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친소는 임직원 간의 취향을 공유하고 덕후력을 나누는 사내 네트워킹 프로그램입니다. 컴친소2는 여기에 사회공헌의 가치를 더해, 임직원들이 직접 기획한 굿즈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컴친소2 코너의 두 번째 주제는 ‘키보드’입니다.
사우들의 취미를 응원하는 덕후력 기반 네트워킹 프로그램 ‘컴친소’가 굿즈 기획·제작까지 더해진 사회공헌 프로그램 ‘컴친소2: 컴투기빙’으로 돌아왔다. 그 두 번째 주인공은 바로 ‘키보드 덕후’ 사우들이다. 손목 통증을 해결하려다 키보드의 매력에 빠진 사람부터, 80만 원짜리 커스텀 키보드로 출근길을 즐겁게 만드는 사람까지. 키보드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인생의 동반자’로 여기는 여섯 명의 사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들이 말하는 ‘인생 키보드’는 무엇일까? 그리고 직접 만든 굿즈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겼을까? 누군가에겐 그저 컴퓨터 주변기기에 불과하지만, 누군가에겐 일의 활력소이자 덕질의 중심이 되는 키보드. 그 매력에 푹 빠진 사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키보드에 진심인 사람들
바다소금: 안녕하세요, 바다소금입니다. 키보드 입문자들에게 가장 유명한 축이 ‘바다소금’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저희 게임도 게이머들 사이에서 누구나 알 법하게 만들고 싶은 마케터입니다.
햄식: 안녕하세요. ECO실 엔진팀에서 공산품 키보드로 게임 엔진을 개발하는 햄식입니다. 닉네임은 제 이름에 ‘햄스터를 좋아한다’는 의미를 더해 만들었습니다.
키보드워리어: 안녕하세요. 키보드워리어입니다. 실제로 ‘키보드워리어’는 아닙니다. 댓글은 남기지 않습니다. 앞으로 큰 사람이 될 예정이기 때문이죠. 훗(?)
파워타자: 안녕하세요. 파워타자입니다.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키보드를 자주 쓰다 보니, 바쁠 때 빠르게 칠 때 소리가 큰가 싶어 가장 조용한 키보드를 찾아보다가 이 세계에 빠지게 됐습니다.
ESC: 게임사업부의 ESC입니다. 키보드 타건 ASMR을 좋아해서 ‘직접 타건해보자’는 마음으로 키보드 수집을 시작하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요즘 포인트 키캡을 모으고 있어서 ESC 키를 자주 갈아 끼우다 보니, 사무실 키보드 ESC 키의 노고를 기리고자 닉네임을 ESC로 정하게 됐습니다.
홀리판다: 안녕하세요. 홀리판다라고 합니다. ‘홀리판다’는 제가 가장 애용하는 택타일 스위치 이름입니다. 많은 스위치를 경험해본 것은 아니지만, 그중에서 키감이 가장 좋다고 느껴 자주 사용하게 되었고, 그래서 닉네임으로 선정하게 됐습니다.
키보드 전시회가 펼쳐지다
이번 키보드편에는 특별한 준비물이 있었다. 바로 각자의 키보드다. 평소 애정을 담아 사용하던 키보드를 직접 들고 온 참가자들 덕분에 회의실은 마치 작은 키보드 전시회를 방불케 했다.
회의실에 모인 각양각색의 키보드들. 마치 작은 전시회 같았다.
한자리에 모인 키보드들은 저마다의 개성과 스토리를 품고 있었다. 먼저 각자 가져온 키보드를 소개하는 시간이 이어졌고, 서로의 키보드를 보며 감탄이 터져 나왔다. 키보드 ‘알못’인 컴투스온 스태프들은 ‘가장 비싼 키보드’를 맞혀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정답은 홀리판다의 80만 원짜리 커스텀 키보드였다. 하지만 키보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구분이 쉽지 않았다.
자신의 키보드를 소개하는 파워타자. 키보드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공통의 관심사로 모였다는 사실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참가자들은 각자 가져온 키보드를 소개하고, 처음 키보드에 빠지게 된 계기를 공유하며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했다.
처음 키보드에 빠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ESC: 키보드 타건 ASMR에 푹 빠졌던 때가 있었는데, 좋은 마이크를 써도 타건음이 제대로 안 담기는 것 같아 ‘이렇게 된 거 직접 타건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키보드의 매력은 소리뿐만 아니라 보는 재미도 있어서 더욱 빠지게 된 것 같아요. 제 키보드는 독거미 바디와 도자기 키캡을 합쳤어요. 하얀색이라 변색 걱정을 하신다면? 경기도 오산입니다. 변색이 되지 않아요. 비싼 키보드는 집에서만 씁니다.
바다소금: 대학생 시절 하루에 13시간씩 게임을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 하루 중 가장 많이 보는 친구가 키보드, 마우스, 모니터여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원래도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것을 좋아하기도 했고요. 지금은 귀여운 러버 캐릭터 키보드를 메인으로 쓰고 있어요. 키보드 치면 달나라에 갈 것 같고, 나만의 주인공이 된 느낌이에요.
키보드를 치면 달나라에 갈 것 같은 ‘달나라 키보드’.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바다소금님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키보드워리어: 처음 개발을 시작했을 때는 키보드를 비싼 돈 주고 사는 걸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손목이 아파졌어요. 마우스 받침대, 키보드 받침대를 써도 해결이 안 돼서 용산 타건샵에 가서 직접 고른 키보드를 쓰니 손목이 나아졌습니다. 돈의 힘이죠. 제 인생 두 번째 키보드인데, 전 여친이자 현 아내가 사준 키보드입니다. 커스텀을 하지 않아도 중간중간 포인트 키캡이 들어가 있고, 부드러워서 아주 좋아요.
햄식: 어릴 때부터 게임을 많이 했는데, 특히 온라인으로 경쟁하는 게임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키보드 반응 속도에 신경을 쓰게 되어 입문하게 됐습니다. 키압이 낮고 정숙한 것을 쓰고 있습니다. 주말에도 쓰고 싶어서 똑같은 모델을 본가, 집, 사무실에 하나씩 두고 있습니다. 사무실에 키보드가 여러 개 있다 보니, 하나 없어져도 바로 눈치채지 못해요. 한참 뒤에야 ‘어? 하나 어디 갔지?’ 하고 알아차리는 정도죠.
햄식님 키보드 훔치러 가실 파티원 구합니다.
파워타자: 게임을 많이 하다 보니 주변에서 기계식 키보드를 추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게이밍 용으로 처음 구매했는데, 집에서 쓰다가 회사에서 일반 키보드를 쓰니 역체감이 심하더라고요. 그래서 사무실용 키보드도 알아보게 되면서 빠지게 됐습니다. 저는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회사 지원금 10만 원으로 만족스러운 키보드를 샀습니다. 무소음 적축인데, 택타일축처럼 소리를 줄여놨습니다. 풀배열을 좋아하지만, 10만 원으로 구하기는 쉽지 않더군요.
홀리판다: 처음에는 게임용 기계식 키보드로 입문했고, 이후 키감과 디자인까지 보게 되더니 ‘이 돈이면 하우징만 사서 내가 원하는 커스텀 키보드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커스텀 키보드까지 가게 됐습니다. 지금은 80만 원짜리 커스텀 키보드를 아끼며 쓰고 있어요.
앞서 소개한 가장 고가의 키보드 주인공. 컴친소 모임을 위해 무게감 있는 키보드를 직접 들고 왔다. 타건감을 테스트해본 현장의 다른 참가자들도 ‘무게도 묵직한 게 타건감이 다르긴 다르다~’를 연발했다.
컴친소를 위해 무거운 키보드를 들고 온 홀리판다님께 박수!
처음 구매한 키보드는 어떤 제품이었나요?
파워타자: 처음은 nKey 청축 키보드였어요. 너무 시끄러워서 시골집에 모셔두고 가끔 꺼내 써요.
키보드워리어: 레오폴드 FC900R PD 갈축이 처음 제대로 쳐보고 산 키보드였어요. 용산에서 직접 타건해보고 골랐죠. 아직 집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홀리판다: 제가 처음 큰돈 주고 산 키보드는 커세어 K90이었던 같습니다. 키보드가 많아지다 보니 공간이 없어서 당근으로 보냈네요…
햄식: 첫 키보드는 삼성 DT-35였어요. 스타크래프트 많이 하셨던 분들께서는 친숙하실 겁니다(?)
ESC: 처음 구매한 키보드는 게저갈로 유명한 엠스톤 GV10입니다. 지금도 사무실에 있는데요, 제가 키보드 몇 개를 주기적으로 돌아가면서 쓰고 있어서 쿨타임 차면 다시 쓸 예정입니다.
바다소금: 처음 구매한 키보드라고 하면 기준이 모호하긴 한데… 처음 기억에 남는 키보드는 생일선물로 받았던 로지텍 GPROX인 것 같아요.
가장 좋아하는 스위치 타입은 무엇인가요?
택타일
리니어
홀리판다: 누를 때 적당한 피드백이 오는 것을 선호하는데, 클릭 스위치는 소리가 크고 피드백이 강해서 손에 부담이 가더군요. 그래서 적당한 택타일이 제 취향입니다. 파워타자: 무소음에 가까울 정도로 소리가 적으면서도, 다양한 누름 촉감이 있어 선호합니다. 키보드워리어: 타건감이 좋아서 고르고 보면 대부분 갈축이더군요.
ESC: 각자 매력이 있어서 하나만 고르기 어렵지만, 최근에는 리니어축에 손이 많이 갑니다. 아마도 소리가 좋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바다소금: 시기에 따라 바뀌지만, 지금은 리니어축을 가장 선호합니다. 키압이 낮고, 살짝만 쳐도 걸림 없이 부드럽게 들어가는 느낌이 좋습니다. 햄식: 클릭 스위치처럼 걸림이 있는 키 입력도 재미있고 소리도 좋지만, 오래 쓰면 불편해서요. 리니어는 걸림이 없어 오래 써도 편합니다.
텐키리스, 75%, 60% 등 다양한 배열 중 어떤 걸 선호하시나요?
바다소금: 업무 중에는 무조건 풀배열을 선호합니다. 숫자 키패드가 없으면 불안합니다. 집에서 게임할 때는 75% 배열까지는 괜찮지만, 예쁘다는 이유로 65% 배열을 썼을 땐 게임할 때조차 불편했습니다. F1키는 자주 안 쓸 것 같아도 의외로 쓸 일이 많더군요. 그래도 지금 그 키보드를 봐도 여전히 예쁘다고 생각합니다.
파워타자: 게임할 때는 텐키리스, 업무할 때는 풀배열을 사용합니다. 가격에 타협하거나 게임·업무 둘 다 포기할 수 없다면 99키까지는 무난하게 쓸 만합니다.
키보드워리어: 저는 풀배열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숫자키를 자주 쓰지 않아, 다음에는 텐키리스로 가볼까 생각 중입니다.
홀리판다: 주로 텐키리스를 씁니다. 게임할 때 마우스 위치 잡기에도 편하고, 업무 중 숫자키가 필요하면 별도의 키패드를 꺼내 씁니다.
햄식: 텐키리스에 F넘버키가 포함된 배열을 선호합니다. 특히 F넘버키가 없으면 디버깅이 불편해서, 프로그래머라면 공감하실 겁니다.
ESC: 텐키리스와 넘버패드를 함께 쓰는 조합을 가장 선호합니다. 풀배열은 마우스 위치가 너무 멀어져서 업무할 때 불편하더군요.
텐키리스 : 키보드 오른쪽 키 배열이 없는 것
풀배열 : 키보드 전체 구성 요소가 다 있는 것
75% 배열: 텐키리스 배열에 function key 중 일부를 합치거나 없앤 형태
60% 배열: 숫자 키 패드, 방향 키, function key, 편집 키 부분이 완전히 제거된 형태
취향공유
인생 키보드를 소개해주세요.
키보드워리어: 오늘 가져온 키보드이자 현재 사용 중인 mStone Groove F104A입니다. 이전 키보드도 좋았지만, 이 키보드가 훨씬 부드럽고 타건감이 좋아요. 이 맛에 출근합니다…(거짓).
파워타자: 체리 MS3.0 RGB 적축입니다.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아 게임과 업무 모두에서 만족하며 오래 사용했습니다.
햄식: 많은 키보드 덕후분들이 커스텀을 쓰지만, 저는 리얼포스를 가장 좋아합니다. 토프레축 특유의 키감이 손에 잘 맞아 이것만 사용합니다.
홀리판다: 처음 조립했던 커스텀 키보드 QK 80입니다. 예산을 정해두고 스위치, 키캡 등을 하나하나 고르며 조립했기 때문에 만족도가 가장 컸습니다.
ESC: 풀알루 커스텀 키보드를 좋아합니다. 소리와 타건감에서 풀알루를 따라올 수 있는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다소금: 저 역시 풀알루 커스텀 키보드입니다. 왜 다들 알루미늄 보강판을 선호하는지 직접 써보니 알겠더군요. 타건감이 남다릅니다.
최근에 가장 만족스러웠던 지름템은 무엇인가요?
홀리판다: GMK oblivion v3.1 키캡입니다. 무채색을 좋아해서 하우징도 무채색으로 쓰는데, 이 키캡은 무채색에 특정 키에만 포인트 컬러가 들어가 있어 범용성이 높고 자주 씁니다.
파워타자: 독거미 108F 키보드입니다. 풀배열에 블루투스를 지원해서 PC로 쓰다가, 가끔 아이패드나 휴대폰에서 타자를 칠 때 스위치 한 번으로 전환할 수 있어 편합니다.
햄식: 이전까지 회사에서는 리얼포스 R2를 썼는데, 리얼포스 R3 30g 한정판이 출시돼서 바로 구매했습니다. 알록달록한 색상이 특히 마음에 듭니다.
ESC: 세라키 도자기 키캡입니다. 소리가 정말 좋고, 얼음 같은 시원한 느낌이 있어 여름에 특히 잘 어울립니다.
키보드워리어: 키보드는 비싸서 구매를 신중히 합니다. 전 키보드를 4년 넘게 쓰다 집으로 은퇴시켰고, 지금 쓰는 키보드는 산 지 1년 정도밖에 안 돼서 당분간 지름 계획이 없습니다.
바다소금: 지금은 ‘프린세스 리니어’라는 독특한 축을 쓰고 있습니다. 키압이 28g밖에 안 돼서 거의 힘을 들이지 않고 타자 칠 수 있어, 하루 종일 키보드를 쓰는 직장인에게 최고의 지름템이었습니다.
커스텀 경험이 있으신가요? 있다면 어떤 시도들을 해보셨나요?
바다소금: 흡음을 제외하고는 웬만한 건 다 해본 것 같습니다.
파워타자: 업무상 빨리 타자를 치면 무소음 적축이라도 소리가 커서 사무실에서 눈치가 보였습니다. 그래서 무소음 축을 찾던 중 옵테뮤 라임·피치 축을 알게 됐고, 스위치를 전부 교체한 뒤에는 소리가 전혀 나지 않아 만족하며 사용 중입니다.
햄식: 순정만 사용합니다. ‘돌고 돌아 순정’이라고 하지만, 사실 돌아본 적도 거의 없습니다.
홀리판다: 스위치 윤활만 어느 정도 해봤습니다. 깊게 들어간 건 아니고, 맛만 본 수준입니다.
ESC: 소리나 타건감에서 변화가 느껴지면 스위치 윤활을 해줍니다. 다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들어 선호하는 편은 아닙니다.
키보드워리어: 보통 엔터나 ESC 같은 특수 키를 다른 색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죠. 현재 사용하는 키보드는 키 특성에 따라 색이 조금씩 다르고, 특수 키에 포인트 컬러가 들어가 있어 순정 그대로 쓰지만 아주 만족합니다.
기판(PCB), 핫스왑, 납땜 키보드 중 어떤 걸 선호하시나요? 이유는 무엇인가요?
햄식: 저는 공산품 러버라 기성품 기판을 사랑합니다.
파워타자: 무조건 핫스왑입니다. 예전에 키 하나가 안 눌려서 고치지 못하고 버린 경험이 있어, 그 이후로는 핫스왑만 씁니다.
키보드워리어: 요즘은 핫스왑이 대세입니다.
홀리판다: 저도 핫스왑을 선호합니다. 다양한 스위치를 쉽게 갈아끼울 수 있고, 납땜이 필요 없어서 좋습니다.
나만의 키보드 철학이나 고집이 있다면?
ESC: 제 고막이 반응하는 키보드만 데려옵니다.
키보드워리어: 키보드는 반드시 쳐보고 삽니다. 그 자리에서 나와 맞는 키보드를 발견하면 데려옵니다.
햄식: F1~F12 기능키가 없는 키보드는 절대 사지 않습니다.
‘이건 너무 귀찮다’ 싶은 키보드 작업이나 행동은 무엇인가요?
홀리판다: 스테빌라이저 수평 맞추기와 스위치 윤활은 정말 싫어합니다.
ESC: 스위치 윤활은… 은근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바다소금: 윤활이 정말 말도 안 되게 귀찮습니다. 그래도 하고 나면 뿌듯하긴 합니다.
키보드워리어: 키보드를 자주 분리해 청소해야 하는데, 솔직히 귀찮습니다.
햄식: 키캡 청소가 가장 귀찮지만, 파트장님께서 청소 도구를 선물해 주셔서 그나마 편해졌습니다. ECO실 엔진팀 Render파트 조보경 파트장님, 항상 존경합니다.
“이건 예술이다”라고 생각한 키보드 디자인이 있나요?
햄식: 아직 그 정도의 감동을 준 키보드는 보지 못했습니다. 언젠가는 만나게 되겠죠.
ESC: 키보드는 아니지만, 국립중앙박물관 굿즈인 ‘사이닷 단청’ 키캡이 인상 깊었습니다.
(출처: Frisbee)
바다소금: 원목 디자인의 앨리스 배열 키보드를 보고 5년째 갖고 싶다고 생각 중입니다.
(출처: pulse.kr)
키보드워리어: 바다소금님이 사용하시는 독특한 디자인의 키보드를 보고 ‘오…’ 했습니다.
바다소금님의 키보드
손목, 타건감, RGB… 키보드 외적인 요소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요?
파워타자: RGB입니다. 기분에 따라 색을 바꿀 수 있는 점이 좋습니다.
키보드워리어: 키보드 받침대입니다. 함께 사용하면 훨씬 편합니다.
홀리판다: 하우징 디자인입니다. 외형에서 오는 만족감이 큽니다.
햄식: 장시간 사용할 때 불편함이나 통증이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그리고 현재 제 키보드에 없는 색상의 토프레 키캡이 보이면 일단 사려고 노력합니다.
ESC: 현재 데스크테리어와 잘 어울리는지를 꼭 확인합니다.
바다소금: 외적인 요소라면 키캡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타건음이 마음에 드는 키보드를 고른다면 어떤 소리를 기준으로 삼으시나요?
ESC: 같은 소리여도 사람마다 조약돌 소리, 보글보글 소리 등 표현이 다르죠. 저는 타건음을 듣고 제 고막이 반응하는 경우에만 그 키보드를 데려옵니다.
햄식: 최대한 정숙한 키보드를 선호합니다. 제가 키를 세게 누르는 편이라 소리가 크면 방해가 됩니다.
키보드워리어: ‘토도도독’ 하는 작고 부드러운 소리를 좋아합니다. 타건감이 가장 중요하지만, 소리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직접 가서 쳐보고 고릅니다.
바다소금: 용산 타건샵 세모키에서 spm 몽돌 키보드를 쳐봤는데, 타건음이 정말 좋았습니다. 가격도 착해서 사고 싶었지만, 집에 있는 키보드 전시장이 꽉 차 있어 다음 기회로 미뤘습니다.
마무리, 하지만 이야기는 계속된다
점심시간을 조금 길게 잡아 2시간 정도 진행된 컴친소 미팅. 키보드 얘기만 하기엔 짧은 시간이었지만, 미리 준비한 질문들 말고도 각자의 키보드 경험을 자유롭게 털어놓으며 대화가 이어졌다.
색깔 고르는 나름의 철학
키보드 색깔 선택에도 나름의 원칙들이 있었다. 어두운 색 키보드를 좋아하다가 밝은 색 키보드 취향으로 180도 바뀌는 경우도 있었고, 키보드와 키보드를 놓을 책상의 색을 대비시켜 포인트를 주는 사람도 있었다. 작업환경과 어울리게 맞춰보려는 세심함이 느껴졌다.
구매는 해외직구가 압도적. 국내보다 저렴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지만, 타건샵에 가서 직접 쳐보는 건 또 다른 재미란다. 다만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은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편이었다. 키보드는 홀로 즐기는 고독한(?) 취미인 것 같았다. 이번 컴친소를 통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돼서 즐겁다는 의견이 많았다.
“아프면 돈 쓰게 돼요”
키보드를 취미로 한다는 것의 핵심을 보여주는 말이다. 손목이 아프거나 타건감이 불편한 순간, 자연스럽게 더 나은 키보드를 찾게 된다. 이렇게 계속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다 보면, 키보드에 무지한 사람들로부터 “네 키보드는 금으로 만든 거야?”, “지갑 괜찮아?” 같은 농담을 듣곤 한다. 키보드 덕질하는 사람들이 감수하는 경제적 부담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쓴 금액을 물어보는 사회자의 질문에, ESC는 눈물을 훔치며 비밀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날 참가자들이 키보드에 쓴 돈은 30만원부터 200만원까지 제각각이었다. 그래도 대부분 “충분히 값어치한다”고 답했다. 하루종일 손에 닿는 도구인데 업무용으로 비싼 키보드 쓰는 게 전혀 아깝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관리법도 천차만별
관리 방식은 확실히 두 부류로 나뉘었다. 먼지가 고장의 주원인이라며 쓰지 않을 때마다 덮개 씌우는 ‘세심파’와, “너무 잘해주면 키보드가 버릇나빠진다”며 가끔씩만 청소하면 된다는 ‘현실파’.
키캡 수집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본체보다는 특정 색깔 키캡을 모으는 경우가 많더라. 이런 세세한 취향이야말로 키보드 덕질의 진짜 재미라는 얘기도 나왔다.
TO. 입문자들
입문자들을 향한 조언들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었다. 일단 타건샵에서 직접 쳐보고 사라는 게 가장 많은 의견. 사진이나 영상으론 절대 모르는 키감, 타건음, 손에 맞는 키압을 확인하려면 직접 경험해보는 수밖에 없다.
무선 키보드도 추천됐다. 선이 없어서 책상이 깔끔해지고, 여러 기기 사이 전환도 편리하다고. 무접점 키보드 입문도 거론됐는데, 기계식보다 조용하면서도 부드러운 타건감이라 오래 쳐도 부담이 적다는 이유였다.
마지막으로 “키보드를 많이 쓴다면 바꾸는 것만으로도 일이 좀 더 즐거워질 수 있다”는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다. 햄식은 “생각보다 키보드 좋아하는 사람 많으니까 취향 존중해주세요!”라며 웃어보았다. 이번 컴친소 모임도 서로 취향을 존중하며 따뜻하게 공감을 나누는 자리로 마무리 되었다. 이날 모임을 마친 뒤,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소감을 전했다.
파워타자: 업무 시간 내내 두드리는 키보드,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일하는 만족도가 달라집니다. 본인 취향에 딱 맞는 키보드를 찾는다면 업무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소음 없는 라임·피치 축을 추천합니다.
키보드워리어: 다른 분들이 어떤 키보드를 사용하는지 궁금했는데, 저보다 훨씬 깊이 있는 분들이 많아 많이 배우고 갑니다. 키보드를 바꾸면 출근이 더 즐거워집니다. (진짜입니다!)
햄식: 키보드나 마우스 같은 주변기기가 자세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큽니다. 이 기사를 보신 사우분들 모두 자신에게 잘 맞는 키보드로 어깨와 손목 건강을 지키면서 오래오래 일해보시길 바랍니다.
ESC: 공통된 관심사로 대화를 나누니 시간이 훌쩍 가더군요. 키보드 하나로도 이렇게 소소한 행복을 챙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바다소금: 사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참여를 마음먹는 데 조금 오래 걸렸는데, 공통된 취미가 있으니 확실히 대화하는 게 재미있더군요. 컴친소 덕분에 좋은 사우님들을 알아가서 너무 좋았습니다. 사무실에서 매일 쓰는 키보드가 예쁘면 일할 맛도 나는데요, 다들 키보드 입문하시고 사무실에서도 힐링하시길 바랍니다.
홀리판다: 컴친소에 참여하면서 다른 분들이 키보드에 애정을 갖게 된 계기를 비롯해 여러 이야기를 해주시는 부분에 공감가는 것이 많았고, 가져오신 키보드를 보고 눌러보며 제가 몰랐던 키캡이나 스위치에 대해 체험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키보드는 일상에서 자주 쓰는 물건이라 변화가 생기면 생각보다 체감이 많이 되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가성비 키보드부터 찾아보며 시작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매일 쓰는 키보드. 겉보기엔 그냥 입력 도구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스위치 종류, 배열 차이, 키캡 디자인, 타건음까지 각자 개성이 뚜렷한 작은 세계들이 모여 있다. 손끝에서 느끼는 키감은 작업 몰입도를 바꾸고, RGB 불빛과 하우징 색깔은 책상 위 분위기를 달라지게 한다. 누군가에겐 손목과 자세를 지켜주는 건강 도구이고, 또 누군가에겐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 같은 존재가 된다.
이번 키보드 컴친소로 그 세계의 깊이와 매력을 직접 확인했다. 다양한 스위치와 배열, 디자인 취향을 가진 컴투스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키보드라는 공통 관심사로 웃고 떠들며 정보를 나눴다. 손목 통증 때문에, 더 나은 게임 환경 때문에, 그냥 ‘예쁘니까’라는 이유로 키보드에 빠져든 사람들. 그렇게 모인 이야기엔 나만의 키보드를 찾는 설렘과 뿌듯함이 가득했다.
컴투스 직원이라면 회사 PC 비품 지원 제도를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해도, 사무실 책상 위에 내 취향 그대로 담은 키보드가 놓이는 순간부터 타이핑 시간이 기다려질 거다. 하루 중 가장 많이 손이 닿는 물건에 나만의 개성과 편안함이 담겨 있다면, 업무 속 작은 즐거움이 습관처럼 자리 잡을 것이다.
컴친소 굿즈의 탄생
이번 컴친소 2.0의 가장 큰 변화는 참가자들이 주제와 연결된 굿즈를 직접 기획·제작한다는 점이다. 본 미팅에 앞서 점심시간을 활용해 굿즈 기획 회의를 진행했고, 그 자리에서 탄생한 아이디어가 바로 ‘햄스터+일상 생활’을 결합한 재치 있는 일러스트였다.
참가자들이 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일러스트 작가가 귀여움과 디테일을 살려 완성했고, 그 결과물이 키보드 키캡 굿즈로 재탄생했다.
사진 속 굿즈가 이번 컴친소2 키보드편에서 제작한 한정판 키보드 키캡 키링이다. 왼쪽부터 ‘집으로’, ‘TV로’, ‘퇴근’ 세 가지 테마로 구성돼 있으며, 각 키캡에는 귀여운 햄스터 캐릭터가 상황에 맞춰 표현돼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자아낸다.
이 키링은 실제 키보드에 끼워 사용할 수도 있고, 가방이나 휴대폰에 달아 액세서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스위치를 눌렀을 때 ‘또각’하는 기계식 키보드 특유의 타건감이 그대로 살아 있어, 단순 장식품을 넘어 ‘누르는 재미’까지 제공한다. 이번 굿즈는 12월에 열리는 컴친소 연말 마켓에서 판매될 예정이며, 판매 수익금 전액은 월드비전에 기부될 계획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실용성과 귀여움을 동시에 갖춘 아이템이다.
작가 인터뷰
Q. 컴친소2 키보드편 굿즈 디자인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이번 굿즈는 단독 키링으로도, 키보드 키캡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어요. 예를 들어 ‘집으로 키캡’은 Home 키에, ‘퇴근 키캡’은 ESC 키에 끼워 키보드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습니다. 연타하면 집에 빨리 간다는 ‘도시 전설’도 있어요.”
Q. 알고 보면 더 재밌는 디테일이 있나요?
“초기 시안에서 ‘집으로 키캡’ 속 햄스터는 동글동글한 모양이었는데요, 실제로 관찰해 보니 집 안에 있을 때는 바닥에 축 늘어진 ‘떡’ 같은 모습이더라고요. 그 디테일을 살려 디자인에 반영했어요.”
🎨 이번 [컴친소2: 키보드편] 일러스트 및 굿즈 제작에는 해달 작가님의 멋진 손길이 더해졌습니다. 컴투기빙의 따뜻한 메시지를 감각적인 비주얼로 담아내 주신 해달 작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작년부터 컴친소 기자로 활동하면서 정말 많은 분을 만났고, 좋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활동 덕분에 회사 생활이 더 활기차졌고, 저에게도 큰 의미가 되었어요. 늘 함께 고생해준 영민님, 은솔님 정말 감사드리고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인터뷰에 응해주신 모든 사우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