어 어떤 게임의 작업물인지, 어떤 용도로 제작됐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에셋을 등록하는 과정도 어렵지 않다.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Google Gemini가 이미지를 분석해 설명과 태그를 자동으로 제안한다. 담당자는 AI가 생성한 내용을 검토하고 필요한 부분만 수정하면 된다. 여기에 게임명, 용도(UA·프로모션·SNS·운영 배너 등), 작업자, 작업일, PSD 경로 등의 메타데이터를 함께 입력하면 그대로 검색 데이터로 활용된다. 덕분에 시간이 지나도 원하는 작업물을 훨씬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하나의 핵심 기능은 시맨틱 검색(Semantic Search)이다. 기존에는 파일명이나 태그를 정확히 기억해야 원하는 작업물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SD Archive에서는 AI가 이미지의 의미를 이해해 가장 관련성이 높은 작업물을 찾아준다. 파일명을 몰라도 “여름 이벤트”, “어두운 분위기”처럼 자연어로 검색하면 의미가 비슷한 에셋을 추천해 준다.
이 기능을 위해 이미지를 3,072차원의 벡터로 변환하는 고해상도 임베딩(Gemini) 모델을 적용했고, 변환된 벡터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 벡터 전용 DB인 Pinecone을 연동했다. 등록된 에셋 목록은 CSV 형태로 내보낼 수도 있어 문서화 작업에도 바로 활용할 수 있다.
프로젝트가 늘어날수록 디자인 에셋도 빠르게 쌓였고, 막상 예전 작업물을 다시 찾으려면 파일 서버와 메신저를 뒤지고 작업자를 기억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SD Archive는 이런 반복적인 검색 과정을 줄이고, 필요한 작업물을 더 쉽게 찾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기획을 마쳤으니 이제 화면으로 옮겨야 했다. 기획서에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Google Stitch에서 화면을 구성하고, Google AI Studio에서 프로토타입을 구현했다. 이후 Claude Code를 활용해 UI를 다듬고 필요한 기능을 하나씩 추가했다. 오류를 수정하고 기능을 보완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조금씩 서비스를 완성해 나갔다. 테스트용 이미지를 몇 장 등록해 보니 직접 만든 서비스가 실제로 동작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꽤 뿌듯했다.
하지만 개발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업로드한 이미지를 구글 드라이브에 자동으로 백업하도록 구현했는데, Gemini에게 수십 번 코드 수정을 요청했지만 똑같은 오류가 반복됐다.
원인은 코드가 아니었다. 알고 보니 이는 GCP 콘솔 권한 문제였다. 회사 GCP 환경에서는 워크스페이스 관리자 권한 설정이 필요했고, 서비스 계정 방식으로는 사내 공유 드라이브에 파일을 저장할 수 없었다.
결국 사용자 계정으로 직접 인증하는 OAuth 2.0 방식으로 구조를 변경한 뒤에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관련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금방 해결했을 문제였지만, 당시에는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몰라 막막했던 순간이 많았다. 사내에서 함께 사용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코드뿐 아니라 권한과 보안, 운영 환경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도 배웠다.
하지만 진짜 시련은 상용 서버 배포라는 벽에서 시작됐다. 처음 다뤄보는 VDI와 VPN, 서버 접속, 그리고 이중 삼중의 비밀번호가 앞길을 막아섰다. 리눅스 자체가 처음이다 보니 터미널 명령어를 복사·붙여넣기 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 과정에서는 인프라관리팀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덕분에 소스 코드를 무사히 서버에 배포할 수 있었고,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모습을 확인했을 때는 그동안 고생한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뿌듯했다.
돌아보며: 디자이너의 일은 어디까지일까?
SD Archive는 이제 개인 프로젝트를 넘어 사내 리눅스 서버에서 운영되는 서비스가 됐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AI를 활용하면 직무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음 AI MeetUP에 참여했을 때는 AI를 활용해 직접 서비스를 만들어 보는 것 자체가 목표였다. 하지만 기획서를 화면으로 옮기고, 오류를 해결하고, 서비스를 서버에 배포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업무를 바라보는 관점도 조금씩 달라졌다.
예전에는 디자인 영역에 갇힌 고민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그 고민이 데이터 구조, 검색 로직, 권한 설계까지 하나의 프로젝트 단위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나는 여전히 디자인 업무를 하고 있고, 비개발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다만 개발의 영역과 디자인의 영역을 더는 딱 나누어 생각하지는 않게 됐다. 만들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 사이의 간극을 AI와 함께 하나씩 채워나가면 된다는 것, 이것이 SD Archive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이 아닐까 한다. 앞으로도 업무 속 작은 불편을 그냥 지나치기보다 직접 만들어 보고, 부족한 부분은 하나씩 배우며 채워갈 생각이다.
최근 문을 연 컴투스 독일(@com2us_de) 계정과 프랑스(@com2us_fr) 계정은 컴투스 직원들의 생생하고 유쾌한 오피스 라이프와 회사 이야기를 담은 다양한 릴스(Reels) 콘텐츠를 선보이며 현지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게임 소식뿐 아니라 컴투스의 사람과 문화까지 소개하며 유럽 이용자들과 새로운 접점을 만들어가고 있는 두 계정. 현지 팬들과의 소통을 담당하고 있는 글로벌라이제이션실 이승민 사우를 만나 계정 개설 비하인드부터 콘텐츠 제작 과정,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까지 들어봤다.
도입 및 계정 개설 배경
인스타그램 계정 운영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그동안 서머너즈 워 프랑스와 독일 유저 대상 커뮤니티를 운영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독일·프랑스 인스타그램 채널 운영에도 참여하게 됐습니다. 현재는 콘텐츠 기획부터 운영 전략 수립, 커뮤니티 반응 모니터링까지 계정 운영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독일·프랑스 계정을 신설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요?
과거 다양한 게임 타이틀을 위한 독일·프랑스 통합 페이스북 채널이 운영된 적이 있습니다. 운영은 중단됐지만 채널은 유지되고 있었고, 이를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할 방법을 고민하게 됐습니다.
최근 게임 업계에서는 기업과 브랜드가 이용자들과 보다 친근하게 소통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영향력 있는 소셜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유저들과 만나고자 했습니다.
또한 컴투스의 다양한 게임뿐 아니라 회사와 구성원들의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전달하며, 독일·프랑스 현지 유저들과의 접점을 넓혀가고자 했습니다.
기존 게임 계정들이 특정 게임과 이용자 커뮤니티에 집중한다면, 독일·프랑스 계정은 컴투스라는 회사 자체를 친근하게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게임 소식뿐 아니라 회사의 비하인드 스토리, 구성원들의 이야기, 현지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로 브랜드와 이용자 간의 거리를 좁히고자 합니다. 한마디로 게임을 넘어 ‘컴투스’라는 브랜드를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채널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초기 구축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채널의 정체성과 콘텐츠 방향성을 정립하는 데 가장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새로운 채널인 만큼 최대한 많은 이용자에게 노출되는 것도 중요했지만, 화제성만을 쫓기보다는 채널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콘셉트에 충실하고자 했습니다. 콘텐츠로 재미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컴투스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도 중요한 목표였습니다.
현지화 측면에서는 단순 번역이 아닌, 독일·프랑스 이용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표현과 트렌드를 반영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비주얼 역시 기업 계정 특유의 딱딱한 이미지를 줄이고, 친근하고 공감할 수 있는 톤앤매너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도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컴투스와 게임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스토리 중심 채널로 키워가고자 합니다.
운영 과정의 도전과 경험
계정을 운영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은 없었나요?
가장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은 영상 제작이었습니다. 평소 커뮤니티 운영 업무를 하면서 간단한 디자인 작업이나 콘텐츠 기획은 해왔지만, 직접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업무는 처음이었습니다.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전 과정을 새롭게 배우면서 시행착오도 많았고,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짧은 영상 하나를 제작하더라도 콘텐츠의 흐름과 전달 방식, 편집 포인트를 모두 고려해야 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영상 콘텐츠 제작 역량을 키울 수 있었고,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한국 본사와 유럽 법인의 시차와 업무 방식 차이는 어떻게 극복하고 계신가요?
이 프로젝트는 한국 본사와 유럽 법인이 함께 참여하는 만큼 물리적인 거리와 시차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영상별로 충분한 기획과 협의를 먼저 진행한 뒤, 촬영과 제작은 각자의 환경에서 역할을 나눠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차가 있다 보니 즉각적인 피드백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전달해야 할 내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상대방의 업무 시간을 고려해 소통하려고 노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칭찬’ 역시 중요한 협업의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영상 제작을 경험해 보니 촬영과 편집 하나하나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그래서 좋은 결과물이 나왔을 때는 감사와 칭찬을 아끼지 않으려고 합니다.
유럽을 타깃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때 한국과 차이점이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한국과 유럽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에 생각보다 차이가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Gen Z 세대가 아니라서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지만요.
한국은 비교적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새로운 밈이나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유럽은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들이 공존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AI 영상이나 브레인롯(Brainrot), 글로벌하게 화제가 된 밈 콘텐츠는 유럽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지만, 한국처럼 특정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모두가 소비하는 형태와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물론 친구들에게 DM으로 콘텐츠를 공유하거나 재미있는 게시물을 소비하는 방식 자체는 비슷합니다. 다만 콘텐츠에 흥미를 느끼는 범위가 더 넓고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일시적인 트렌드를 활용하되, 컴투스만의 이야기와 채널만의 정체성을 꾸준히 쌓아가는 데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운영 중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콘텐츠는 굿즈 증정 이벤트와 함께 진행했던 경복궁 촬영 영상입니다.
IP팀에서 굿즈를 지원해 주신 덕분에 더욱 풍성한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었고, 무더운 날씨에도 기꺼이 한복을 입고 촬영에 참여해 주신 팀원분들 덕분에 더욱 의미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콘텐츠로 한국적인 매력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뿌듯했습니다. 여러 구성원의 협업으로 완성된 콘텐츠인 만큼, 개인적으로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사람과 이야기를 담는 콘텐츠
주요 출연자가 팀원으로 정해져 있는 것 같던데, 다른 팀에서도 출연자를 모집할 계획이 있나요?
사실 주요 출연자가 정해져 있다기보다는, 처음에는 ‘얼굴 공개가 가능한 분’들을 찾는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출연해 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른 팀에서도 출연에 흔쾌히 동의해 주신 분들이 계셔서 콘텐츠의 폭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습니다.
언제든 사우 여러분의 참여를 환영합니다. 배우를 꿈꾸셨거나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즐거우신 분, 혹은 컴투스의 일상을 직접 소개해 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언제든 문을 두드려 주세요. 저희는 언제나 새로운 출연자와 새로운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한 촬영 중 가장 재미있었던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특정 프로젝트 하나를 꼽기보다는, 촬영 자체가 늘 재미있는 경험인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리커버리데이를 활용해 촬영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연스럽게 팀원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지금도 촬영이 있는 날이면 매번 긴장합니다. 특히 앞서 말씀드린 경복궁 촬영은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필요한 장면들을 모두 촬영해야 했기 때문에 콘티를 준비하고 동선도 여러 번 검토했습니다. 촬영 전까지는 계획대로 진행될지 걱정이 많았지만, 막상 촬영이 시작되자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준 덕분에 예상보다 훨씬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촬영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계정 오픈 당시에 있었던 웃픈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당시 준비 중이던 메인 영상의 제작 일정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계정 오픈을 앞두고 급하게 대체 콘텐츠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한 팀원이 아들의 아동용 망원경을 회사에 가져왔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즉석에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급하게 촬영한 콘텐츠가 바로 계정 오픈을 알리는 ‘Coming Soon’ 영상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일정 때문에 모두가 적지 않게 당황했지만, 오히려 제한된 시간 속 순발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
최근 유럽 인스타그램 유저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릴스나 트렌드가 있을까요?
요즘은 한창 월드컵 시즌인 만큼 관련 콘텐츠가 독일·프랑스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에게도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외에도 하나의 문장을 다양한 감정으로 표현하는 형식의 콘텐츠가 보였습니다(참고). 다만 분야마다 이용자들의 관심사가 특정 트렌드 하나에 집중되기보다는 다양하게 분산되어 있는 편이라,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새롭게 시도해 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컴투스에서 일하는 다양한 구성원들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더 많이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게임은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그 안에는 정말 다양한 직무와 이야기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개발자, 아티스트, 사업 담당자, 마케터 등 각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게임과 업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담아낼 수 있다면 이용자들에게도 새로운 재미와 공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게임뿐 아니라 컴투스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더 많이 소개해 보고 싶습니다.
독일·프랑스 인스타그램 계정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싸우는 거 아니고 촬영 중입니다
아직은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계정이지만,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저희가 즐거워하는 계정”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용자들이 즐겁게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도 재미를 느껴야 그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전달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저희의 즐거움이 독일과 프랑스 이용자들에게도 전달돼 함께 웃고 소통할 수 있는 계정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독일·프랑스 인스타그램 계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궁극적으로는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계정을 넘어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고 소통하고 싶어 하는 커뮤니티가 됐으면 합니다.
트렌드를 따라가는 채널도 중요하지만, 컴투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와 문화를 꾸준히 쌓아가고 싶습니다. 이용자들이 컴투스를 친근하게 느끼고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성장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계정을 홍보해 주세요!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직접 촬영하고 제작한 영상들을 꾸준히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한 번 방문해 보시고 의견도 편하게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저희의 목표는 독일과 프랑스 이용자들에게 컴투스를 가깝게 소개하는 창구가 되는 것입니다. 게임 소식은 물론 컴투스의 사람과 문화,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며 현지 이용자들과 더욱 친근하게 소통하고자 합니다.
또한 언제든 새로운 출연자를 환영하고 있습니다.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즐거우신 분, 자신의 직무와 일상을 소개해 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언제든 문을 두드려 주세요.
독일과 프랑스 이용자들에게 컴투스를 알리는 여정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지난 6월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대한민국 창업 생태계의 뜨거운 미래를 만나볼 수 있는 ‘SNUSV 38기 데모데이’가 개최됐다.
국내 최초의 대학생 창업 동아리인 서울대학교 학생벤처네트워크(SNUSV)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특히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차세대 창업 인재들의 도전을 응원하기 위해 컴투스가 공식 후원사로 나섰으며, 행사 운영부터 청년 창업가들의 꿈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든든한 파트너 역할을 수행했다.
데모데이(Demoday)란?
데모데이는 ‘시연(Demonstration)’과 ‘날(Day)’의 합성어로, 스타트업이나 창업팀이 투자자와 전문가, 대중 앞에서 비즈니스 모델과 시제품(프로토타입)을 선보이는 행사입니다. 투자 유치와 사업 협력 기회를 만들고 실질적인 피드백을 얻기 위해 개최되며, 현재는 청년 창업가들의 아이디어가 시장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출발점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
직접 발표
비즈니스 모델과 시제품을
무대에서 직접 시연
👥
현장 소통
투자자·전문가·대중과
직접 만나는 자리
📈
성장 기회
투자 유치와
실질적인 피드백 확보
🚀
시장 진출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는 첫 무대
COM2US ON
국내 최초 창업 동아리의 저력, 30주년의 역사를 펼치다
행사 개요
일시
2026년 6월 27일(토) 13:00~18:00
장소
코엑스 4층 컨퍼런스룸(남) 402호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513)
참여 인원
약 300명
행사 목적
SNUSV 창업팀의 IR 피칭 경험 및 투자 유치 기회 제공
38기 신입 기수에게 창업 동기와 성장 경험 제공
창업가와 투자 관계자 간 네트워킹 확대
주요 내용
SNUSV 38기 성과 공유
창업팀 IR 피칭 대회
창업·투자 관계자 네트워킹
1996년 창립된 SNUSV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최초의 대학생 창업 동아리다. 설립 이후 현재까지 약 850명의 알럼나이(동문)를 배출하며 서울대 내 스타트업 창업 인재들의 핵심 관문으로 자리해 왔다.
특히 컴투스그룹의 모태가 된 ‘컴투스홀딩스(구 게임빌)’을 비롯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선도하는 전설적인 기업들이 모두 이곳에서 출발했다. 동문 기업 약 70곳이 만들어낸 누적 기업 가치만 해도 무려 8.7조 원에 달할 정도로 대한민국 벤처 마켓의 든든한 뿌리 역할을 하고 있다.
“실행으로 증명한다”라는 모토 아래 모인 청년들은 이번 데모데이를 통해 3개월간 정성껏 준비한 사업 아이템과 활동 성과를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이번 데모데이의 하이라이트인 IR 피칭 무대는 신생 및 기존 창업팀 중 엄정한 심사를 거친 ‘Lean-up’ 부문과 3개월간의 집중 액셀러레이팅 코스를 밟은 동문생 팀 ‘AC Program’ 부문으로 나뉘어 치열하게 전개됐다.
참가 팀들은 참신한 시각과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유의 비즈니스 모델(BM)과 MVP(최소 기능 제품)를 선보였다. 투자 전문 심사위원단의 날카로운 피드백을 통해 시장 적합성을 검증받는 한편, 상시 운영된 창업팀 부스에서는 VC(벤처캐피털) 및 관계자들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율 네트워킹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이날 현장에서 심사위원단의 압도적인 호평을 받으며 대망의 AC Program 부문 1위를 차지한 주인공은 인플루언서 마케팅 솔루션 ‘세사미(Sesaame)’를 운영하는 ‘오초’ 팀이었다.
‘오초’ 팀은 노동집약적이던 기존 마케팅 산업의 패러다임을 AI 자동화로 혁신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핵심 서비스인 ‘세사미’는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탐색부터 협상, 계약, 배송, 성과 분석까지 전 과정을 AI 에이전트가 대신 수행하는 솔루션이다. 마케터의 일손을 95% 이상 덜어주면서도 24시간 실시간 소통을 지원해, 자본이 부족한 초기 브랜드도 글로벌 시장에 쉽게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인 200만 명의 글로벌 인플루언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멀티모달 AI를 활용한 시각적 매칭 기술, 딥러닝 기반 성과 예측 기술 등 2건의 특허를 출원해 독보적인 기술 장벽을 구축했다. 이미 올해 반기 만에 매출 2억 원을 달성하고 아마존코리아와의 전략적 협업, 일본 IVS Kyoto 초청 등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성장 모멘텀을 증명하며 1위 상패와 함께 컴투스가 마련한 500만 원의 창업 지원금을 거머쥐었다.
특히 이번 행사는 동아리 설립자이자 초대 회장인 컴투스 송병준 의장님께서 직접 참석해 후배 창업가들을 격려하고 시상을 진행해 의미를 더했다. 재학 시절 벤처기업협회의 지원을 받아 동아리의 첫 문을 열었던 의장님은 어느덧 거대한 숲을 이룬 친정 동아리의 30주년 무대에서 청년 창업가들의 역량에 깊은 찬사를 보냈다.
“SNUSV가 30년 동안 훌륭하게 성장해 온 모습을 보며 창립자로서 매우 자랑스럽고 감격스러웠다. 오늘 무대에서 만난 다채로운 아이디어와 뛰어난 역량들이 훗날 더 큰 성장을 이루는 기업들의 씨앗이 되기를 기대한다. 후배 창업가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 데 앞장서 주길 바란다.” — 송병준 의장님 축사 중
송병준 의장님은 사업가의 길을 걸어오면서도 SNUSV와의 인연을 소중히 이어왔으며, 지난해부터는 벤처기업협회 회장직을 맡아 국내 청년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행보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세월을 뛰어넘어 선후배 창업가가 서로를 자극하고 이끌어주는 이 특별한 연대의 무대는 매 회차마다 스타트업 씬에 뜨거운 울림을 남기고 있다.
이번 데모데이 후원은 차세대 리더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시장이라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단단한 징검다리를 놓은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컴투스는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 및 후원 활동을 지속하며, 청년 창업가들을 비롯한 미래 세대가 글로벌 무대를 향해 마음껏 꿈을 펼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도록 든든한 동반자로서 언제나 함께 발맞추어 나갈 것이다.
컴투스의 야구 게임은 멈추지 않는다. 콘텐츠를 넓히고 완성도를 다듬는 데서 나아가, 2025년에는 플랫폼 자체를 확장했다. MLB 9 Innings Rivals의 스팀 버전 출시다.
모바일과 PC는 단순히 화면 크기만 다른 환경이 아니다. 플랫폼이 달라지면 개발 방식도, 플레이 경험도, 개발자가 고민해야 하는 지점도 함께 달라진다. 익숙한 게임을 낯선 환경에 다시 풀어내는 과정에서 어떤 시행착오와 배움이 있었을까. 두 개발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황금황소: 안녕하세요. M클라이언트팀에서 콘텐츠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황금황소입니다.
디디: 안녕하세요! 같은 팀에서 아웃 게임 개발을 맡고 있는 디디입니다.
스팀 개발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디디: ‘인게임 해상도가 커지면, 실사 야구 게임의 그래픽을 더 잘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어요.
스팀에서 가로 기반의 넓은 화면으로 플레이하면, 모바일의 작은 화면에선 볼 수 없던 새로운 시야가 보일 테니 실제 야구와 더 비슷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동시에 ‘기간 내에 완료할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했어요. 개발이 완료된 기존 작업분을 스팀에 맞춰 수정하는 동시에 신규 콘텐츠도 작업해야 했거든요. 저희 팀뿐만 아니라 프로젝트를 함께하는 모든 분들의 업무량이 두 배로 증가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스팀 플랫폼만의 이슈가 튀어나올 수도 있으니 조마조마한 마음이었죠.
황금황소: 저도 신규 플랫폼 작업에 대한 기대가 컸어요! 특히 컨트롤러 기반 작업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설렜습니다. 하지만 신규 해상도 대응은 다소 걱정됐죠. 기존 UI가 모두 모바일 세로 버전을 기반으로 제작돼 있었기 때문에, 스팀 빌드를 위해 동일 콘텐츠를 한 번 더 작업하는 것이나 다름없었거든요.
모바일 런칭과 스팀 런칭은 어떻게 달랐나요?
황금황소: 모바일 빌드를 최초 출시했을 때와 같은 두근거림보다는, ‘무사히 출시했다!’라는 안도감이 더 컸습니다. PC/콘솔 게임 유저층에게 저희 게임이 어떤 인상으로 받아들여질지 무척 궁금했어요.
디디: 제겐 이번 스팀 빌드가 생애 첫 런칭이라 신기함 반, 두려움 반이었습니다. 스팀 유저분들의 평가가 두렵기도 했지만, 일단은 스팀이라는 거대한 플랫폼에 제가 만든 게임이 올라와 있다는 신기함이 더 컸어요.🥰
작업하면서 생각과 가장 달랐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디디: 멀티 플랫폼에 도전한다는 건 그만큼 고려해야 할 사항이 늘어난다는 뜻이더라고요. 예를 들어, 모바일에선 중앙에 있던 3D 주사위가 스팀의 가로 UI에선 사이드로 이동하면서, 기존 화면에선 보이지 않던 면이 노출되는 이슈가 있었어요.
‘단순히 위치만 바꾸면 되는 거 아닌가?’ 싶으실 수도 있지만, 그렇게 넘어가면 이후 유사한 이슈가 생겼을 때 UI 확장에 제약이 생기겠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위치가 달라져도 동일한 시각으로 보이도록 할 수 있을까?’ 직접 플랫폼을 사용해보면서 방향성을 고민했습니다.
황금황소: Unity의 자유도에 놀랐습니다. 컨트롤러 맵핑 작업은 외부 에셋을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Unity API로도 충분히 작업이 가능하더라고요. 의외의 복병은 가상 키보드 개발이었는데, 추후 Unity에서 공식 에셋을 추가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치열하게 논의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황금황소: 역시 컨트롤러 맵핑이 아닐까요? 모바일 기반 UI에 컨트롤러를 얹으려다 보니 초반엔 꽤 막막하게 느껴졌어요. 터치 방지, 코루틴 처리처럼 모바일 버전에서 예외로 처리되던 부분들을 컨트롤러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고려해야 해서 복잡도가 높았습니다. 클라지원기술팀에서 이 부분을 선행 작업해주신 덕분에 이후 흐름이 훨씬 수월했어요.
디디: 맞아요. 컨트롤러를 쓰더라도 기존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게, 너무 피로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했어요. 예외 처리가 특히 많았던 영역 중 하나가 ‘스크롤’이었는데요. 입력 신호에 따라 들어오는 아날로그 값이 달라지다 보니, 게임 내 스크롤 민감도 설정이 틀어지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그 간극을 좁혀가는 작업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개발 기간 동안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황금황소: 스팀 빌드에서만 발생하는 이슈를 해결할 때마다, 업무에 익숙해졌다는 게 실감납니다. 컨트롤러가 거의 생소했던 제가 이제는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코드를 읽고 디버깅하는 모습이 가끔 스스로도 신기해요.
디디: 컨트롤러 연동이요! 스팀 개발을 시작하면서 제 닌텐도 프로콘을 프로젝트에 연결해 직접 디버깅했을 때 정말 신기했어요. 홈런 레이스를 테스트하다가 타격 진동에 짜릿함을 느끼기도 했고요. 인게임팀의 멋진 작업 덕분에 유저분들도 야구의 즐거움에 더 깊이 빠져드실 수 있겠다 싶어 뿌듯했습니다.
반대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황금황소: ‘이 방법이 최선인가?’ 하는 고민이 모바일 때보다 훨씬 잦았어요. 스팀은 컨트롤러 때문에 프레임 단위 작업이 많고, 컨트롤러 시스템 규칙도 함께 고려해야 했거든요. 유사한 에러가 여러 곳에서 터질 때는 공통 원인을 찾아 한 번에 해결하고 싶은데, 방법이 너무 많으니 오히려 더 어렵더라고요. 그럴 땐 혼자 붙잡고 있기보다 다른 분들께 자문을 구하는 편입니다.
출시 후 스팀 유저 리뷰를 처음 봤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디디: 기존엔 인게임 밖에서 다양한 국적의 유저분들을 생생하게 접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스팀 리뷰를 보면서 북미 유저분들의 반응을 직접 느낄 수 있었고, ‘역시 세계적인 플랫폼이구나’라는 걸 새삼 실감했습니다.
황금황소: 저도 비슷한 부분이 흥미로웠어요. 기존 모바일 유저분들의 리뷰가 대부분일 거라 예상했는데, 스팀에서 처음 게임을 접한 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보였거든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출시 당일임에도 플레이 시간이 이미 두 자릿수를 넘긴 유저분의 리뷰였어요. 짧은 리뷰였지만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스팀 버전을 개발하면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무엇인가요?
황금황소: 스팀 플랫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가장 어려운 첫 진입에 성공했으니, 앞으로는 더 잘할 수 있다는 확신도요. 직업을 넘어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자세를 이번 개발 과정을 통해 다시 한번 되새겼습니다.
디디: 앞서 이야기한 주사위 이슈에서 얻은 배움이 이번 개발에서 가장 뜻깊은 깨달음이었어요. 무수한 해결 방법 중에서 모바일과 스팀 양쪽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고려하며 최선의 방법을 골라야 했거든요. 끊임없이 묻고 답하면서 결국 두 플랫폼 모두 동일하게 보이도록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슈를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배운, 좋은 경험이었어요.
마지막으로, 새로운 플랫폼 도전을 꿈꾸는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디디: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 공이 드는지 모르는 분은 없으실 거라 생각해요. 저 역시 낯설고 새로운 도전이 두렵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인터뷰를 떠올리며 ‘즐기는 마음’으로 임하기로 마음을 다잡았어요.
“어떤 형태이든 사람은 매 순간 도전을 한다. 모두가 하는 도전이기에 내 도전이라고 특별한 것은 없다. 단지 부담을 갖지 않고, 다가오는 도전을 즐길 뿐이다. 그래서 항상 하는 말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선의 도전 끝엔 언제나 최선의 결과가 있을 테니까.”
쉽지 않은 도전의 연속이었지만, 덕분에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도전을 즐기며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
이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인간과 삶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주인공인 불가사의한 소년은 세상과 인간을 한 발 떨어져 관망하는 제3자처럼 보이지만, 결국 누구보다 인간적인 선택을 해 나간다. 그 모습을 지켜보다 보면, 세상의 진리를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도 흥미로운 일인지 자연스레 생각하게 된다. 에피소드마다 분위기와 이야기가 모두 달라 읽는 재미도 크고, 잔잔하면서도 오래 남는 여운이 있다. 절판된 뒤에도 꼭 소장하고 싶어서 중고서점을 한참 찾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개인적으로 정말 애정하는 작품이다.
💡 이 책,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인간의 내면이나 삶의 의미처럼, 쉽게 답이 나지 않는 질문을 좋아하는 사람 ✔️ 무겁고 복잡한 주제를 좋아하지만 너무 딱딱한 책은 부담스러운 사람 ✔️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도 철학적인 여운과 인간적인 따뜻함이 남는 이야기를 찾는 사람 ✔️ 『천재 유교수의 생활』을 재밌게 읽은 사람이라면 더욱 추천!(같은 작가의 작품)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스펜서 존슨
두 마리의 쥐와 두 명의 작은 인간이 미로 속에서 치즈를 찾아가는 우화를 통해, 변화와 불확실함 앞에서 어떻게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상황도 변하지 않는다 .”
아주 짧고 가볍게 읽히는 책이지만, 그 안에는 삶에서 끊임없이 마주하게 되는 변화와 선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몇 년 전의 나는 불안이 너무 커서 변화를 두려워했고, 늘 안전한 선택만 하려는 사람이었다. 결국 도전조차 해보지 못한 시간들이 오래 후회로 남았다. 이 책은 그런 시기에 고모의 추천으로 읽게 됐다. (참고로 고모는 굉장히 도전적인 분이다.)
살다 보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새로운 환경과 선택 앞에 서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때마다 두려움 때문에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한다면 사람은 점점 더 고립되는 것 같다.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선택이 꼭 나쁜 건 아니지만, 과거의 나처럼 막연한 두려움으로 변화나 도전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특히 권하고 싶은 책이다.
💡 이 책,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해보고 싶은 것은 많은데 마음의 두려움이 커서 좀처럼 첫발을 내딛지 못하는 사람 ✔️ 관성적으로 살아가는 삶에 슬슬 위기감이 들기 시작한 사람 ✔️ 쉽고 짧게 읽히는 책으로 묵직한 삶의 메시지를 접하고 싶은 사람
『변신』 카프카
어느 날 갑자기 벌레로 변해버린 한 인간을 통해, 소외와 인간 존재의 불안함을 그려낸 이야기다.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는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한 마리의 흉측한 벌레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
어린 시절 표지 일러스트가 멋지다는 이유만으로 집어 들었다가 오랫동안 충격과 여운이 남았던 작품이다. 처음 읽었을 때는 ‘어떻게 사람이 벌레로 변할 수 있지?’라는 생각과 함께 그저 기괴하고 낯선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다시 읽었을 때는 그 ‘벌레’라는 존재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인간의 연약함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무가치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던 시절과 겹쳐서 읽으니, 서서히 무너져가는 주인공의 감정이 공감되면서도 두려웠다. 이 작품은 세상에서 불편한 존재가 되었을 때 인간이 얼마나 쉽게 고립될 수 있는지를 너무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읽고 나면 마음 한편이 불편하고 묵직하게 남지만, 그래서 더 나의 쓸모와 존재의 이유에 대해 오래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라고 느꼈다.
💡 이 책,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인간의 외로움, 소외,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깊게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 ✔️ 부조리와 인간의 불안을 다루는 철학적인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 ✔️ 인간 사회의 차가운 현실을 담은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 ✔️ 벌레(?)에 면역이 있는 사람
『바깥은 여름』 김애란
상실 이후에도 계속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과 삶을 담담하게 그려낸 소설집이다.
“바깥은 여름인데 마음만 계절이 멈춰 있는 것 같았다 ”
예쁜 표지에 이끌려 읽었다가 예상보다 훨씬 큰 여운과 후폭풍이 남았던 책이다. 제목처럼 바깥은 눈부시게 밝고 평범한 여름인데,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은 너무도 현실적이고 서글픈 감정을 품고 있다. 에피소드마다 어쩌면 이렇게 찝찝하고 먹먹한 현실을 담아낼 수 있을까 싶을 만큼인데, 그럼에도 인물들은 저마다의 삶을 담담히 살아낸다. 읽다 보면 마치 다큐멘터리 속에서 큰 시련을 겪는 야생동물을 바라보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당장이라도 들어가 안아주고 구조해주고 싶지만, 결국 그들은 스스로 버텨내야 하는 존재들이라는 사실에 더 마음이 아팠다. 김애란 작가의 책을 많이 읽어본 건 아니지만, 현실적이면서도 씁쓸한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내는 힘이 정말 뛰어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 이 책,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판타지보다 현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 읽고 나서 마음 한편이 먹먹해지더라도 오래 여운이 남는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 현실적이고 섬세한 감정선을 좋아하는 사람
『100만 번 산 고양이』 사노요코
수없이 죽고 다시 살아난 고양이가 처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서 삶과 죽음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이야기다.
“고양이는 더 이상 살아나지 않았다 ”
동화책이지만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야기다. 죽어도 다시 살아나는 삶 속에서 오직 자기 자신만 사랑하던 고양이가, 처음으로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가족을 이루며 살아간다. 그리고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뒤에는 상실의 슬픔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마침내 자신의 삶을 조용히 끝맺는다. 사랑받는 도도한 고양이의 삽화는 무척 귀엽고 따뜻한데, 끝까지 읽고 나면 이상할 만큼 마음이 먹먹해진다. 단순한 그림책처럼 보이지만 한 존재가 사랑을 통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담담하게 보여주는 이야기라서, 마지막 장에서는 자연스레 눈물이 나게 된다.
💡 이 책,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 ✔️ 짧은 동화책으로 삶과 사랑을 느끼고 싶은 사람 ✔️ 조카에게 선물할 책을 찾고 있는 사람
chap3. 독서 페어링 아이템
독서쿠션
독서를 같이하는 친구가 자기 전 책 읽는 모습이라며 보여준 사진에서 독서쿠션이라는 아이템을 알게 됐고, 나도 바로 구매했다. 자기 전에 책을 읽고 싶은데 누워서 읽으면 팔이 저리고, 엎드려 읽으면 눈에도 나쁘고 목도 아프고 총체적 난국이 펼쳐진다. 독서쿠션은 무릎에 올려서 보기 딱 좋아, 하루에 조금이라도 책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 딱인 아이템이다.
#1 여느 때와 다름없는 오늘 시끄러운 알람 소리가 나를 깨운다. 어두운 새벽녘에 눈을 뜬다. 밖은 비가 내렸는지 짙은 안개가 자욱했고 지끈지끈한 두통으로 인해 잠을 설친 나는 지칠 대로 지친 몸을 억지로 일으키며 일어선다. 긴 하품과 함께 물을 벌컥벌컥 마신 후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주섬주섬 옷가지를 입고 출근을 한다. 출근길에 마주치는 사람들은 나와 같이 다 피로해 보였고 그들도 삶의 투쟁을 하고 있었다. 열차 소리와 방송 안내음 외에는 아무 소리가 나지 않는 적막한 열차 안에서 나를 비롯한 그들은 스마트폰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시선은 언제나와 같이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으며, 이어폰을 귀에 꽂고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오직 반딧불이처럼 빛나는 액정에만 시선을 두고 있다. 그렇게 도착역에 다 와갈 때쯤.. 누군가가 나에게 손을 뻗어 강제로 종이를 급하게 쥐어주고 사라졌다. ‘이건 무슨 일이지? 나에게 지금 뭘 전달하려는 거지?’라는 생각과 함께.. 종이를 펼쳐 보니 그것은..
#2 사내 캠페인 홍보지였다. [마인드 리셋 데이 : 3, 6, 9, 12월 넷째 주 금요일, 필수 인원을 제외한 전 직원에게 휴식을 권장합니다.] 처음엔 ‘우리 회사가 유급 휴가를?’ 같은 의심이 블라인드를 도배했지만, 이제는 참여하지 않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웠다. 모두 아는 제도를 굳이 홍보할 이유가 있나? 자세히 보니 재작년 날짜였다. 지금은 쓰지 않는 합병 전 로고도 눈에 띄었다. 뭐야, 우리 회사 사람이었어? 이걸 왜… 나한테? 빠르게 멀어지는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 한 번 더 종이를 살폈다. 뒷면에도 흐릿한 글씨가 있었다. [대외비/ 담당자 외 열람 금지] 해당 일자에는 사옥 내 모든 기록 시스템이 일시 정지됩니다. 이전 분기 발생한 보안 사고를 고려하여, 일부 조치가 다음과 같이 변경되었습니다. 급하게 출력한 듯 내용이 잘린 공문. 여백엔 빨간 색연필로 휘갈긴 글씨가 한 줄 적혀 있었다. – 이번 달엔 뭘 할래? 무심코 종이를 문지른 손끝에 붉은 자국이 남았다. 마치 지장이라도 찍은 듯, 선명하게.
#3 사무실에 도착하자 분위기가 묘하게 달랐다. 출근 시간인데도 사람들의 대화는 줄었고, 다들 화면을 바라보며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메신저에는 “오늘 시스템이 자꾸 끊긴다”는 메시지가 줄줄이 올라왔다. 순간 아침에 본 문구가 떠올랐다. “해당 일자에는 사옥 내 모든 기록 시스템이 일시 정지됩니다.” 설마… 우연일까? 나는 조심스럽게 종이를 다시 펼쳐 보았다. 여백에 적힌 붉은 글씨가 어째서인지 더 선명하게 보였다. – 이번 달엔 뭘 할래?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망설이다 전화를 받자,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4 “종이 받으셨죠? 이번 달은 당신 차례입니다.” “네? 뭐가 제 차례인가요?”라고 말하자 상대방이 말했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죠?” 그 질문에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미처 대답하지도 못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전화기를 내려놓고 잠시 숨을 고르며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통화 속 상대방의 목소리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묘하게 익숙한 목소리였다. 기묘한 전화 통화를 뒤로하고 회사에 도착하니, 동료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나 역시 밀린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그때 사무실 전체의 불이 잠시 깜빡이더니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사내 캠페인 홍보지를 받은 사람은 즉시 회사 밖으로 나오세요.” 놀란 동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무슨 일이냐며 서로 물었지만,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눈치였다. 홍보지와 이상한 전화를 받은 사람은 나뿐인 것 같았다. 그 안내 방송은 결국, 나를 향한 경고임을 분명히 알리고 있었다.
#5 ‘뭔가 이상한 하루야’라고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아까 받은 종이를 구겨 주머니에 넣었다.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구겨진 종이 아래 깔린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들고 비상구 계단으로 향했다. 그때, 뚜벅뚜벅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이미 요동치던 가슴이 더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나는 본능적으로 아래층으로 몸을 피했다. 어둡고 쾌쾌한 공기 속에서 숨소리가 들렸다. 내가 위치한 곳은 23층과 22층 사이, 바로 22.5층이었다. 그때였다. 그의 눈이 내 눈과 마주쳤다. 순간, 공기마저 얼어붙은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그가 왜 여기 있는지, 그가 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손에 쥐어진 종이, 그것은 분명 내가 방금 전에 받은 그 종이와 똑같았다. “너도 받은 거야?” 내가 물었다. 목소리가 떨렸다. 그의 표정은 차갑고, 마치 내가 말하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는 듯했다. 대신 그는 잠시 내 얼굴을 쳐다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우리가 다 받았다는 게 문제야.” 그는 종이를 펼쳤다.
#6 – 이번 달엔 뭘 할래? 내가 받은 종이에 있던 것과 같은 붉은 글씨가 선명했다. 머릿속이 이해되지 않는 정보로 뒤죽박죽이었다. 오늘은 회사 지정 ‘마인드 리셋 데이’도 아니었는데 기록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었고, 사내 홍보지도 우리 둘에게만 온 듯했다. 또 이 남자는 누구지? 내가 이 목소리를 어디서 들었었지? 이 종이에 쓰여 있는 말은 무슨 말일까? 머릿속을 정리하는 사이에 깊은 침묵이 흘렀다. 침묵을 깬 것은 남자였다. “이 짓을 몇 번이나 해도 생각 많은 건 여전하네.” “뭐라고?” “……아냐.” 남자는 잠시 말을 삼키더니 “일단 밖으로 나가자. 안내방송에서 나오라고 했으니까.”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자 밖으로 나가면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하지만 나가지 않으면 왠지 영원히 멈춰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남자는 먼저 비상계단 밖으로 걸어 나갔다. 나 또한 홀린 듯 그의 뒤를 따랐다.
#7 비상계단을 벗어나 남자를 따라 들어간 곳은 사옥 깊숙이 숨겨진 낯선 전산실이었다. 서버가 돌아가는 낮은 기계음 사이로 일정한 간격의 마찰음이 들려왔다. 방 한가운데 놓인 낡은 컴퓨터와 연결된 프린터가 쉴 새 없이 종이를 뱉어내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확인한 종이 위에는 소름 끼치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방금 내가 비상계단에서 나누었던 대화와 지금 이 방에 발을 들인 순간의 묘사가 실시간으로 기록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문장은 모니터 위에서 붉은 글씨로 깜빡였다. [이번 달엔 뭘 할래? : 당신의 선택] “이게 대체 다 뭐야? 어떻게 우리가 하는 말이 실시간으로….” 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묻자, 앞서가던 남자가 멈춰 서서 나를 돌아보았다. “망설일 시간 없어. 시스템이 복구되면 이 기회도 사라질 테니까.” 그의 눈빛은 서늘하기 짝이 없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네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을 써.” 나는 홀린 듯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렸다. 차가운 기계식 키보드의 감촉이 손가락 끝에 닿자 묘한 전율이 일었다. 자판 위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파르르 떨리던 손가락 사이로, 삼켜왔던 문장들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나는 마른침을 삼키며 첫 자판을 내리눌렀다. 타닥. 정적을 깨는 둔탁한 타건음과 함께, 나의 비밀스러운 소망이 화면 위로 한 글자씩 새겨지기 시작했다.
#8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타닥. 화면 위에 찍힌 첫 문장은 너무나도 간단했다. [당장 퇴근한다.] 순간 프린터가 미친 듯이 돌아가기 시작했고, 종이가 바닥으로 쏟아졌다. 남자는 곧장 종이를 집어 들고 내가 쓴 문장을 읽더니 작게 비웃었다. “푸핫. 겨우 그거야? 이 엄청난 시스템에 쓰는 바람이 고작 ‘퇴근’이라고? 하지만 역시, 다들 처음엔 그걸 쓰지.” “다들…?” 혼란스러워하며 되물었다. 남자는 프린터에서 막 나온 종이 더미를 내 앞에 내려놓았다. “이 방에 들어온 사람들은 전부 한 번씩 선택을 했어.” 남자가 모니터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그리고 시스템은… 그 선택을 현실로 만들지.” 그 말이 끝나자마자 모니터의 붉은 글씨가 바뀌었다. [선택 확인: 퇴근한다] [실행까지 남은 시간: 00:09:59] 내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설마……” “10분 안에 네가 진짜로 퇴근하지 못하면, 시스템이 다른 방식으로라도 그 선택을 완수할 거야.” “다른 방식…?”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낮게 말했다. “뭐, 예를 들면… 회사가 사라진다든지.” 그 순간, 건물 어딘가에서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9 경보음이 사옥 전체에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모니터 속 숫자는 인정사정없이 줄어들고 있었다. [실행까지 남은 시간 : 00:09:41] “그냥 나가면 되는 거 아니야?” 내가 묻자 남자는 무겁게 고개를 저었다. “시스템은 네가 쓴 문장이 아니라, 그 문장을 쓸 때의 ‘마음’을 실행해.” 그 순간 전산실 문밖에서 여러 사람의 거친 발소리가 들려왔다. 남자는 내 팔을 붙잡고 뒷문으로 달렸다. 좁고 어두운 통로 끝에는 낡은 문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퇴근 처리실] 문 옆 벽면에는 빛바랜 명단이 붙어 있었다. 그 안에는 내 이름이 여러 번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3월, 6월, 9월, 12월…… 그리고 이번 달. “나…… 전에도 여기 온 적 있어?” 남자는 대답 대신 침묵을 지켰다. [실행까지 남은 시간 : 00:05:12] 문 안쪽에서 아침에 들었던 바로 그 낯익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늦으셨네요. 이번 달 담당자님.” 나는 떨리는 손으로 차가운 문고리를 잡았다. 남자가 낮게 읊조렸다. “문을 열면, 모든 게 기억나게 될 거야.” 딸깍. 문이 열리자 수십 대의 모니터 화면 속에 일제히 내가 나타났다. 종이를 건네받는 나,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나, 위태로운 선택을 하는 나. 그리고 방 한가운데, 나와 함께 도망쳐온 남자와 똑같은 얼굴을 한 사람이 나를 바라보며 기묘하게 웃고 있었다.
#10 찍순이
문이 열리자 좁은 방 안 가득 모니터 불빛이 번쩍였다. 화면마다 서로 다른 ‘나’가 있었다. 누군가는 사무실을 뛰쳐나갔고, 누군가는 울고 있었고, 또 다른 나는 멍하니 키보드만 바라보고 있었다.
방 중앙에는 비상계단에서 만난 남자와 똑같은 얼굴의 사람이 앉아 있었다. 그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시스템은 사람들의 선택을 현실로 만드는 장치야. 넌 이미 여러 번 여기 왔었어.”
믿기 어려웠지만 벽에 붙은 기록 속에는 내 이름이 반복해서 적혀 있었다. 그 순간 경보음이 울렸고 화면에는 남은 시간이 떠올랐다.
[실행까지 남은 시간 : 00:00:30]
남자는 내게 마지막 선택을 하라고 말했다. 예전의 나는 늘 “퇴근한다”라고 적었다고 했다. 나는 한참 동안 망설이다가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렸다.
타닥.
[반복을 끝낸다.]
문장을 입력하는 순간 전산실의 불빛이 차례로 꺼졌고, 모니터 속 수많은 ‘나’도 하나씩 사라졌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출근길 지하철 안에 앉아 있었다. 손바닥에는 붉은 자국만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내가 꿈을 꾼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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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예약하던 회의실 이름에 숨겨진 소소한 규칙
매일 회의실을 예약하면서 한 번쯤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여긴 왜 뉴욕일까? 갑자기 피카소는 왜 회의실 이름이 됐을까?
단순히 회의실 1, 2, 3처럼 숫자로 구분하지 않고 고유 명사를 사용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아 전사 회의실 리스트를 살펴봤다.
확인 결과 층별로 명확한 테마가 존재했다. 겉보기에는 비슷한 회의실처럼 보이지만, 동별로 큰 콘셉트가 있고 층마다 세부 카테고리가 나뉘어 있었다. 재미 삼아 시작한 탐색이었지만 생각보다 흥미로운 규칙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상에서 우주까지, 층별 테마 한눈에 보기
전체 리스트를 살펴보니 회의실 이름은 크게 세 가지 흐름으로 구분됐다.
먼저 예술가, 음악가, 발명가 등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남긴 인물들의 이름으로 구성된 곳이 있다. 다빈치, 피카소, 베토벤, 에디슨 등 익숙한 이름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반면 또 다른 공간은 세계 주요 도시와 국가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었다. 아시아, 유럽, 미국 등 지역별 특성이 층마다 나뉘어 있어 마치 세계 지도를 따라 이동하는 느낌도 든다.
태양계 행성과 별자리 등 우주를 테마로 한 이름들이 사용된 곳도 있다. 세계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구성된 공간과 달리, 이 곳은 시선을 지구 밖으로 확장한 셈이다.
특히 이 구역에는 다수가 사용하는 회의실 외에도 개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포커스룸이 마련돼 있다. 집중이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구성원들이 자주 찾는 공간 중 하나다.
참고로 회의실 이름의 정확한 유래를 확인해 보기 위해 여러 관계자에게 문의했지만, 현재는 당시 네이밍 작업을 담당했던 실무자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다만 관련 내용을 알고 있는 구성원들의 설명에 따르면, 메타버스가 주목받던 시기에 ‘시공간의 제약 없이 다양한 장소를 이동한다’는 개념을 오프라인 공간에 반영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정확한 선정 기준은 현재 확인이 어려웠다.
직접 가보고 느낀 층별 회의실 특징
몰입과 휴식이 공존하는 카페 회의실
사내 카페 회의실은 조금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고 싶은 구성원들에게 인기가 높은 공간이다.
회의실 이름은 단순하지만, 은은한 커피 향과 적당한 백색 소음 덕분에 일반 회의실과는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회의실 내부에서 카페 음악 볼륨을 회의실 안에서 직접 조절할 수 있다는 점, 회의가 길어질 때 바로 옆 카페에서 리프레시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이나 비교적 캐주얼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에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다양한 회의가 오가는 회의실 밀집 공간
다양한 규모의 회의실을 한 곳에 모아둔 층도 있다.
한 층에 다수의 회의실이 모여 있어서 언제든 회의 공간을 유연하게 확보할 수 있으며, 타 부서와의 회의 시에도 적합하다.
연말정산 시즌에는 외부 회계팀이 상주할 정도로 공간이 넉넉하고, 적당히 개방된 구조 덕분에 답답함이 덜하다. 회의실이 많은 만큼 스낵 공간도 여유 있게 갖춰져 있어 장시간 이어지는 회의에도 집중력을 유지하기 좋다.
또한 회의실 주변으로 스낵킹 공간이 잘 마련돼 있어 긴 회의 중 잠시 리프레시하기에도 좋다.
컴투스의 정체성이 느껴지는 야구 테마 공간
야구 게임 명가 컴투스 답게 야구를 테마로한 회의실도 찾아볼 수 있다.
더그아웃(Dugout)은 야구 경기 중 감독과 선수들이 머물며 실시간으로 전술을 구상하는 벤치다. 불펜(Bullpen)은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기 전 투구 컨디션을 점검하는 예비 투구 장소를 뜻한다.
이름의 의미를 알고 나면 회의실을 예약할 때도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이미지가 생긴다. 전략 회의를 앞두고 더그아웃을 예약하면 왠지 중요한 작전을 논의해야 할 것 같고, 불펜은 프로젝트를 최종 점검하는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컴투스의 스포츠 게임 DNA를 떠올리게 하는 흥미로운 공간이다.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드는 조명 명당
다른 느낌의 조명을 사용하는 회의실도 찾아 볼 수 있었다.
다른 층이 주로 화이트 톤 조명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이 회의실은 따뜻한 전구색 조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방문해 보니 공간 전체가 한층 부드럽고 아늑하게 느껴졌다. 조명 하나만으로도 공간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었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상대방과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미팅이 있다면 한 번 이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마치며: 익숙한 공간을 다시 바라보다
매일 출근하는 회사지만, 우리가 머무는 공간을 한 겹 더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요소가 적지 않다. 단순히 1, 2, 3으로 불리는 대신 테마에 맞게 꾸며진 공간들 덕분에, 업무의 단조로움이 조금은 달라진다.
다음에 회의실을 예약하게 된다면 이름의 의미를 한 번쯤 떠올려 보는 것은 어떨까. 평소와 같은 공간도 조금은 새롭게 보일지 모른다.
지난 6월 20일, 컴투스가 (사)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이하 한은회)와 협력해 경기도 곤지암 팀업캠퍼스에서 ‘2026 유저 야구 캠프’를 개최했다.
야구팬들에게 받은 성원을 사회적 나눔으로 환원하고 깊이 있는 오프라인 소통을 나누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컴투스 관계자들과 한은회 소속 레전드 코치진 10여 명, 사전에 선발된 ‘컴투스프로야구V26’ 유저 130여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프로 출신 전설들의 지도 아래 투구·타격·수비 파트로 나뉜 레슨을 받고 다채로운 이벤트를 즐기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빗줄기도 막지 못한 전설의 등장, 현장을 가득 채운 환호
이번 캠프는 경기도 곤지암 팀업캠퍼스에서 개최됐다. 스포츠 전문 강성철 캐스터의 생동감 넘치는 사회로 포문을 열었으며, 사전에 초청된 130여 명의 유저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작부터 복작복작 축제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무엇보다 유저들의 환호성이 가장 컸던 순간은 한국 야구를 이끌어온 주역들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다.
이번 캠프에는 (사)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 이종범 회장과 장성호 사무총장을 포함해 정민철, 조성환, 김태균, 나지완, 최진행, 윤길현, 오현택 등 KBO 리그의 상징적인 레전드 선수 10여 명이 코치진으로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이들은 유저들을 위해 아낌없는 재능 기부를 펼치며 현장의 분위기를 단숨에 고조시켰다.
“그리던 영웅과의 만남” 꿈같은 코칭과 다채로운 재미
이번 캠프에는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유저들이 한자리에 모여 눈길을 끌었다. 그중에서도 레전드 코치진을 마주한 어린이 유저들의 넘치는 에너지와 지치지 않는 열정은 실내 구장 전체에 커다란 활력을 불어넣었다.
참가자들은 투구, 타격, 수비 등 각 분야로 조를 나누어 실내 잔디 구장 곳곳에서 전설적인 선수들에게 직접 지도를 받는 특별한 기회를 가졌다. 유저들은 코치진의 세심한 조언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실제 프로 선수 못지않은 열정으로 훈련에 임했다.
진지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와중에도, 훈련 중간중간 선수들과 함께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거나 야구 용품에 사인을 받는 등 친근하고 훈훈한 교감의 순간들이 자주 포착됐다.
“게임 속 라인업으로만 보던 선수들에게 직접 야구를 배워볼 수 있어서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야구팬들을 위해 실질적인 소통과 체험의 기회를 마련해 준 컴투스에 감사하다” — 캠프 참가 유저 소감 중
이어 진행된 ‘퍼펙트 피처’ 이벤트는 시작 전부터 유저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특히 1위 유저에게는 이번 야구 캠프에 참석한 레전드 코치진 전원의 친필 사인이 담긴 특별한 야구 배트가 상품으로 증정될 예정이라 현장의 열기는 순식간에 뜨겁게 달궈졌다. 2위 유저에게 주어지는 프로 선수용 글러브 역시 유저들의 승부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치열한 도전 끝에 순위가 결정되자 축하의 박수가 쏟아졌다. 대망의 배트를 품에 안은 주인공은 한 어린이 유저로 주변의 놀라움과 부러움을 동시에 샀다. 선물을 수령한 어린이는 “집에 가져가서 소중하게 잘 보관하겠다”라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2위 유저에게는 프로 선수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모델의 글러브가 상품으로 증정되며 큰 기쁨을 선사했다.
이후 캠프의 마지막은 레전드 코치진과의 단체 기념 촬영 및 특별 사인회로 장식됐으며, 컴투스는 참가자 전원에게 웰컴 패키지 형태의 기념품을 전달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온·오프라인을 넘어 한국 야구의 성장을 지원하다
컴투스는 이번 캠프와 같은 유저 소통 행사 외에도 국내 야구 문화의 균형 있는 발전과 저변 확대를 위한 행보를 묵묵히 이어가고 있다. 올해 ‘2026 KBO 리그’의 공식 스폰서로서 활발한 온·오프라인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것은 물론, 한국여자야구연맹 후원을 통해 국내 유일의 주니어 여자 야구단인 ‘천안 주니어 여자야구단’의 훈련 환경을 개선하고 유망주들을 위한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야구 캠프는 팬들을 향한 진심 어린 소통과 재능 나눔이 우리 야구 생태계에 긍정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을 몸소 확인한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컴투스는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 및 후원 활동을 지속하며,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세대와 함께 발맞추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야구 문화를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설 것이다.
이 글은 붉은사막을 직접 플레이한 뒤 작성한 개인 리뷰다. 특정 개발사나 유저를 비난하기 위한 글이 아니며, 한 명의 플레이어이자 게임 개발자의 관점에서 느낀 경험을 정리했다.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다. 엔딩 이후 콘텐츠, 모든 어비스 해금 이후 확인할 수 있는 대서고 기록, 세계관의 핵심 설정이 언급된다.
작성 기준: 2026-05-07
오픈월드 게임은 넓은 세계를 직접 탐험하며 자신만의 장면을 만들어가는 장르다. 그런데 숏폼 시대의 오픈월드는 그 경험이 게임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누군가 발견한 장면은 짧은 영상으로 공유되고, 다른 플레이어의 호기심을 다시 자극한다.
‘붉은사막’은 이 흐름을 생각해보게 만든 게임이었다. 이 글에서는 첫 플레이에서 느낀 낯섦과 긴 플레이 끝에 남은 여운을 바탕으로, 숏폼 시대의 오픈월드가 어떻게 발견되고 공유되는지 살펴본다.
첫인상: 세계에 적응하기까지 필요했던 시간
초반 경험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구걸하는 NPC에게 돈을 주고 여성 NPC를 구한 뒤 주인공이 특별한 대우를 받는 전개는 낯설었다. 낯선 전개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좋은 서사는 때로 플레이어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시작되기도 한다. 다만 붉은사막의 초반부에서 느낀 낯섦은 의도된 서사적 충격이라기보다, 플레이어가 세계의 규칙과 인물의 관계를 충분히 이해하기 전에 사건이 먼저 흘러가는 데서 오는 어색함에 가까웠다. 인물과 상황을 받아들일 근거가 쌓이기 전에 장면이 빠르게 전개됐고, 그 결과 몰입보다 의문이 먼저 남았다.
플레이 학습도 매끄럽지 않았다. 퍼즐을 풀기 위해 알아야 할 조작과 규칙이 충분히 안내되지 않았고, 실패했을 때도 무엇을 잘못 이해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구간이 있었다. 좋은 퍼즐은 실패를 통해 규칙을 배우게 만든다. 하지만 초반의 몇몇 구간에서는 그 과정이 도전보다 공백처럼 느껴졌다.
헤르난드에서 기사 보스전을 치른 뒤 주변 월드를 돌아다녔을 때도 인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NPC와의 상호작용, 범죄 시스템, 월드 이벤트 등 다양한 요소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지만, 각각의 시스템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단번에 이해되지는 않았다. 기술적 야심과 방대한 세계는 분명히 느껴졌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는 문이 아직 열리지 않은 느낌이었다. 결국 플레이 2시간 30분 만에 게임을 내려놓았다.
재구매의 계기: 반복되지 않는 숏폼 콘텐츠
그러나 약 2주 뒤, 붉은사막을 다시 구매했다.
계기는 숏폼 콘텐츠였다. 쇼츠와 릴스에서 붉은사막 관련 영상이 계속 등장했는데, 흥미로웠던 점은 영상들이 서로 같은 내용을 반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떤 영상은 숨겨진 흔적을 보여줬고, 어떤 영상은 예상하지 못한 전투 방식을 담았으며, 또 다른 영상은 이동, 탈것, 장비 조합, 월드 이벤트 사이의 상호작용을 포착했다.
보통 오픈월드 게임의 숏폼 콘텐츠는 멋진 풍경, 강한 보스, 특정 명장면 중심으로 반복되기 쉽다. 그런데 붉은사막은 영상마다 보여주는 장면의 결이 달랐다. 그 지점이 다시 확인해볼 이유가 됐다. 첫 플레이에서 본 것은 게임 전체가 아니라, 거대한 세계의 일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구매 이후 플레이 시간은 빠르게 늘었다. 약 120시간 만에 엔딩과 모든 어비스 해금에 도달했고, 이후에도 미경험 요소가 남아 있어 14시간 이상을 더 플레이했다. 처음에는 선명하게 다가오지 않았던 부분들도 긴 플레이 시간과 여러 발견을 거치며 조금씩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섭리의 대서고에서 느낀 여운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모든 어비스를 해금한 뒤 읽을 수 있는 섭리의 대서고였다.
섭리의 대서고는 붉은사막의 어비스 지역 중 하나다. 그 안의 기록은 플레이어가 도달한 시점까지 세계에서 어떤 일이 반복됐는지를 설명한다. 108번의 타임 루프, 계속된 실패, 데미안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막막함, 클리프의 감정이 사라진 이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절박함이 기록돼 있다.
읽는 내내 묘한 여운이 남았다. 세계관 속 인물들의 이야기인데도, 붉은사막이라는 게임 자체를 만들어온 과정과 겹쳐 읽혔기 때문이다. 이것이 실제로 개발진의 자기 고백으로 의도된 것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그러나 플레이어인 나의 경험에서는 그렇게 읽혔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마주한 방대한 시스템, 연결되지 않는 듯하면서도 계속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내는 세계의 폭이 대서고의 기록과 자연스럽게 겹쳐졌다. 텍스트는 세계관의 기록이었지만, 동시에 무언가를 끝내기 위해 수없이 시도했던 흔적처럼 느껴졌다.지금까지 플레이한 게임 중에 만든 사람들의 열기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전해진 게임은 없었다. 그 점에서 대서고는 단순한 세계관 기록을 넘어, 플레이어가 긴 여정을 돌아보게 만드는 장치로 기능했다.
온보딩의 역설: 발견의 재미가 만들어지는 방식
게임 디자인 관점에서 붉은사막을 바라보면,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기술력과 오픈월드 경험 설계의 관계다.
붉은사막은 레드 데드 리뎀션 2,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고스트 오브 쓰시마, 어쌔신 크리드 등 성공한 싱글 오픈월드 게임의 문법을 폭넓게 떠올리게 한다. 탐험, 퍼즐, 전투, 생활, 탈것, 장비, 미니게임, 월드 이벤트 등 콘텐츠 카테고리도 매우 넓다. 다만 시스템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과, 그 시스템을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익히고 의미 있는 선택으로 연결하도록 설계하는 것은 서로 다른 도전이다. 자유롭게 행동하려면 먼저 세계가 어떤 규칙으로 반응하는지 배워야 하고, 그 규칙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넓은 자유가 오히려 막막함으로 느껴질 수 있다.
붉은사막은 이 모든 것을 초반에 상세히 안내하지는 않는다. 플레이어는 직접 돌아다니고, 실험하고, 때로는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으며 게임의 가능성을 스스로 알아간다. 어떤 이에게는 이 구조가 진입 장벽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돌아다니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보상을 얻고, 새로운 이동 방식과 숨겨진 상호작용, 독창적인 전투 빌드를 발견하게 된다. 설명되지 않은 여백이 발견의 재미로 바뀌는 순간이다.
여기서 숏폼 SNS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저들은 자신이 발견한 장면을 짧은 영상으로 공유하고, 그것을 본 다른 유저들은 게임에 다시 들어가 직접 확인한다. 로봇을 타고 싸우거나, 제트팩으로 이동하거나, 장비와 전투 방식을 독특하게 조합하는 장면들은 긴 설명 없이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게임 안에서 발견된 요소가 게임 밖으로 나가 확산되고, 그 호기심이 다시 플레이로 이어지는 구조다. 내가 붉은사막을 다시 구매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게임 안의 안내가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들이 게임 밖에서 공유한 장면들이 나를 다시 불러들였다.
예측하기 어려운 세계가 만드는 장면의 힘
붉은사막의 세계관은 중세 판타지를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그 안에는 동양적 요소, 스팀펑크, 기계 장치, 석유 시추소, 로봇, 제트팩 같은 이질적인 요소가 함께 들어간다. 각각의 테마가 하나의 내러티브 축으로 매끄럽게 연결된다기보다, 여러 장르적 상상력이 한 세계 안에 넓게 펼쳐진 인상에 가깝다.
탐험 경험의 관점에서는 이 폭이 강점으로 작동한다. 다음 지역에서 무엇이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고, 그 예측 불가능성이 월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플레이어는 로봇을 타고 싸우고, 제트팩으로 날아다니며, 기계 장치와 판타지적 이미지를 실제 조작 경험으로 받아들인다. 그 결과 붉은사막은 정돈된 하나의 톤보다 다양한 플레이 장면의 폭으로 기억된다.
예상하지 못한 조합, 과감한 액션, 보기만 해도 궁금해지는 상호작용은 짧은 영상 안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다. 월드 안에 많은 장면과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마다 서로 다른 발견을 공유할 수 있고, 그 폭은 숏폼 시대의 또 다른 경쟁력으로 작동한다.
마케팅과 상품 전략 관점에서 본 붉은사막
마케팅과 상품 전략 관점에서도 붉은사막은 흥미로운 프로젝트다.
대형 오픈월드 게임은 보통 출시 전부터 세계관, 캐릭터, 전투 시스템 등을 체계적으로 알리며 기대감을 쌓는다. 붉은사막 역시 대형 프로젝트로 주목받았지만, 플레이어 입장에서 강하게 체감한 것은 전통적인 광고 접점보다 출시 이후 유저들이 만들어낸 발견형 콘텐츠였다. 특히 숏폼 플랫폼에서 확산된 다양한 플레이 장면은 게임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게임 내 미니게임으로 섯다와 도리짓고땡이 등장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두 게임 모두 한국 문화권에 익숙한 규칙으로, 글로벌 유저의 즉각적인 이해만을 우선했다면 홀덤처럼 보편성이 높은 룰을 선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붉은사막은 한국적 놀이 문화를 게임 속 콘텐츠로 담았다. 이 선택은 붉은사막이 글로벌 시장에 맞춰 모든 요소를 평준화한 게임이라기보다, 구현하고자 한 다양한 요소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담은 게임이라는 인상을 준다.
그럼에도 붉은사막은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냈다. 2026년 4월 15일 기준 전 세계 누적 판매량 500만 장을 돌파했고, 한국 콘솔 게임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한국 개발사의 대형 싱글 패키지 게임이라는 희소성, 높은 그래픽 완성도와 장대한 비주얼, 예측 불가능한 콘텐츠 구성, 출시 이후 유저들이 직접 발견을 공유하는 미디어 환경이 맞물린 결과다. 출시 이후 플레이어들이 만들어낸 숏폼 콘텐츠는 게임의 또 다른 소개서가 됐고, 그 과정에서 오픈월드의 숨은 장면들은 계속 다시 발견됐다. 나 역시 그 흐름 안에서 게임을 다시 바라보게 됐다.
숏폼 시대의 오픈월드가 남긴 질문
134시간의 플레이가 끝난 뒤,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이 남았다. 오픈월드 게임의 재미는 어디에서 완성되는가.
과거에는 게임 안에서 제공되는 퀘스트, 튜토리얼, 맵 마커, 스토리 흐름이 플레이 경험의 중심이었다. 지금도 그 요소들은 중요하다. 하지만 숏폼 시대의 오픈월드는 게임 안에서만 완성되지 않는다. 플레이어는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커뮤니티 게시글, 짧은 클립을 통해 게임의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 호기심은 다시 플레이로 이어진다.
모든 요소를 한 번에 설명하기보다 플레이 과정에서 발견하도록 열어둔 구조가, 유저들의 공유와 확산을 통해 또 다른 경험으로 이어진 것이다. 누군가는 전투에서, 누군가는 이동에서, 또 누군가는 숨겨진 세계관과 기록에서 자신만의 재미를 찾는다. 플레이어가 발견한 장면, 커뮤니티가 공유한 정보, 짧은 영상이 만든 호기심이 다시 게임으로 돌아오는 흐름까지 포함해 하나의 경험이 된다. 잠시 내려놓았던 플레이어를 134시간의 탐험으로 다시 불러온 세계. 붉은사막은 숏폼 시대의 오픈월드가 어떻게 다시 발견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