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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파도 너는 아프지마 [컴친소 반려동물]

‘마음으로 낳고 지갑으로 기른’ 내 새끼와 함께 행복한 생활을 하는 컴투스 친구들이 있다고 합니다. 컴친소 반려동물편은 5명의 강아지 집사, 2명의 고양이 집사, 2명의 고슴도치 집사, 1명의 겨울잠쥐 집사와 함께 했습니다. 행복하기도, 짠하기도 한 집사들의 인터뷰 함께 보시죠! (익명 인터뷰로써, 해당 집사는 반려동물 이름으로 노출됩니다.)

마련되어 있던 인터뷰 자리
반려동물 사진으로 커스텀 제작된 그립톡 선물도 받았다

반려동물 이름과 어떻게 짓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세요.

꾸미(강아지): 아이가 원하는 이름으로 지었어요.

벤지(강아지): 입양 당시 영화 ‘돌아온 벤지’라는 주인공 개와 생김새가 닮아서 ‘벤지’라고 지었습니다. 소심한 저희 ‘벤지’가 영화 속 벤지처럼 용감해지라는 의미로요.

백지(강아지): 동생과 제 이름 한 글자씩 따서 ‘백지’라고 지었습니다. 과거는 잊고 백지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의미도 있어요.

윤소망(강아지): 첫째가 이름이 소원이라서 ‘소’자 돌림으로 짓고 있어요. (‘소금’,‘소망’,‘소유’ 등 임시보호할 때마다 소자 돌림으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콩떡이(강아지): 임시보호 당시 ’캔디’라는 이름이었는데 발음하기 쉽고 비슷한 자음을 가진 ‘콩떡’이로 변경했습니다.

달이(고양이): ‘달이’는 임신한 지인이 부탁해서 데려오게 되었고, 당시 쓰던 이름을 그대로 썼습니다. (현재 고양이 총 5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미쯔(고양이): 사료 씹는 소리가 과자 미쯔를 먹는 소리같아서 미쯔라고 지었습니다.

도리도리(고슴도치): 동생이 고슴도치의 얼굴 보고 지어주었습니다.

크림이(겨울잠쥐): 몸이 하얗고 예쁘게 생겨서 크림이로 지었어요. (‘마롱/레오/먼지’와 함께 총 네 마리가 살아요.)

반려동물을 키우게 된 계기가 있나요?

꾸미(강아지): 아이가 원해서 키우게 되었습니다.

벤지(강아지): 유기견에 관심이 많아 임시 보호를 생각하던 중에 마침 눈에 들어오는 강아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길로 바로 보호소로 찾아가 입양하게 되었습니다.

백지(강아지): 언젠간 보호소에 있는 동물을 입양해야겠다는 목표가 있습니다. 자취할 때 외로움을 느꼈는데, 인스타그램에서 강아지 입양 게시물을 보고 끝까지 남아있던 강아지를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윤소망(강아지): 동물보호단체에 가입하게 되면서 임시 보호를 시작으로 입양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콩떡이(강아지): 임시 보호하는 강아지가 눈에 띄어 한 달간 망설이던 중에 임시보호처 계정이 잠깐 닫혔습니다. 한 달 동안 아쉬운 마음과 걱정되는 마음이 들었기에 입양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달이(고양이): 첫째는 데려오기까지 1년의 고민이 걸렸지만 나머지는 떠맡겨지게 된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아요. 5마리까지 키우게 된 것은 다묘가정이었던 선임의 영향이 있었던 것 같아요. 시작은 갑작스럽게 맡겨져 키우게 되었지만 금세 고양이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미쯔(고양이): 친척이 고양이 두 마리를 짧은 텀을 두고 입양했는데 먼저 오게 된 고양이가 너무 싫어해서 제가 맡았다가 계속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도리도리(고슴도치): 20대 초반에 키웠던 고슴도치를 보내고, 10년 뒤에 새로운 고슴도치를 만날 마음의 준비가 되어서 키우게 됐습니다.

도치니(고슴도치): 고슴도치를 원래 좋아해서 관심이 많았었습니다. 언젠간 꼭 함께 살아야지 막연히 생각하던 중 이때면 딱 좋겠다 싶더라고요. 그 시기에 가정 분양 글을 보게 되었는데 사진을 보자마자 이 친구면 좋겠다 싶은 마음에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크림이(겨울잠쥐): 파충류 박람회를 구경하러 갔다가 우연히 봤는데 귀여워서 2달 동안 고민하다가 키우게 되었습니다.

지금 바로 생각나는 반려동물의 모습 또는 에피소드 1개

꾸미(강아지):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을 보고 정말 죽을 듯이 기뻐하는 모습이요. 함께 정을 나눈 가족을 끝까지 기억한다는 게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

벤지(강아지): 제주 여행에서 올레길을 걸었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소 떼한테 쫓겨서 10kg이나 되는 애를 들고 순간 심박이 180까지 찍힐 정도로 우당탕탕 올레길을 내려왔습니다. 돌아오니 진드기 수백 마리가 벤지 발에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새벽 5시까지 떼어낸 기억이 납니다.

백지(강아지): 백지랑 처음 계단을 뛰어 내려가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처음에는 계단 내려가는 것을 무서워해서 간식 하나, 계단 하나, 하면서 몇 분씩 걸리면서 내려갔는데…. 지금은 뭐 슬링백(?) 하듯이 계단을 내려가요.

윤소망(강아지):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에 매번 반짝이는 눈으로 저를 쳐다봐 주던 눈망울이 생각나네요.

콩떡이(강아지): 본가에 맡겨두고 여행을 2주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근데 저를 보자마자 짖어서 매우 서운했어요.

달이(고양이): 제 고양이 첫 구조자들과 우연히 SNS로 연락이 닿아서 지난 아이 소식이나 과거 사진을 볼 수 있게 된 것이 생각나요, 이후로 제 SNS에 아이 소식을 게시하면 예뻐라 해주십니다.

미쯔(고양이): 제가 일주일 정도 집을 비우게 되어 미쯔가 본가에 잠시 있었을 때인데요. 일주일 동안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제가 가니 기운 넘치게 구석구석 모험하듯 돌아다녔던 모습이 기억납니다.ㅎㅎ

도리도리(고슴도치): 밤에 본인 집에서 탈출해서 거실 소파 밑이나 이곳저곳 몰래 다 산책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집에 다시 돌아와서 잔 경우가 있었습니다. 모르고 넘어갈 뻔했는데 거실이나 베란다에 있던 오줌과 똥의 흔적, 배에 붙어있던 먼지 등으로 즐겁게 지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도치니(고슴도치): 드라이기 소리를 엄청나게 무서워해서 드라이기를 사용하면 도망치기 위해 쳇바퀴를 열심히 돌리며 달아나려고 합니다. (귀여워요)

크림이(겨울잠쥐): 사과를 처음 준 날 제일 소심한 친구까지 전부 2층에 올라와서 사과 하나씩 들고 먹는 걸 봤습니다. 너무 귀여웠어요….

내 반려동물만의 특이한 습관 또는 특징(생김새)이 있나요?

꾸미(강아지): 리코더나 바이올린 등 악기 소리가 나면 노래(?) 같은 소리를 내요.

벤지(강아지): 삽살이의 피가 흐르는지 거리에 나가면 미니 삽살개냐며 종종 물으십니다. 눈동자는 약간 테디베어 느낌인데 삽살개나 티베탄 테리어 같은 느낌이 낭낭합니다.

백지(강아지): 산책할 때 특정인을 빤히 쳐다보는 경우가 있어요. 아는 사람인 것처럼 가만히 서서 쳐다봐서 제가 아는 사람이냐고 물어봐요.

윤소망(강아지): 가슴골 사이(앞다리 2개 사이)를 긁으면 엄청나게 가려워합니다. 거기가 약점인가 봐요.

콩떡이(강아지): 밖에 나가면 왕쫄보에 소리도도 못 내는데, 집에만 돌아오면 위풍당당 해져요.

달이(고양이)

첫째: 안기는 것을 좋아해요. 제가 안고 둥가둥가 해주면 머리를 턱에 툭툭 닿도록 비벼대요.
둘째: 기분 좋거나 간식이 필요할 때 집사를 부릅니다. 근데 왜 같이 간식장에 가면 화내는지 모르겠어요. ^^
셋째: 귀를 누르면 갹! 소리를 내요. 대답하는 삑삑이 인형 같아요
넷째: 제가 바닥을 치면 그 자리로 와요. 그리고 만져 달라고 손으로 툭툭 쳐요.
다섯째: 무릎냥이라 의자에만 앉으면 어디서든 달려와 뛰어들어 안깁니다.

미쯔(고양이): 사람용 두피 마사지 빗으로 긁어주는 걸 정말 좋아해요. 그런데 꼭 화장실 바닥이어야 합니다.

도리도리(고슴도치): 기분이 좋을 때나 꿈 꿀 때(추정) 내는 소리가 있습니다.

도치니(고슴도치): 인간 발냄새를 맡으면 높은 확률로 물어요.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크림이(겨울잠쥐): 빛을 싫어해서 불을 끄면 밤인 줄 알고 나오고, 불을 켜면 아침인 줄 알고 도망갑니다. 밝은 데서 꺼내면 종종 사람 겨드랑이…. 같은 곳으로 기어들어 가려고 해요.

반려동물과 자주 가는 곳이나 추천하는 장소가 있나요?

꾸미(강아지):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산책로가 잘되어 있습니다. (산책하면서 사슴도 구경 가능. 교감 가능)

벤지(강아지): 주로 강아지와 캠핑을 많이 다니는데, 최근에 간 민트초코캠핑장이 시설도 깔끔하고 좋았어요. 소형견만 가능한 것이 아쉽지만, 소형견을 키우고 캠핑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추천해 드려요.

백지(강아지): 서울대학교 기숙사 근처에 엄청나게 큰 잔디밭이 있어요. 사람도 없는 날 가면 막 뛰어놀고 좋아요! (단, 주차 비용 있음)

윤소망(강아지): 수원이라면 얼마 전 생긴 런앤모어와 광교 애견 운동장도 무료고 좋습니다. ^^

달이(고양이): 고양이는 무~조건 집. 집에서 많이 놀아줍니다.

미쯔(고양이): 고양이는 아무래도…. 집..ㅠㅠ

도리도리(고슴도치): 고슴도치는 외부 카페에 가지는 못하지만, 거실에서 가끔 산책은 시켜줍니다.

도치니(고슴도치): 한국에서 도치 야외 산책 시키지 마세요! (위험해요!)

크림이(겨울잠쥐): 손바닥 반만 한 크기 친구들이라 밖에 나갈 수 없습니다…. ㅠㅠ

반려동물과 함께 하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인가요?

달이(고양이): 아이들이 걱정되어 집을 오래 비울 수 없어요, 소재나 가구의 선택 등 고양이에 따라 인테리어가 달라져요. 식물 키우기도 어려워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아이들이 주는 마음의 위안과 정서적인 평온함은 병원에서도 치유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크림이(겨울잠쥐): 얻은 것은 집에 갔을 때의 안정감(자취), 돈을 열심히 벌어야겠다는 사명감, 반려동물을 볼 때의 행복감. 잃은 것은 약간의 아침 잠… (아침에 종종 쳇바퀴 돌리면서 서로 부르는 소리에 깸), 돈(아직 희귀 반려동물에 속해서 분양비가 아주 비싼 편, 도합 225만 원 + 귀여우니까 자꾸 뭔가 사 주고 싶어서 쇼핑하게 됨)

사람의 언어를 딱 하나만 알려줄 수 있다면 어떤 말을 알려주고 싶나요?

나 아파. 어디가 아파

꾸미(강아지): 고마워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이라서 그 뜻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백지(강아지): 내가 너랑 놀기 싫은 게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서 나가는 거야. 사룟값 벌어야지.

크림이(겨울잠쥐): 좋아! 라는 말을 할 수 있으면 기쁠 거 같아요.

내가 반려 동물에게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행복해
재미있어! 너무 좋아! 최고야!
사랑해
내 이름
고마워
엄마 마음 다 알아
이거 맛있어. 기분 좋아.
이젠 내가 간식 값 벌게

내가 키우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은 사람에게 전합니다.

강아지 집사

  • 개는 2~3세 사람이 느끼는 감정과 동일하게 느낍니다. 개를 키우는 것은 혼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를 15년 넘게 키워야 하는 일과 같아요. 안아주고 먹여주고 잘 곳만 마련해준다고 끝이 아니에요. 교육과 놀이가 필요하고 사람이 공부할 것도 많아요.
  • 아프면 병원비 정말 많이 나갑니다. 그런데도 세상에서 나를 오롯이 사랑한다고 느끼게 해주는 동물이라 함께하면 정말 행복한 일이 많을 거예요.
  • 나의 3, 4시간이 강아지에게는 하루라는 시간입니다.
  • 치와와도 키우기에 따라 얌전해요.
  • (다른 동물도 마찬가지지만) 되도록 반려동물 사지 말고 입양해 주세요♥

고양이 집사

  • 반려동물은 생각보다 내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금전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어서 어중간한 생각으로 들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펫샵이 아닌 다른 곳에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많이 있어서, 한 번쯤 그런 곳도 돌아봐 주면 좋을 것 같아요.
  • 고양이도 외로움을 아는 소중한 생명입니다. 단순히 사람의 찰나를 채우기 위한 욕심만으로 데려오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고슴도치 집사

  • 작다고 생명의 가치도 작지 않답니다.
  • 고슴도치마다 성격이 다 다르고, 생각보다 머리가 좋아 자기주장을 합니다.

겨울잠쥐 집사

  • 난방비 아깝다고 생각하다가 이 친구들이 영영 잠들어 버릴 수도 있어요.

집사들이 생각하는 동물 게임 아이디어는? @컴투스 (출시해 주세요!!)

강아지 집사

  • 닌텐독스 같은 게임 원해요! 단, 닌텐독스는 종이 정해져 있지만 아이 얼굴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 반려동물과 함께 모험하는 젤다의 전설 같은 게임이요.

고양이 집사

  • 내 아이와 비슷하게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키우기 게임이 있으면 좋겠어요. 획득한 포인트들로 반려 용품 기업이나 병원들과 연계해서 용품을 산다거나 건강검진이 가능하게 기록도 되면 좋겠고요.

고슴도치 집사

  • 방치형 동물 키우기 힐링 게임 (고슴도치 안 넣어줄 시 눈물바다)
  • 다마고치류로 고슴도치(혹은 다른 동물들) 키우기 시리즈 (모바일 위젯 같은 것으로 설정할 수 있어도 좋을 것 같다.)

겨울잠쥐 집사

  • 프린세스 메이커처럼 반려동물 키우기 게임이 있으면 재미있을 거 같아요. 어릴 때 환생동물학교라는 웹툰을 재밌게 봤는데, 거기처럼 동물 친구들이 뭔가 학교에서 수업 들으면서 성장해 나가고 결국 프린세스 메이커처럼 졸업(?)하는 게임!

기자가 말하는 컴친소 반려동물 편 후기

워라밸이 커리어 100 라이프 0으로 살던 제가 백지를 입양하면서 라이프 비중이 높아지고, 인생 살아가는 방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있었어요. 마침 신청한 컴친소 인터뷰에서 백지와 지내면서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고, 저와 같은 고민 또는 경험을 가진 분들을 만나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컴친소 인터뷰는 회사 동료분들을 비즈니스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백지언니 기자

백지와 살면서 이해심과 책임감을 배우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은 사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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