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무박 2일 일본 여행,
위드코로나 체크리스트!

해외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화폐 단위가 달라 얼마를 쓰는지 잘 체감이 되지 않는다. 죄책감 없이 돈을 쓰게 되고 행복과 지출은 비례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평소 집콕러인 기자에게도 해외여행은 언제나 가슴 뛰는 일이다.
코로나로 닫혀있던 하늘문이 열렸고 얼마 전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인 만큼 만반의 준비를 했다. 코로나 전후로 달라진 출국 절차들도 있고 챙겨야 할 것들이 꽤 많았다. 곧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준비 과정을 공유해 본다.

여행지: 일본 도쿄

공항: 김포 > 하네다

일정: 2023년 2월

휴대폰: 아이폰 ★애플페이★

1. 3차 백신 접종 증명서(영문) 또는 72시간 내 PCR 음성확인서(영문) 택 1

코시국에서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백신 접종 증명서다. 코로나 이후 일본은 종이 입국 심사와 웹 체크인 둘 중 하나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각각 출력물과 증명서 파일이 필요하다. 3차까지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은 PCR 음성 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병원에 따라서는 최대 12만 원까지 든다고 하니 잘 검색해서 10만 원 이내 당일 발급 가능한 병원을 찾아가자. 출국일 기준 72시간 이내 발급한 확인서여야 하고, 방문 시 여권은 필수라고 하니 꼭 지참하여 헛걸음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정부 24에서 ‘3차 접종 증명서 발급’ 또는 ‘ 접종 증명서’ 검색 > 발급 > 로그인과 인증 > 영문 PDF 저장

▲ 정부24 3차 접종 발급 검색
▲ 정부24 3차 접종 영문 발급 화면
비짓재팬(Visit Japan Web)

비짓재팬은 비대면 입국 수속을 위한 웹사이트다. 비짓재팬을 이용하면 종이 입국 심사 대비 빠르게 입국 수속을 끝낼 수 있다. 하지만 간혹 사람이 몰려 종이 심사서 쪽이 빨리 끝나는 경우도 있기에 이후 일정이 바쁘다면 두 가지 상황에 모두 대비하자. 기자도 한국에서 미리 비짓재팬 수속을 완료했지만 3차 백신증명서 인쇄물과 종이 심사서도 준비했다. 그리고 더 짧은 줄로 달려갈 생각이었으나 착륙 후 심사장까지 엄청난 거리를 걸어가면서(사실 뛰어가면서) 공항 직원분들이 “화면 보여주세요~” 하기 때문에 종이를 내밀 타이밍도 없었다. 심사장 도착할 때까지 한 3번정도 접종 화면을 보여줬던 것 같다. 한가지 꿀팁을 더 공유하자면 공항에서 인터넷이 잘 안터질 수도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등록하고, 핸드폰에 파일을 저장해가자.

웹 사이트에서는 언어를 선택할 수 있다. 한국에서 접속하면 기본 한글로 되어있으니 등록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간단한 회원가입 후 본인 정보와 입국 정보를 등록한다. 참고로 본인 정보 입력에는 여권 번호가 필요하니 코로나 시국 이후로 여권이 만료되었다면 먼저 여권부터 발급받자.

  • 검역 수속(패스트 트랙): 3차 백신 접종 증명서를 업로드하면 며칠 뒤 붉은색 화면에서 파란색으로 바뀐다. 검역 절차 사전 등록이 완료되었다는 표시이니 안심하고 스크롤을 살짝 아래로 내려서 ‘화면 저장하기’로 파일을 저장하자.
  • 외국인 입국 기록/휴대품, 별송품 신고: 두 항목을 등록 완료하면 QR 코드가 뜬다. 이것도 혹시 모르니 QR 화면이 잘 보이도록 캡쳐 해두자. 공항에서 로밍은 잘 되는 것 같았지만, 같이 간 동행의 와이파이는 속도가 느려진 건지 로딩 시간이 꽤 걸렸다.
와이파이 도시락 or 로밍

기자는 무박 2일 일정에 데이터를 많이 사용할 것이라 예상하고 처음엔 로밍 대신 와이파이 도시락을 선택했다. 데이터 무제한 옵션이 1일 기준 5,900원으로 일행과 나눠서 내면 로밍보다 훨씬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 (김포공항 국제선 기준 1F gate2에 수령 카운터가 있으니 참고) 하지만 출국 전날 전화 통화를 해야 할 일이 생겨 와이파이 도시락을 취소하고 로밍으로 변경했다. 와이파이 도시락은 충전도 해야 하고 짐이라 비싸더라도 로밍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기자는 60개월 이내 로밍 요금제 사용 이력이 없을 경우 통신사(SKT)에서 제공하는 요금 50% 할인 혜택을 받아 저렴하게 이용했다.

▲T로밍 (출처:SKT 홈페이지)

로밍은 이게 된 거야? 싶을 정도로 간단했다. 착륙 후 비행기 모드를 껐다가 켜자 소프트뱅크(softbank)라는 일본 통신사 마크가 왼쪽 상단에 떴다. 로밍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휴대폰을 껐다가 다시 켜보자.
SKT는 ‘T 전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무료 전화 혜택을 제공한다. 꼭 받아야 하는 전화가 있거나 짐 없이 가볍게 다니고 싶은 여행자라면 로밍을 추천한다. 데이터가 부족할까 봐 걱정했는데 이틀간 구글맵과 정보 서치로 맘껏 사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총 데이터 사용량이 1GB도 되지 않았다. 로밍에서 제공하는 기본 데이터만으로도 여유롭게 여행이 가능하다.

Suica 또는 PASMO (애플페이 가능)

일본에서는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하다. 기자는 이번 여행에서 꼭 써보기 위해 열심히 검색해갔다.

일본 교통카드의 양대산맥으로는 스이카와 파스모가 있다. 기자는 파스모를 선택했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스이카의 경우 첫 등록 시 실물카드가 반드시 필요한 반면, 파스모는 카드 없이 한국에서 앱 등록이 가능하며 일본에서 충전만 하면 된다.

직접 사용해 보니 휴대폰 케이스를 벗기거나 앱 화면을 따로 켤 필요 없이 충전 기계와 개찰구의 IC 카드 위치에 놓기만 하면 빠르게 인식되어 편리했다. 거의 모든 지하철 역에는 IC card 또는 IC CARD CHARGE라고 적혀있는 기계가 있다.

파스모 등록 방법

  • 지역 설정을 일본으로 변경하고 앱스토어에서 PASMO를 다운받는다.
  • 앱을 시작하고 핑크색으로 가득 칠해진 버튼 ‘はじめる(시작하기)’ 를 누른다.
  • 이미지 순서대로 새로운 파스모 만들기 > 무기명 파스모
  • 다음 > 동의하기 > 충전하기 않기를 누르면 애플페이에 카드 추가하는 화면으로 넘어간다.
  • 애플페이부터는 한글로 되어있어 쉽게 등록할 수 있다. 등록이 완료되면 다시 지역 설정을 대한민국으로 변경하고 실제 충전은 일본에서 하면 된다.
  • 로밍의 경우, 따로 지역 설정을 변경할 필요 없이 IC 카드 위치에 휴대폰을 가져다 대면 인식된다. 기자는 오랜 아이폰 사용자라 개찰구를 통과할 때마다 호들갑을 떨었는데 삼성페이를 쓰는 지인은 뭘 그런 걸로 신기해하냐는 눈으로 쳐다봤다…
  • 와이파이를 사용한다면 지역 설정을 일본으로 변경해야 애플페이가 정상적으로 작동된다고 한다.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하나카드 트래블로그는 미리 필요한 만큼 충전해 놓으면(선불 환전 충전 개념) 별도의 수수료 없이 해외 결제와 ATM 출금이 가능한 체크카드다. 동전 사용이 많은 일본이기에 현금 이외에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수단으로 선택했다.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편하게 쓰려고 충전했지만, 택시비로 충전한 금액을 한방에 날렸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카드는 딱 한 번 사용했다. 카드는 하나카드 앱을 통해 신청했고 수령까지 영업일 기준 4일 정도 소요됐다.

택시

일본 택시가 자동문이라는 건 이미 인터넷상에 퍼져 많이들 알고 있다. 하지만 앞문은 어떨까? 정답은 수동이다. 일본 택시는 뒷문만 자동문이다.

자동인 택시 뒷문을 억지로 닫다가 기사님이 난감해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앞문을 닫기 전에 여쭤봤다. 앞문은 자동문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 스스로 냉큼 닫아버렸다. 택시비는 이동시간 25~30분 기준 9천엔(약 9만 원) 정도 나왔다.

▲ 택시비 영수증
멀티어댑터 (aka.돼지코 110v)

기자는 사실 멀티 어댑터를 구입할 생각이 없었다. 지인의 것을 빌려 쓰거나 통신사에서 대여해서 사용하려고 했다. (공항 통신사 창구에서 대여 가능하니 출국 전 본인의 통신사에 한 번 더 문의해 보자.) 여행을 언제 다시 갈지 모르는데 어댑터로 2~3만 원을 쓴다는 게 아까웠다. 차라리 그 돈으로 기념품을 하나 더 사야지 생각했는데 사내 기자단 혜택으로 어댑터를 구매했다. 150여 개국에서 사용 가능하다고 하니 죽기 전 다른 나라에 갈 일이 한 번쯤 있다면 유용하게 쓸 것 같다.

보조배터리

일본은 한국처럼 어디서든 충전이 불가능하다. 전기 도둑으로 잡혀갈 수도 있으니 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분들은 보조배터리를 꼭 챙겨가길 바란다. 기자는 몇 년 전 비싸게 주고 산 앞머리 가위가 가방에 있는 줄도 모르고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다 가위를 버려야 했던 경험이 있기에 기내 수화물 반입 금지 물품을 꼼꼼히 확인했다. 하지만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던 10,000mAh, 30,000mAh짜리 보조배터리는 결국 보안 검색대에서 잡히고 말았다.

▲ 30,000mAh 대용량 보조배터리 (출처: 알로코리아)

알고 보니 110w(30,000mAh=111Wh)가 넘는 보조배터리는 항공사 직원의 허가가 있어야 기내에 가지고 탈 수 있었다. 5분쯤 지나 직원분이 오셨고 큰 문제 없이 보조배터리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공항이나 항공사마다 규정이 다르기 때문에 보안 검색대에서 확인받고 가져가면 된다. 무거워서 벽돌 수준이었던 30,000mAh 짜리 보조배터리는 생각보다 배터리가 부족하지 않았던 탓에 써보지도 못하고 한국에 다시 가져오게 되었지만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생겨 재밌었다. (물론 뺏겼으면 재밌지 않았을거다…)

면세점

일본은 동전 사용이 많은데 남은 동전을 가져오면 짐도 되고 다시 원화로 환전하기 어렵다. 남은 엔화는 면세점에서 다 털고 오자. 계산할 때 가지고 있던 엔화를 전부 쏟아내고 부족한 금액은 카드로 결제하면 좋다. 기자도 트래블로그 카드에 남은 900엔을 제외하고는 면세점에서 남은 현금을 털고 왔다. 카드에 남은 엔화도 쓸 수 있는지 물어봤는데 지정 금액으로 따로 결제하는 건 불가능했다.

Q코드(한국 입국)

비행기를 너무 오랜만에 탄 탓에 돌아오는 길에는 별도로 제출할게 전혀 없다 생각했다. 하지만 Q코드라는 걸 등록해야 빠르게 집에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륙 전 급하게 Q코드를 등록했다. 물론 기존처럼 종이로도 제출 가능하다.

‘큐코드 화면과 여권’ 또는 ‘건강상태 질문서 종이와 여권’을 검역대에 제출


미룰 수 없는 중요한 일이 있다면 무박 여행 일정은 웬만하면 짜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전 날 여유롭게 출발하자. 비행기 시간 지연으로 기자의 스케줄은 엉망이 되었고 다시는 이런 무리한 계획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 시부야스크럼블 교차로
▲ 천엔짜리 라멘

하지만 위기 다음에는 항상 기회가 오는 법. 베스트 드라이버 기사님을 만나 엉망이 된 스케줄을 어찌어찌 잘 맞출 수 있었다. 빡셌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만큼 즐거운 무박 2일 여행이었다.

프로집순이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최고의 힐링인 나도 출국 전날 설레어서 잠을 설쳤다. 기회가 된다면 어디든 떠나보는 걸 꼭 추천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