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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으로 직접 나만의 소주잔 만들기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자신만의 소주잔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기자 역시 그런 마음으로 공방을 찾았다. 수많은 공방 중 ‘별그다음 레진공방’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가격은 다른 곳과 비슷하게 3만8천 원이었지만, 이곳에서는 무려 소주잔 2개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공방이 1개만 제작 가능한 것과 비교하면 꽤 매력적인 조건이었다.

별그다음 레진공방 개요

  • 운영 시간: 11:00 ~ 20:00 (네이버 예약 필수)
  • 위치: 부천역 근처
  • 규모: 약 10평 규모, 편히 쉴 수 있는 소파와 중앙의 큰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아늑한 분위기
  • 운영 방식: 예약제로 운영돼 쾌적하고 여유롭게 제작 가능
  • 할인: 네이버 예약 시 할인 혜택 제공

만들 수 있는 작품 & 가격

이곳에서는 소주잔뿐 아니라 스마트톡, 키링, 책갈피, 보석함 등 다양한 레진 공예품을 만들 수 있어, 레진공예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네이버에 소개된 가격은 다음과 같다.

  • 바다 트레이 만들기(수성아크릴레진) 38,000
  • 보석함&하트 트레이 만들기 38,000
  • 레진 트라이탄 컵 만들기(1개) 30,000
  • 레진 소주잔 만들기(2개) 38,000
  • 스마트톡, 키링 레진 원데이 클래스(2개) 38,000

도안은 어떻게 준비할까?
도안을 가져가면 구현 가능한 재료와 방법을 선생님이 추천해 주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작품을 만들 확률이 높다. 또한 공방 인스타그램 @artstudio_stardaum에는 다양한 샘플이 게시돼 있어 참고하기 좋다. 기자는 도안을 생각해오지 않아 선생님께서 샘플을 몇가지 보여주시고 참고하도록 도움을 주셨다. 

제작 과정

손잡이가 있는 잔과 없는 잔 중 선택할 수 있었는데, 기자는 두 잔 모두 손잡이가 있는 디자인으로 골랐다. 귀여운 모양에다 레진을 두껍게 넣을 수 있어 매력적이었다. 재료 선택 후, 하나는 바닷가 풍경, 다른 하나는 눈 덮인 나무 풍경을 담기로 했다.

자리에 놓인 재료들은 정말 다양했다. 색깔과 크기가 다른 반짝이는 물론, 여러 종류의 스티커와 물감까지 준비돼 있어 마치 작은 보물창고를 보는 듯했다. 어떤 그림을 담을지 고민하며 약 15분 정도 시간을 보냈는데, 하고 싶은 분위기나 느낌을 말하면 선생님께서 거기에 맞는 재료를 바로 추천해 주셔서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구상을 마칠 수 있었다. 결국 하나는 바닷가 모래사장과 파도가 밀려오는 장면을, 다른 하나는 밤하늘 아래 눈이 소복이 쌓인 나무 풍경을 담아보기로 결정했다.

만드는 방법 자체는 의외로 간단했다. 먼저 UV 레진 액체를 잔의 밑면에 고르게 펴 바른 뒤, 완성된 소주잔을 바라봤을 때 가장 앞에 놓이고 싶은 요소부터 차례대로 얹어 나가면 된다. 바닷가 느낌을 내기 위해 고른 것은 모래알과 조개, 그리고 바다색을 표현할 수 있는 반짝이였다. 파도는 직접 기포를 불어내 표현할 수도 있었지만 원하는 형태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해서, 선생님은 파도 모양 스티커를 추천해 주셨다. 모래알과 조개를 넣은 뒤 파도를 붙이기 위해 레진을 한 번 더 채웠고, 그 위에 반짝이를 얹어 바다빛을 살렸다. 이렇게 완성된 한 층은 UV 램프에 넣어 몇 분간 굳히면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단단히 고정된다.

잔이 굳는 동안에는 자연스럽게 두 번째 소주잔 작업으로 넘어가면 된다. 기자는 눈 덮인 나무 풍경을 담고 싶었는데, 이를 위해서는 순서가 중요했다. 먼저 눈을 표현하고 굳힌 뒤, 그 위에 나무를 올려야 했다. 대략적인 위치를 잡아본 뒤 흰색 물감과 레진을 섞어 눈처럼 바르고 굳혔는데, 막상 나무를 얹어보니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예상대로 나무에서 초록물이 스며나오기 시작했다. 너무 오랜 시간 고민하다 보니 레진이 스며들며 색이 번져버린 것이다. 선생님도 면봉으로 닦아내시다가, 차라리 비슷한 크기의 다른 나무로 교체하는 것이 낫겠다고 조언해 주셨다. 결국 번져버린 나무를 걷어내고 새 나무로 빠르게 교체해 다시 굳히는 작업을 했다.

한편, 나무와 씨름하는 사이 바다 소주잔은 완성 단계에 들어갔다. 이미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예뻐 보였지만, 빈 공간을 더 채우고 싶은 마음에 물감을 사용해 구석구석 색을 덧입히기로 했다. 팔레트에 짜둔 레진에 조금씩 물감을 섞어 발라보니 처음엔 연해서 색이 옅게 나왔지만, 오히려 그 은은한 톤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져 그대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문제의 나무 소주잔은 굳히는 과정에서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두둥. 결과는 예상대로 ‘대실망’. 눈덩이가 지나치게 크게 올라가 있어 나무에 눈이 쌓였다기보다는 구름이 뒤덮은 것처럼 보였다. 아쉬움을 달래고자 배경을 더 칠하기로 했다. 선생님께 보라색과 남색을 섞으면 좋겠다고 하니 팔레트에 색을 짜 주셨다. 그 위에 밤하늘을 입힌 뒤 다시 UV 램프에 넣으며 속으로 ‘제발 이번에는 잘 나와라…’ 하고 기도했다. 굳히는 동안에는 선생님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마음을 달랬다.

전체적인 제작 시간은 대략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걸렸다. 중간에 구상하거나 배치를 바꾸는 시간을 줄인다면 1시간 반 이내에도 충분히 완성할 수 있을 듯했다.

결과물 & 제작 꿀팁

완성된 작품은 만족과 아쉬움이 반반이었다. 바다 소주잔은 청량하고 산뜻하게 완성됐지만, 나무 소주잔은 배경과 겹쳐 다소 흐릿하게 보였다.

예쁘게 만드는 팁
– 배경을 꽉 채우지 않아도 여백의 미가 있어 매력적이다.
– 준비된 샘플을 참고하면 실패 확률이 줄어든다.

완성된 잔은 리본까지 달린 포장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되어 선물용으로도 손색없었다. 이니셜을 넣어 포인트를 줄 수도 있어 선물용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함께 와서 만드는 과정 자체가 즐거운 추억이 되니, 그 의미가 더 크다.

손재주가 없어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는 경험이라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하다. 실제로 사용해 보니 밑바닥의 레진이 잔 벽에 반사되며 은은하게 색이 변하는데, 특히 바다 소주잔은 청량한 파란빛이 살아나 술맛을 한층 더 돋워주었다.

앞으로도 이 잔에 술을 따를 때마다 공방에서 보낸 즐겁고 특별한 시간이 자연스레 떠오를 것 같다. 그렇게 추억을 담은 소주잔은 단순한 공예품을 넘어 일상 속 작은 행복이 되어줄 것이다.

부둣가의 갈매기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당 😀 나만의 소주잔 만들기 클래스 강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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