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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조커처럼 등장한 화제작 ‘Balatro’ 리뷰

모바일 게임에서도 경쟁작 존레스존제로AFK: 새로운 여정을 모두 이기는 성과를 냈다.
(이미지 출처 : Best Mobile Game | Nominees | The Game Awards)

2024년 12월 13일, 한 해 최고의 게임을 가리는 ‘더 게임 어워드 2024’가 온라인 생중계됐다. 대규모 게임사들이 만든 작품들이 경쟁하는 가운데, 한 게임이 우뚝 섰다.
바로 1인 개발로 올해의 인디 게임, 올해의 인디 신작상, 올해의 모바일 게임상까지 3관왕을 달성하고, 올해의 게임 후보에도 오른 ‘Balatro‘다.

현재까지도 스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97%)’을 유지하며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지 출처: Balatro 스팀페이지)

Balatro는 캐나다의 1인 개발자 로컬성크(LocalThunk)가 개발했고, 2024년 2월 20일에 출시됐다.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500만 장 이상 판매돼 1인 개발 게임의 신화로 부각됐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스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유지하며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누가 보면 그냥 단순한 솔리테어 포커 게임을 하는 줄 안다.

누구든 이 게임을 보면 흔한 솔리테어나 포커 게임으로 착각하기 쉽다. 익숙한 트럼프 카드들과 원 페어,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쉬 같은 포커 용어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포커 족보들이 기본이 된다.

게임을 시작하면 내 손에 여러 카드가 주어진다. 카드를 버리고 교환하면서 파이브 포커 족보를 만들어야 한다. 족보를 제출하면 점수가 오르고, 낸 카드만큼 새로운 카드를 받아 다시 족보를 만들어 점수를 얻는다. 게임은 이렇듯 단순하게 진행된다. 하지만 이 단순함 속에 숨은 수많은 장치들이 플레이어를 황홀경으로 빠뜨린다.

배수는 마법과 같다. 도박판에서 배수가 커질수록 사람들은 커다란 욕망과 도파민에 사로잡힌다. 배수의 마법에 빠지면 대다수는 패가망신하지만, 누구도 이 ‘배수’가 주는 마력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다.
한 번이라도 높은 배수의 보상을 받으면 어마무시한 도파민이 몰려온다.

이 게임은 사람들의 배수 심리를 놀라울 정도로 잘 활용한다.
하나의 스테이지를 뜻하는 ‘블라인드’를 클리어하려면 특정 점수를 넘어야 하는데, 점수는 칩과 배수의 곱으로 산정된다.

각 카드에 걸린 칩과 족보가 주는 기본 칩, 그리고 배수가 어우러져 점수가 된다.

포커 패들은 각자 고유한 칩 수를 가진다. 2 카드는 2칩, 5 카드는 5칩, J부터 K 카드는 10칩, A 카드는 11칩이다. 내가 낸 포커 족보에서 유효한 카드의 칩 합산이 기본 점수 계산의 토대가 된다.

예를 들어 2 클로버, 2 스페이드, A 클로버, A 하트, K 클로버라는 패를 냈다고 가정하자. 포커 족보 중 하나인 투 페어를 만족하므로, 2 클로버, 2 스페이드, A 클로버, A 하트가 유효 카드가 된다. 이들의 칩을 합산하면 2+2+11+11 = 26이다.

그리고 앞서 말한 배수의 마법이 시작된다.

각 포커 족보는 고유한 배수와 추가 칩 보너스를 가지며, 희귀할수록 더 높은 칩과 배수를 제공한다. 우리가 본 투 페어는 흔한 족보라 20개의 칩과 2배수를 준다. 최종 점수는 (26+20)×2 = 92점이 된다. 기본 패의 점수에 배수가 더해져 최종 점수가 뻥튀기된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클로버, 스페이드, 다이아몬드, 하트 2로 이루어진 포 카드 패를 내면 기본 칩 점수는 겨우 8점이다. 그러나 포 카드 족보 점수는 60칩에 7배수가 적용돼 최종 점수 476점이 된다. 만들기 어려운 패지만, 완성하면 그만큼 도파민의 쾌감도 커진다.

하지만 족보와 칩 점수만으로 게임을 이어가기는 어렵다. 제작자는 전략적인 요소를 더하기 위해 조커소모품 카드라는 두 가지 유기적인 시스템을 추가했다. 이 중에서도 중심은 조커다.

조커는 다양한 효과를 가진다. 이를 이용하면 여러 콤보 효과를 낼 수 있다.

조커는 점수와 족보의 칩, 배율에 영향을 주는 패시브 능력 카드다. 기본적으로 최대 5개까지 장착할 수 있으며, 총 150종류가 존재한다. 포커 패 점수를 계산한 이후 조커 효과가 적용되며, 이때 배수가 엄청나게 뻥튀기될 수 있다.

조커는 그 종류가 많고, 게임을 하면서 언락할 수 있다.
초마다 값이 변경되는 독특한 조커도 있다.

조커들의 능력은 최대 5줄 이하로 구성돼 있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조커들끼리도 경우에 따라 콤보가 발생해 배수에 배수가 곱해지는 놀라운 상황이 펼쳐진다. 기본 2배였던 배수가 조커 콤보로 16배 이상 나오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행성 카드들로 포커 패를 강화할 수 있다.
스트레이트 플러시보다 강한 투 페어, 풀하우스보다 강한 페어를 만들 수 있다.

소모품 카드는 타로, 유령, 행성 카드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이들은 카드, 조커, 재화, 포커 패 등에 버프를 주는 역할을 한다. 덱 빌딩적인 요소를 강화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특히 타로유령 카드는 내가 가진 카드를 하나의 종류로 만들거나 특정 카드를 삭제하거나 버프를 부여하는 능력을 가진다. 덱을 원하는 대로 조작할 수 있다. 행성 카드는 포커 패를 강화해 포 카드보다 더 높은 배수를 가진 투 페어를 만들 수도 있다.

겨우 투 페어로 305칩에 26배수라는 어마어마한 점수가 탄생한다! 하다 보면 더한 점수가 나온다.

이들 능력이 합쳐지면 매 판마다 엄청난 점수가 터지는 이 완성된다. 한 번이라도 경험하면 헤어나오기 힘든 도파민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이 게임은 단순히 덱 빌딩과 점수 뻥튀기로 유저들의 중독성만을 노린 것이 아니다. 전략, 운, 그리고 창의성이 어우러져 매번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게임의 분위기는 90년대 CRT 모니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정갈하고 멋진 도트 그래픽과 함께 CRT 효과를 더해 세련된 뉴트로 감성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CRT 모니터의 왜곡 효과와 스캔 라인까지 구현한다.

OST도 발군이다. 튀지 않고 잔잔하게 깔리는 드럼 비트와 몽환적인 사이키델릭 신스웨이브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게임 상황에 따라 조금씩 변형되며 음악이 흐르고, 전환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집중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계속 듣고 싶게 만들어 플레이어를 더욱 깊이 빠져들게 한다.

그러면서 놓치지 않는 것이 바로 UI의 직관성이다. 각 아이템 설명은 다섯 줄을 넘기지 않는다. 유저는 각각의 효과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 게임 진행이 막히지 않는다. 필요한 정보들은 큼지막하고 직관적인 위치에 배치돼 있다. 여러 그래픽 효과 덕분에 칩과 배수를 계산하는 데 어려움도 없다.

조커의 효과와 설명이 직관적이다. 몇몇 효과는 키워드 화하여 보여준다.

이러한 요소들이 모여 이 게임에 빠르게 중독성을 부여하며, 수많은 유저들의 도파민 분출에 일조하고 있다.

기자는 인디 게임을 정말 좋아한다. 독특한 아이디어가 정제되지 않고 날것 그대로 플레이될 때의 느낌은 메이저 게임사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다.

지게 되면 조커가 유저를 살살 긁는다. 다시 한 판 해서 혼내주자!

특히 Balatro는 그런 매력의 정점에 서 있다. 대놓고 플레이어를 빠지게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가 느껴지는 게임 디자인과, 그에 맞춘 다양한 요소들이 2024 최고의 인디 게임으로 올라설 수 있게 했다.

모바일에도 출시했다. 싼 가격에 즐겁게 즐길 수 있다. 꼭 한 번 해보길 권장한다.

저렴한 가격에, 수많은 플랫폼으로 즐길 수 있는 Balatro. 당신도 오늘 이 게임을 하며 단순하지만 중독성 있는 인디 게임의 맛에 푹 빠져보길 바란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카드 게임의 세계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신승원 기자

이사를 하면서 출퇴근 시간이 길어졌는데, 이 게임으로 순식간에 삭제당하는 기분을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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