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

어드벤처 게임과 퍼즐

퍼즐은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문제’를 뜻한다. 일반적인 놀이로서의 퍼즐은 스도쿠, 직소 퍼즐 등이 있으며,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본 놀이일 것이다.

비디오 게임의 장르적 의미에서 퍼즐은 정해진 규칙 내에서 조건을 완료하여 게임을 클리어해 내는 구조를 가진 게임을 지칭한다. 퍼즐 게임의 대명사로 테트리스, 뿌요뿌요 등이 있고 이 게임들 모두 위에서 언급한 정해진 규칙 내에서 조건을 완료하는 게임에 해당한다.

테트리스
뿌요뿌요

하지만 이는 장르적 의미의 퍼즐을 뜻하는 것이고 이번 기사에서는 게임의 레벨 디자인적으로 퍼즐이란 요소가 어드벤처 게임에 어떻게 적용되어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퍼즐 게임 VS 어드벤처 게임 내 레벨 디자인 요소로 들어간 퍼즐의 차이점

퍼즐 게임과 어드벤처 게임에서 이벤트 요소로 들어간 퍼즐은 상당히 다르다. 일반적인 퍼즐 게임의 경우 한 가지 규칙을 내포한 한 가지 종류의 퍼즐을 메인으로 한다.

그러나 어드벤처 게임에서 퍼즐의 경우 게임 진행 중간마다 쉬어가는 시간 겸 새로운 재미를 주기 위해서 퍼즐이 삽입된 것이기 때문에 퍼즐 게임처럼 한 가지 규칙을 가진 퍼즐이 나오지 않는다. 매번 다른 규칙의 퍼즐이 나오며 클리어하는 방식은 당연히 전부 다르다.

어드벤처 게임에서 나오는 퍼즐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다.

물론 어드벤처 게임이라고 매번 다른 퍼즐의 종류가 나오는 것은 아니며 같은 종류의 퍼즐이 반복해서 나오기도 한다. 특히 퍼즐이 메인 요소인 어드벤처 게임의 경우 수많은 퍼즐 종류를 전부 만들 수는 없기에 같은 규칙을 가진 퍼즐을 조금씩 중간 과정만 다르게 하여 보여주기도 한다.

게임 진행 중간에 쉬어가는 의미가 있어 매번 같은 퍼즐이 나오면 지루한 시간이 될 것이다.

어드벤처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주인공을 조종하여 스토리의 흐름을 따라 모험하고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퍼즐 게임처럼 내가 퍼즐을 클리어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의 ‘주인공’이 스토리와 모험을 진행하면서 퍼즐을 클리어해 나간다. 게임의 주인공이 해결한 퍼즐이기 때문에 분명 내가 조종하는 게임의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게임 세계관에서 내가 끼어든 부분은 없다.

내가 퍼즐을 풀었냐, 게임의 주인공이 퍼즐을 풀었냐. 게임 내에서 주는 느낌이 확 다르다. 이 느낌이야말로 퍼즐 장르의 게임과 어드벤처 게임 내 포함된 퍼즐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다.

퍼즐 게임의 경우 대부분 그 퍼즐에 들어가는 조각을 조종하지만 어드벤처 게임에 포함된 퍼즐 요소의 경우 주인공을 조종하여 퍼즐을 조종한다.

어드벤처 게임의 퍼즐 요소

어드벤처 게임들의 경우 대부분 전투가 결합한 ‘액션 어드벤처 장르’가 가장 메이저하며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비록 어드벤처라는 요소가 추상적이고 장르명을 붙이는 개발자 마음이지만 액션과 모험이 결합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은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장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전투와 모험이 이미 게임 안에 꽉 자리 잡고 있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에 퍼즐 요소가 굳이 필요할까?

매번 전투와 이동만 하면 게임의 재미가 반감될 것이고 언젠가는 지루해지는 구간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런 구간을 비교적 재미있게 해결하기 위해서 퍼즐을 포함하며, 이동만 하는 것보다 중간에 두뇌를 써가며 퍼즐을 해결하는 것은 나름의 재미 요소이다.

퍼즐이 메인 요소인 어드벤처 게임도 있지만 수많은 액션 어드벤처 게임들 역시 대부분 퍼즐 요소를 포함한다.

게임을 진행하며 마주하는 대부분의 퍼즐 요소는 어디까지나 색다른 재미를 주기 위한 일종의 장치로, 난이도 역시 적당한 수준이 좋다. 어드벤처 게임에서의 퍼즐 요소인데 플레이어가 몇 시간을 투자해 가면서 클리어해야 한다면 색다른 재미를 주기 전에 오히려 흥미만 잃어버리게 하고 말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레벨 디자인적 요소로서 포함된 퍼즐은 몇 번 쓱 둘러보고 시도해 보면 의도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퍼즐이 대부분이다. 가끔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만드는 퍼즐이 등장하기도 하나 대부분은 게임의 진행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여담으로 모든 액션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이 퍼즐을 내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퍼즐이 아예 메인 콘텐츠로 자리 잡은 액션 어드벤처 게임도 있고 퍼즐 요소가 단 하나도 없는 게임도 있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의 경우 대부분의 퍼즐이 클리어하지 않아도 엔딩을 보는 부분에 있어서는 지장이 없다.
물론 아이러니하게도 퍼즐이 메인 요소인 게임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무시하면 게임의 재미가 반감되지만 말이다.
바이오하자드2 리메이크의 경우 게임을 진행하면서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퍼즐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경우 플레이어가 단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만든 퍼즐이 많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어디까지나 부가 요소인 퍼즐을 액션 어드벤처 장르에서 가만히 앉아 하루 종일 풀고 있을 수는 없다.

언제부터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에서 퍼즐 요소가 등장했는지 찾아보면 상당히 오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80년대에 출시한 게임 중에도 아예 퍼즐이 메인 요소인 어드벤처 게임이 있고 퍼즐과 연관이 없어 보이는 2D 플랫포머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에서도 비록 사이드 요소지만 퍼즐이 등장한다.

오래전부터 어드벤처 게임에 퍼즐이 들어간 만큼 이후 어드벤처, 즉 싱글 플레이 게임 내 퍼즐은 쉽게, 자주 볼 수 있는 요소가 되었다. 개발사 입장에서도 화려한 연출이나 복잡한 모델링의 요구를 덜 하고 상대적으로 플레이 타임을 증가시키면서 플레이어들이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주기 때문이다.

개발사는 상대적으로 개발비를 절약하면서 플레이 타임을 늘리고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고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는 등 어드벤처 게임에서의 퍼즐 요소는 개발사나 플레이어나 서로 Win – Win 관계가 아닐지 생각한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시리즈의 경우, 이미 80년대에 출시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3부터 퍼즐은 꾸준히 중요 사이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어드벤처 게임에서 퍼즐이란 요소가 꼭 쉬어가거나 색다른 경험을 주는 용도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퍼즐 자체가 핵심인 포탈 시리즈의 경우 복잡한 퍼즐이 매 챕터마다 준비되어 있어 상당한 두뇌 회전과 컨트롤을 동시에 요구한다.

이처럼 어드벤처 게임 내 퍼즐 요소를 알아보았다. 평소 어드벤처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퍼즐 요소가 나왔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만약에 그냥 별생각이 없었다면 잘 만들어진 퍼즐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의 세계관에 내가 의문점을 던질 필요도 없이 잘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사고를 통하여 문제를 해결한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퍼즐이기에 사람이라면 퍼즐 요소 자체에 흥미를 느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드벤처 장르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게임에서도 퍼즐 요소는 빠짐없이 등장한다.

평소에 게임을 즐겨하든 즐겨하지 않든, 그 게임에서도 퍼즐 게임을 싫어한다고 하더라도 어드벤처 게임에서의 퍼즐은 흥미롭게 다가올 수 있다. 적당히 두뇌를 쓰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얻는 쾌감은 누구나 좋아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게임에서의 간단한 퍼즐은 누구나 좋아할 것이다.
권혁준 기자

컴투스온을 통해 평소 좋아하는 게임 장르에 대한 소개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TOP