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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머드 코어 6 루비콘의 화염
불을 붙여라, 타고 남은 열정에!

10년 만에 나온 아머드 코어 시리즈의 신작, 아머드 코어 6를 만나게 되었다. 거의 명맥이 끊긴 메카닉을 주요 소재로 활용하는 게임 중에서 단연코 수작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은 최근 점점 기세를 키워 나가는 다크 소울 시리즈의 제작사인 프롬 소프트웨어가 제작했다. 기자는 아머드 코어라는 IP는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아머드 코어 6를 직접 플레이했다.

메카닉이라는 소재는 정말 매력적인 소재이지만 제작이 어렵고 유저층의 반응도 상당히 냉혹한 시장이기도 하다. 코어한 게이머를 갖추고 있는 장르는 독이 든 성배일 수밖에 없다. 누구보다 크게 열광해 주는 팬덤과 누구보다 깊은 지식과 관심을 가지고 게임을 평가하는 팬덤의 입맛을 맞추기는 상당히 까다롭다. 이런저런 이유로 점점 줄어드는 메카닉 장르의 게임에서 이렇게 수작이 뽑힌 것은 참 만족스러운 일이다.

게임의 주요 플레이 방식은 여러 가지로 구성된 미션을 다양한 부속품을 조합해 만든 나만의 기체로 플레이해서 깨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꿈꿔온 로봇 전투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첫 미션부터 부스터를 이용한 화려한 움직임과 빔 소드를 이용한 화끈한 전투가 가능했다. 물론 플레이하면서 더욱 재미있는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고, 그에 따라 미션이 더욱 쉬워지기도 어려워지기도 한다.

첫 튜토리얼에서 만난 기체는 평범한 외양의 2족 보행 기체였다. 어린 시절 추억 속의 다양한 로봇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면서 감동을 주었다. 튜토리얼을 통해 기초적인 조작을 익히게 되고,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모종의 임무를 부여받은 파일럿이며 일명 ‘621’로 불리게 된다. 중후한 목소리의 핸들러 월터는 빠르게 게임 몰입을 도와주는 내레이터 역할을 맡아준다.

극악의 난이도 혹은 자부심?

하지만 악명 높은 프롬 소프트웨어의 난이도답게 초반부터 엄청난 적을 마주하게 된다. 대형 전투 헬리콥터를 첫 튜토리얼의 보스로 마주치게 되는데, 기자는 5번의 도전 끝에 이길 수 있었다. 보통 이러한 액션 패키지 게임의 튜토리얼을 대충 해도 3번 이상 못 깨 본 적이 없지만 순수하게 어려워서 깨지 못했다. 결국 발상을 전환해서 엄폐물 위주의 사격전이 아니라 빠른 돌진을 이용한 근접 공격 위주로 전략을 바꾸니 금방 깰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프롬의 자부심일까? 튜토리얼에서 거침없이 구매자들을 향해 ‘패배’를 띄우고 다시 싸우라고 가뿐하게 창을 띄워버리는 패기 말이다.

말끔하고도 SF의 매력이 잘 담긴 스토리

스토리의 큰 줄기는 코랄이라는 엄청난 기술 도약을 해내게 하는 신물질로 인한 대립과 반목을 토대로 하고 있다. 스토리는 게임의 플레이를 충분히 몰입하게 해주는 정도로 적절한 수준이다. 코랄에 얽힌 복잡하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SF적인 매력이 가득하면서도 새로운 개념이 많지 않아서 이해가 쉽다.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넘어가도록 하겠다.

나만의 기체 만들기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당연히 기체 커스터마이징이다. 내가 원하는 대로 다리 몸체 머리부터 무기 종류까지 원하는 대로 맞춤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전자기 실드와 근접 무기만으로 싸우는 근접형 기체도 가능하고 고중량의 폭발성 무기들로 천천히 적을 분쇄하는 컨셉도 가능하다. 게임 플레이 정도에 따라 더욱 많은 무기가 열리게 된다.

다리 파츠만 알아본다면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갈리기 마련이지만 흔히 탱크형 몸체는 인절미라고 불리며 미관상의 흉악함으로 유명하다. 정말 멀뚱멀뚱하게 생겼다. 다만 내구도가 높고 중량을 엄청나게 잘 받쳐주기 때문에 중화기 기체를 꿈꾼다면 선택을 고민하게 된다. 4족 보행형 몸체는 지상에서는 다소 느리지만 공중에서 안정적인 기체 활용이 가능하다. 가장 표준형인 일반 2족 보행은 말 그대로 밸런스 잡힌 중간 형태이며, 역 관절 형태의 2족 보행 몸체는 가장 빠른 대신 중량 및 내구도 측면에서 취약함을 가지고 있다.

다리 파츠만 봐도 개성 있고 게임 플레이에 유의미한 차별점을 만들어 주고 있으며 다른 부품들로 가서도 전투와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게임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특히 무기류로 가서는 정말 풍성한 구성을 갖추고 있어서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는 재미가 있다.

게임 자체가 메카닉의 로망을 자극하는 그 총체적인 집합체라는 점에서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 모든 구간을 플레이하지는 못했지만, 내가 만든 기체가 부스터를 쓰면서 적에게 돌진해 빔 소드로 적을 공격한다는 자체가 어릴 적의 꿈과 로망을 그대로 실현해 주는 느낌이다. 메카닉의 한 팬으로 메카닉을 다루는 다양한 게임들이 시장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안타까웠는데, 아머드코어 6가 타고 남은 모든 로망에 정말 다시금 불을 지펴줄 수 있다면 좋겠다.

이 게임을 추천하는 게이머들은?

메카닉과 로봇을 좋아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게임을 추천하겠다. 어릴 때 다양한 로봇들을 보고 감동하고 몰입했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을 게임이다. 다만 사전지식 없이 플레이하기에 다소 난이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니, 자신의 게임 실력에 따라서 정보를 적절하게 찾아가며 플레이하기를 바란다. 여러분들도 기자처럼 잊고 살던 메카닉을 향한 열정에 다시 불이 붙을 수 있기를 바란다.

진호성 기자

철학으로 게임을 바라보는 기획자 진호성입니다. 바쁜 일상에서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어 즐거웠습니다. 나중에 또 다른 기사로 찾아뵐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기사를 보시는 모든 분들의 삶이 열정으로 풍족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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